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질문이 광범위 하므로 어느 누구도 선뜻 답글을 못 올리는 것 같군요.
지난 후에도 알고저 하시는 걸 보니까,
상당히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이 깊으신 것 같아,
민족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바입니다.
그 많은 내용들을 이곳에서 전부 설명 드리기는 대단히 어렵고,
기본적인 것만 기술하여 귀하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앞으로 이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익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리고저 합니다. //
** 돌아 가신 조상의 제사에는 설이나 추석과 같은 "차례"라 불리는 제사가 있고, 돌아 가신 날에 지내는 "기제"가 있으며, 일년에 한번 길일을 택하여 지내는 "시제"라 불리는 것이 있지요. (기타 제사는 점점 사라 지거나 일부 지방이나 가문에서 행하는 것이므로 이곳에서는 생략하기로 합니다.)
## 차례(茶禮) -- 설이나 추석에 올리는 제사로, 오전에 일찍 지냅니다. 기본으로 설에는 "떡국"을 올리고, 추석에는 "송편"을 올리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습니다. 술(제주)은 "무축(無祝) 단잔(單盞)"이라 하여 축문이 없이 술을 한잔만 올립니다. 떡국이나 송편을 드시게 되므로, 다른 제수(제물)는 비교적 간단히 차립니다.
## 기제(忌祭) -- 기제사라고도 하며, 돌아 가신 날 새벽에 올립니다. "살아 계신 날 제사가 들어, 돌아 가신날 제사를 지낸다"는 말이 있듯이, 돌아 가신 전날에 준비를 하여 밤 12시(子時)가 넘어 지내게 되니까, 바로 돌아 가신 날 새벽이 된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기제에는 밥을 올리는데 "메"라고 합니다. 물론 축(祝)을 읽어야 하고, 술은 3번을 올리는데,그 절차는 잔을 올리는 차례대로 초헌(初獻), 아헌(亞獻), 종헌(終獻) 이라고 합니다.
조상께서 술을 석잔이나 드시게 되니, 제수(제물)는 차례보다 더 장만 하여야 하겠지요.
## 시제(時祭) -- 오대조(五代祖) 이상의 조상에게 일년에 한번, 같은 조상을 모시는 종중에서 별도 준비 하여 올리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는 신경 쓸 일은 없습니다. 시제는 기제와 유사하나, 기제보다는 더 준비도 많이 하고, 절차도 좀 어려우며, 자기 문중의 대표적인 제례이므로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 각종 제례의 기본적인 차이점은 위와 같으며, 아래에는 집안에서 지내는 제례의 기본적인 상차림에 대하여 아주 간략하게 설명 드립니다.
상차림을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위하여는 아래와 같은 점을 알아야 됩니다.
(편의상 글 어미의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1. 차려 놓은 제상(祭床)을 바라 볼때, 신위(神位)가 모셔져 있는 곳을 북(北)쪽으로 간주 한다. 제상의 위치가 방의 어느 곳에 놓여 지던지 무조건 신위가 있는 곳이 북쪽이라는 말이 된다.
(따라서 신위(神位)를 바라볼때 좌(左)측이 서(西)쪽이 되며, 우(右)측이 동(東)쪽이 된다.)
2. 제상(祭床)을 차리는데는 크게 다섯줄의 차림으로 진설(陳設)을 한다.
신위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부터
(신위는 좌측에 남자(고위)를, 우측에는 여자(비위)를 모신다.)
.....제1행(第一行) --- 메, 국(갱), 술잔, 시접(수저), 국수, 떡(편;병), 촛대
.....제2행(第二行) --- 회, 적, 전
.....제3행(第三行) --- 탕
.....제4행(第四行) --- 채소, 침채, 간장, 식혜, 포 혹은 자반
.....제5행(第五行) --- 과일, 과자
이상이 제사상을 차리는 기본 원칙 이다.
이 기본 원칙에 각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에 따라, 진설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각 행별로 가능한 간략히 설명 해 보면 아래와 같다.
3. 제1행의 진설(陳設)
(설명의 편의상, 메, 떡국, 송편 등이 놓이는 곳을 "메"로 통일하여 칭하겠음.)
* 우선 메와 국은 "좌반우갱(左飯右羹)"이라 하여, 신위를 보아 좌측에 "메"를 놓고, 그 우측에는 "국"(갱)을 놓는다. 신위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산 사람의 밥국 놓는 위치와 반대가 되는 것이다.
* 술잔은 메와 국(갱)의 사이에 앞 쪽으로 놓는다. 두분일 경우 잔이 둘, 세분이면 셋.
* 시접(수저그릇)은 두분 잔과 잔 사이에 앞쪽으로 놓는다.
