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남인도(South India)–마하발리푸람(Mahabalipuram)-아르주나의 고행(Arjuna’s Penance)
여행일 : ‘26. 3. 23(월) - 3. 28(토)
세부 일정 : 첸나이→마하발리푸람→퐁디세리→탄자부르→마두라이→코친
특징 : 높이 15m에 길이가 27m나 되는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조각 작품.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의 내용을 새긴 것으로 그 정교함과 예술성이 뛰어나다. ’아르주나의 고행‘이란 힌두교 영웅 아르주나가 신에게 강력한 무기를 얻기 위해 한 혹독한 수련을 말한다. ‘마하발리푸람 기념물군(Group of Monuments at Mahabalipuram)’에 포함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 남인도(South India), 5개 주(州)와 1개의 특별자치구(프랑스령이었던 ‘푸두체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진출해있는 ‘타밀나두(Tamil Nadu)’와 인도 향신료특구 ‘케랄라(Kerala)’를 다녀왔다.
▼ 타밀나두(Tamil Nadu). 인도 남부의 대표적인 제조업 중심지로 자동차와 전자, 중공업 산업기반과 항만·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마하발리푸람(Mahabalipuram)’은 주도(州都)인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60km쯤 떨어진 벵골만 연안의 작은 항구도시다. 팔라바왕조의 중심지 중 하나였으며 무역과 해상활동이 활발했었다. 이로 이해 불교와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건축물들이 세워져있다.(지도에서 칸치푸람의 오른쪽 바닷가).
▼ ‘마하발리푸람’ 유적지 지도(인터넷에서 얻어왔다)
1. 마말라 헤리티지 호텔 2. 아르주나의 고행 3.크리슈나 만다람 동굴 4. 아룰미구 스리 스탈라 사야나 페루말 템플 5. 마하발리푸람 버스 정거장 6. 바라하 동굴 7. 가네샤 라타 사원 8. 크리슈나의 버터볼 9. 이스와라 사원, 불꽃의 눈, 제3의 눈 사원 10. 판차 라타스 11. 해안 사원
▼ 세 번째 만남은 ‘아르주나의 고행’이다. 거대한 암벽에 힌두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장면과 갠지스 강의 하강 신화를 묘사했는데, 단일 부조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신과 인간, 동물 등 1,150개가 넘는 조각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 인도 석조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 ‘마하발리푸람 기념물군(Group of Monuments at Mahabalipuram)’ 안내도. 판차 라타스(Pancha Rathas), 아르쥬나 고행(Arjuna's Penance), 해안 사원(Shore Temple), 바하라(Varaha)나 크리슈나(Krishna) 같은 동굴사원(Cave Temples) 등을 포함한다.
▼ 안내판. 힌두교의 위대한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키라타르주나(Kiratarjuna)’ 이야기를 묘사하고 있단다. ‘아르주나’와 그의 형제들은 쿠루왕국을 둘러싼 ‘쿠루크셰트라 전쟁’을 맞이하게 된다. 사촌이자 적인 ‘카우라바’ 형제들이 너무 강해서 ‘아르주나’는 신의 무기를 구해 그들에게 대적하려 했다. 그리고 시바 신을 만족시키는 엄격한 고행을 거쳐 ‘파슈파타 아스트라’라는 강력한 신의 무기를 받는다. 하지만 위력이 너무 커서 실제 전투에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나?
▼ 바위산 전체가 부조로 덮여있다. 정교한 조각 솜씨도 솜씨지만 그 거대함에 입이 딱 벌어지고 만다. 높이 15m, 폭 27m의 바위를 깎아 인도의 신화를 새겨 넣었다고 한다. 시바 신에게 물을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 소원을 성취하고자 고행하는 사람의 모습 등이 자연스럽게 조각돼 있다.
▼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원숭이 상’이다. 이밖에도 많은 원숭이 상이 아르주나의 고행 장면과 함께 조각되어 있었다. 조각 속 원숭이들은 성자의 모습을 따라 하거나 평화롭게 이를 잡아주는 등 해학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표현하고 있다.
▼ 가운데 움푹 파인 부분은 ‘갠지스 강’을, 양쪽 바위는 갠지스 강의 언덕을 상징한단다. 또한 상반부는 신들의 천상계를 하반부는 인간과 동물의 세계인 지상을 의미하는데 수많은 신·사람·동물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새겼다. 남인도에는 유독 조각 예술작품이 많이 남아있는데 그 근원을 이곳 ‘아르주나의 고행’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 코끼리 상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실물 크기인데 인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끼리 상으로 평가 받고 있단다. 그 앞에는 고행이라도 하는 듯 원숭이 두 마리가 경건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벌을 서는 모양새의 고양이 상도 눈에 띈다. 고양이 앞에는 쥐도 조각되어 있었다. 아르주나처럼 고행을 하다가 시바 신이 잠시 눈을 돌릴 때면 쥐들을 잡아먹는 고양이와 그런 고양이에게 살려달라고 비는 쥐라나? 경건할 수밖에 없는 수행에 위트를 살짝 얹어놓는 센스가 돋보인다.
