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영국에 놀러와있습니다. 그저께 첼시 스텐포드 브릿지 스타디움을 방문했는데 별걸 다 팔더군요.
첼시 져지나 옷 등, 다 있습니다만, 제일 웃겼던게 첼시 개밥그릇과 비키니, 팬티, 정말 홀리건이 아니면 다 사다가 집에다 진열하지 않을만한 물건들이 있더군요.
그 중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첼시의 슈퍼스타이자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인 디디에 드록바의 자서전이었습니다.
같이 있던 여자친구가 무슨 축구선수가 자서전을 쓰냐며 웃는데, 저도 사실 좀 웃겼습니다. 자서전이라는게 사실 평균적으로 어디 CEO라던가 뭔가 인생에 묘미를 찾은 사람들이 쓰는 것이니 약간 편견을 담아서 비웃었다고 하는게 가까웠겠죠.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저렇게 성공한 선수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땀을 흘렸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따라 웃은 제가 미워지더군요.
이 스포츠 선수란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선수들은 돈을 받고 농구를 합니다. 구단은 그만큼의 수익을 창출해내며, 팬들은 돈을 내고 경기를 보며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 돈낸 만큼 신나게 즐기며 대리만족을 느끼며, 그렇게 스포츠라는 하나의 컨텐츠가 돌아갑니다. 결국, 스포츠 선수도 다른 면에선 연예인과도 같습니다. 팬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것 역시 스포츠 선수들이니까요.
스포츠 선수들 역시 모두와 같습니다.
실패하는 선수도 있습니다. 모두들 같죠. 어느 순간 무너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일입니다. 어제의 국회의원이, 오늘 공사장에서 짐을 들고 있을 수도 있는겁니다.
그건 오늘 제가 쓰려고 하는 이 곤자가의 래리 버드, 아담 모리슨에게도 적용되는 말이겠죠.
아담 모리슨, 제가 이 선수에 대해서 꽤 오래 전에 글을 썼었습니다. 그 후로 이 선수가 레이커스 옷을 입을지는 몰랐지만, 그는 현재 섬머 리그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뛰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이번 시즌이 그의 마지막 찬스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NCAA의 영웅입니다. 곤자가의 영웅이기도 하고, 한 때 래리 버드로 불린, 그리고 3픽으로 뽑힌 선수입니다. 정말 굉장한 기대감을 등에 지고 그는 샬럿에 입단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은 "난 아담 뽑으란 소리 한 적 없다" 라고 책임 회피를 한다거나, "그는 실패한 버드"란 소릴 듣거나, "모리슨은 샐러리 비우기 용 아니면 쓸 때가 없는 선수죠"란 소릴 듣고 있죠.
영웅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그는 대학생일 때를 생각해선 안됩니다. 현재를 생각하면 그는 주전은 커녕 벤치에 앉아 있기도 힘든 선수입니다. 그의 장점이었던 슈팅은 림과는 친하지도 않고, 원래 그렇게 좋지 않았던 수비력은 NBA에서 더더욱 주눅이 들어있으며, 열정도 이미 사그라 들었고, 느린 발은 하프코트와 패스트브레이크 게임, 두 가지 모두 사용하는 팀인 레이커스에서 더더욱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아담 모리슨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이것이 자신이 다시 부활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란 거죠.
그도 알고 있을 겁니다. 더 이상 곤자가의 아담 모리슨은 없다. NBA의, 이 격렬한 세계의 1인이 되어있는 아담 모리슨만이 있는 것이라고. 섬머리그에서 이렇게 호투하는 것도 필 잭슨의 눈에 띄고자 하는 그의 노력인걸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모리슨은 단지 필 잭슨과 레이커스라는 팀의 눈에 들고자 이렇게 뛰는 것이 아닐 겁니다.
그는 세계에 알리려는 겁니다. 이 아담 모리슨이 부활할 것이라고. 곤자가의 래리 버드가 다시금 도약해서 내가 왜 드래프트에서 일찍 뽑혔는지, 온 세상에 알려서 다시 NBA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슛을 던질 수 있게 되도록, 혼신의 불꽃을 태우고 있을 겁니다.