* 떡(편)이 준비 되었으면 시접과 같은 줄의 우측 가장 자리 가까이 놓는다.
(이때 꿀이나 조청 등을 떡 옆에 반드시 놓아야 함.)
* 국수가 준비되면 신위별로 한 그릇씩 메 옆에 놓아야 되나, 한 그릇만 준비 되었을 경우에는 시접과 같은 줄의 좌측 가장 자리 가까이 놓는다.
* 촛대는 좌우 양쪽의 제상 모서리 가까이 놓는다. (한개만 있을 경우에는 우측 위쪽에 놓는다.)
4. 제2행의 진설(陳設)
*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바다에서 생산되는 물고기를 재료로 하는 음식은 동(東)쪽에 놓고, 육지에서 생산되는 고기를 재료로 하는 음식은 서(西)쪽에 놓는다.
* 적(炙)에는 육적(肉炙), 계적(鷄炙), 어적(魚炙)이 있으며
* 전(煎)에는 육전(肉煎), 어전(魚煎) 등이 있다.
* 기타 소적(素炙)과 육회(肉膾),어회(魚膾) 그리고 두부전도 있다.
* 육회에는 초장, 어회에는 겨자, 육적에는 소금그릇(종지)이 있어야 한다.
위는 음식의 종류를 열거 한 것이고, 이중 준비 할수 있는 것만을 차려 놓으면 된다.
만일 모두 준비가 된다면 아래와 같이 놓는 예를 들어 본다.(집안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유의 하기 바람.)
......소전 - 육회 - 육전 - 육적 - 계적 - 어전 - 어적 - 어회 - 두부 ......
5. 제3행의 진설(陳設)
* 탕(湯)에는 육탕(肉湯), 계탕(鷄湯), 소탕(素湯), 조개탕[蛤子湯], 어탕(魚湯)이 있다. 이것 또한 탕의 종류를 열거 한 것이고, 진설의 예를 들어 보면 아래와 같다.
.......육탕 - 계탕 - 소탕 - 조개탕 - 어탕 .........
6. 제4행의 진설(陳設)
* "생동숙서(生東熟西)"라 하여, 날것은 동(東)쪽에, 익힌 것은 서(西)쪽에 놓는다.
*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하여, 포는 좌(左)측에 놓고, 식혜는 우(右)측에 놓는다.
* 준비 가능한 음식을 준비 하고, 예를 들어 나열 해 본다.
(자반(左飯)은 메를 올리는 기제사에서만 올린다.)
.......건포 - (자반) - 숙채 - 생채 - 어해 - 청장 - 침채 - 식혜 - 김 ........
7. 제5행의 진설(陳設)
*과일과 과자류를 진설하는 행으로, 진설하는데 가장 말들이 많은 곳이다.
* "홍동백서(紅東白西)" -- 대추, 감 같은 붉은 색의 과일은 동(東)쪽에 놓고, 밤, 배 같은 흰색의 과일은 서(西)쪽에 놓는다는 주장.
* 조율이시(棗栗梨枾)" -- 좌(左)로 부터, 대추 - 밤 - 배 - 감 순서로 놓는다는 주장.
* 조율시이(棗栗枾梨)" -- 좌(左)로 부터, 대추 - 밤 - 감 - 배 순서로 놓는다는 주장.
위의 주장중 어느 것이 옳다고 말 할수는 절대 없고, 각 집안에 전해 지는 관습에 따라 진설하는 것이 마땅함. ("남의 제사에 밤 놓아라 대추 놓아라 할수 없다는 것임.)
* 과일이나 과자 종류도 많이 있으므로, 준비 할수 있는 것들을 한 줄로 진열 해 본다.
... 대추 - 밤 - 배 - 감 - 사과 - 은행 - 호도류 - 조과 - 약과 - 다식 - 산자
8. 이제 제상 맨 앞에 아래와 같은 것을 준비 하면 진설은 모두 끝나게 된다.
* 향로(香爐), 향합(香盒), 축판(祝板)
* 모사기(茅沙器), 퇴주기(退酒器)
* 제주(祭酒), 강신잔(降神盞)
** 기타 진설과 연관된 사항은 제기(祭器)의 모양, 각 행(行)별로 실제 놓아야 하는 제수(祭需)의 짝수 홀수의 수량, 야채의 색갈, 식혜및 어해에 관한 설명, 떡의 종류, 적과 전을 만드는 법, 기타 색상에 관한것, 홍동백서와 조율이시에 대한 부가 설명 ..등 한이 없으므로 여기에서 그만 접을까 합니다. **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귀하의 조상을 공경하려는 효심에
도움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