▼ 왼쪽 바위, 한 다리로 서있는 형상이 ‘마하바라타’의 주인공 ‘아르주나’이다. ‘시바 신’에게 ‘파수파타(Pasupata)’라는 강력한 무기를 얻기 위해 고행하는 중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고행한 만큼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하게 마른 아르주나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살려냈다. 그게 마음에 들었던지 왼쪽에 있는 ‘시바 신’이 한 손을 펼쳐 보인다.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
▼ 위아래로 파인 부분에는 ‘강가의 여신상’이 차지했다. ‘강가 강의 하강’을 주장하는 근원으로, 이 설은 ‘아르주나’가 아닌 ‘바하지라타’가 시바 신에게 ‘강가(Ghanga)신’으로 하여금 갠지스(Ghanges) 강을 지상으로 흐르게 하여 자신들의 죄업을 씻어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고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실제로 비라도 내릴라치면 바위틈을 통해 빗물이 흐르면서 영락없는 강(江)의 형상이 만들어진단다.
▼ ‘아르주나의 고행’ 옆에는 미완성의 석굴사원이 있었다. 구굴지도는 ‘판차 판다바 동굴 사원(Pancha Pandava Cave Temple)’라고 적으며 마하발리푸람에서 가장 큰 암각 동굴사원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참고로 ‘판차 판다바(Pancha Pandavas)’는 산스크리트어로 ‘다섯 명의 판두 후예들’이라는 뜻이다. ‘마하바라타’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영웅 형제를 가리킨다.
▼ 안내판은 그저 ‘크리슈나 만다파’의 북쪽에 있는 ‘미완성 석굴사원’이라고만 적었다. ‘파라메스와라바르만 1세(ParamesvaravarmanⅠ, 672-700년)’ 때 만들어졌는데, 정면 홀 뒤쪽에 석굴 사당이 있는가 하면, 미완성이지만 순례자를 위한 통로까지 갖춘 독특한 구조라고 한다.
▼ 정면(파사드)에는 팔라바 건축의 전형적인 스타일인 앉아 있는 사자 모양의 기단(Yyala)을 가진 기둥 6개가 배치되어 있었다. 얼핏 그리스의 신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면 나만의 오해일까?
▼ 동굴 안에는 4개의 기둥과 2개의 벽기둥이 있는 두 번째 줄이 있는 긴 방이 있다. ‘미완성 동굴사원’이라는 설명답게 거칠기 짝이 없었다.
▼ 두 번째 베란다 뒤쪽에는 벽감으로 둘러싸인 작은 방이 있다. 이 방을 정사각형 평면으로 조각하고 그 뒤에 순례를 위한 통로(Circumambulatory path)를 만들려는 의도를 추정해 볼 수 있단다. 이는 고대 건축공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된다고도 했다.
▼ 참! ‘판차 판다바’에서 몇 걸음만 더 걸으면 ‘크리슈나 만다람(Krishna Mandapam, 아래 사진)’이라는 석굴사원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도 들러보지를 못했다. 자세한 위치를 몰라 가이드에게 물어보려고 했는데, ‘마하바라타’ 부조의 매력에 푹 빠져 물어보는 것 자체를 깜빡해버렸다. 힌두교의 중요한 신인 ‘크리슈나(비슈누의 아바타라)’에게 바쳐진 사원으로 연민과 사랑을 상징한다는데 아쉬운 일이라 하겠다. 어쩌겠는가. 철저하게 준비를 못해간 나 자신을 탓할 수밖에.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넷에서 구해왔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마하발리푸람 기념물군)인 ‘크리슈나 만다람’은 내부 부조가 볼만하다고 했다. 크리슈나의 생애(아래 사진)와 크리슈나가 폭풍우로부터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바르단 산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 이 사진도 인터넷에서 구해왔다.
▼ 근처에 있는 ‘크리슈나의 버터볼’로 간다. ‘아르주나의 고행’에서 북쪽으로 100m 정도만 걸어가면 된다.
▼ 크리슈나의 버터볼 (Krishna's Butterball). 크리슈나가 떨어뜨린 버터 덩어리라고 해서 인도인들이 신성시하고 있는 바위다. 때문에 영국인들에 의해 바위를 끌어내리려는 시도까지 있었다고 한다. 마드라스 주지사가 코끼리 일곱 마리를 동원해봤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알려진다. 그러자 ‘크리슈나의 버터볼’을 신격화하는 분위기는 더욱 높아졌고, 일부 인도인들은 신이 이 바위를 가져다 놓았다고 믿을 정도란다.
