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의 축제라 알려진 태인면의 피향정문화축제가 13,14 양 일 간 태인 피향정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축제 팜플렛을 보면 유성엽 시장과 나란히 인사말을 하는 사람은 태인면 면장이 아니라 태인청년회의소 김양수 회장(권한대행)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 태인면 축제의 주체는 면사무소가 아니라 젊은 청년들이다. 민간단체가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행사를 이끌어간다는 사실은 태인면민들이 태인지역에 갖는 높은 문화적 자긍심을 반영한다.
연꽃으로 가득 찬 연방죽을 상상하며 피양정에 가서는 안된다. 원래 상연지, 하연지 두 개의 커다란 연방죽이 있어서 태인은 연꽃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현재는 상연지가 소실되고 하연지도 상당히 축소된 상태로 남아있다. 그 하연지 둘레로 연꽃이 명목만 유지한 상태로 피어있다. 따라서 이 날 피향정축제의 중심은 연꽃이 아니다.
주최 쪽도 이 점을 인지하여 행사마당 가득히 태인지역에 널려있는 문화재를 전시함으로써 이번 축제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태인청년회의소 김양수 회장대행에 따르면, "피향정이 여전히 중심이긴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한 태인소재 문화재들을 알리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이다."
특히 정읍시 동북부 6개 면을 아우르는 태산선비문화권 개발 열풍과 맞물려 태산문화권의 중심은 태인 임을 알리려는 데 이번 행사의 초점이 모아진다. 태인에는 피향정 뿐만 아니라 태인동헌과 만화루로 유명한 태인향교가 있어 태인이 태산지역의 중심지라고 태인면장은 소개한다.
올해는 연꽃이 전면에 나설 수 없었지만 연꽃이 피향정축제의 핵심이고 태인의 상징물이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었다. 지금은 소실된 상연지를 복원하여 예전의 상하연지 체제를 유지하려는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정읍시 측에서는 상연지 복원에 적극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전해진다. 상연지 자리에 건물이 들어차 있는 점등을 우려한 것이다. 대신에 하연지 아래쪽에 있는 논들을 매입해서 하연지를 대폭 확장하여 연꽃을 가득 심을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태인청년회의소가 자리한 함벽루에는 태인소재 문화재 사진전과 연꽃 사진전시회가 마련되어 있었다. 품바특설공연, 청소년댄스가요제, 트롯가요제 등의 프로그램은 선선한 저녁시간에 배치되어 있었다. 한낮 동안에는 시민 참여마당으로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코너가 마련되었는데 노인들로 붐볐다.
피향정의 피자는 나누다, 쪼개다, 들추어내다, 입다의 뜻을 지닌다. 이로써 피향정의 뜻을 음미해보면 향기를 나누는 정자, 두 연방죽의 향기를 쪼개는 정자, 연향을 들추어내는 정자, 연향을 입고 있는 정자 등 풍부한 맛이 나도록 해석해 볼 수 있다. 어느 것을 갖다 붙여도 연향이 물씬 풍긴다.
내년 피향제축제에서는 연꽃 가득한 연방죽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본다. 연향 걸친 8월의 피향정에 서 볼 수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