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강의 : 지하철 승강장 종류의 분류
지하철을 타다 보면 승강장의 형태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승강장이 바깥쪽에 위치하여 한쪽 방향으로만 탈 수 있는 형태가 있고, 중앙에 위치하여 양방향 어느 쪽으로도 탈 수 있는 형태가 있다.
한쪽으로만 탈 수 있는 형태는 '상대식' 승강장, 중앙에 위치한 형태는 '섬식' 승강장이라고 부른다. 상대식은 승강장이 서로 상대하여 놓여있다는 뜻이고, 섬식은 플랫폼이 선로 사이에 섬처럼 놓여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승강장의 형태가 이처럼 다른 것은 역 주변의 지질조건, 역 지상의 도로 폭, 노선의 선형 및 배선계획 등을 설계시 고려했기 때문이다.
◇ 상대식 승강장 - '폼|선로|선로|폼' 의 구조
상대식은 가장 일반적인 구조의 승강장으로, 선로의 바깥쪽으로 승강장이 놓여 규모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이고, 시공도 용이하다.(승강장 규모는 3호선 남부터미널 같은 소규모에서 6호선 월드컵 경기장이나 2호선 종합운동장 같은 대규모까지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나중에 승강장 확장공사를 하기도 쉽다. 선로쪽을 건드릴 필요없이, 승강장을 앞 뒤로 연장하거나, 폭을 넓힐 수 있다.
◇ 섬식 승강장 - '선로|폼|선로'의 구조
선로 가운데 승강장이 놓여있어서 선로가 곡선화되는 구조로, 이런 승강장은 지상의 도로폭이 좁을 때 주로 건설한다.(예:3호선 종로3가역)
또는 지하철이 쌍굴 형태로 건설될 때, 상,하행이 원래부터 떨어져 있으므로, 역은 상,하행의 가운데 공간에 섬식으로 건설하기도 한다.
단일 굴에 지은 섬식 승강장의 경우에는, 승강장 앞뒤로 불필요한 공간이 형성되므로, 공간이용의 효율이 떨어지고 공사비가 증가하는 게 단점이다. 또한 섬식승강장을 확장하려면, 앞뒤로 확장하거나, 폭을 확장하거나 모두 선로를 움직여야 하므로, 공사가 무척 까다로운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섬식 승강장 앞뒤 공간에 회차선을 설치할 수가 있으므로 열차를 회차를 시킬 필요가 있는 역의 경우 섬식 승강장을 설치한다.(예:1호선 서울역, 청량리, 2호선 삼성)
더불어 각 시간대 별로 상행과 하행의 이용객이 큰 차이가 날 때는 섬식이 유리하다. 상대식이라면 한쪽 승강장은 놀려야 하지만, 섬식은 공통의 승강장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대방향 열차를 탔을 때, 섬식역에서 쉽게 반대로 갈아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2폼 3선식 - '선로|폼|선로|폼|선로'의 구조
이런 승강장은 중간되돌림시에 대단히 유리한 구조이다. 예를 들어 7호선 수락산역의 구조를 보면, 상행(도봉산 방면)으로 가던 수락산행 열차가 수락산역에서 종착한 후 되돌림할 때, 열차가 종착하면 상행승강장으로 승객을 내려주고, 되돌아서 출발할 때 하행승강장으로 승객을 받는다.
따라서 상행방면으로 계속 진행하려는 승객이나 수락산역에서 하행방면으로 가려는 승객이나 계단을 이용할 필요가 없으며, 열차도 회차선까지 들어갔다 나올 필요 없이 곧바로 반대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종착역 회차시에도 노선 말단쪽에 회차선만 있는 것보다 유리하다. 가운데 선으로 바로 되돌아 나오고, 다음 열차는 회차선에 들어갔다 나오는 방식으로 회차하면 회차용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예: 5호선 상일동, 6호선 봉화산, 7호선 온수 등)
◇ 쌍섬식 - '선로|폼|선로|선로|폼|선로'의 구조
차량기지와 연결된 종착역에서 한꺼번에 열차가 들어오거나 나갈 때, 열차를 폼에 정차해둔 채, 준비 작업을 할 수 있다. 즉, 차량기지에서 들어갈 열차나, 나온 열차가 일단 종착역에 정차한 뒤, 청소원이 차내를 청소한다던가 하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예:분당선 오리)
또한 보통 종착역에서는 오래 정차하고 있는 경우가 보통이라서, 측선이 없으면, 후속 출고차가 출고선에서 계속 기다리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데, 쌍섬식이라면, 후속 출고차가 맞으면 승강장에 미리 들어와 있는 등, 여유를 갖기에 좋다.
반면 쌍섬식 구조를 중간되돌림역으로 이용할 경우, 계속 진행방향 승객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한다. 4호선 산본역의 경우가 그렇다. 산본종착 열차의 경우, 상행승강장으로 종착하기 때문에, 산본시발 승객은 상관없지만, 산본종착열차를 타고 산본에 도착한 뒤, 안산방면으로 계속 가려는 승객은 계단을 이용하여 하행 승강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 1상대, 1섬식 - '선로|폼|선로|선로|폼'의 구조
보통 차량기지에 연접한 역에서 볼 수 있으며, 아침 등 차량출고가 빈번한 시각에 출고에 여유를 두게 해준다. 즉, 출고된 열차가 곧바로 본선에 들어가는 부담 없이 일단 1상대, 1섬식 역의 섬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시간에 맞춰서 본선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7호선 광명역의 경우, 차량기지와 연결된 선로가 하나 더 있으며 2호선 성수역(남쪽으로 3선만 보았을 때), 3호선 수서역도 있다.
또한 분기역의 경우, 두 방향에서 오는 열차가 한 선로로 한꺼번에 합쳐지는 것에 여유를 둘 수 있다. 열차가 본선에서 곧바로 합쳐지는 부담 없이, 우선 승강장에 들어가서 여유를 찾은 후에, 출발할 수 있다. (예 : 상일동발과 마천발이 합류하는 5호선 강동역)
◇ 쌍상대식 - '폼|선로|선로|폼|선로|선로|폼'의 구조
우리나라에서는 경부선 구로~용산 구간의 수도권 전철에서 볼 수 있으며, 1호선 신길역이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존 복선의 상대식 승강장에 추가로 복선이 선로별 복복선으로 설치되면서, 상대식 승강장이 옆에 덧붙여진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는 방향별 복복선이나 선로별 복복선에서 모두 완행과 급행의 환승이 불편하게 되어, 별로 쓸모가 없는 구조이다.
다만, 복복선이 완급분리로 운행될 때는 그런대로 쓸모가 있지만, 승객들에게 어떤 승강장에 열차가 먼저오는지 안내할 필요가 있다. (왼쪽 상행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른쪽 상행 승강장에 열차가 먼저 도착하는 불합리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1호선 화서역의 경우도 쌍상대식이다. 다만 화서역은 방향별복복선(경부선)의 내선에서 운행하는 급행(일반열차)이 모두 통과하므로 현실적으로 가운데 놓여있는 승강장은 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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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 20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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