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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부
4월 1일 목요일 밤 9시 55분
$#1. 현수의 오피스텔 전경, 낮
$#2. 현수의 집 안
현수, 재호 서로 보며, 서있다.
재호 (굳은) 현수야...
현수 (재호의 말꼬리 자르며) 나가.
재호 (현수 보면)
현수 (재호 보며, 단호하게) 아무말 하지 말고 가. 내가 아무리 끝 났다고 했을 때,
미안하다거나 잘못했다거나 용서하라거나 그 런 말들은, 그때 해. 지금은 아니야.
재호 (현수에게) 잘 있어, 나랑 끝난거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해라.
현수 (단호하게 재호의 말꼬리 자르며) 잘 가. 또 보자.
재호 (무거운 마음으로 나가면)
$#3. 현수의 오피스텔 앞
재호, 답답한 마음으로 계단 내려와, 오피스텔 출입을 나와서는 길쪽으로 가려 다가
현수의 방쪽으로 시선주고, 다시 걸어가고.
$#4. 현수의 집 안
현수, 창가에서 재호의 가는 모습 내려다 보고 있다. 울지 않으려 애써 이 앙다물고
있다. 오기에 찬.
$#5. 신형이 교수실 안
신형, 책상정리 하다가 재호 생각 나 전화하는. 신호음 가다 떨어지면
재호E 여보세요?
신형 재호니?
$#6. 신형의 교수실 앞 복도
길진, 레포트 보면서 신형의 교수실 쪽으로 걸어가는데, 맞은 편 쪽에서 재호, 걸어오
고 있다.
재호, 길진 보고 멈춰선다.
길진, 오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 멈춰서서 고개 들면 재호, 길진보고 서있다.
길진 이교수방에 가?
재호 네.
`진 (잠시 생각하다 재호 보며) 둘이 만나구 이교수 내 방으로 전 화 좀 달라 그래.
전과한 학생들 성적 자료 때문에 그런다구.
퇴근할거니까, 십 분안에 전화하라 그래. 들어가라. (하고 돌 아서서 간다)
재호 (그런 길진 본다)
$#7. 신형의 교수실 안
재호, 신형 보고 있다. 신형, 빵 뜯어 먹고 있다.
재호 (그런 신형 보며, 어두운) 맛있어요?
신형 (웃으며) 맛있어.
재호 (말 꺼내기 어렵다) 어머니가... 뭐라구 안하세요?
신형 (얼굴 굳는, 괜히 빵만 뜯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신경 쓰 지마.
재호 (그런 신형 보며) 아버님한텐 말씀 드렸어요?
신형 오늘 드릴려 그래.
재호 (미안한 마음 드는) 나 땜에 힘들죠?
신형 (못 보고, 빵만 뜯으며)너 때문이 아니라 사랑이 힘든거야.
재호 (신형 마음 알겠다. 작음 미소 띄우며 괜한 너스레) 나 부모 두 없구, 그다지 부
자두 아니지만 이교수님 데려오면 굶기지 않을 자신은 있어요. 밥 세끼 꼬박꼬박 먹여
줄거구, 지금처 럼 빵두 사줄거구, 커피 좋아하죠? 커피두 사줄 수 있어요. 질 좋구,
맛있는 걸루. 나 돈 번다구요.
신형 (따뚯한 눈으로 재호 보고 애써 웃으며 귀엽게) 돈, 많이 벌 어?
재호 (신형의 눈 보고 고개 끄덕이면)
신형 (웃으며) 우리 애인 멋지네. 애긴 줄 알았는데 돈두 벌구, 나 보다 많이 벌어?
재호 시간 강사보다야 많이 벌죠. 아마 내가 두 세배는 더 벌걸요?
신형 (눈 휘둥그래져서) 와우! 멋지다.
재호 (귀엽다는 듯 신형 보고 웃으며) 멋져요?
신형 (아이처럼 빵 뜯어 먹고 고개 끄덕이며) 멋져. (그때 문 벌컥 열린다)
신형과 재호 문쪽으로 고개 돌리면 길진, 굳은 얼굴로 서 있다.
신형 (길진 보고) 형....
길진 (재호 보며, 화난) 내가 전화 해달라 그랬지. 부탁한다구, 십 분 안에 해달라구.
재호 (아차 싶다, 미안한 마음이다)
신형 (재호 보고, 길진 보며 미안한 얼굴로) 그, 그랬어? 급한 일이 었나보구나, 난
나주에 해두 될 줄 알고.
길진 둘이 좋은 것도 좋다. 그런데 일두 무시하고... 좀 그렇다. 니 들 참 니들 생각
만 해.
신형 (미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길진 보지 못한다)
길진 (서류 문옆에 있는 작은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간다)
신형 (길진 나간쪽 보다가 답답한 마음으로 재호 보면)
재호 (답답한, 기분 별로 안 좋다)
$#8. 학교 주차장
재호와 신형, 걸어온다. 재호, 키로 차 문 따고 신형 본다.
재호 차 타고 어디 드라이브라도 갈래요?
신형 (작게 웃으며) 가고 싶은데 수업 있어. 너두 일하러 가야 하 잖아.
재호 그죠. (하고, 차 문 열고 차에 타려다 다시 신형 보고 가라앉 은 목소리로) 나
만나서 즐거워요?
신형 (재호 보면) ?
재호 (신형 보며) 신나고 행복하냐구요?
신형 ?
재호 (서글픈 웃음 지으며) 사람들은 우리가 웃으니까, 장난치니까, 우리가 말 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퍽 즐거운줄 아나봐요. 우리 많이 힘든데.
신형 (안타까운 마음으로 재호 본다)
재호 (애써 웃으며) 그래두 이게 낫죠? 궁상스럽게, 측은하게 보는 거 보다. 앞으로도
우리 이렇게 즐겁자구요. 할 수 있죠.
신형 (그런 재호 보며 서글픈 웃음 짓는다)
$#9. 길진의 교수실 안
길진, 창가에서 그런 두 사람을 내려다 보고 있다. 길진, 답답한 마음으로 돌아서서
담배 피워 물고 생각하는.
$#10. 학과장실 (길진의 회상)
학과장과 길진 앉아 있다.
학과장 (굳은) 모르고 계셨습니까?
길진 (난감한, 거짓말이다) 네.
학과장 아니, 송 교순 이신형 교수하고 대학선후배 동창이지 않습니 까? 둘이 친하지
않아요?
길진 ....
학과장 학교전체가 수근거려요. 학생들이며, 교수며 할 것 없이 모두 다들 말입니다.
교수회의에선 이신형 교수를 제명시키라고까 지 합니다. (그러다 기막힌 듯 헛웃음 치
며, 혼잣말처럼) 강의 주니까 강의는 안하고 학생하고 연애질을 하다니... (길진 보
며) 강재호, 송교수 학생맞죠. 일이 더 커지기 전에 강재호랑, 이신형 교수 단속시키
세요. 내가 이 교수를 직접 부르지 않 고, 이렇게 송 교술 불러 얘기하는건 그래도 이
교수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최대한의 배렵니다. 한번 더 학교내에서 두사 람이 어울리
는게 제 눈에 띄면 그땐, 이 교수 거취 문젤 심각 하게 고려할 겁니다.
