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홈페이지가 맞는지 원..
수많은 책 소개 중에 하나 골랐어요. 통영이야기도 많고, 그리고 맨날 보는 사람이잖아요.
그렇게 바닥까지 긁으며 못읽은 것 같아, 한번 더 보고 싶기도 해서 퍼서 올려 봅니다.
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 완도순이던가. 한국에서 가장 큰 섬 순서로. 요따구나 외우려 드는 나의 건조한 심성으로
집은 커녕 절도 없는 떠돌일수밖에 없는 이 남자가 10년동안 500개의 섬을 가볼 궁리를 하고있으며 현재는 3년간 100개섬을 발로 걸은 글을 썼다.
이야기 나눌 사람이라곤 섬의 바람과 꼬부랑 할매 늙은 강아지들이었을 풍경이. 도시인들을 만족시키는 향수나 낭만과는 무관하게 잔잔하게 펼쳐지는 섬.
절절하게 외롭고 싶고 엄살조차 양심상 떨고 싶지 않을때, 세상살이가 부끄러워 질때 사람들이 미워질때. 뼛속깊이 고독을 잘금 씹고 싶을때. 그래도 내 옆에 따로 사람의 그림자 하나쯤 있어도 될때 이 남자를 따라서 머릿속으로 섬을 걸어보라.
박남준 시인이 아름답게 발문을 써줬기로 베낀다. ~~~~~
그리하여 아름다운 섬들의 풍경
박남준(시인)
한때 이런 꿈을 꾸던 날이 있었다. 몇 년 전 생명평화탁발순례를 다닐 때의 일이다. 밥을 얻고 노숙을 면한 잠자리를 얻어 자며 길 위의 삶을 시작했던 날들, 노고단에서부터 걷기 시작하여 한 달을 넘기고 두 달째에 접어든 지리산자락 어디쯤이었을 것이다.
행복했다. 이대로 삶이 다하는 날까지, 세상의 끝까지 걸어가고 싶었다. 홀로 남겨져 쓸쓸하게 서 있을 빈집과 한봉 벌 한 통과 꽃과 나무들과 텃밭의 채소들, 뒤뜰 작은 연못의 물고기들 염려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그랬다.
...... 말을 건넸다. 혹여 길을 가다가 내가 보이지 않거든 그쯤 어디에 나 저 깜박이는 별들의 하늘로 돌아갔으려니 생각해달라고 했다. ..... 비바람과 눈보라의 시간이 흘러 나무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무렵까지 혹여 나를 기억하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안주 삼을 정도면 된다고 했다.
그 후 강제윤을 만나며 ... 보길도, 저 바다 너머 섬마을, 그의 우거처였던 동천다려에서는 동백이 뚝뚝 각혈을 하며 땅에 떨어지듯 그가 그렇게 겨울 바닷바람에 맞서 모질게도 유배처럼 살고 있으리라 여겼다.
그는 다시, 훌쩍 보길도를 떠나 목수 일을 배우고 집을 짓는 일을 하며 역마처럼 떠다닌다고 했다. ...섬들과 섬들의 삶으로 발걸음을 떼어놓는 그의 소식이 바람결에 실려 왔다. 코끝에 소금기가 묻었는가. 가슴 한켠 파랑처럼 갯내음이 얼핏거렸다.
해가 기운다. 저문 겨울 밤하늘에 시리듯 푸른 별들이 배어나온다. 어디에서 늙은 곡비의 목 쉰 울음이 아른거리는가. 그대여 이밤, 어느 섬의 하늘 아래 외로운 파도소리와 별빛을 벗 삼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가.
...... 그리하여 아름다운 풍경이다. 눈에 보여지는 것만이 아닌 거기 담겨있는 진실일 것이다. ....오래 걷고 깊게 들여다 본 풍경과 그늘이 이룬 섬들의 이야기가 있다. 상처와 그 상처를 껴안고 쓰다듬어 치유로 나가려는 섬들의 이야기가 있다. 섬의 어제와 섬의 내일로 가는, 귀 기울이면 쓸쓸하나 쓸쓸하지 않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이 나라 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가만히 베개 밑에 놓는다.
~~~봐봐 그말을 따라서 나는 베게위에 누워서 책을 펼쳤더니 끄윽 끄억 더 슬퍼지는거 있지.
강제윤은 이렇게 말했어. '어제는 꽃이 피는가 싶더니 오늘은 또 눈이 내린다. ... 햇볕이 나자 눈은 흔적도 없다. 삶 또한 그러하다.
.... 나는 늘 삶에 대해 서툴다. 그렇다고 내 삶이 실수투성이인 것을 책망할 생각은 없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 또한 처음 살아보는 삶이 아닌가.
강제윤/ 떠돌이 시인/ 3년간 100여 개의 섬을 걸었다./
"제1부 바람이 불어오는 곳 1. 숲은 바람 속에서 깊어진다 - 거제 지심도 2. 죽음 곁에서도 삶은 따스하다 - 통영 욕지도 3. 성도 이름도 없이 '아무것이네' 하고 - 통영 연화도 4. 미륵 섬으로 가는 길 - 통영 우도ㆍ두미도 5. 자기 땅에 세 들어 사는 섬 - 통영 매물도ㆍ소매물도
제2부 가시나무도 제 가시를 숨기지 못하고 6. 한국의 이스터 섬 - 완도 여서도 7. 사람은 빛으로부터 왔다 - 완도 덕우도 8. 겨울 산이 가장 깊다 - 옹진 자월도 9. 해적 섬 - 옹진 대이작도ㆍ소이작도 10. 못 살아, 모래하고 밥 말아 먹고 못 살아 - 신안 임자도 11. 날 사랑 한다고 말해요 - 군산 어청도ㆍ연도
제3부 돌과 바람의 나라 12. 바람의 통로 - 제주 가파도 13. 생사 불이의 법당 - 제주 마라도 14. 바다는 이 행성의 피다! - 제주 추자도 15. 포로수용소의 추억 - 통영 추봉도 16. 삶은 사소함으로 가득하다 - 통영 비진도
제4부 달이 차고 기우는 그곳 17. 우리는 모두가 슬픔의 후예다 - 강화 볼음도ㆍ아차도ㆍ주문도ㆍ말도 18. 관음보살을 친견하다 - 강화 석모도 19. 괴뢰 섬을 아시나요? - 강화 미법도ㆍ서검도 20. 영국군 수병 묘지에서 쓰는 편지 - 여수 거문도 21. 외연도 사랑나무 아래서 - 대천 외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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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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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에 대해 서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 또한 처음 살아보는 삶이 아닌가. -----제일 맘에 들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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