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준비?… 어떤 모습일까
장용석
2021.12.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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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2021.10.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 news1 한국형 핵잠수함 상상도 (H.I. 서튼 트위터) © 뉴스1
© news1 한국형 소형 모듈 원자로 '스마트'(SMART) 개념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 뉴스1
© news1 프랑스 해군이 운용하는 원자력 잠수함 '쉬프랑' © AFP=뉴스1
최근 해외 언론들로부터 우리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점치는 기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정부가 올 9월 호주를 포함한 3국 외교·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결성을 계기로 호주군의 원자력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근 20년 간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꿈꿔온 우리 군도 재차 '자극'을 받을 수 있단 이유에서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잠수함 건조 기술은 이미 확보했다는 점에서 △잠수함용 원자로 개발과 △핵연료 조달 등 2가지 과제만 해결하면 "원자력 잠수함 도입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잠수함 전문가 H.I. 서튼은 15일(현지시간) 해양군사전문매체 '네이벌뉴스' 기고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70메가와트(㎿)급 다목적 소형원자로 '아라'(ARA) 건설계획을 등을 언급하며 "한국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도입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라'는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쇄빙선 등의 동력원으로 주목받는 해양용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위한 연구용 원자로로서 경북 경주 소재 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오는 2023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부터 '아라'를 운용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3일자 서울발 기사에서 이 같은 '아라' 원자로 건설계획을 소개하면서 "원자력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원자력 잠수함 개발의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아라'를 통해 우리나라의 SMR 기술 개발이 완성되면 추후 잠수함 동력원으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핵잠수함'이라고 불리는 원자력 잠수함(SSN)은 원자력을 추진동력으로 잠수함을 말한다. 따라서 핵잠수함이라고 해서 반드시 핵무기를 탑재하는 건 아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무기를 실은 잠수함은 전략핵잠수함(SSBN)이라고 부른다.
물론 '아라' 원자로의 경우 저농축우라늄(농도 20% 이하)을 연료로 쓸 계획이란 점에서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농도 90% 이상)을 연료로 쓰는 미국·영국 핵잠수함의 원자로와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원자력연구원 측에서도 '아라' 원자로 개발에 대해 "잠수함을 염두에 둔 게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 이미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바라쿠다'(쉬프랑)급(4700톤급) 잠수함을 운용 중이기에 "관련 기술을 잠수함에 적용하는 게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이용할 경우 고농축우라늄 때보다 교체주기가 짧아진다는 점 외엔 운용상 문제는 없다"는 얘기다.
우리 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03년부터 1년여 간 비밀리에 추진했던 원자력 잠수함 도입사업, 일명 '362사업'도 '바라쿠다'급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잠수함은 디젤엔진과 납축전지를 주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재래식' 잠수함이다. 재래식 잠수함은 디젤엔진을 돌려 잠수함에 실려 있는 납축전지를 충전한 뒤 이 충전지의 전력을 이용해 추진 모터를 돌리는 방식으로 운항한다.
그러나 디젤엔진 가동엔 공기 중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재래식 잠수함은 작전 수행 중에도 주기적으로 수면 가까이 부상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 8월 취역한 우리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KSS-Ⅲ 배치(Batch·유형)-Ⅰ) '도산안창호함'은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해 최장 잠항 시간을 3주 정도로 늘렸지만, 핵잠수함엔 비할 바가 못 된다. 원자력 잠수함의 경우 승조원들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물 위로 올라오지 않고도 수개월씩 임무를 수행하는 게 가능하다.
서튼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재래식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고, 그 나름의 전술적 이점이 있다"면서도 "핵잠수함이 여전히 더 빠르고 더 먼 거리를 항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군은 '도산안창호함'을 시작으로 3000톤급 잠수함(KSS-Ⅲ 배치-Ⅰ)과 3600톤급(배치-Ⅱ),4000톤급(배치-Ⅲ)을 3척씩 확보한다는 계획. 이 중 3600톤급 잠수함엔 기존 디젤엔진·납축전지에 더해 리튬이온전지를 이용한 AIP가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4000톤급 잠수함의 동력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서튼은 KSS-Ⅲ 잠수함(배치-Ⅰ 기준 길이 83.5m, 폭 9.6m)의 크기가 "비(非)핵잠수함치곤 큰 편"이란 점에서 "AIP 구역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원자로를 탑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서튼은 "프랑스의 '바라쿠다'급은 KSS-Ⅲ보다 지름이 좀 크지만 '루비'급(2500톤급)은 훨씬 더 작다"며 "핵추진 잠수함이라고 해서 물리적으로 꼭 필요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