$#11. 길진의 교수실
길진, 책상에 앉아 난감한 얼굴이다.
$#12. 재영의 학교 앞
재영(내키지 않는)의 손을 민철(즐거운) '빨리 와요, 빨리'하며 끌고 가고 있다. 재영,
몇걸음 가다가 그런 민철의 손을 뿌리친다
미철 (이상하다는 듯 재영 보며) 왜 그래요?
재영 저, 몸이 별로 안 좋아요. 그냥 갔으면 좋겠는데...
민철 (걱정) 감기 걸렸어요? 약 사줄까요?
재영 아니예요. 그냥 집에 가서 한숨 자고 나면 나을거 같애요.
민철 (서운한) 그래요. (다시, 밝게) 그럼 집에 바래다 줄게요.
재영 싫어요.
민철 (서운한) 싫어요. (작게 한숨 쉬고, 재영 보며) 혹시 내가 영 맘에 안 들어요?
재영 (미안한, 외면하고)
민철 (속상하지만, 참고) 좋아요. 오늘은 그냥 갈게요. 다음에 제가 보고 싶으면 연락
이나 한 번 줘요. 잘까요. (하고, 뒤돌아서 간다)
카메라, 한쪽으로 돌아가면, 현수 그런 두사람을 유심히 보고 있다. 그러다 뭔가 다짐
한 듯 뒤돌아간다.
$#13. 카페 밖
재영, 들어와 카페로 들어가는
$#14. 카페 안
재영 (내키지 않는 얼굴로 차 마시고 있고),
현수, 찻잔 내려놓으며 그런 재영 유심히 보고 있다. 재영, 찻잔 내려놓으면 현수 말
거는.
현수 기분 안좋은 일 있나봐요?
재영 (어색한 표정) 아니예요.
현수 민철씨랑 잘 안되요?
재영 (보면)
현수 민철씨 싫어요?
재영 그게 아니라...
현수 혹시, 오빠가 만나라고 그래서 억지로 만나는거 아니예요. 재 영씬, 맘에 딴 사
람 있는거 같은데...
재영 (이상하다) 어떻게 아셨어요?
현수 (작게 웃으며) 그냥요.
$#15. 거리
현수, 재영 걷고 있다.
재영 (편하게, 넋두리하는) 석구 오빠도 잘 보면 괜찮은 사람인데... 오빤 그걸 잘 몰
라요.
현수 (재영 보면) 그럼 오빨 이해시켜요.
재영 석구 오빤 얘긴 들을려고도 안하는 걸요.
현수 그 석구란 사람 나 한번 보여줄래요.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 인지 아니지 봐줄게
요. 나 사람 잘봐요.
재영 (멈춰서서, 반색하며) 정말요?
재영 (웃고, 사이) 참 그런데 저 왜 보자 그러셨어요. 우리 오빠랑 무슨 일 있는거예
요.
현수 (씁쓸한 표정으로 어색한 웃음 지으며) 오빠한테 딴 여자가 생겼어요.
재영 ?!
$#16. 시장 전경, 낮
$#17. 시장 한켠
게상자 옆에 잔뜩 쌓여 있고 재호, 장사꾼들에게 둘러싸여 얘기를 하고 있다.
장사1 (담배 피우며) 이거는 외상하자. 낼 바로 넣어줄게.
재호 안되다니까 그러네. (하고 장사2에게) 사장님이 다 가져가실 래요? 게 좋아요.
장사1 (답답한 표정으로 재호에게) 야, 나랑 얘기하다 왜 그쪽으로 가냐? 낼 오전에
반드시 넣어준다니까.
재호 (답답하다는 듯 장사1 보며) 말두 안되는 소리 하지두 말어 요. 활어쪽에서 외
상하는거 봤어요?
장사1 내가 언제 너한테 이런 부탁하냐? 나두 죽겠어서 그런다, 죽 겠어서. 밀수 게
가 천지야. 수금이 원활하지가 않다구.
재호 (고개 저으며) 난 밀수한 적 없고 외상은 안해요. 가세요.
장사1 전엔 외상 잘했잖아.
재호 (아랑곳없이 장사2에게) 가져가실거예요, 안 가져가실거예요.
$#18 허름한 뒷골목
석구, 장고 얘기하며 서있다. 석구의 얼굴로
석구 뭐?!
장고 (석구 보며) 생각있어?
석구 그러니까 뭐야? 형이 한는게 밀수가 아니라, 농산물 밭뙈기 하듯이 게를 현지에
서 아주 싹쓸일 친다.
장고 그지, 매점매석하는거지.
석구 그것두 불법이잖아.
장고 그런데 말야... 사실, 이 일이 너두 알다시피 위험한 일 아니 냐, 나랑 황소랑
또 최씨라구 알지? 그 최씨랑 모두 돈을 투 자했어. 만약에 누구라도 벨 꼴려서 서에
꼰지르는 일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발목들을 담그는거지. 사람만 모르는 거 아니
야. 그러니까, 들어오고 싶은 너두 돈 좀 투자해.
석구 나 돈 없는데.
장고 (야비하게 웃으며) 재호 있잖아. 도매상 들한테 깔아논거 꽤 되잖아. 그건 아직
고스란히 쥐고 있잖아.
$#19. 골목 마주보이는 큰 길
석구, 화난 얼굴로 성큼성큼 걸오 나온다. 장고, 뒤에서 바쁜 걸음으로 석구 따라나오
며,
장고 석구야, 석구야! (하고 부른다)
석구 (성큼성큼 걷다 뒤돌아서 큰소리로) 안해! 또 재호를 끄집어 드릴려구? 이번엔
어림없어. (버럭하고 칠 듯이, 주먹들고) 걔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니들 나한테 죽
어, 이새끼야! (뒤 돌 아서 간다)
장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 갸웃한다)
황소 (한쪽에 서있다 장고쪽으로 와 서면) 밀수란 말은 안했지?
장고 (가는 석구 보며) 그럼.
황소 어때, 잘 될 것 같애?
장고 기다려 보자구. (석구 간쪽 보며 야비한 웃음 짓는다)
$#20. 경매인 사무실
재호, 돈 세고 있고
달건 (재호에게) 장사 잘 되냐?
재호 (웃으며) 그저 그러네요.
달건 여자 생겼다며?
재호 (여전히 돈 세며) 네.
달건 엔간히 여잔 니 양에 차지도 않을텐데... 그룹까지는 안가도 대기업 사장 딸 정
도는 되겠지?
재호 (돈 세며) 아뇨.
달건 아니야?
재호 (장부보고 체크하며) 아버지는 회사 다니신다 그러구, 그 여 잔 한 달에 몇 십
만원 밖에 못 받는 시간강사예요.
달건 그럼 임마, 니가 여태까지 바라던 여자가 아니잖아.
재호 (웃으며 돈 마저 세서 서랍에 넣는다) 그러게요. 근데, 잘 고 른거 같아요.
