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2. 05. 대경일보 게재 칼럼(50)
“통일연구원”의 ‘남북통합연구센터’ 설립을 환영
請道칼럼
김영시(정회원,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우리가 통일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통일은 반드시 준비해야 온다. 그리고 그 준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남북한 통합이다. 따라서 남북한 통합을 위한 공동 연구를 추진할 기관이 요구되며, 공동 연구 또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다행히 시의 적절하게도 통일 분야 유일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원장: 전성훈)’이 지난 2월 3일 남북통합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정책대안 개발을 위해 ‘남북통합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아울러 정치, 경제,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해 통일을 준비하고,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담당할 것을 밝혔다.
이 ‘연구센터’ 설립은 곧 통일의 부작용과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통합노력을 배가하는 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연구센터’의 설립은 법적·정치적 통일을 기준으로 볼 때, 지금까지의 통합논의는 주로 통일이전 단계의 경제통합에 중점을 두었지만, 이제는 통일 이후의 사회통합에까지 관심의 폭이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매우 크다.
그리고 이 ‘연구센터’는 정치, 경제, 과학기술, 교통, 보건의료, 법률, 사회, 교육, 역사, 문화, 심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부주제에 대한 미시연구를 통해 통일을 준비하고 기초를 다지는 역할과 ‘DMZ 세계평화공원 추진사업’도 이 센터의 중요한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필자는 ‘연구센터’가 이러한 연구주제들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낼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제정 25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남북기본합의서 체결로 한껏 고조되었던 그때의 통일열정이 부활하는 것을 보는 것 같다. 아울러 한동안 우리사회를 지배했던 ‘통일 부담론과 회피론’은 통일이야말로 민족의 블루오션이라는 ‘통일 이익론과 환영론’에 힘을 실어 주고 있는 것으로 본다.
현재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통합은 통일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할 과정이며, 국민 개개인의 실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에 통일 이후의 사회·문화·심리적 통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 통합은 한마디로 통일이 되면 불거질 남북 주민 간 이질성을 미리 극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통합은 통일을 준비하고 완성하는 실천과정이다.
또한 통합은 북괴 치하에 있는 주민들이 우리보다 통일에 큰 부담과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사는 데서 이뤄져야 한다. 남북이 함께 통합을 얘기하면 그들에게 우리 마음을 전할 수 있고, 대한민국에 흡수 통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론결집, 인도적 지원과 북한주민의 마음을 사는 노력, 민족동질성 회복, 통일외교 등도 모두 통합과정의 일부분인 것이다.
즉 통합을 중요시 하는 것은 ‘통합은 통일의 전후과정을 통괄하는 프로세스로서, 통일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점과 통일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연구센터’에서는 통합을 위한 노력을 통일에 앞서 지금 당장 해야 하고, 대한민국이 먼저 시작하면서 남북공동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에 이룩될 ‘통일대한국’에 대한 국민여론의 합치는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다. 이 같은 흐름은 통일을 갈망하는 국민적 욕구는 통일이 되었을 때 바로 활용 수 있는 미세한 분야에 대한 실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즉 통일 전후에 대비할 수 있는 세부주제에 대한 연구, 남북주민의 실생활에 직결된 ‘피부에 와 닿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독의 경우, 통일에 대비하여 동서독의 교통신호 체계나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합하는 등의 미시적인 문제까지 연구했다고 한다. 법적·제도적 통일을 ‘큰 통일’, ‘위로부터의 통일’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미시적인 연구는 ‘작은 통일’, ‘아래로부터의 통일’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남북통합연구센터’가 통합연구의 중심에 서서 국가적인 통일역량을 배양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로 통일되는 대한민국’ 건설에 이바지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아울러 통일의 경제적 편익에 대한 장밋빛 환상보다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강조하고 싶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