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 되어서도 현역으로 남는 검객(劍客)이 되고 싶습니다. 지역 검도 보급과 검도 후진양성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국내 검도 고수 중 가장 높은 승단은 8단. 예전에는 9단까지 승단을 주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아무리 고단자라 하더라도 9단을 주지 않는다.
현역 경찰로서 검도 고수 중 가장 높은 8단을 획득한 검객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김국환(52·청주동부서 정보과 경위) 청주시검도회 실무부회장. 김 부회장은 검도인생 36년만에 검도 최고경지인 8단으로 승단한 것.
김 부회장이 죽도를 처음 잡은 것은 청주농고에 입학한 지난 1972년.
상대방을 제압하는 외마디 기압과 빠른 발놀림,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단련에 매력을 느껴 무턱대고 검도에 입문한 김 부회장은 검도특채로 경찰에 입문하게 됐고, 무도대회 개인전 우승으로 특진까지 하는 등 그의 삶에 검도를 빼놓고서는 할 얘기가 없을 정도이다.
현재 충북도내에서 8단을 보유하고 있는 검객은 고규철 청주시청 검도부 감독과 오세억 전 충북도검도회장, 그리고 김국환 부회장 등 3명.
검도는 만 39세 이상이 되어야만 7단 응시자격이 주어지고, 7단으로 승단한 이후 10년이 넘어야만 8단 승단 기회가 주어진다.
일본의 경우 1천여명의 검객이 도전해 8단 승단되는 사람은 고작 5~6명 정도서 시험 중 가장 어려운 시험이 검도 8단 승단이란 말도 있다는 것.
김 부회장은 검도 입문 이후 이미 전국대회 50여회의 화려한 입상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는 후진양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22년간 충북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했으며, 마지막으로 전국대회 죽도를 잡은 것은 그의 나이 불혹을 앞둔 39세이다.
또 그가 6년간 도검도회 전무이사로 재임했던 시절, 충북대표팀은 전국체전 4연패라는 대한검도회 역사상 깨지지 않는 전설을 이룩하기도 했다.
"검도인에게 승단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검을 잡고 산다 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늘 수련하는 마음으로 검을 잡고 죽도와 싸우죠.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신력 밖에는 없어요."
검도인생을 살아 온 김 부회장은 후진양성을 위한 마지막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유도·태권도·검도 등이 충북체육의 효자종목임은 확실하지만 아직까지 검도만 종합체육관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전용체육관을 건립해 후배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훈련해 더욱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