달건 뭐가?
재호 (밝은 웃음) 엄마 닮았거든요.
달건 (의아한) ?
그때 석구 들어오며 말한다.
석구 달건이 형, 집에 가자. (하다 재호와 눈빛이 부딪힌다)
재호 ?
석구 (돌아서서 문 쾅 닫고 나간다)
재호 (심란한) ?!
$#21. 나이트 클럽안. 밤
현수, 술 마시고 있다. 진우, 친구 여러 명과 신나게 춤추고 있다. 그러다 현수 보고
현수의 옆으로 와 앉는다. 현수, 자기 생각에만 빠져 술 마신다.
진우 (현수에게) 춤 추자.
현수 (진우 보지 않고) 너나 춰
진우 (현수의 손 끌며) 춤추자. 춤추러 왔잖아. 답답한 생각 다 떨 쳐 버리구 오늘은
춤추자, 응?
현수 싫다 그랬지, 꺼져. (하고 가방 매고 밖으로 나간다)
진우 (짜증스럽게 나가는 현수 보고)
$#22. 나이트 클럽 앞
현수, 비틀거리고 나온다. 그런 현수 웨이터 팔 잡고 부축하며 같이 나온다.
현수 (웨이터 보며) 부탁 하나 해도 되요? 저 대신 전화 좀 걸어 주실래요?
$#23. 현수의 방
길진, 현수를 업고 문 열고 들어와 침대에 눕힌다. 그리고, 이불 덮어주고 가려 고 돌
아서는데,
현수, 이불에 얼굴 파묻고 엉엉대고 운다.
길진, 그런 현수 보고 답답한, 가만 보다가 문 열고 나간다. 현수, 이불에 얼굴 묻고
괴로워하며 꺽꺽대고 운다.
$#24. 오피스텔 계단
길진, 굳은 얼굴로 뛰어내려가고 있다.
$#25. 신형의 집 앞
신형, 웃옷 입고 현관에서 나와 대문 열고 나온다. 카메라, 돌아가면, 한쪽에 길진 서
있다.
신형 밤늦게 웬일이야, 무슨 일있어?
길진 (신형보고, 굳은) 현수한테 가봐. 술 마시구 화장두 안지운 채 쓰러져 있는데 내
가 어떻게 해줘야할지 모르겠다.
신형 (답답한, 외면하며) 그러구 싶지 않아.
길진 (부드럽게) 신형아.
신형 (보면)
길진 너 현수랑 이러면 안되잖아? 누가 뭐래도 지금은 낙 강자야. 니가 한 번쯤은 위
로해 주는게 옳아. 너 힘든줄은 알지만, 현 수가 어떻게 되든 나 몰라라 그건 아닌거
같다.
신형 (속상한, 안보고) 그런 뜻이 아니야... 나, 걔한테 미안해, 그런 데, (길진 보
며) 피하고 싶어. 형
길진 (그런 신형 보며, 답답한) 그래, 무리지. 내가 생각이 모잘랐 다. (하고, 돌아서
려다, 신형 다시 돌아보며, 걱정스런) 오늘 너희 학과장한테 불려갔었다.
신형 ?!
길진 교수회의에서 재호랑 니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됐다드라. 조심 해라. (하고, 돌아
서서 가고)
신형 (가는 길진 보며 답답하다)
$#26. 신형의 집, 아침
$#27. 안방
병국, 넥타이 매고 있고 혜자, 외출복 차림으로 백매고 옆에서 병국 옷 입는 것 지켜
보며 서있다.
병국 (혜자 보며) 당신 나랑 약속해.
혜자 뭘요?
병국 당신이랑 나랑 이 날 이때껏 서로 한번도 맞은 적이 없었잖 아. 이번 한 번 만은
마음 맞춰서 한번 제대로 해 보자구. 신 형이 지 좋다는 놈한테 못 보내는거야. 당신
두, 나두 살아봐 서 알잖아. 사랑? 그러 짧다. 당신하구 나 하구두 사실 사랑 으로 사
냐? 정으로 살지?
혜자 우리가 살긴 뭘 살아요. 당신은 당신대루 난 나대루 그냥 있 는거지. 그리구 입
은 삐뚤어져두 말은 바로 합시다. 우리가 정으로 살아요? 악으로 살지.
병국 (뭐 이런 여자가 있나싶게 보며) 내가 말은 말지. 말을 말어. 그런데 당신은 어
딜 갈려구 옷을 빼 입었어?
혜자 며칠전에 진숙이한테 받은 돈 아직 은행에 못 넣어서요. 그거 넣으러 갈려구요.
병국 (짜증스런) 아이구.
혜자 (그런 병국 놓치지 안고 보며) 근데, 정말 진숙이랑 별일은... 없었죠.
병국 (짜증스레, 혜자얼굴에 자기 얼굴 들이밀며, 큰소리로) 없었 어. 없었어, 없었어,
됐어!
혜자 (침 튀기는 물러서며, 손으로 뺨에 묻은 침 닦으며) 없었으면 없었지, 왜 드럽게
침을 튀기고 그래.
$#28. 신형의 집, 거실
병국, 이미 방에서 나와있고, 혜자, 뒤따라 방에서 나오는데, 신형, 출근준비하고 내
려오면,
병국 넌 나 피해서 요리조리 잘두 다니다.
신형 (난감한)?
병국 어제그제 계속 밤 12시 밥상머리에서 불랬드니, 늦잠 자신다 고 밥도 안 드시
고... 출근도 몰래 할려그랬냐, 왜 깨금발로 걸어?
신형 (고개숙이고) ...
혜자 (맘에 안드는지, 혀차고)
병국 너, 오늘 너만난다는 그 자식 데리고 애비 회사로 좀 와.
신형 ?
혜자 (병국 보며) 걔는 봐서 뭐해요?
병국 봐서 뭐하긴 뭐해. 혼을 내줄라고 그런다. 왜? (신형 보며) 3 시에 와, 알았어.
(하고 나간다)
혜자 (신형보며) 이신형, 너, 기대하지마, 아버지랑 나랑 벌써 안되 는 걸로 결정내렸
어. 혹시나 싶은 기대같은 거 갖지 말라구. (하고, 현관 나가는)
신형 (속상하다)
$#29. 학교 전경
$#30.강의실 안
신형, 한쪽 책상위에 복사물 세서 놓으며 앞에 앉은 학생에게 말한다.
신형 뒤로 돌려서 하나씩 나눠가져. (하다 생각난 듯) 참, 과대표. 나대신 출석 좀 불
러 줄래? 오늘 수업할거 많으니까 빨리하 자.
과대표 네. (하고 앞으로 나와 출석 부른다) 강경순.
경순 (손들고)
과대표 강나경.
나경 네.
과대표 강재호.
재호 (책 보며 손 든다)
과대표 김경숙.
경숙 (손들고)
과대표 김선영.
선영 (손들고)
과대표 김성민.
그때 현수, 창밖 보고 있다가 손든다. 과대표, 출석 부르다가 현수 본다. 재호와 신형
도 현수 본다.
