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9세 소년 “지진 피해 도운 한국 감사” 한글편지
유엔기념공원 SNS계정에 메시지
“자라서 세상에 좋은 일 하고 싶어”
강진 사망자 4만6000명 넘어서
튀르키예에 사는 9세 소년 후세인 군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재한유엔기념공원 측에 보낸 감사 메시지. 재한유엔기념공원 인스타그램 캡처
“지진 이후 여러분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습니다. 훗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돼서 당신의 나라를 방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의 9세 소년이 유엔기념공원 등 한국의 여러 기관에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16일 재한유엔기념공원은 최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후세인 카간이 보내온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자신을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9세 소년이라고 소개한 후세인 군은 “지진 이후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우리의 생명을 구했다”며 “고맙다는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이 빚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나도) 자라서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국을 방문하겠다”며 “나중에 우리나라에 휴가를 오면 우리 집에 손님으로 대접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후세인 군은 이 메시지를 튀르키예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로도 번역해 보냈다.
후세인 군은 한국에서 파견된 긴급구호대의 현지 활동 사진과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도 함께 보내왔다. 6·25전쟁 당시 한국인 소녀에게 수통을 건네는 튀르키예 군인의 모습과, 한국 긴급구호대가 이번 지진 현장에서 튀르키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모습을 나란히 그린 그림이다. 유엔기념공원 측은 “후세인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것으로 믿는다”고 답장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발생 12일 만인 18일 사망자는 4만6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관계자는 “19일 밤 대부분의 수색과 구조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점차 구조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현실을 고려해 생존자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이청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