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곳이 있었어요~ 푸른 하늘을 우러러 보다 - 제천시 제천터미널

[Maximum]

충청북도 제천.

의림지와 충주호(청풍문화관광단지) 등으로 유명한 고장으로,

충북에서 청주, 충주 다음가는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70여년 전만 해도 별 보잘 것 없던 시골이 지나지 않았으나,

중앙선 철도가 들어서고 충북선, 태백선이 연결되어 철도의 중심지로 급성장한 곳.

워낙 철도가 강세였던 지역이기 때문에 버스터미널은 도시 규모에 비해 보잘 것 없는 모습이다.

 제천역이 시가지 남쪽에 으리으리한 규모로 아주 크게 자리잡고 있다면,

제천터미널은 동네 골목 사이의 조그만 공영주차장처럼 숨어있는 형태다.

골목 사이로 숨어있는지라 찾기도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며,

원주, 영월, 평창 등 강원도와의 접근성이 무척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충주에 비해 그 역할이 굉장히 작다.

 철도가 강세인 지역이라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조그만 제천터미널.

비록 큰 역할은 못할 지언정, 주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제천터미널은 제천역 북쪽 1.6km 전방에 위치해있다.

대부분의 터미널들이 시내 한복판(개량전) 아니면 시내 외곽(개량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제천시의 경우는 전자, 즉 시내 한복판에 터미널이 있는 경우이다.

하지만 시내 한복판이라고 하기엔 약간 어정쩡한 위치,

중심가에서 살짝 벗어난 변두리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저 앞으로 보이는 사거리가 제천시에서 가장 상권이 발달한 중심지이다.

하지만 제천시가 워낙 조그만 도시인지라,

저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변두리의 쇠락한 동네가 펼쳐지는데,

바로 제천시외버스터미널도 그런 변두리에 위치한다.

중심가와 가깝긴 하지만 결코 접근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제천터미널은 조금은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고속도로 쪽으로 나가려면 시내를 관통해 남쪽으로 쭉 가야만 한다.

하지만 터미널 건물은 도로의 북쪽 선상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터미널 입구에 버스 주유소와 함께 터미널 주차장 입구가 그대로 나타난다. 

 

 수시로 드나드는 버스와 택시, 그리고 자가용을 뚫고 지나가야 터미널로 들어갈 수 있다.

더욱이 큰 도로가 없는 변두리 골목에 위치해있어 그 혼잡은 더욱 가중된다.

하지만 이런저런 여건을 따지지 않고 단순하게만 본다면 더 없이 여유로운 곳이기도 하다.

 

 동네 골목 한복판엔 전혀 없을법한 으리으리한 건물.

바로 이 곳이 제천시외버스터미널이다.

시외터미널앞 골목을 따라 조금만 더 걸어들어가면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나오는데,

동부고속에서 40~50분 배차로 운영하는 강남행이 전부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곳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비록 철도가 강세인 제천이라고는 하지만 철도로는 이동하지 못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각 지역으로 가는 터미널의 수요도 꽤 되는 편이다.

그러나 어느 지방 소도시와 마찬가지로 상당수는 서울로 왕래하는 사람들이다.

그 외에는 원주, 충주, 청주 등 주변 중심도시로 왕래하는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좁고 긴 형식을 하고 있는 제천터미널 맞이방.

나름대로 갖춰질 건 다 갖춰졌는데 뭔가 2%의 부족함이 느껴진다.

이웃한 원주, 충주의 터미널이 너무나 방대한 규모여서 비교되는 것인가...

 

 매표소는 내부의 중앙에 있다.

주변풍경만큼 독특하게 생긴 매표소.

판매대가 사람 두명이 들어가기도 버거울 것 같아 보이는데다,

그리고 커다란 시각표에 가려져 허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충청권 대부분의 도시들처럼 제천 또한 자동발매기를 매표소 맞은편에 설치해놓았다.

오히려 좁디좁은 매표소보다 자동발매기의 규모가 훨씬 큰 편이다.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함은 있지만, 사람이 많고 혼잡할 때 이처럼 좋은게 또 있으랴.

이따금씩 관리가 잘 안되어 말썽만 부리지 않는다면 더없이 좋은 물건이다.