저도 사실 이런 타입의 선수가 좋습니다. 래리 버드처럼 성장할 수 있는 백인 선수.
처음 모리슨이 NBA 입성했을 당시에도 이런 기대를 받았었던 것이 사실이고, 모두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NCAA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래리 버드의 슈팅이었거든요.
아담 모리슨, 부활해야 합니다.
그가 부활하면 이번 시즌 레이커스에게도 너무도 좋겠지만, 비단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이번 시즌이 이 아담 모리슨이라는 인간의 모든 것이 걸려 있는 인생의 turning point일 것이라는 거죠.
그가 성공하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레이커스 선수로써 방송에 나와서 어색하고도 자신이 있어야할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쩔쩔매는 모습, 너무 안스러웠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도 않고 레이커스 모자를 쓰고 방송에 앉아있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겠죠. 그가 아담 모리슨이기 때문에, 그의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은 겁니다.
그는 다시 부활해서 훨훨 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전 그렇게 믿겠습니다.
그의 노력이, 그의 땀이, 이렇게 끝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에 가고 싶습니다. 피쉬 앤 칩스는 더이상 못먹겠습니다. 김치가 먹고 싶습니다 우웩.
첫댓글 이번 파이널에서 NCAA의 영웅이었던 J. J. Reddick과 Adam Morrison이 대결해 모리슨이 승리하고 반지를 가졌죠
아. 밀리시치 생각나네요..
대신 레딕은 그래도 많이 나왔지만~ 모리슨은 ...
대신 모리슨은 반지를 얻었죠
오! 이 분이 개그도 하시다니 당황스러움.
지금 제 유머감각 무시하나요?
전 요세 김치가 안땡기고 프라이즈랑 BLT만 땡기던데 ㅎㄷㄷ. 아 배고프다....
글의 요점은 영국에 여친과 놀러갔다라는것-_-
이 글의 요점은 여친인가요 ㅋㅋ
핸디캡도 있고, 운동능력의 부족도 있고.. NBA에서는 아직 입증할 게 너무나 많네요. 여친님과 영국은 부럽네요 ㅎ
모리슨.. 처음에 드랩됐을때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샬럿에서 모습만 기억이나네요;;; 일단 1~2년차도 아니면서 섬머리그에 참가 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합니다~
개념이 4차원이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레이커스는 왜 라드마노비치와 바꾼거죠? 기대치가 남아있었던건가요?
샐러리 비우기 + 모리슨에대한 기대치 / 라드맨과 비슷한 능력 (새넌도 포함됬지만 그당시 새넌은 전혀 기대하진 않았죠)
그리고 어리자와 라드만 중 하나를 택한 느낌도 있지요
1대1은 아니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쉐넌 브라운과 함께 트레이드 된걸로 아는데요.
라드마노비치- 쉐넌브라운, 아담모리슨 이였죠... 트레이드의 추죽은 브라운이 아닌 모리슨으로... 허나 예상 외로 브라운이 성장해 이번년도에 재계약 성공... 아 모리슨...ㅠㅠ
ㅜㅜ 모리슨 제발 부활 해줘....ㅠㅠ 레이커스가 아니라도 NBA에서 다시 너의 능력을 보여줘...ㅠㅠ
태클은 절대 아닙니다만..무슨 축구선수가 자서전을 쓰느냐고 웃기엔 민망할 정도로 축구선수들 자서전 쓴 사람 많습니다. 여친이 웃었다는 글보고 전 속으로 '이제 여친에게 자서전쓰는 사람 많다고 설명해줬다는 글이 나오겠구나' 했는데 같이 웃었다는게 좀 반전이네요..ㅋㅋ
사실 전 축구는 그렇게 자주 보진 않습니다. 근데 다른 선수도 아니고 드록바가 하니까 뭔가 웃기더라구요. 제 편견엔 드록바는 일명 뽀록바로 불리는 선수라...
이천수도 02월드컵이후 자서전 내고 그랬는데 드록바가 내는거 정도야 ㅡ.ㅡ;
뽀록바라.. 정말 편견중의 편견이네요..
커리어 마지막기회라고 보여지네요... FA의 마지막해....
비스게질만 요즘 해대서 그런지,,, 다른건 안보이고 '여친'이란 글자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