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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올해는 정말 폭력시위가 없기를 바란다. 어제 평택시위가 평화적으로 끝남에 따른 전의경 부모의 한사람으로써 나의 진심어린 마음이다. 2006년 11.15일 농민의 날도 평화적으로 끝나면서 비폭력원년으로 마무리되는 꿈도 미리 꿔본다.
그러나,이제 병가를 끝내고 복귀하는 부상병 아들에 대한 회한어린 속내도 또한 감출 수 없다. 이제 겨우 입대 6개월 반 밖에 안 지난 놈의 이력서가 기가 맥힐 정도로 화려하다. 논산훈련소 4주...경찰학교 3주...서울기동대 1달 반...경찰병원 2달...병가 15일...휴가 10일. 작년 농민대회만 무탈하게 넘겼스면 됐슬낀데...에라 이 등신 쪼다 같은 놈아! 봐라! 이젠 우리 부모들이라도 나서서 비폭력을 이끌어내지 않느냐구...
시위? 폭력? 진압? FTA? 개방?...이런 건 기성세대들의 문제일 뿐이다. 심지어 자기가 동원되어 가서 다친 시위의 원인?...조차도 모른다. 농민들이 왜?...국회의사당앞에서 난리벅구통을 치는지 그 원인도 모른다. 아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시위에 동원 되면서 사회갈등에 대한 젊은이로써의 고민을 한다고?...웃기는 소리다.
나는 1달간이나 집에 와서 뒹굴다가 오늘 귀대하는 부상병 아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9시 뉴스고 뭐고 뉴스같은 데는 관심없다. 심지어 즈거들이 나오는 시위뉴스도 관심없다. 전의경 부모들의 모임?...이런데도 별 무관심이다. 비폭력시위에도 관심이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부모의 관심일 뿐이다.
오로지 테레비전의 오락프로그램에만 하루종일 관심있다. 오로지 친구 만나는 일에만 하루종일 관심이다. 오로지 자기 소대에서의 고참들과의 관계나 내무생활 자체에만 관심이다. 자기 아래 쫄병이 몇명이 더 들어왔느냐가 그에겐 중요하다.
아들은 이제 만으로 갓 스물을 넘겼다. 아직 가치관도 인생관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그들에게서 국가가 무엇을 요구하겠는가? 천진난만한 아들에게 누가 돌을 던졌던가?
부상한 아들은 언젠가는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그러나... 나는 이런 모순에 대하여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왜? 시위에 맨앞에 서야하는지?
왜? 저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나를 향해 돌진하는지?
그 이유라도 그들에게 명확히 설명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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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13.강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