2024년 4월 14일 일요일.
어제 아들이 친구들과 바닷가에 가서
고기도 구워 먹고 놀다가
온다더니 안간나보다.
야근 일 하는데
카톡에 자고 일어나서
잠시 놀다 오자고 한다.
혹시 물때가 맞으면 고기도 잡자고..
지하에 낚시 가방도 챙기고
라면도 삼겹살도 실었다.
장소가 어디냐고 하니까 기장
중문 방파제란다.
집에서 오후 1시 출발.
탑 마트 가서 가스버너도 사고
준비를 해서….
도착하니 주차하고 놀 공간이 없다.
정말 사람들 많이 왔다.
한자리가 있어서 주차하고 배도 고프고
먼저 라면을 끓여 먹었다.
덥지도 않고 좋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낚시하는 것도
보고 하다 보니 시간은 잘 간다.
바닷물은 이미 빠지기 시작.
낚시하기는 틀렸다.
사람들도 고기도 구워 먹고
맛있는 음식들도 가져와 먹고 논다.
라면을 끓여 먹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혼자 웃어 본다.
20여 년 전 서울에서 휴가 때 부산에
엄마랑 애들과 놀러 왔다.
매형, 누나가 다대포 해수욕장에 놀러
가자고 한다.
그때는 금정산에 올라 가면 샛길에서
탁자 하나 두고 땅속에서 솟아 나온 생수 물로 컵라면도 끓여서 팔고
막걸리도 팔고 했다.
추운 겨울에 우리 애들 방한복 입고
손 호호 불며 개구쟁이들 금정산에서
컵라면 사 먹으며 신났던 기억들…
지금도 CD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
보면 그때가 즐거웠다.
한 해가 지나고 휴가에 또 내려왔다.
라면도 삼겹살도 소주도 가득 담아
엄마랑 다대포로 출발.
엄마 앞에 꼬꼬마 아들, 딸 신났다.
종이 팩에 가스버너를 담아 내가 들고
각각 먹을 것들을 들고 걷는다.
물운대 유원지 뒤쪽으로 가려고 걷는데
입구 경비실에서 손에 든 거
뭐냐고 묻는다.
그때 지나고 생각해 보니 야외에서
불 피우면 안 되는 그런 첫 시기인 거 같다.
감춰서 가려고 그런 게 아니고 불 피우면 안 되는 시기를 몰랐는데 나도 모르게
버너라는 말은 안 하고 먹을 음식이라고
했더니 불 피우면 안 돼요 그러고 보낸다.
한참 가다 보니 생각이 났다.
버너라고 했으면 빼앗길 뻔했네.
고기 구워 먹지 말고 옵시다 하고 갔다.
양 옆 나무들 사이로 예쁜 야생화
꽃들이 우리를 반겨 준다.
물운대 뒤 바닷가에 도착하니
여기저기서 사람들 고기도 구워 먹고
놀고 있다.
단속반 없으니 마지막 준비해 왔다
샘치고 먹지 뭐.
그 뒤로 우리 가족들은 야외에서
가스버너는 볼 수가 없었다
그때 생각하니 미소를 지어진다.
오늘 여기는 산이 아닌 시내 바닷가고
삼겹살도 라면도 끓여 먹을 장소이니
맘 편히 먹고 가자.
라면만 먹고 고기는 구워 먹기가 그래서 집에 가서 편하게 먹자고 하고 왔다.
야생화 / 詩 임 정룡
깊은 산중에
희뿌연 안개가 걷히면
청초한 꽃몽우리에
바람은 소리없이 다가와
살며시 피어나는
작은 미소에
화들짝 놀란 가슴 여미며
빼꼼이 얼굴를 내미는
이름모를 야생화
반짝이는 물방울을 머금고
봄햇살 눈부시듯
나를 쳐다보지 못하고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다.
첫댓글 안녕요 복숭아향기 님
글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정겨운 모습 보는거 같네요
4월의 절반 월요일
비가오지만 멋진 날
되시고요~^^
부자지간에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