 

 강남(동부고속, 40~50분 배차)행을 제외한 모든 버스가 운행하는 제천시외버스터미널.

의외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철도가 들어가지 않는 동네보다 철도가 들어가는 동네의 버스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같은 중앙선 라인인 단양, 영주행과 태백선 라인인 영월, 고한, 태백행 버스가 다수를 차지하고,

인접지역이지만 철도가 들어가지 않거나 그 영향력이 약한 평창, 정선, 강릉, 안동행이 적다는 거다.

 물론 단양/영월 등 제천에 소속된 생활권을 영유하거나 하는 특수한 상황도 고려해야겠지만,

대체적으로 철도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일수록 버스 연계가 잘 되는 현상이 보이기는 한다.

 영남권은 영주를 제외하고는 연계가 약한 편인데,

부산이 하루 4회, 동대구-울산행 '우등고속'이 각각 11회, 6회씩 운행한다.

올해 6월 2일부터는 경주/포항으로 다녔던 버스가 중단되어 이쪽으로 가려면 동대구에서 환승을 해야하는 불편함이 생기기도 했다.

 

 영남권이 아닌 경기/충청권을 들여다보면

역시 가장 교류가 많은 인접도시 원주행 버스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강남행과 피터지는 경쟁을 벌이는 동서울행이 30분 간격으로 강남행보다 조금 더 조밀하게 운행한다.

이 외에도 충북선 라인인 충주/주덕/음성/증평/청주행 버스도 30분 내외로 비교적 자주 운행하는 편이다.

 수도권으로 가는 버스는 서울을 제외하면 대부분 고루 운행하는 편인데,

이천 경유 인천행이 하루 11회, 수원행(무정차)이 하루 8회, 성남 '우등고속'이 하루 7회,

의정부행 하루 5회, 고양행 하루 4회, 안양/부천 하루 6회 운행한다.

 

 제천터미널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낡았다.

시가지가 형성되고 있었던 70~80년대 초반무렵 시내 한복판에 같이 지어진 터미널인데,

제천이 크게 확장되지 못하고 낙후되면서 터미널 또한 낙후현상이 심해졌다.

승차장의 의자는 금세라도 무너질 듯 삐걱거리고,

승차홈은 주차장 바닥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서울, 원주, 충주, 청주, 단양, 영월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버스편이 열약한 편인데,

수요의 문제도 있겠지만 터미널 부지가 좁고 노후화된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차장 바닥은 이미 곳곳에 깊게 패여 물이 한가득 고여있고,

체계적으로 주차장이 만들어지지 않아 버스도 아무렇게나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다.

 

 사람을 태우는 공간, 그래서 안전문제에 더욱 유의해야 하는 승차장 공간.

하지만 관리가 거의 되어있지 않아 바닥은 깊게 패여 진흙으로 뒤덮여있고,

곳곳에 패여 물웅덩이도 생겼다.

사람이 밟는 공간과 차가 지나다니는 공간의 경계선마저 모호한 이 곳.

 아무리 제천역에 비해 입지가 좁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관리는 필요할 것이다.

골목길에 입지한 접근성의 악화와 노후화가 겹쳐 제천터미널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시내 외곽으로의 터미널 이전 또는 대대적인 터미널-주변지역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제천의 맑고 푸른 하늘을 가슴 깊이 담아, 좀 더 새로운 것을 그리며 한 글자씩 염원해본다.

[대원고속우등]

착각하신것인지, 오타가 나신건지 모르겠지만 강남행은 동양고속이 아니라 동부고속(동부익스프레스)입니다...

[Maximum]

다섯번째 사진에서는 제대로 표기했는데 열번째 사진에서는 실수한 듯 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대원고속우등]

제천 북부정류장은 그냥 길거리에서 타는곳이죠..ㅋ북부정류장 승차장 뒤에있는 슈퍼에서 매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진시내]

제천 터미널도 예전보다 차가 많이 줄었네요... 상동,태백 행 직행버스가 정말 눈에 띄게 많이 줄었군요;; 항상 글과 사진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호원,이천버스]

제천시외터미널도 리모델링을 했네요. 시간표도 깔끔하게 바뀌고..

[경남배돌이]

글 올리실적 마다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