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의 원조 격인 영화배우 숀 코너리(향년 90세)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제임스 본드를 맡은 주인공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 '최고의 007'은 숀 코너리라고 할 수 있다.
1962년 제작한 <Dr. No>를 시작으로 1971년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까지 출연하고 007
자리를 로저 무어에게 내어주지만 그 다음 본드 역을 맡은 주인공들은 로저 무어를 제외하고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한 것 같다.
숀 코너리는 '007 시리즈' 외에도 <오리엔트 특급살인>, <장미의 이름>, <언터처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붉은 10월>, <더 록>, <인트랩먼트> 등에서 열연했고 영화
출연은 2003년 <젠틀맨 리그>가 마지막이다.
그는 조연으로 출연한 <언터처블>에서 연기한 경찰 역할로 1988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오스카를 품에 안았고 2000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007 시리즈'가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인 영화속 주인공의 특수 장비들은 당시 어두웠던
7,8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특별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했을 지도 모르고 군사 독재
시대, 억눌렸던 우리의 잠재 의식속에 특별한 비밀 요원이 되고 싶은 본능이 자리 잡고 있었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 상상력들이 이제는 다 현실로 나타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만, 깔끔한 신사복의 중년
신사가 절체절명의 위기속에서 기사 회생 작전을 마치고 본드 걸과 로맨스를 즐기는 결말은
많은 사나이들의 '로망'이자,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어느 영화가 20편 이상 시리즈로 계속 제작될 수 있을까? 이는 '원조 제임스 본드', '세상
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알려진 숀 코너리의 공이라고 본다. 미국이나 영국의 정보국이
'절대 선'은 아마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자국을 위해 적과 싸우며, 모험과 로맨스를 즐기는
비밀 정보원의 활약은 정의롭다'는 뻔한 이야기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스토리는 끊임없이
영화의 소재가 될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멋있어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본 숀 코너리의
멋있음은 항상 현재 진행형이었다. 늙으면서 더 멋있어지는 비결을 알고 싶지만, 그것이
배운다고 배워지는 것은 아닐 듯 싶다. 하지만 그를 보면서 자극을 받고 우리가 멋스럽게
늙도록 아주 조금씩이라도 분발한다면, 나이듦이 불편해지는 현실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첫댓글 명배우의 타계 역시 피할수 없는 일이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겨진 숀 코너리 의 007 영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