현수 나 먼저 출석 체크 좀 해줄래?
과대표 (이상하다는 듯 현수 보다 출석부에 표시한다)
현수 (착잡한 얼굴로 책상위의 책 가방에 넣고 일어나다)
신형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현수 보면)
현수 죄송합니다. 교수님, 몸이 안 좋아서요. 오늘은 출석 체크만 하고 그냥 갔으면
좋겠는데요.
신형 (걱정스런)
현수 (신형의 대답 기다리지 않고 나간다)
재호 (현수 나간 쪽으로 고개돌리다 신형 보면)
신형 (걱정스럽게 그런 현수 보다, 담담하게) 빨리빨리 뒤로 돌려 요. (과대표에게)
뭐해, 과대표, 출석마저 부르지.
재호 (그런 신형, 안스럽게 본다)
$#31. 학교 옥상 가는 계단
재호, 바쁘게 오르고 있다.
$#32. 옥상
신형, 재호 기다리는지 서성이고 있다. 그때, 옥상 문 열리고 재호 들어선다.
시간경과.
옥상 한켠에 서 있는 신형과 재호.
재호 (굳은) 그래서, 학교에서 무슨 말 들었어요?
신형 (안심시키려는 듯) 조금, 너무 신경쓰지마. 별일이야 있겠어. 그냥 좀 조심하자.
재호 근데, 할 얘기한게 뭐예요. 아까 표정보니까 심각한 일 같던 데.
신형 아버지가 보자셔.
재호 (긴장하는) ?
신형 우리 아버지, 저번에 엄마처럼 니 자존심 또 상하게 하실지도 몰라. 널 인정해서
만나시려는게 아니라, 상처줄려구 만나자 시는걸거야. 부탁할게. 상처 받지마, 넌 우
리 부모님을 사랑한 는게 아니라 날 사랑하는거야. 내가 너한테 상처주지 않으면 상처
받지 않는거야. 알지?
재호 (따뜻하게 웃으며) 알아요, 걱정말아요. (괜한 너스레) 나 잘 났잖아요. 공부잘
하고, 남자답구, 아버님 마음에 들 자신 있어 요. 몇시에 만나요?
신형 세시.
재호 그럼, 점심 먹고 같이 가죠.
신형 먼저 가있을래? 근처에서 호출해서 만나자.
재호 왜요?
신형 현수 만나기로 했어.
재호 ?!
$#33. 신형의 교수실
현수, 자리에 앉아있다. 신형, 커피 타가지고 와, 현수 앞에 놓고 앉는다.
신형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현수에게, 어렵게 말거는) 오늘 평점 냈는데 조기 졸업 할
수 있을 거 같더라.
현수 (차마시고, 건조한) 알어, 그 말하려고 불렀어! (하고 가려고 옆에 있는 가방 챙
기려하면)
신형 (그런 현수 보며, 어렵게) 나한테 화 많이 났지.
현수 (신형 보며, 차갑게) 그걸 말이라고 해?
신형 (어렵게 말하는) 현수야... 난, 널 잃구 싶지않아. 너나 나나, 그래, 친형제 아
니니까 안보면 그뿐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근데 날 널 정말 잃고 싶지가 않
아. (못보고) 이해해주 기 ... 힘들겠지.
현수 (차갑게 신형 보는)
신형 (못보고) 다른 건 바라지 않을게. 그냥 나도 너만큼은 힘이든 다.... 그렇게 만
이라도 생각해주면 좋겠다. 나도, 너만큼은... (현수 보며, 눈가 그렁해) 아프다.
현수 (듣기 싫은지, 자리에서 일어나) 언니, 참 욕심도 많다.
신형 (마음 아프게 현수 보면)
현수 (비아냥) 재호를 갖구, 길진 오빠를 이해시키구, 나한테 까지 인정 받구싶어? 아
퍼? 난 처참해.
신형 (그런 현수 여전히 마음 아퍼, 고개 숙이고)
현수 (그런 신형 보며) 나한테 미련 주지마. 언니가 나 때문에 마 음 아프다 그러면
혹시 나 때문에 포기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 들어. 그건 아니잖아. (하고, 문가로 가
고)
신형 (안타깝고, 속상한 현수 보면) ?
현수 (문 열려다 돌아보며) 우리 다음부턴, 어떤 식으로든 만나지 말자. 그리고, 말해
두는데, 난 아직 재호 포기하지 않았어. (하고 문 쾅 닫고, 나간다)
신형 (맘 아프다)!
$#34. 학교 일각
현수,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오며 핸드폰 건다.
$#35. 달리는 재호의 차 안
재호, 핸드폰 울리고 재호 전화받는.
재호 여보세요.
현수E 나 현수야.
재호 !?
$#36. 학교 일각
현수, 서서 전화하고 있다.
현수 (오기어린, 그러나 진심이다, 눈가 그렁해) 사랑한다는 말할려 구 전과 걸었어.
(단호하게, 진심으로) 재호야, 사랑해
$#37. 달리는 재호의 차안
재호, 굳은 얼굴로 전화 받고 있다.
현수E 다음에 또 통화하자. (하고, 끊는다)
재호, 부하는 부저음 들리는 전화기 답답한 마음으로 내려놓고 가는.
$#38. 학교 일각
현수, 핸드폰 들고 가만 생각하는. 오기 어린 얼굴이다.
$#39. 한식집 전경
$#40. 한식집 방 안
술상 차려져 있다. 신형과 재호는 나란히 앉아있고 병국은 두 사람 맞은편에 앉아있다.
병국 (술병들고 재호 보며 떨떠름하게) 술 할 줄 아나?
재호 (조금 경직된 표정으로) 네.
병국 그럼 잔 들어.
재호 지금은 마시지 않겠습니다.
병국 ?
재호 저녁에 일하러 가야합니다. 일할땐 술하지 않습니다.
신형 (병국 보며) 아버지도 다시 회사 들어가셔야 되잖아요. 술 하 지 마세요.
병국 (신형 말 무시하고) 일한다고, 무슨 일하나?
재호 수산물 중개일 합니다.
병국 (재호 보며, 자기 잔에 술 따라 마신다. 그러다 재호 보며 뭔 가 생각하는 얼굴
로) 근데 말이야, 내가 자넬 어디서 본 기억 이 있는데 말이야. 자넨 나 어디서 본 적
없나?
재호 (생가 안나는 듯) 저는 처음.... 뵙는거 같은데요.
병국 (고개 갸웃하며) 그래? 하긴 뭐 우리가 언제 봤겠어? (하고 술 한잔 더 따라 마
신다)
신형 (걱정스럽게 병국 보며) 아버지 그만 드세요.
병국 (신형 아랑곳하지 않고 재호 보며) 나 자네 맘에 안들어.
재호 (담담하게) 압니다.
병국 (재호 보며) 알어? 뭘 알어?
재호 신형씨한테 대충 들었습니다.
병국 뭐라 그러든가? 애가.
재호 송교수님, 아드님처럼 여기셨다구요. 송 교수님하고 신형씨하 구 결혼시키셨으면
하셨다구요.
