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충주숲 선배 한 분에게서 심항산 인근 지역에 노루귀가 많은 곳이 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하여 애만 태우던 차에 일터에서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문화탐방 행사날 직원들과 심항산 종댕이길에 갔다가 홀로 빠져나와 그 장소를 찾았습니다. 전체 코스가 짧고 험한 구간이 없어 쉽게 접근하여 보니 개체수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네댓 포기에 불과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노루귀를 직접 만나는 기쁨이 컸습니다. 경사가 심한 산비탈의 돌이 많은 지형에 돋아 있어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고 시기적으로도 며칠 늦어 최상의 상태를 보지는 못해 다소 아쉬웠습니다.
노루귀는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식물로 전국 각지에서 볼 수 있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높이는 대략 10cm 정도까지 자라며 3~4월 잎이 나오기 전 꽃줄기 끝에서 한 개의 꽃이 하늘을 향해 핍니다. 꽃 지름은 1.5cm 정도이며 빛깔은 흰색이나 연한 분홍색 또는 보라색을 띱니다. 꽃줄기에는 흰 털이 빽빽이 나 있습니다. 겨울의 기세가 살아 있는 초봄 풀들이 돋기 전 삭막한 빛깔 일색의 산비탈에서 피는 노루귀의 꽃 빛은 사뭇 환상적입니다.
꽃이 질 무렵 돋는 잎은 뾰족한 세모꼴 형태가 세 갈래로 나뉘는데 처음 말려진 모양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름을 그리 얻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한방에서는 장이세신이라 부르며 두통, 치통, 복통, 해수, 장염 등을 다스리는 약재로 쓴다고 합니다. 어린잎은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글/사진 : 정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