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로부터 가장 자주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사실 이런 질문 나오게 돼 있어요. 그래서 초보자 강좌 제1탄으로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도움말을 올려봅니다.
이 글은 시조사의 <희망의 소리>방송국으로 부터 R-818을 구입하신 김중심씨의 질문에 대한 대답인데,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여 약간 손질하여 올려봅니다. R-818 뿐 아니라 다른 아날로그과 디지탈 라디오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김중심씨 안녕하세요?
저도 올해 초에 그 라디오(R-818) 사서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도 듣고 버스 안에서도 듣는 사람이거든요. 라디오 후져서 그런건 아니고요, 단지 단파방송의 특징에 익숙치 않은 초보자는 단파라디오를 난생 처음 사면 원래 황당해 하게 돼있어요. 단파방송에 대해 감을 잡을 때 까지만요.
글쎄요, 저는 사람들이 AM방송을 FM방송보다 더 즐겨듣던 시대에 요즘엔 그런거 만들면 욕먹을, 감도 약하고 주파수 맞추기 힘든 단파라디오로 방송듣기 시작한 사람이라서 라디오 방송 듣는게 만만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항상 조작 간편하고 음질 선명하고 어디서나 잘 들리는 편인 FM방송 처럼 들릴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단파라디오를 사기 때문에 쉽게 실망해버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단파방송의 특성을 이해하여 이에 맞추어서 라디오를 들어보면 FM못지않게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는 것이 또 단파랍니다.
김중심씨가 영어방송을 못 듣게된 이유와 잘 들을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설명해 볼께요.
(1) 김중심씨가 시조사에 가서 라디오를 사가지고 나온 시간은 한낮일 겁니다. 그것도 한여름의 한낮... 이 시간대는 전리층 상태가 단파방송 전파가 멀리 퍼져나가는 데 불리해져서 방송도 잘 들리지 않게 되고, 그래서 방송국들도 그시간엔 방송을 거의 별로 하지 않아요. 게다가 그런 현상이 여름에는 가장 심해지죠. 그러니 듣기 어려웠을 거에요.
반대로 저녁부터 새벽까지의 밤시간, 계절적으로는 겨울이 되어 갈수록 전리층 상태가 단파에 유리하게 되서 방송도 잘 들리고 방송국들도 그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방송을 해요. 그러니 단파방송은 (당분간) 밤에 들어보도록 해보세요.
(2)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어가면서 들어보셨겠죠? 건물안에서보다 야외에서 훨씬 잘 들리는 게 사실이지만 주위에 건물들 특히 높은 건물들에 가려있거나 높은 산이 가린다던지, 고가도로나 육교, 다리 등의 밑이나 좁은 골목길, 터널 안을 지난다든지 하면 전파가 차단되서 잘 안들려요. 그리고 송전탑이나 전철의 고압선이 근처에 있다거나, 주위에 변전소가 있으면 고압전류에서 나오는 엄청난 전자파때문에 라디오에서 잡음이 엄청나게 끓게 되거든요? 근데 불행히도 시조사에서 회기역 쪽으로 가든, 청량리나 시립대 쪽으로 가든 여기 설명한 것들에 다 해당돼요. 단파방송(사실 FM들을때도 마찮가지지만)들을 때는 주위에 장애물이 없는 넓은 벌판 (학교 운동장 이나 한강 시민공원같은 곳), 도심지의 경우에는 건물옥상에서 가장 잘들리고 가능한한 높은 건물의 높은 층에서 잘 들리죠. 그리고 전력선이나 전화선, 집안에서는 컴퓨터나 TV, 전자렌지 등 가전제품이나 전기줄 가까이에서는 잡음이 엄청나게 생기니까 최대한 피하세요. 조명도 형광등 종류는 잡음의 강력한 잡음의 원인이 되니까 가능한한 백열등 켜고 들으세요.
(3) 어쩌면 안테나도 길게 뽑지 않고 들으셨을지도 모르겠군요. 단파는 필히 안테나를 길게 뽑아야 잘들리게 되요. 외부안테나 등이 있으면 더욱 좋고요.
(4) 집에 돌아와서도 방 한가운데나 마루 한가운데에서 들어보려고 애를 쓰셨는지 모르겠군요. 단파방송은 창가에서 안테나를 최대한 길게 뽑아놓고 라디오를 들어야 잘 들리죠.