병국 (재호 관찰하듯 보면)
재호 저 역시 아버님처럼 송교수님 좋아합니다. 좋은 분이라는 것 두 알구 존경두 합
니다.
병국 (재호의 말꼬리 자르며) 좋아하구 존경한다며 그 사람 여잘 채가?
신형 (병국 보며 서운한 목소리로) 아버진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해 요?
재호 (말꼬리 자르듯, 단호한) 사랑해서 그랬습니다.
병국, 신형 (재호 보면) ?
재호 (고개 들어 병국 보며) 포기할려구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 게 되질 않았습니다.
포기 못할 만큼 욕심이 났습니다. 용서 하십시오. 저, 많은 돈은 못 벌지만 직장도 있
고, 신형씨 주시 면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은 있습니다. 신형씨, 저 주십시오, 아버님.
병국 (어쭈 이놈봐라, 하는 얼굴로 재호 보는)
$#41. 한식집 앞
재호, 신형, 병국 나온다.
병국 (신형 보며) 어디로 갈거냐?
신형 (속상한 듯 병국 외면하며) 차 한잔 마시고 집에 들어갈게요.
병국 (그런 신형 맘에 안들게 보며) 차는 무슨.... 도대체 그 비싼 돈 주구 커피숍은
왜 가냐? 자판기 커피 하나 뽑아 가지구 공원이라두 가는게. 그게 데이트지, 임마.
신형 (이상하다듯 병국 본다)
병국 (재호에게) 너 낙제점이야. 내 맘에 들려면 아주 노력해야 될 거다. 오늘은 일있
어 얼렁뚱땅 봤으니까, 낼 토요일이니까 오 후에 집에서 한 번 더 보자. (하고 뒤돌아
간다)
재호 (가는 병국 보며 작게 웃고 조금 어리버리해 있는 신형 보며) 자판기 커피 뽑아
서 공원 갈래요?
신형 (잘 모르겠다는 듯 어눌하게) 너랑 아버지랑 좀 이상하다. 나 쁜거니, 좋은 거
니?
재호 남자들끼리, 잠깐 뭐가 통한 것도 같은데... 가요. (하고 신형 의 손 잡는다)
신형 (놀라 손 빼면서) 사람들이 봐.
재호 (다시 신형의 손 잡으며) 여긴 학교 아니예요. 아깐 팔장도 꼈으면서, 가요. (하
고 신형의 손 작고 가면)
신형 손 놓구 가. (하며 재호 따라가고)
카메라 뒤로 가면 병국, 한쪽에 서서 그런 두사람 보고 있다.
병국 (입맛 쓴) 자식. 부모만 있었어두 좋겠는데. (하고 작게 한숨 쉬고 다시 굳은 얼
굴로 걸어간다)
$#42. 길진 오피스텔 전경, 저녁 무렵
효과음, 벨소리 들린다.
$#43. 길진의 집 안
길진, 병국 맥주 한잔씩 들고 있다. 길진, 고개숙이고 앉아있고, 병국, 그런 길진 안
스런 마음으로 보고 있다.
병국 (하고 술 마시고 길진 보며) 너 정말 신형이랑 깨끗이... 끝난 거냐?
길진 (고개 숙이며 대답한다. 하지만 거짓말이다) 네.
병국 (그런 길진 보며) 대답이 쉬워. 진심이 아니지?
길진 진심입니다.
병국 이번에두 쉬워.
길진 (가만있다) ...
병국 나는 아직두 니가 내 사위가 됐으면 좋겠다. 나만 우겨서 되 지는 않겠지. 그런
데 나는 이런 생각을 믿는다. 누가 한 말은 아니구 내가 터득한 생각이야. 뭐냐? 사랑
은 오래 기다린 자 의 몫으로 반드시 돌아온다.
길진 (병국 보면)
병국 난 우리 마누라 사랑해, 우리 마누란 날 좀 미워 하지만 내가 이렇게 계속 사랑
하는한, 언젠간 내맘을 알아줄러라고 믿는 다. (사이) 니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길진 (병국 보지않고 단호하게) 포기하지 않으면 제가 너무 힘듭니 다. 저, 편하게 살
구 싶어요. 아버님.
병국 (길진 보며) 오늘 신형이 만난다는 애 봤다. 그 자식이 너보 다 딱 한가지, 제대
로 아는게 있더라.
길진 (병국 보면)
병국 (일어나 나가려고 한다 길진 보며) 뭔지 얘기해줄까?
길진 (앉은 자리에서 앞만 보며 가만있다) ....
병국 욕심이야, 이해만 하는게 사랑이 아니야. 욕심이 날 때 욕심 을 부리는 것도 사
랑이야. 살고 싶을 땐 살자그러고, 잡고 싶 을땐 자존심 같은 거 다 버리고, 매달리는
뭐 그런거. 욕심없 는 사랑하기엔 넌 너무 젊어. 신형이도 너무 젊지. (하고 작 게 한
숨쉬고) 나는 어디가서 술 한잔 더 하고 들어가야 되겠 다. 자라. (하고 나간다)
길진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44. 닭집 앞
인숙, 희진 닭집에서 나온다.
인숙 닭 맛있었어?
희진 (인숙 보고 웃으면) 네. 아줌마 우리 손잡고 가요.
인숙 (부끄러운 듯) 그럴까? (하고 희진의 손 잡고 간다)
희진 아줌마, 내가 엄마라구 불러줄까요?
인숙 (걸어가다가 멈춰서서 희진 보며)
희진 (인숙 보며) 싫어요?
인숙 아니, 놀래서 (희진의 눈치 보며) 엄마라구 부르고 싶어? 내 가 너 닭 사줘서?
그런거라면 안그래도 돼. 그냥 희진이가 부 르고 싶은 때 불러.
희진 (멋적어 하며) 아직은 어색해요. 우리 엄마한테 미안하기두 하구.
인숙 그러면 안 불러두 돼. 엄마한테 미안하지 않을 때 그때 불러.
희진 네. (하고 가려다 뭔가 본 듯 놀라며 인숙에게) 아줌마, 이리 와요. (하고 인숙
의 손 끌고 골목으로 데려간다)
인숙 왜 그래. 희진아. (하며 희진의 손에 끌려가고)
$#45. 골목
희진, 인숙의 손을 잡고 뛰다가 헉헉대며 인숙이가 길가쪽 보지 못하게 한쪽 벽에 인
숙 돌려 세워 놓고,
희진 (헉헉대며) 잠시만요, 잠시만요. (하고 길가쪽 본다)
길가쪽 보면 달건과 경희, 깔깔거리고 웃으며 지나간다. 희진, 인숙 그것 보고. 희진,
난감하게 인숙 보면, 인숙 속상한.
$#46. 삼겹살 집
달건, 경희 한쪽 탁자에 앉아있다.
달건 (입에 술 털어 놓고 경희 보며) 그래서?
경희 (새침한 표정 짓고) 끌려갈거 같다구요.
달건 어딜 끌려가?
경희 (짐짓 서글픈 표정 지으며) 그렇고 그런데겠죠. 뭐.
