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가 오는 2024년부터 1t(톤) 트럭 디젤 모델의 판매를 중단한다. 앞으로 LPG와 EV 버전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동아일보가 보도한 「[단독]현대차-기아, 2024년 포터-봉고 경유차 생산 중단한다」(2021.7.2. 보도) 기사에 따르면,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 등 현대차그룹 1톤 트럭 디젤 모델 생산이 2024년부터 중단될 예정이며, 그 배경으로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설명했다. 정부가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23년 4월부터 소형 택배화물 디젤차의 신규등록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생산 중단의 이유를 전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러나 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점점 옥좨는 내연기관 배출가스 규제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신 디젤차의 상품소개를 보면, ‘유로6를 만족하는 엔진’이란 설명이 붙는다. 현재 대부분의 디젤차는 유로6 중에서도 D단계(유로6D)를 만족한다. 참고로 유로6 기준은 A부터 D단계로 나아가는데, A와 B는 실험실에서 측정했고 C부턴 실제 도로주행을 치르며 배출가스를 측정했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0.12g/㎞로 묶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는 SCR 등의 배출가스 후처리 장치를 개발해왔다.
문제는 조만간 맞닥뜨릴 유로7이다.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를 유로6D보다 더 엄격하게 낮출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의 숨통을 끊는 불가능한 규제이며, 도저히 실현할 수 없는 불가능한 범위’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즉, 제조사 입장에선 어차피 전기차 시대로 갈 건데, 깐깐한 규제를 맞추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신형 엔진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 또한, 다양한 배출가스 후처리 장치가 들어가면 엔진 코스트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소비자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1톤 트럭 같은 경우엔 더욱 치명적이다.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 내연기관
이미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솔린 및 디젤차 판매 중단을 선언한 곳이 있다. 아우디는 2026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멈추고 오롯이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35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BMW 그룹 MINI 역시 2030년까지 유럽에서 엔진차 판매를 매듭짓는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자동차는 일찍이 내연기관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 역시 더 이상 신형 엔진을 개발하지 않을 전망이다. 즉, 지금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신차는 내연기관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델일 수 있다.
다시 1톤 트럭 얘기로 돌아와서, 이미 현대차그룹은 1톤 트럭 LPG와 EV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디젤 버전 판매 중단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령, 현대 포터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는 58.8㎾h 배터리를 품고 1회 충전으로 211㎞를 달린다. 거리를 달리는 모든 1톤 트럭이 차츰 전기차로 바뀌면 환경개선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아직까지 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향후 기술개발을 통해 내연기관 수준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