(5) 사실은 가장 중요한 또 한가지. <2시의 데이트>를 듣고 싶어도 91.9MHz라는 주파수를 모르면 못 듣듯이 주파수를 모르면 당연히 힘들죠. 근데 단파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시간과 계절에 따라 목표로 하는 지역에서 잘 들리게 할 수 있는 주파수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한 주파수로만 방송하는 경우가 드물고, BBC World Service나 NHK General Service처럼 하루종일 방송하는 경우에도 주파수를 1-4시간 단위로 바꿔요. 그리고 하루종일 방송하는 경우는 드물고 15분-2시간 정도만 방송하고 종료하거나 다른 언어로 방송하거나 심지어 다른 방송국에게 주파수나 송신기를 넘겨주는 경우도 있죠. 동시에 여러 주파수로 방송하는 경우에도 수신지역과 그날 그날의 공간상태에 따라 잘 들리는 주파수가 있고 안들리는 주파수가 있는 거에요. 단파방송은 자기가 듣고 싶은 방송국의 주파수와 방송시간을 알고있어야 들을 수 있는 거죠. 주요한 영어방송 주파수는 자료실에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세요.
이상을 종합해서 영어방송을 잘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보죠.
1)우선 VOA든 BBC든 NHK든 일단 방송시간과 주파수를 알아놓은 다음,
2)해가 지기를 기다려서 밤시간에,
3)안테나를 최대한 길게 펴고,
4)집 밖이라면 옥상이나 공원에서, 집안이거나 차 안에서라면 창가, 그것도 가능한한 높은층의 건물이나 전력선등이 가리지 않는 쪽 창가로 가져가서,
5)천천히 다이얼을 돌려서 자신이 듣고 싶은 방송의 주파수에 맞춰보세요. 그리고 여러 주파수 중에서 가장 잘 들리는 주파수를 골라 들으세요.
아! 물론 건전지 닳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시고요.
이렇게 하면 95%는 방송 잘- 들리게 되 있어요.
그리고 나머지 질문들과 어드바이스 몇 마디...
1)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도 무슨 소린지 알아듣기 힘든 외국어 방송만 계속 듣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지쳐서 그만두고 단파방송 듣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럴때는 한국어 단파방송을 들어보세요. 외국으로부터의 한국어 방송은 외국어 방송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의외로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는데, 그것은 각 방송국에서 뉴스와 기획보도의 경우 자기나라말로 된 방송 대본을 표준으로 삼아, 이를 다시 각 나라 말로 번역하여 방송하기 때문에, 자신이 외국어 방송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한국어 방송을 들어보면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리고 단파방송은 그나라의 국내 문제나 국제문제에 대한 시사/뉴스방송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시사문제나 국제문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솔직히 이해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러니 한국어방송을 들어 둬야 외국어 방송을 들을 때도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있는 거죠.
2)라디오상자안에 이어폰 줄 뭉치 감아놓은 것 같은 안테나 들어있죠? 그걸 이용하면 라디오 감도가 몇배는 좋아져요. 창가에서 라디오 들을 때 그 안테나 한 쪽 끝의 철사를 엇갈리게 눌러보면 끝쪽에 작은 고리가 생기죠? 그 고리에 라디오 안테나 끝에 쪽을 집어넣고 손을 놓으면 끼워지겠죠? 그런다음 안테나를 거튼 레일 같은 것에 걸고 위아래로 늘어뜨리든, 커튼 묶는 줄 거는 고리에 걸어 가로로 걸쳐 놓든, 그런거 없으면 창 틀이나 벽에 못을 박아서 걸어놓든 하면 깜짝 놀랄 만큼 신호가 강해지고 안들리던 방송들도 들리게 되요.
3)이 카페나 단파방송에 대한 홈페이지들, 단파방송국 홈페이지에 단파방송 시간표와 주파수표들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찾아서 이용하시고요, 방송국으로 방송 잘 들었다고 메일보내주면 고맙다고 베리카드라는 기념 그림엽서와 함께 선물 왕창 보내주거든요? 특히 VOA에 부탁하면(한국어도 됨) Special English 단어장 보내줄 거에요. 중국어나 일본어 등의 자기나라말 방송강좌를 하는 방송국들에 부탁하면 그 교재도 보내줘요.(저도 그런 책으로 공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