달건 (술잔 상에 딱 소리나게 치고 벌떡 일어나며 화나) 너 앞장 서.
경희 (달건 보며) !?
달건 (성질내며) 너한테 빚 내준 그 놈들한테 가자. 이자식들이 말 야 사람 사는데 법
이란게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막무가내야.
돈 떼먹는다 그랬냐? 갚는다잖아. 그런데 왜 그래?
사람들 그런 달건과 경희 보면,
주인 (달건에게) 아유. 왜 이렇게 소릴 질러요?
달건 (달건의 손 잡아 앉히며) 아저씨 앉아요. 앉어. 소리 지른다구 일이 해결 돼요?
달건 내가 소리 안지르게 됐냐?
경희 (시큰둥하게) 소리만 지르면 뭐해요? 돈도 못해줄거면서.
달건 돈 해주면 소리 질러두 돼냐?
경희 (달건 보며) 네.
달건 (이 악물고 눈빛 이글거리며) 좋다. 돈 해준다. 임마.
$#47. 인숙의 방
인숙, 희진(자는) 보고 있고, 신자 그 옆에서 놀란 얼굴이다.
신자 (놀라) 뭐, 달건이가 바람이나?
인숙 전에는 그냥 느낌만 그랬는데 확실한거 같애요.
신자 (생각없이) 하긴 닐 누가 좋아할끼고? (하다 아차싶어 제 입 막고 인숙의 눈치
보며) 그란데 그란 꼴을 보고 니는 맴이 편하나. 여기 앉아 희진이 얼굴만 디다 보고
있게.
인숙 (서글픈) 희진이가 내 생각해서 저두 봤으면서 날 끌구 골목 으로 뛰드라구요.
얘 이제 나 안 싫어 하나봐요.
신자 (측은한 마음 들지만 괜히 짜증내며) 그래도 니가 뭐 희진이 보고 살림 차릿나,
달건이 보고 살림 차릿지. 그년 얼굴을 확 긁어놓지 그걸 그냥 못 본척 해.
인숙 전데는 그럴까두 생각했는데 안할래요. (눈가 그렁해지며 자 기에게 다짐하듯)
난 달건씨가 바람펴두 참을 수 있어요. 날 버리지만 않으면, 다른 여자들두 남편 보구
사는게 아니라 애 늘 보구 산다는데 나두 그러지 뭐. 아우 오줌 마려. (하고 피 하듯
일어나 나간다)
신자 (그런 인숙 보며 답답한) 저년 저거 살이 그냥 물렁살이 아이 네. 속정살이네.
속정살. 그래, 사람이 다 가질 순 없다. 하나 얻으면 하나 잃는게 있지. (하고 희진
보고 작게 웃으며) 니 가 애물인지 알았더니 보물이네. (하다 순간 생각난 듯) 근데
미선이 이년은 재영이 방에서 뭔 수달 이리 떨어.
$#48. 재호의 방
미선 (재영의 멱살 잡고 서있다) 이게 웃기네. 야, 민철인지, 뭐시 긴지랑, 잘 다닐땐
언제고 이제와서 걜 끝내고, 니가 석구오 빠 집앞에선 왜 얼쩡거려.
재영 (화난 얼굴로 미선 보면) 내 맘이야. 그리고 이거 놔.
미선 (멱살 거칠게 풀며) 놨다.
재영 (미선 무섭게 보면)
미선 니가 그렇게 보면 어쩔거야? 너 내가 확실히 말해두는데, (손 가락 하나 들며)
한길로 가. 울엄마 말에 의하면 세상엔 세종 류의 여자가 있어. 첫째, 한 남자를 사랑
하는여자. 둘째, 한남 자를 하늘 나라로 보내고도 꿋꿋하게 사는 울엄마 같은 여자.
셋째, 너처럼 오락가락하면서 이 남자 저 남자를 찝쩍대는 여 자, 아닌 기집애. 이렇
게 세종류. 마지막 경고야, 한길로 가. 알았어. (하고 나간다)
재영 (속상한)
$#49. 신형의 방
신형, 잠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그때 혜자, 방문 열고 들어와 침대 맡에 앉는다. 신형,
아랑곳 하지않고 잠옷 입는.
혜자 (담담하게 신형의 하는 양 보며) 아버지가 낼 그 녀석 초대했 다며?
신형 (안보고) 응.
혜자 아버진 무슨 볼일이 있어, 그 녀석을 집으로까지 초대했는지 모르지만, 엄만 절
대 안되는줄 알어.
신형 (답답하게 화난 얼굴로 혜자 돌아보며) 엄마, 정말 왜 그래?
혜자 (신형 보며) 내가 뭘?
신형 이렇게 막무가내로 좀 그러지 말어. 재호 좋은 사람이야. 엄 만 엄마 딸이 좋아
한다는 사람에 대해서, 좀 진지해질 수 없 어. 걔는 왜 고아니, 고아는 안된다, 그 말
밖엔 달리 할말이 없어. 걔 인간성은 어떠냐? 너를 사랑한다는데 그게 얼만큼인 거냐,
앞으로 산다면 뭘 먹구 살거냐, 걔는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하냐 어떠냐, 뭐 그런
거. 엄마 언제부터 그렇게 나 한테 관심이 없었어? 왜 이렇게 속물처럼 그래.
혜자 (서운하고 어이없다. 조금 화나 격앙된) 정신차려 이 기집애 야. 뭐? 에미한테
속물? 재호가 첫사랑이라구? 사랑은 변하지 않는거라구? 웃기지 말어. 내가 알기로 너
두 서너번째야.
신형 (혜자 보면)
혜자 너 국민학교 오학년땐가, 니짝 때문에 가슴설랜다구 엄마한테 뛰어왔었지. 그것
도 사랑이라면 사랑이야. 너 길진이 처음 만 났을 때두 그랬지? 오후에 걔 만나는데
새벽부터 깨서는 이 옷 입어보구, 저 옷 입어보구, 어느 날 길진이가 전화라도 안 할
양이면 발을 동동 구르구, 형이 나 잊었나보다구....
신형 (말꼬리 자르며 혜자 외면하며) 기억안나.
혜자 (그런 신형 보며) 사랑은 왔다가 가는거야. 할 일없는 인간들 이 그런 연구를 했
다더라. 사랑이 뭔가. 사랑에 미쳐서 어려 두 좋다. 고아라도 좋다하는 너한테 끔찍한
말이겠지만, 연구 에 의하면, 사랑은 아주 본능적이고 생리적인 화학 반응 이라 더라.
그 화학반응은 길어야 삼 년이구. 나두 니 아빠랑 삼 년은 행복했어. 그 다음엔 헤어
지구 싶었어. 근데 왜 사냐구? 생활이니까. 남들 눈이 있으니까. (한숨쉬고, 사이) 하
나 묻 자? 걔 혼자라며, 돈은 있니?
신형 (단호한) 없어.
혜자 돈두 없어. (어이없다) 하! 돈두 없이 사글세방이나 전전하면 서 살겠다구?