▼ 경사진 바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는 둥근 바위로, 높이 6미터에 너비 5미터, 무게가 250톤이나 된다고 한다. 안내판은 현지인들이 ‘크리슈나의 버터볼’이라 부르지만 크리슈나 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적고 있었다.
▼ 우리나라에 ‘설악산 흔들바위’가 있다면 인도에는 ‘크리슈나의 버터볼’이 있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하발리푸람 기념물군’, 교황청이 공인한 카톨릭 성지인 ‘첸나이 성 도마 성당’과 함께 첸나이의 주요 관광 상품으로 꼽힌다.
▼ 옆에서 보면 조금은 안정감 있게 서있다.
▼ 바람만 조금 불어도 굴러 떨어질 것 같으니 여행객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된다. 인생샷 하나 건지겠다며 들고, 밀고, 받치는 등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느라 정신들이 없다.
▼ 받치고 있는 장면을 연출하려고 했는데 솜씨가 별로여서 살짝 빗나가버렸다.
▼ 가이드에게 부탁해서 그나마 나은 구도를 연출해 볼 수 있었다.
▼ ‘크리슈나의 버터볼’ 옆 바윗길. 저 바위틈을 지나자마자 ‘트리무르티 석굴사원(Trimurti rockcut Cave Temple)’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있는 줄도 몰랐다. 7-8세기 팔라바 왕조 시대의 대표적인 ‘바위 절개(Rock-cut)’ 사원이라는데 아쉬운 일이다.
▼ ‘트리무르티 석굴사원’은 하나의 석굴에 신을 셋이나 모시는 독특한 구조라고 했다. 힌두교의 삼위일체 신인 브라흐마(창조의 신), 비슈누(보존의 신), 시바(파괴의 신)에게 봉헌되었단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마하발리푸람 기념물군’에 포함되어 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넷에서 구해왔다.
▼ ‘크리슈나의 버터볼’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오른쪽 저만큼에 ‘신전’ 하나가 보인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고 했다. 새로운 앎이 눈앞에 있는데 어찌 찾아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 ‘누비안(Nubian)’이라는 염소로 여겨지는데, 관광객들의 눈치를 보지도 않고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가이드인 Mr. Ajay Singh은 남인도 주민들은 힌두교 교리에 엄격하다고 했다. 그래선지 여행을 하는 동안 식탁에서 육류는 구경도 못했다. 심지어는 아침식사 때 계란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저 염소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이다.
▼ 다가가보니 ‘가네샤 라타(Ganesha Ratha)’라는 7세기 팔라바 왕조 시대의 석조 사원이 있었다. 분홍색 화강암 암반을 통째로 깎아 만든 독창적인 모놀리스(Monolith, 단일 암석을 깎아 만든)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마하발리푸람 기념물군’에 포함되어 있다.
▼ 비문에 새겨진 ‘아티안타카마 팔라베스와람((Atyantakama Pallavesvaram)’이란 이름으로 알려진다고 했다. ‘아티안타카마’는 ‘파라메스와라바르만 1세(Paramesvaravarman I, 672-700)’의 칭호(별칭)였단다. 하나 더. 팔라베스와람이 ‘팔라바 왕조의 시바 신’이란 뜻이니 아티안타카마(파라메스바라바르만 1세) 왕이 세운 팔라바의 시바 사원이라고 보면 되겠다.
▼ 원래는 시바 신의 상징인 ‘시바 링가(Shiva Linga)’를 모시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원래 있던 시바 링가가 사라졌고, 1880년대에는 지역 주민들이 코끼리 신인 가네샤 상을 사원 내부에 새로 안치하면서 오늘날의 ‘가네샤 라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단다.
▼ 마하발리푸람에 위치한 10개의 라타 중 유일하게 상부 장식(Finials)까지 완공되었다고 한다. 직사각형 기초 위에 피라미드 형태의 지붕이 얹어진 구조다. 이 독특한 양식은 후대 남인도 사원 건축의 상징인 거대한 출입문 탑 ‘고푸람(Gopuram)’ 디자인의 초기 프로토타입(prototype, 원형)으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 인근의 다른 ‘라타(전차형 사원)’들과는 달리 현재까지도 매일 푸자(Pooja, 예배)가 열린다고 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자리를 지키고 있던 힌두교 사제가 살짝 비켜주는 매너를 보여주시기도 했다.
▼ 유적지를 빠져나오는 길. 현대식으로 지어진 힌두교 사원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출입문 탑 ‘고푸람(Gopuram)’을 바라보며 조금 전 들렀던 ‘가네샤 라타’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