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진단받고 거의 매일 카페에 출근한것 같아요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아서 감사하는 마음에 저도 한번 써봅니다~~ 투병일기ㅠㅠ
작년 그러니까 2010년 여름에 저는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들의 권유로
미국 이주를 계획하고 있었어요.(딸만 다섯중 세명이 미국에 살아요 부모님도 몇년안에 가실 계획이구요)
뱅기표도 다 사놓고, 집에 돈 되는 물건은 팔고 있었지요..ㅠ(피아노 식탁등등 ㅠ)
남편이나 저나 모두 저질체력임에는 틀림없지만, 크게 아픈 적도 없어서
미루고 미루다 미국 가기전 마지막으로 건강검진해본다고
8월 말경에 검진센터에 들렀습니다~
갑상선 초음파 보시던 선생님이 약간은 긴장된 목소리로
'양성 모양은 아닌 것 같은데' 하시는데,
무식한 저 속으로 그럼 '음성인가?'ㅋ
바보처럼 세침을 하고도 악성은 꿈도 못꿨네요
2010년 9월 초 상담해 주시던 선생님이 암세포가 나왔으니(악성의심)
큰 병원을 가라고 하신 후에야 조금 멍해지더라구요
어쨌든 그때부터 이 카페에 가입해서 많은 공부를 했고 어차피 죽는 암도 아니니
(엄마 말씀 ㅠ 워낙 큰 수술을 여러번 하신분이라 놀라지도 않으시는 울엄마ㅋ 신장 이식수술도 받으심)
조급해 하지 말고 경험이 많으신 분에게 수술받으리라 맘먹었습니다.
그 와중에 미국사는 넷째가 수술말고 대체치료를 워낙에 권유하는 바람에
잠시 정신줄을 놓았었는지 100만원 넘는 출처 불분명한 약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몇 달 먹기도 했어요. 내년 수술 전에 암을 완전히 없애준다는 말에 혹해서 ㅠㅠ
(지금도 그 약 저의 집 서랍에 고이 계십니다)
몇 달 먹었지만 사이즈도 그대로이고, 만약 반절제하고 전이도 없고 약도 먹지 않는다면
들어놓은 보험금을 통해 (갑상선암이 소액암 처리되기 전 가입한 거라 금액이 좀 커요ㅋ)
재테크도 되지 않을까 싶어 약끊고 수술 결심했어요~~(완전 골치지요? 자기 몸을 담보로 돈 벌려는 심보인지..)
2010년 10월 초 아산병원 홍선생님을 만나뵙고 초음파 다시찍고 슬라이드 재판독 결과
악성이 맞으며 수술은 무려~~8개월 후인 2011년 6월 27일로 잡게 되었어요
10월 말에는 박정수 선생님 초진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3개월 후에 수술받을 수 있다고 함)
어차피 사놓은 뱅기표도 있겠다, 조카들도 보고 싶고해서 (전 애기가 없거든요) 박샘 초진 미루고 미국여행갔다 왔네요
여행갔다 온 사이에 박정수 샘 연수와 겹쳐 초진이 여러달 미루어졌고ㅠㅠ
할 수 없이 주구장창 아산병원 수술날만을 기다리며 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혹시나 혹이 커지지나 않았을까 해서
갑상선 전문 개인병원이랑 세침한 검진센터에서 초음파 두 번
더 찍어봤는데 크기 변화는 거의 없더라구요 (7mm)
어쨌든 하던 일(학원강사)도 그만두고 매일 딩가딩가 놀고 자고 8개월을 그러구 살았네요
운동도 안하구ㅠㅠ 등산은 딱 2번 갔어요 (우리 아파트 바로 뒤가 불암산인데ㅠㅠ이눔의 게으름)
드디어 2011년 5월 말 수술 받기 한 달 전 입원전 검사를 받았어요(금액은 52000원이었어요)
그리고 6월 초순 경에 부모님 친구분이랑 통화하게 되었는데, 아쉽게도 3개월만에 홍샘 수술 받을 수 있었을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또 느꼈죠 병은 소문내야 되는구나 (빨리 받았으면 혹시 전이가 안됐을까 슬퍼하고 있어요)
6월 26일에 아산병원 입원했어요
입원수속 하는데 글쎄 6인실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도 2인실을 쓰고 싶다고 했더니
6인실은 제가 8개월 전에 입원 예약을 해서 있는 거구,
2인실은 다 나가고 없다네요ㅠ 그렇다고 1인실이나 특실을 쓸수도 없구ㅠ
기냥 돈이나 절약하자 싶어서 6인실에 입원했네요
그날 자정부터 금식이란 이야기를 듣고 담날 늦게 수술할 시 수술의 고통보다
배고픔의 고통이 더 컸다는 카페 어느 회원님의 글이 생각나, 저녁을 두번 먹기로 맘먹구,
지하의 식당에서 저녁과 함께 간식, 밤참까지 컵라면으로 준비했어요
12시 되기 직전에 남편과 컵라면을 맛나게 먹었는데(국물까지ㅠ)
12시가 넘으니까 짠 국물 덕분에 얼마나 갈증이 나던지..