신형 엄마하구 얘기하기 싫어. 엄마두 화났구, 나두 화나 있어. 엄 마한테 더 이상 실
망하기 싫어. 그만해.
혜자 너두 너랑은 더는 얘기하기 싫다. 내 딸이 이렇게 바보스러운 가 싶어서 더는 얘
기하기 싫어. (하고 일어나 나가려다 신형 보며) 너 국민학교때 니 첫사랑두 길진이
사랑하던 것두 다 잊었다 그랬지? 아니, 기억 안난다 그랬지? 나두 기억하는 걸 너는
잊었어. 그지?
신형 (혜자 보면)
혜자 언제간 지금 하고 있는 이 사랑두 너두 잊어버리구 나는 기 억할거다, (하고 나
간다)
신형 (마음 아프게, 속상해 눈 감는다)
$#50. 신형의 집 안방
불꺼진 방 한쪽에서 병국, 코 곯며 흐트러진 채 자고 있다. 혜자, 문 열고 들어와 자
기 이불쪽에 가 앉아 그런 병국 보고 혼잣말로 궁시렁 댄다.
혜자 괜한 사람 집으로 불러 들인다고 일 저질러 놓고, 잘도 자네. (하다 병국 보지
않고 한숨쉬고 생각하듯 말한다) 에미가 행 복해야, 에미가 사랑을 믿어야 딸년한테도
그게 좋다고 말을 해주지. 내가 못 믿는걸 어떻게 말을 해줘. (하다 병국 보며) 다 당
신 때문이야. 사랑이, 결혼이 뭣두 아니라구 가르쳐준건 당신이야. 그러니까 나중에
신형이한테 미안하단 말은 당신이 해. (하며, 병국의 넙적다리를 있는 힘껏 꼬집는다)
병국 (그 바람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 얼결에 넙적다리 부비고)
$#51. 시장
재호, 게 트럭에서 위에서 게 내리고 있다. 땀 흘리며 열심인 모습이다.
그러다, 잠시 쉬려고 담배 피워물고, 연기 내뿜다가 멈칫한다. 카메라 돌아가면 평상
복차림의 신형 그런 재호 보고 웃으며 서 있다.
$#52. 시장 일각
재호, 한데 앉아 국수를 급하게 먹고 있다.
신형 그런 재호 안스럽게 본다.
재호 (먹다가, 신형 보며) 왜 그렇게 날 봐요?
신형 아직까지 밥두 안 먹고 일했어?
재호 결혼할려면, 돈 벌어야잖아요.
신형 (걱정) 너무 무리하는거 아냐?
재호 (웃으며) 아니예요. 맬 이렇게 일해왔는데요, 뭐.
신형 (따뜻하게) 장하다. 울엄마 아버지가 너 그렇게 성실한 사람 인거 알았으면 참
좋겠다.
재호 (걱정) 또 무슨 소릴 들었어요.
신형 (고개 크게 저으며) 아니야. (그러다, 재호 들고 있는 국수 그 릇보며) 건더기
다 먹었네. 국물 맛있어?
재호 (웃고, 그릇주며) 먹을래요?
신형 (받아 먹고)
재호 (그런 신형 보며, 따뜻하게 웃는)
신형 시원하다. (하고, 웃으며, 그릇 내려놓고) 낼 인사올 때 양복 입을거야?
재호 그래야죠.
신형 이븐 넥타이매. 울엄마, 센스있는 사람 되게 좋아하거든.
재호 (웃으며) 네.
$#53. 다른 시장 일각 (출입구 정도)
재호 이렇게 밤에 나와두 어른들 뭐라고 안하셔요?
신형 몰래 나왔지. 이불을 둘둘둘 말아가지고 사람이 진짜 자는 것 처럼 꾸며놓고.
재호 (어이없는)...
신형 (둘레 사람 눈치보고, 재호 안는다) 용기가져야 돼.
재호 (안은채) 당신두요.
신형 (재호 품에서 떨어지며) 낼 봐. (하고 돌아서서 뛰어간다)
재호 (그런 신형 보고, 흐믓한 얼굴로 돌아서서 가고)
$#54. 석구의 집 근처가게, 밤
석구, 가게 앞 상에서 담담한 마음으로 맥주캔 마시다, 일어나 간다.
$#55. 석구의 집 안 부엌
석구, 들어서서 방으로 들어가려다 툇마루 보면 허름한 운동화 놓여 있다. 석구, 고개
갸웃하면서 방문 연다.
석구 아버지, 방에서 힘든 얼굴로 담배 피우다 문 열린 쪽으로 고개 돌리면,
석구 (의아한 얼굴로) 아버지!
$#56. 석구의 방안
석구 아버지와 석구 마주 앉아있다. 석구, 눈가 붉어져있고 석구 아버지는 참담한 얼
굴로 눈물 훔치며 얘기하고 있
다. 석구 (아버지 안 보고) 그래서, 사람이 많이 다쳤어요?
석구부 다리가 나갔다.
석구 석철인요?
석구부 구치소에 있다.
석구 엄마는 어때요?
석구부 (갑자기 운다)
석구 (짜증스레 달래듯) 울지마시구요.
석구부 며칠째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한다. 아이구 내가 석철이 그자 식한테 그렇게 누
누히 일렀는데... 기어이. 그러게 오토바이는 왜 타구 나가서 그 일을 저질러. 고등학
교 다니는 놈이 학교 나 열심히 다니면 될것이지 뭐한다구 애들하구 그렇게 싸질 러
돌아다니는지... 내가 정말 죽구싶다. 석구야, 이 일을 어쩌 면 좋냐. 합의를 안 보면
은 니 동생은 인생이 갈거구, 합의를 보자니 돈이 없구, 어쩌냐, 이 일을. 니 에미 약
값만해도 허리 가 휘는데 ... 어떻게 방도가 없겠지?
석구 일단 내려가 계세요. 어머니 혼자 계시잖아요. 제가 되는대로 해 볼게요.
석구부 (고개 숙이고 울먹이며) 미안하다. 너한테. 애비하구 번번히 신세만 지구.
$#57. 재호의 집 앞
재영, 대문 삐죽이 열고 두리번 거린다. 그러다 한쪽에 주저앉아있는 석구 보고 조금
놀라 그리로 달려가 쭈그리고 앉 는다.
재영 (걱정스러운 얼굴로) 오빠 왜 그래?
석구 (고개 숙이고 가만히 있다) ...
재영 오빠 왜 그래? (하고 석구의 얼굴 손으로 들어본다)
석구 (눈물 범벅이다)
재영 (놀라) 오빠...
석구 (엉엉대고 울며) 재영아 나, 나 어떡하니?
재영 (눈가 그렁해져서) 오빠... 무슨 일이야?
석구 (고개 숙이고 엉엉대고 운다)
$#58. 재호의 집 전경, 아침
$#59. 재호의 방
재호, 양복 바지에 런닝바람으로 로숀 바르고 있다. 그리고 나서 한쪽에 걸어놓은 전
날 입은 옷 입으려 한다. 그때 진숙 새로 다림질한 새 와이셔츠와 넥타이 들고 들어온
다.
