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암스트롱 (Louis Armstrong)
멋진 세상을 꿈꾼 영원한 재즈맨 Louis Armstrong.
클래식에 베토벤이 있고 팝에 비틀즈가 았다면 재즈에는 루이 암스트롱이 있다. 아무리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쯤은 알리라. 그만큼 루이 암스트롱은 죽은 지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될 정도로 20세기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흔히들 왜 루이 암스트롱이 위대하냐고 묻는다. 그의 베스트나 명곡 모음 앨범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 루이의 히트곡은 단순하고 우수어린 곡들이다. 과연 이런 것도 재즈인가 싶다. 심지어는 지나치게 상업적인 아티스트가 아니냐 하는 의문을 픔기도 한다.
실제로 그의 공연 실황을 담은 비디오를 보면 그는 객석에 대고 연신 만담을 하거나 농을 걸면서 관객을 웃기곤 한다. 진지한 공연을 생각하고 온 사람들에겐 실망감이 안겨든다. 심하게 말하면 음악회를 간 것이 아니라 무슨 토크쇼에 간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그냥 엔터테이너 아냐? 사람이나 웃기려 드는..."
물론 일리가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루이는 일흔 한 살을 살았고, 약 50년 이상을 음악을 한 사람이다. 그의 활동 범위는 빅 밴드 재즈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영화음악, 캄보그룹 재즈, 보컬, 트럼펫, 팝 등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그 중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겨우 영화음악이나 팝 정도라는 이야기이다. 그것만으로 이 거장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정작 진지하게 재즈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가 재즈계에 나와 한참 혁신을 추구하던 1920년대에 녹음한 연주를 들어보아야 한다.
루이는 1900년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즈에서 태어나 1971년 7월 6일 71세의 나이로 타계한다. 막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이 태동할 무렵 태어나서 정통적인 의미의 재즈가 죽어갈 무렵 사망했으므로 어쩌면 그의 인생은 재즈 그 자체였던 것이다.
어려서 불량소년이었던 탓에 소년원에 들어갔던 그는 그곳에서 트럼펫을 배우게 된다. 트럼펫을 불기 위해 작은 입술을 칼로 찢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이다.
18살 때 키드 오리 악단에 들어간 그는 1922년 킹 올리버를 만나게 되고 일취월장의 기량을 선보인다. 24년 그 밴드에서 나와 플레처 헨더슨을 만나면서 놀라운 솜씨의 트럼펫과 풍부한 성량의 보컬로 한 시대를 휘어잡기 시작한다.
트럼펫 주자로서의 루이는 후에 로이 엘드리지를 위시한 수많은 아티스트에 영향을 끼쳤고, 보컬 또한 빌리 홀리데이라는 거물을 포함한 다수의 가수에게 그 기본을 제시했으므로 어쩌면 후대에 펼쳐진 재즈의 만개는 대부분 루이의 공이라고 돌려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듯 음악적인 면에서 이름을 떨친 그이지만 대중과의 친화력 또한 뛰어나서 [Hello Dolly]나 [Glenn Miller Story]등의 영화에 줄연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래, 팝이 옳았어. 멋진 세계라구."
이 한 마디가 팝에 대한 루이의 태도를 압축해 준다. 결국 루이는 빅 밴드 재즈가 몰락할 무렵인 1940년대 중반에 오면 스몰그룹으로 편성한 악단으로 또 한 차례 전성기를 구가함으로써 그칠 줄 모르는 정력과 재능을 과시한다.
그는 이 시기에 여러 베스트 앨범에 수록되어지는 히트곡들을 부르는데, 그 텁텁하고 거친 음색에 마치 트럼펫 소리를 연상케하는 보켤은 그 누구도 쫓을 수 없는 경지를 보여 준다. 공연장에서의 루이는 이제 막 여드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10대 소녀에서부터 칠순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즐겁고 유쾌하게 공연을 감상하게 만든다. 만담도 뛰어나고 공연장의 분위기를 조였다 풀었다 하는 솜씨는 도무지 달인의 경지가 아니고서는 도달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보여준다. 역사상 이처럼 완벽한 엔터테이너가 또 있을까? 말하자면 영화에는 채플린, 재즈에는 루이 암스트롱인 것이다.
너무 진지하게만 재즈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즐기라고 재즈는 존재하는 것이니까. 한편 그의 대표곡 중에는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서 알고 잇는 친숙한 곡이 많다. 하긴 이 정도도 모르면서 재즈 팬을 자부한다면 분명 간첩일 테지만.
우선 [What a wonderful world]는 모 맥주회사의 광고로 쓰여져서 유명해진 곡인데, 그 이전에 이미 그의 인생관이랄까 낙관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대표곡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을 번안한 [La vie en rose]라든가 <서푼짜리 오페라>의 테마곡을 재즈로 만든 [Mack the knife], 또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주제가 [Hello Dolly] 등은 두말할 나위 없는 명작이다. 한편 탱고 리듬을 살린 [Kiss of fire]는 루이의 또 다른 면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곡이다. 나는 [A kiss to build a dream on]을 좋아하는데, [Blueberry hill] 또한 잊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이지 모든 걸 다 잊고 '정말 세상이란 이토록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하는 막연한 몽상에 젖게 된다. 과연 우리 시대에 그가 꿈꾸었던 <멋진 세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왜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지구촌의 잔치에 [What a wonderful world]가 공식 주제가로 채택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 종학의 '재즈속으로' 중에서
What a wonderful World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I see trees of green, red roses too,
The colors of the rainbow so pretty in the sky.
그 말은 바로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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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n Tokyo Japan 원문보기 글쓴이: mel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