제가 이래요~~ㅠ 배고플 거만 생각하고 물 못 먹는 건 생각도 못하구
6월 27일 수술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술날~ 낙천적이고 걱정 잘 안하는 성격이라 자부했건만
걱정이 되긴 됐는지, 밤새 잠을 거의 못 이뤘네요.
뒤척이다 새벽 4시에 간호사샘 오기 전에 목욕재개하고 5시에 간호사 오셔서 수액놓았어요
처음 간호사샘은 초보(?)이신지 엄청 아프기만 하고 주사바늘 넣다뺏다를 여러번 반복하시더니
미안하다 연발하면서 조금 더 들어보이시는 간호사샘을 불러 오셔서
한방에 그것도 하나도 안아프게 수액 꽂아 주셨어요.
첨부터 이분이 오시지..ㅠ
나이순인지 뭔지는 몰라도 3번째 수술이 될거구
빠르면 10시에서 늦어도 12시정도엔 수술방에 갈거라고 하더라구요
7시경 홍선생님 오셔서 목을 보시면서 '주름이 없으시네' 한마디 남기시고 휘리릭 사라지셨어요
10시 50분에 수술실에서 데리러 오셔서 남편이랑 함께 가는데 눈치도 없는 내 눈에서
눈물이 나올려고 하는 거예요~ 꾹 참고 웃으면서 남편과 헤어졌죠
수술실에서 호흡기로 숨을 크게 들여마시고 정신 혼미..
1분도 안 지난 것 같은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여의사인지 간호사인지
'수술끝났어요, 일어나세욧!' 그 와중에 내 생각 '좀 친절하게 말하지' 전 불친절한 사람이 젤루 싫거든요~
회복실로 옮겨졌는데 수술부위는 하나도 안아팠으나, 머리가 너무나 아팠어요
옆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괴로운 신음소리ㅠㅠ 많이 아프신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내 고통은 참을만해서 간호사를 안 불렀더니(실은 부를 기운도 없었음)
아프다고 소리치시는 분에게만 가서 진통제 놔주고ㅠㅠ
회복실 간지 20분이상 지난 후에 아프냐고 물어보고 진통제 놔주더라구요
카페에서 배운대로 심호흡 열심히 해주고 빨리 병실로 가고 싶어서 왼쪽에 있는 시계만 봤네요
1시간쯤 회복실에 있다가 2시 조금 넘어서 병실로 올라갔어요 (수술시간은 대략 1시간 반)
아직 진통제의 약효가 없어서 올라온지 2시간은 머리도 많이 아프고 속도 미슥거렸는데,
그 와중에도 살려고 심호흡은 엄청 했네요. 그리고 간호사에게 칭찬도 받았어요 잘 참는다고ㅋㅋ
제가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본 울엄마 절 염려하시긴 커녕 ㅋ 자신의 신장을 엄마에게 기증한 제 동생보고
'다시한번 고맙다'며 인사하시더라구요 아이쿠 울엄마~~
저도 수술이 첨이라 작년에 동생이 엄마께 신장 줬을때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며 눈물이 났어요
아픔을 못느끼나 싶을 정도로 엄살이 없는, 쌍꺼풀 수술때에도 잠을 쿨쿨 자던 내동생이지만
엄마께 신장 드리고 나서 무척 아파했거든요ㅠㅠ
2시간정도 지나니 이제 머리가 안 아팠어요~~ 신나게 운동하고 (지하까지) 나서
다시 속이 미슥거렸는데 간호사샘이 너무 무리해서 운동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상처에 얼음찜질하는게 엄청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프진 않았지만 목이 조금 부은 느낌이 들때 10분간만 대고 있어도 금새 좋아져요~
전날 잠을 못잔 관계로 수술당일 밤에 엄청 잘 자고 한시간 한시간 흐를때마다
몸도 좋아지고 걸음도 점점 빨리 걸을 수 있다는걸 느꼈어요.
