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휴가에는, 내차옆에 텐트치고, 숲속 빈터에서 바비큐 파티 할거야
가슴 설레는 휴가철이 바짝 다가왔다.
요즘에는 값도 비싸고 예약이 힘든 호텔이나 콘도 대신 오랜만에 야외에서 자연을 만끽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캠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텐트 바로 옆에 차를 대고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오토 캠핑장도 늘고 있다.
오토캠핑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다.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발길 닿는 곳으로 가면 되기 때문이다. 잠을 자기 위해 예약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 차를 세우고 텐트를 치면 숙소이고. 식탁을 세우고 그릴을 설치하면 그곳이 바로 식당이다. 현재 오토캠핑 하기 적당한 오토캠핑장은 전국에 25~30곳 정도. 그중에서도 장안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방화동 가족 휴양촌은 인기 좋은 오토캠핑장이다.
방화동 가족 휴양촌이 자리한 곳은 전북 장수. 장수는 인근의 무주, 진안과 함께 '무진장'으로 불리운다. 전북의 무진장은 공기 좋고 물 맑은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이자 대표적인 청정지역이다. 방화동 가족 휴양촌은 그 곳 장수의 장안산(1237m) 기슭에 자리한다. 면적은 약 24만 7000㎡로 가족 단위부터 대규모 동호회까지 선호도가 높다.
입구의 관리사무소에서 입장료(어른 2천원, 청소년 1천5백원, 어린이 1천원)를 내면 방화동 가족휴양촌 혹은 방화동 자연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다. 오토캠핑장에 텐트를 칠 계획이면 시설 사용료(5인 이하 소형텐트 5천원, 6인 이상 대형텐트 1만원/1일 기준)를 내면 된다.
아름다운 물도리동(물이 감싸도 돌아나가는 지형의 땅)의 풍광을 감상하며 안으로 들어서면 2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 기다린다. 차 한 대 세우고 바로 옆에 텐트를 칠 수 있도록 구획이 정리되어 있다. 이리저리 짐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으며 취사장을 끼고 있음은 물론이다. 캠프장 중앙에는 넓은 잔디광장이 있어 아이들과 놀기에 좋다.
더 안쪽은 방화동 자연휴양림으로 12평형과 16평형을 갖춘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등 숙박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니 혹 야영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이곳을 이용하면 된다. 더불어 산책로, 여울목교, 물놀이장(사진 1), 지압로 등이 있다. 이어지는 계곡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장안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반길에는 영화 '남부군'의 촬영장소도 만나게 된다. 장안산 정상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린다.
시원한 물놀이와 야생화 관찰 등도 함께 할 수 있으니 방화동 가족휴양촌의 하루는 짧기만하다. 하지만 낮보다 더 아름다운 때는 저녁이다. 산을 붉게 물들이며 넘어가는 저녁 해와 야외 바비큐 파티, 하나 둘 켜지는 텐트의 랜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과 별 헤는 밤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죽림정사의 벽화… 번암오일장 등 주변 볼거리도 풍성
방화동 가족 휴양촌에 머물렀다면 잠시 틈을 내 주변 여행을 해보자. 남쪽으로 번암면 댐 아래에 죽림정사(사진 2)가 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중 한 분인 용성 스님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용성스님은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인재를 기르고 자금을 모아 독립운동 기금으로 전달했다. 죽림정사에서는 생가뿐 아니라 용성스님의 생애를 그린 교육관 벽면의 벽화가 볼만한다. 죽림정사 가는 길에 날짜가 맞는다면(끝자리가 1일과 6일) 번암장(사진 3)도 볼만하다. 규모가 작은 동네 단위의 오일장이 정겹다.
죽림정사에서 743번 도로를 타고 경관이 수려한 지지계곡과 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무룡고개를 지나면 논개생가다.
장수의 명물, 논개생가와 논개사당
논개는 1574년 현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주촌 마을에서 부친 주달문과 어머니 밀양박씨의 외동딸로 4갑술(갑술년, 갑술월, 갑술일, 갑술시)의 사주를 안고 태어났다. 논개란 이름은 딸을 술(戌)시에 낳았으니까 개를 낳은 것과 같고, 거꾸로 읽으면 '놓은 개' 즉 논개가 되므로 역신도 시샘을 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논개나이 17세(1590년)때 담양부사인 최경회와 부부의 연을 맺었으나 2년 뒤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남편 최경회가 순국했다는 소식에 관기처럼 곱게 단장한 주 논개는 촉석루 아래 바위에서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안고 남강 물에 투신하여 순국한다. 논개생가에서는 논개가 어린 시절 뛰어놀던 단아정이 아름답고, 논개의 백색 석상과 논개 기념관 입구에 걸린 논개 영정 등 각종 자료가 볼만하다.
