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를 만든 영국출신 놀란 감독의 헐리웃 입성작. 1970년생이니까 한국 나이로 33세. 동명의 노르웨이 영화를 리메이크함.
장르는 범죄스릴러.
LA의 강력계 형사 윌 도머(알파치노)와 햅(마틴 도노반)은 여고생 케이의 살인사건 수사를 지원하기위해 알라스카에 파견된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윌 도머가 증거를 조작한 과거 살인사건을 경찰 내사과에서 파헤치려하기 때문에 잠시 도피한 것이다. 그 일이 밝혀지면 도머가 수사관으로서 이룬 명성은 하루아침에 추락하게된다.
(윌 도머는 자신의 판단하에 마땅히 심판받아야할 살인자가 증거부족으로 풀려나지 못하게 증거를 조작한 적이 있었다.)
알라스카의 신참내기 여형사 엘리(힐러리 스웽크)는 경찰학교 시절부터 도머의 명성을 알고있었기에 그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노련한 경험과 관록으로 도머는 도착하자마자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시작하고 현지 경찰들은 그의 예리한 관찰에 압도된다.
한편, 젊은 형사인 파트너 돕이 내사과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선배인 윌 도머에게 비치자 그는 못마땅해한다.
안개가 많이낀 날. 범인을 잡으려고 숲 속의 오두막 주변을 잠복근무하던중 윌 도머는 범인을 추적하다가 총을 한발 발사하게된다.
하지만, 범인이 아닌 동료형사 돕이 대신 총을 맞고 그를 원망하며 죽는다. 윌 도머는 우연한 사고에 당황하고 범인이 돕을 쏘고 달아난 것 처럼 상황을 조작한다.
그 일 이후, 범인인 윌터 핀치(로빈 윌리엄스)에게 위로의 전화가 온다.
그 자신도 우연한 살인을 저질렀다며 서로 눈감아줄 것을 제안한다.
이 영화의 중심스토리는 이제 부터다.
죄의식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윌도머의 무의식과 의식에 관한 것이다.
윌도머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의 유일한 목격자가 바로 자신이 잡아야하는 살인자라는 딜레마에 빠진다.
삼류 추리작가인 사이코 살인자 핀치는 영리하게 윌 도머를 이용한다.
윌도머는 백야의 알라스카에서 일주일 동안 불면증에 시달린다.
무의식이 지배하는 잠자는 시간조차 가질 수 없는 아무데에도 숨을 곳이 없는 벼랑끝에 놓인 처지가 된다.
영화 속의 인상적인 추적씬은 핀치를 처음 만나서 쫒아가는 물에 뜬 원목추적씬. 알파치노는 원목 밑에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을 친다.
결국, 그는 구원의 빛을 찾아서 나오지만 처지가 비참하다.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대도시 LA와 대조되는 공간에서 그는 죄의식과 불면증과 강박관념에 빠지고, 그의 의식은 발가벗겨진다. 이 영화에서 공간과 빛은 중요한 메타포이다.
영화는 다소 지루한 감이 있다.
플롯은 대충 읽히고, 대단한 반전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 영화의 관심은 사건 수사보다는 관록있는 강력계 형사 캐릭터 의 도덕적 딜레마, 구원,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영화다.
알파치노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가치는 있는 영화다.
1940-50년대 범죄느와르 영화 전성기의 시각적 특징이 대도시의 뒷골목,밤, 네온으로 대변되는 로우키한 분위기와는 달리 이 영화는 알라스카 백야의 대자연에서 일어나기때문에 하이키하다.
이와 유사한 하이키한 범죄스릴러 영화로는 <파고>,<실플플랜>등이 있다.
그리고, 엘리라는 신참형사의 캐릭터는 (결국, 그녀가 사건을 마무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데) 빌리밥 손튼이 시나리오를 쓰고 출연한 <광란의 오후>를 생각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