6월 28일 수술 담날
아침에 죽이 나왔어요. 어제 저녁 속이 안좋아서 엄마가 쑤워오신 죽도 못먹었는데,
오늘은 암것도 안들어간 흰죽이 어찌나 맛있던지 엄청 먹었네요
글구 다른 병원은 수술방에서도 간이조직검사를 한다고 해서
레지던트 샘께 어쭤봤는데 아산병원은 그런 거 없나봐요..
무조건 일주일 후 외래에서 알 수 있다면서..
반절제했는지 수술은 잘됐는지 그리고 육안으로 모양이 어땠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어도
전혀 모르신다면서 (반절제는 간호사샘께 겨우 들었어요)
피가 조금밖에 안났다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말씀만을 남기시고~
계속 물어보려고 하니까(실은 별로 물어보지도 못했음) 심지어 승질을 내셨다는..ㅠㅠ
제 담당 레지던트샘은 환자를 대하는 공부를 좀 더 하셔야 할 듯~~ㅋㅋ 그래도 고마웠어요
그리고 뒷목부터 정수리까지 계속 지끈거려서 간호사샘께 핫팩을 달라고 해서(사야된대요)
열심히 찜질을 하니 아주 좋아졌어요 (집에서도 계속 사용했어요)
오전 9시 조금 넘어서 입원비 정산 되었으니 퇴원수속하라고 해서
2박 3일의 병원생활을 청산하고 집으로 돌아왔네요
병원비 특진 포함 6인실 2박 3일 93만원 정도 나왔어요, 그리고 그 비싸다는 메피폼도 2장 그냥 주시던데요
혹시나 영수증을 봤는데도, 메피폼에 해당하는 금액은 없더라구요ㅋㅋ 설마 공짜??ㅋㅋ
2박 3일이라 좋은 점 한 가지는 첫날은 입원날이라 주차 무료이고, 이튿날은 수술날이라 무료..
마지막 3일째는 퇴원날이라 무료라네요 ㅋㅋ (너무 공짜를 밝힌다는)
목소리도 일주일 정도만 목감기 걸린 사람처럼 나왔고, 그 후엔 괜찮았어요. 목당김도 별로 없구요~
글구 희한한게 제가 원래 침 삼킬때 어려움이 있거든요 근데 수술부위 살짝 당기는 거 빼고는
침 삼키거나 물 마실때 이전보다 더 수월해졌어요 잘됐죠?(혹이 식도 옆에 위치해 있어서 그랬었나)
7월 6일 수술 후 첫 외래
외래 전날 밤에도 오만가지 생각으로 잠을 또 못 잤어요
암이 아니면 이 흉터는 어쩌지? 그래도 암이 아니면 좋겠다
혹시 전이 되었으면 어쩌지? 반절제인데.. 이런 저런 영양가 없는 생각 말이예요
홍샘은 제가 무척 존경하지만 (몇번이나 뵜다고 ㅋㅋ) 말씀이 너무 없으신게 좀..