조선향교의 미를 보여주는 장수향교
장수읍 두산리에는 논개사당인 의암사(사진 4)가 있다. 논개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논개 사당 앞으로는 드넓은 두산제(사진 5)가 펼쳐져 논개사당을 찾는 이들에게 시원한 경관을 제공한다. 더불어 논개 사당 위쪽 의암루는 장수 군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수 제일의 조망지다. 지척에는 보물 제272호로 지정된 장수향교(사진 6)가 있다.
조선 태종 7년(1407) 제사와 지방민의 교육을 위해 나라에서 세운 지방교육기관으로 임진왜란 때에도 피해가 없어 조선 전기 향교의 형태를 잘 알 수 있다.
19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면 천천면 월곡리 일대 23만여 평 규모의 승마리조트 '블루 새들(Blue Saddleㆍ사진 7)'이 나온다. 각종 승마대회를 개최해온 월곡승마장과 연계된 시설로 실내외 마장 3동과 170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마방 10개 동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승마 레저시설이다.
예약을 통해 승마체험이 가능하며 승마체험비는 1인당 4만원 정도. 블루새들 리조트 내에는 실내수영장과 스쿠버 풀, 대강당, 연회장, 양. 한식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TIP] 축제 및 행사 정보
● 한여름 밤 장안산 도깨비 축제 : 8월 2일, 장안문화예술촌 일대 ●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 : 9월 6 ~ 9일, 의암공원 일대 ● 의암 주논개 대축제 : 매년 음력 9월3일부터 3일간
● 장수군청 : www.jangsu.go.kr 063)350―2537 ● 블루 새들 승마 리조트 : www.bluesaddle.co.kr ● 방화동 가족휴양촌 : www.jangsuhuyang.kr/Banghwa2 ● 논개 생가 : 063)352―2550 ● 죽림정사 : 063)353―0108
알아두면 유익한 캠핑 노하우 10가지
1. 짐은 라면 상자에 종류별로 차곡차곡 먼저 자동차 트렁크부터 치우자. 그리고 트렁크 사이즈에 짐을 맞춘다. 욕심은 금물. 꼭 필요한 물건만 챙긴다. 라면상자를 몇 개 구해서 종류별로 짐을 차곡차곡 넣는다. 이리저리 옮기기 쉽고, 야외에선 근사한 보관함 역할도 한다. 혹 잃어버려도 크게 아쉽지 않다. 짐챙기는 요령은 '넣기도 쉽게, 빼기도 쉽게'. 마구잡이로 쑤셔 넣으면 꺼낼 때도 고생이다. '정리정돈 철저'는 성공적 캠핑의 첫걸음이다. 2. 음식 재료는 잘 다듬어 반조리 상태로 '파도 한단씩, 계란도 한 줄씩'은 곤란하다. 필요한 만큼 정확한 개수를 챙겨간다. '남으면 가져오지 뭐'이런 생각은 오산. 짐이 금방 넘친다. 캠핑장에선 '메인 메뉴'가 많지 않다. 밑반찬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 메뉴를 정하면 재료는 '준비완료'가 돼야 한다. 캠핑장에서 씻고 자를 필요없이 코펠에 넣기만 하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뜻. 대신 미리 썰어두면 상하기 쉬운 감자 등은 씻어만 둔다. 캠핑장의 요리 지침은 '최대한 간편하게'다. 3. 조미료는 카메라 필름통에 필름통은 100% 방수.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필름통은 크기가 작아 식초ㆍ소금ㆍ설탕ㆍ후추ㆍ고춧가루 등을 나눠 담아도 큰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습도ㆍ온도 변화에도 강하고 밀폐성도 뛰어나다. 사실 필름통과 음식 용기는 같은 재질.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견출지 붙이는 일을 잊지 말자. 국 간을 설탕으로 맞추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4. 텐트, 버너… 미리 꺼내 점검 캠핑장에 와서야 냄새 나는 텐트, 불 안붙는 버너, 녹슨 코펠을 확인했다면 낭패. 출발 전에 미리 꺼내 살펴 보자. 텐트는 집에서 한 번 이상 설치해 봐야 한다. 폴대가 부러졌거나 텐트 원단이 찢어졌는지도 살펴야 한다. 비가 샐 수 있으니까. 텐트 구멍은 주로 담뱃불 때문이다. 여기에는 수선 테이프가 그만이다. 잘라서 붙이면 감쪽같다. 수선 테이프는 아웃도어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5. '캠핑의 흔적'…그곳이 명당 텐트는 어디에 쳐야 할까? 경사진 곳은 피해야 한다. 5인용 텐트라면, 가로ㆍ세로 폭을 어른 걸음으로 다섯 걸음씩 잡으면 된다. 초보자라면 '텐트의 흔적'을 찾아보자. 