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도로 의성인터체인지에서 내려 국도 5번과 28번을 타고 안계쪽으로 17㎞ 정도 달리면 교촌마을 안내판이 나온다. 아늑한 마을이 멀리 한눈에 보일 무렵, 길 왼편으로 예쁜 건물이 크게 다가온다. 의성군 안계면 교촌리(이장 이창수)의 교촌농촌체험학교(교장 우창구)이다. 폐교시설을 활용한 만큼 외관은 시골 초등학교 모습 그대로이지만, 운동장에 깔린 잔디는 생경스럽다. 2003년 6월 문을 열었다.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고 농가소득의 활로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교촌마을 주민 56명이 1억8천만원을 출자, 폐교 시설을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농림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돼 지원을 받으면서 8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운동장 모서리에는 황토 초가집이 보이고 안쪽으로는 수영장이 자리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1일 강당에는 중·고생 60여명이 둘러앉아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강연을 듣고 있었다. 대구지방보훈청과 대구YMCA가 주최한 '나라사랑 민족문화 체험 캠프'(8월1∼2일)에 참가한 학생들이다. 하지홍 교수(경북대 유전공학과)가 토종 삽살개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연간 4천500여명이 찾아옵니다. 학생캠프는 물론 가족단위도 더러 있어요."
학교 운영과 프로그램 구성을 총괄하고 있는 송종대 체험학교 사무국장은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주민들에게는 농산물 직거래의 발판이 되고 찾아오는 도시민에게는 농촌의 가치를 현장에서 체험시키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체험학교 참가자들에게는 강연뿐 아니라 교촌마을 주민과 함께 어울려 논밭에서 농사일도 거들어 보고 주변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기다린다. 어린이들은 들과 강가로 나가 메뚜기와 고기 잡기를 체험할 수 있다. 힘든 손수레도 끌어보고, 할아버지들이 졌던 지게도 어깨에 메어본다. 비안향교를 비롯해 주변의 풍광을 둘러보는 것도 멋스럽다.
마을 부녀회는 캠프 참가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떡방앗간을 통해 두부, 묵 등을 외지인에게 판매한다.
자체 일자리를 창출한 셈이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농산물 직거래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추, 양파, 마늘과 참기름, 엿기름, 메밀묵, 촌두부가 특산품이다. 단양우씨 집성촌으로 62가구 주민들의 단결심과 애향심도 대단하다.
"도시적 관점에서 보면 불편할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이곳은 일반 관광지나 위락시설과는 다른 곳입니다."
송 사무국장은 "농촌의 땀을 체험하고 싶은 이들은 누구든 환영한다"며 "꾸미고 단장했지만, 자연 그대로가 이곳의 가장 큰 시설물"이라고 말했다.
캠프 참가차 들른 대구YMCA 김경민 관장은 "전국의 농촌체험마을이 70여군데 있지만 교촌마을이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청소년 단체의 참가를 적극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150명이 지낼 수 있는 7개의 숙소가 있다. 팜스테이 형태로 교촌마을 농가에서 직접 머물 수도 있다.
식대와 숙박비는 1인당 6천500∼9천500원. (054)862-4100, http://greent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