다른 샘 특히 젊은 분들은 수술이 어땠다 전이는 됐다안됐다 등등 설명 해주신다는데
따뜻한 분이신 것 같긴 하지만 목 한번 보시고 '좋습니다'
3개월 후에 피검사하고 약 먹을지 안먹을지 결정할 거라는 두마디밖에 안하셨어요 ㅠ
제가 혹시 미국에 이주해도 괜찮을까요 질문드리니 아마 반절제라도 다른 병원 샘들은
약 먹을 것을 권유할거라고만 하셨어요. 계속 추적관찰해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선생님께는 물어보지도 못하고 간호사께 조직검사결과지를 보여주며 전이된 게 있나요? 물으니 슬프게도
갑상선 중앙 림프절 3개 잘라낸 것중에 2개가 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ㅠㅠ(가장 큰 건 1mm)
이럴 땐 모르는 게 약이 될수도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셨는데 혼자서 또 고민했죠
그런데 찾아보니 중앙 임파선전이는 크게 심각한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다시한번 기운을 냈죠
재발이 염려되어서 전절제하는 거 보다 혹시라도 나중에 재발되면 다시 수술하고 동위하면 되지..하면서
반절제에 감사했어요. 글구 흉터도 별로 진하지 않아서 정말 감사했구요~
이젠 운동도 열씸히 하고 음식도 좋은 것 먹고 즐겁게 살려구요~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구 힘내세요~~
◆갑상선질환 전문 사이트 갑상그릴라 ▶
★병명-병원명-담당의사명의 순서로 제목을 작성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 갑상선암 - 삼성의료원 - 홍길동의사 - 유두암 수술
첫댓글 고생하셨읍니다..
저도 0.5mm반절제 했는데 5개중 2개 미세하게 전이...
중앙임파선 전이는 빈도가 아주 많다고 들었읍니다..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시니끼..신경쓰지마세요..
네 감사해요~저도 전이 이딴거 신경 안쓰고 즐겁게 살려구요~
아이고 수고하셨습니다.. 건강관리 더욱 잘 하셔서 얼릉 쾌차하셔요...
감사함다^^ 님도 건강하세요~~
수술잘받으셨으니 몸관리 잘하셔서 더욱 건강하세요~~~저도 수술대기중이라 도움이 많이되네요^^~~~
감사해요^^ 수술이 생각보다 힘들지않네요
님도 그러길 바래요~~
글 감사합니다. 수술대기중이라 여러 고민이 많네요 저도 홍선생님 내년2월, 오랜기간을 기다려야하는건지...전이가 염려되서...
글중에 대체치료약이라는거 약 이름좀 알고 싶어요.
쪽지 주셨죠? 답장 드렸는데.. 기냥 한약이예요ㅠ
고생이많으셨어요 저도 중앙림프절 두개 전이 됐고요 악성혹도 0.5 양딸기님이랑비슷하네요 왠지모를 반가움 ㅜㅜ 전절제해서 저는 동위받아요,,,우리모두 화이팅해요 후기 감사해요..
작은 종양도 전이가 쉽게 되나봐요ㅠ
동위치료 잘 받으시고 얼릉 완쾌하시어요ㅋ
수술전날 컵라면 드셨다니~~ ㅋㅋ 글을 재미있게 쓰셔서 웃었네요
저도 수술하는날 새벽에 샤워했는데 ㅎㅎ
저는 강남 삼성의료원에서 4일 입원하고 2인실 사용했는데 2백3십만원 나왔어요
메피폼도 안주시던데~~근데 의사선생님, 간호사님 모두 엄청 친절하시고 좋았어요 병원 강추해요 (참고로 김지수 선생님 이어요)
댓글 감사해요~ 재익맘도 건강관리 잘 하셔서 재발없이 완쾌하시길 바래요^^
수술 수고하셨습니다...
전 남편이 아산병원에서7월12일 수술했습니다.담당교수쌤이 김상윤교수님인데 엄청 말을 아끼더라구요.옆에 따라다니는 전문의쌤에게만 엄청 질문많이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