다른 사람들이 텐트를 쳤던 장소는 이미 검증된 자리. 네모 반듯하게 풀이 누워있거나, 돌멩이가 치워져 있게 마련이다. 이런 곳은 비가 와도 물이 잘 넘치지 않는다. 캠핑지는 그늘이 있고, 차량 접근이 쉽고, 식수를 구하기 쉬운곳이어야 한다. 그래도 그냥 산좋고 물좋은 곳만 찾아선 자칫 무료해지기 쉽다. 물놀이나 낮잠도 한 두 번이면 지루해지기 십상. 테마가 있는 곳을 고른다. 가령 유명한 사찰이 있거나, 문화 유적지가 있다면 더 좋다. 6. 인근 병원과 비상연락처도 꼭 체크 너무 외진곳은 피한다. 갑자기 환자가 생기거나 기상악화로 고립될 수 있다. 캠핑지도 큰 이정표가 있거나 전화로 쉽게 설명 할 수 있는 곳이 좋다. 휴대전화가 터지는 곳인지도 꼭 체크할 것. 캠핑장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 연락처 확인은 기본. 아이가 있다면 더욱 그래야한다. 근무 시간과 응급실 유무, 야간 비상 연락처도 꼭 챙긴다. 7. 가족 모두 역할 분담을 캠핑 갔다가 스트레스만 받았다면, 가지 않는게 더 나을 수 도 있다. 운전도 혼자, 텐트 칠 때도 혼자, 음식 준비도 혼자, 설거지도 혼자. 당연히 녹초가 될 수 밖에. 캠핑의 매력은 '함께'에 있다. 아들이 폴대를 잡고, 아빠가 텐트를 치고, 딸이 야채를 씻고, 엄마가 찌개를 끓일 때 알콩달콩 재미가 살아난다. 아이들은 은연중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충분히 소화할만한 역할을 아이들에게 하나씩 맡겨보자. 그게 바로 캠핑의 알맹이가 될 것이다. 8. 운치 만점의 빗속 야영 여름 휴가는 장마철과 겹친다. 캠핑 갔다가 비를 만나는 일도 종종 생길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비만 오면 짐을 싸고, 비에 흠뻑 젖은 채 투덜대며 캠핑장을 떠난다. 빗소리를 즐겨보자, 빗속에서 캠핑의 운치는 더해질 수 있다. 물론 안전한 장소에 텐트를 쳤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한다. 텐트에 누워 듣는 빗소리는 '운치 만점'. '타닥, 타닥, 타닥' 하는 빗소리를 들으며 가족들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눠보자. 캠핑의 백미가 될 것이다. 요즘은 천장의 일부가 비닐로 된 텐트도 있다. 누워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걸 감상 할수 도 있다. 9. 현지 특산물로 별미 상차림 캠핑지의 특산물을 미리 알아보고 별미 요리를 준비해보자. 시골 장터에 가면 지역 특산물을 구하기 쉽다.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자란 제철 과일과 야채는 시골장만의 매력. 캠핑지가 흑돼지로 유명한 곳이라면, 야채와 양념 등 부가 재료는 집에서 챙기고 고기만 현지에서 사는 식이다. 10. 출발은 새벽에, 귀가는 밤에 휴가철에는 늘 차가 많이 막힌다. 고속도로가 아예 주차장이 되기도 한다. '갈때도 짜증, 올때도 짜증'이라면 휴가의 의미가 없다. 여름에는 날이 일찍 밝으니 오전 6시 이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차가 막히지 않으니 기름도 아끼고, 시간도 아끼고 그야말로 일석이조. 도착해서도 느긋하게 텐트를 치고, 하루를 통째로 즐길 수 있다. 대신 돌아올 땐 오후 9시쯤 떠나자. 흔히들 아침이나 점심을 먹자마자 짐을 챙긴다. 그러면 십중팔구 도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밤에 떠나면
다르다. 막히지 않는 차로를 쌩쌩 달릴 수 있다.
캠핑 장비 구입 체크 포인트
텐트 ◆ 인원수보다 1~2인 큰 것이 좋다. ◆ 폴의 수가 적을수록 설치하기 편하다. ◆ 원터치나 자동설치 텐트는 피한다. 악천후에 약하다. ◆ 바닥 깔개와 실내용 스펀지 매트리스 등 액세서리도 함께 구매한다. ◆ 애프터서비스 여부를 확인한다. 가스버너 ◆ 가스안전공사의 '검'마크를 반드시 확인한다. ◆ 연료 호환용 어댑터가 있는지 확인한다. ◆ 화력이 세고 무게중심이 낮아야한다. ◆ 바람막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
코펠 ◆ 클수록 좋다. 작으면 열 손실이 많고, 음식물도 넘치기 쉽다. ◆ 코팅된 프라이팬이 좋다. ◆ 손잡이와 뚜껑 꼭지가 불에 강한지, 몸체와 단단하게 연결됐는지 따져본다. 자칫 음식물을 옮기다 손잡이가 부러져 화상을 입을 수 도 있다. 가스랜턴 ◆ 가장 밝은 것을 고른다. ◆ 두 개 이상을 준비한다. 캠핑장에는 나방이 많다. 하나는 최대한 밝게 해서 멀리, 하나는 중간 밝기로 사람 가까이에 둔다. ◆ 부품 구하기 쉬운 걸로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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