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이방현] 지난 8월 8일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2006한국
로체 청소년 챌린저 원정대가 꾸려졌다. 15~19세로 이루어진 20명의 대원들은 ‘젊음은 바로 도전정신’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눈빛이 반짝인다. 이들 대원중 서푸름(17)양의 각오는 남다르다. 서양이 올라야 하는 봉은 네팔의 칼라파타르(5545m)이다.
에베레스트(8850m)를 정찰하는 최고의 지점이다. 전문산악인들도 쉽게 넘보기 어려운 곳이다.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서양이 칼라파타르봉에 도전하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인생의 쓴 맛을 한번 보았기 때문이다. 서양은 양궁유망주였다. 세계대회보다 어려운 국내대회에서 두곽을 나타냈다.
서양은 2001년
전국소년체육대회 초등부 개인 3위. 2002년 전국 문화관광부장관기 중등부 30m 2위. 2003년 전국소년체육대회 중등부 단체 1위. 2004년 전국종별선수권 중등부 단체 2위 등 촉망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 슬럼프에 빠졌다. 훈련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성적은 들쭉날쭉이 됐다. 그래도 2005년도엔 화랑기 전국시도대항 고등부 70m와 60m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시 활시위를 당기는 손에 자신감을 얻을 법도 했건만 여전히 코치와의 갈등과 어깨 부상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 동료들이 국가대표로 꼽히는 걸 지켜보면서 큰 좌절감에 빠졌다.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됐어요. 그래서 과감히 그만 두기로 했죠.”
결국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을 선택했다. 집안공부를 부모님은 굳이 반대하지 않았다. 여러가지 사는 방법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서양은 홈스쿨의 일환으로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번 로체 청소년 원정대의 지원도 네팔 현지 청소년 단체와 학교에 학용품과 의약품 등을 전달하고 자원봉사 교류사업이 있어서였다. 12월 28일부터 17일동안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해 가는 과정 속에서 한번의 좌절은
디딤돌로 작용할 것이다.
서양 못지않게 가슴 가득 꿈을 안고 있는 대원은 현재
순천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김강희(17)군. 2003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해 4월 중졸 검정고시와 8월 고졸 검정고시를 마치고 바로
수학능력시험에 도전. 이듬해 대학생이 됐다.
“지금까지 제가 선택한 길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친다는게 아쉬웠어요”라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그래서일까. 2005년도엔
포스코 주최 ‘물길따라 550리 섬진강 대탐사’에. 2006년엔 토지공사 주최 ‘대학생 생태환경 대탐사 3000리길’에 나서기도 했다. “체력적인 한계를 느껴본 적은 없지만 이번 원정은 조금 겁이 나기도 합니다.” 현재 김군은 발목을 조금 다친 상태.
고산에 대한 위험이 압박감으로 작용해 발목을 핑계로 그만둘까 싶기도 했다고. “제 꿈은 한국에도 히말라야 트레킹과 같은 여행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예요. 이번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아픔은 그저 진주가 되기 위한 조그만 상처일 뿐이다.
충북 율량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변유라(15)양은 “외교관이 꿈이에요. 지구 꼭대기에서 세상을 한눈에 보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밝혔다. 6세때부터 시작한 영어는 물론 지금은 중국어에 푹 빠져있다고. “스페인어도 배우고 싶고…” 눈보라를 이고 있는 산만큼이나 커다란 꿈을 꾸는 눈빛이 초롱하다.
2006한국 로체 청소년 챌린저 원정대는 한국아리랑 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네팔
한국대사관과 오투월드 등이 후원. 기아자동차와 K2코리아가 협찬한다.
지난 8월 12일부터 5차에 걸쳐 국내적응훈련을 가진 원정대는 12월 28일 인천을 떠나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 내년 1월 3일 텡보체(3860m). 5일 로체 남벽 베이스캠프(5200m). 7일 칼라파타르(5545m). 8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250m)에 오른다.
글·사진=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