재호 (진숙 보면)
진숙 (들고 있던 거 주며) 이거 입어.
재호 (그런 진숙 보면)
진숙 어제 니 전화받고 백화점에서 샀어.
재호 안 그래도 되는데 뭐한다구 돈을 써요.
진숙 (재호가 들고 있던 전날 입은 와이셔츠 집어 한쪽에 얹져 놓 으며) 으른들 만나
러갈땐 이런색 안 좋아. 그리고, 넥타이랑 와이셔츠 맞춰입는 건 기본이야. 입어봐,
어울리나 보자.
재호 (어색하게 웃으며 옷 받아 입는다)
진숙 (재호의 앞에 서서 팔장끼고 그런 재호 대견한 듯 본다)
재호 (단추 여미며) 괜찮아요?
진숙 (싫지 않은 듯 웃으며) 좋아. 양말은?
재호 (웃으며 바지 들어 보이며) 바지 색깔하고 맞춰 잘 신었어요.
진숙 나 닮아서 감각은 있네. 그래, 옷은 그렇게 입는거야. 난 양복 바지에 흰 양말
신은 사람, 미니 스커트에 댄싱간 스타킹 신 은 여자가 제일 밥맛이야.
재호 (웃옷 마저 입는다)
진숙 (대견한 듯 재호 보며 작게 혼잣말) 니 엄마가 이런 모습 봤 으면 참 좋겠다.
재호 (그 말에 진숙 보는데 어색해진다)
진숙 (재호 툭 쳐주며) 잘 다녀와라. 다녀 와서 분위기가 어땠는지 보고 해주면 더 고
맙구. 빈 손으로 들어가지마. 걔 부모님들 뭐 좋아하는지 여자한테 물어봐서 사들고
들어가. 어른 있는 집에 빈 손으로 다니는거 아니야.
재호 네.
진숙 근데, 재영인 뭐한다고 아침부터 방에 없니? 너두 못봤지?
재호 ?
$#60. 동네 공중전화
재영, 전화기 보며, 고민하고 있다. 그런 재영의 얼굴 위로.
현수E 재영씨, 이제부터 우리 친구예요. 뭐든 어려운 일 있으면 상 의하자구요. 내가
도울일 있으면 도와줄게요.
재영, 맘다잡고 전화기 들고 버튼 누르고, 신호음 가고 떨어진면.
재영 (어렵게) 여보세요. 저 거기 현수언니네 맞죠.
현수E 네, 전데요.
재영 (반색하며) 언니, 저 재영이예요.
$#61. 현수의 방안
현수, 탁자에 앉아 전화받고 있다.
현수 만나자구요, 그래요, 어디서 볼까요? 잠깐만요. (하며, 메모지 갖다 적는) 네네,
알았어요. 그래요, 거기서 봐요. (하고, 전화 기 내려놓고 굳은 얼굴로 생각하는)
$#62. 신형의 집, 전경
$#63. 신형의 집, 거실
신형, 가구 걸레질 하고 있고 병국, 소파에서 신문 보고 있다. 그때 혜자와 인숙 주방
에서 나온다.
혜자 (인숙에게 당부한다) 조금씩만 할거니까 많이 사지마. 국거리 고는 반근만 사구,
나물들두 한 근씩만 사, 괜히 집에 사람두 없는데 음식만 쳐지니까. 인숙 (웃으며) 알
았어. 참 고춧가루 떨어졌던데 한 두근 빠올까?
혜자 바빠 죽겠는데 고춧가룰 언제 빻구 있니? 당장 먹을건 있잖 아. 낼 해, 낼. 늦었
다. 어서 서둘러.
인숙 쌩하니 갔다 올게. (하고 신형 보고 웃으며) 신형인 좋겠다. 엄마가 니 신랑감
온다구 음식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모른다.
신형 (미안하게 혜자 보고)
혜자 (인숙의 등 떠밀며) 쓸데없는 소리 말구 어서 가라.
인숙 알겠어. (하고 웃으며 나간다)
혜자 (주방으로 들어가려면)
신형 엄마 고마워.
혜자 (신형 보며) 고마울거 없어. 니 아버지가 저질러논 일이라 할 수없이, 내가 내
얼굴 안 깍일려구 인사만 하는거야. 받아들 이겠다는 뜻 아냐. 밥 한끼 잘 대접해서
멕이구 너 안준다 그 럴거야. (하고 들어간다)
신형 (답답한 얼굴로 다시 가구들 닦는다)
병국 (그런 신형 안된 얼굴로 본다)
혜자 (다시 거실로 나오며) 참, 신형아, 현수 불렀다. 같이 밥이나 먹자 그랬어. 손님
온단 소린 안 했어. 그러니까 다용도실에 서 개인 식탁보 빼올 때 다섯 개 빼와. (하
고 주방으로 들어 간다)
신형 (난감한 마음에 잠시 눈 감았다 뜬다)
현수, 병국, 혜자, 신형 상차려져 있는 식탁에 앉아있다. 인숙은 마지막 음식을 식탁
에 놓고 있다.
현수 (혜자 보고 웃으며) 아줌마, 이제 먹어요. 오늘 음식 너무 많 다. 무슨 날 이예
요?
혜자 (떨떠름한 표정으로 신형 보며) 얘 남자 친구 온댄다.
현수 (조금 놀라 신형 보면)
신형 (고개 숙이고 있다)
그때 벨소리 난다.
인숙 (반갑게) 손님 왔나보네. (하고 나가려면)
신형 (자리에서 일어나며) 제가 나갈게요. (하고 나간다)
현수 (난감한 얼굴이다)
$#65. 거실
현수, 혜자 나와있다. 신형, 현관문 열면 재호, 술상자 들어있는 쇼핑백들고 들어온다.
재호 (들어와 혜자 보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혜자 (어색하게 고개 끄덕이며) 어서 와요.
재호 (혜자에게 인사하고 고개들다 현수본다)
현수 (모르는 척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재호 (현수 보고 고개 작게 끄덕인다)
그때 인숙 주방쪽에서 거실로 소리친다.
인숙E 손님 오셨으면 빨리 들어오지 뭐해요? 음식 다 식는데.
혜자 (인수에게) 알았어. 가. (하고 주방안으로 들어간다)
현수, 혜자 뒤따라 들어가고
신형과 재호 뒤이어 들어간다.
$#66. 주방
혜자, 현수 자기 자리 찾아 가서 앉고 재호와 신형 들어서는데,
인숙 (밥 푸다가 뒤돌며) 어서 자리에 앉아요, 들. (하다 재호 보고 깜짝 놀라) 어머,
이게 누구야! (하며 놀라 밥 그릇 떨어뜨린 다)
사람들 놀라 인숙 보고 재호, 무심히 서있다.
아무런 생각하지 못하고 인숙 본다.
인숙 (놀라) 재호야. 니가 여기 웬일이야?
사람들 모두 어리둥절해 재호 보면,
재호 (인숙 보며 황당하게) 이모... (하고 주변 사람들쪽으로 고개 돌린다)
주방 전경 한 화면에 잡히면서 엔딩.
(제 20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