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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맛집은 특별하다.
전주 3대 음식으로 알려진 콩나물국밥, 비빔밥, 한정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세가지 음식을 빼고도 맛집이 즐비한 곳이 바로 전주다. 그 중에는 최초의 돌솥밥집도 있고 2,000원이라는 믿어지지 않는 가격에 기가막힌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감자탕, 순대, 닭내장탕 등 전주에는 애주가 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안주거리도 그득하다. 막걸리만 시키면 안주를 끝도 없이 내오는 넉넉한 인심의 막걸리집과 가맥이라는 특이한 형태의 술집아닌 술집도 있어 주머니가 가벼워도 마음놓고 술잔을 기울일 수가 있다.
본 관광청에서는 전주 맛집을 도저히 한 곳에 묶어서 소개할 수 없어 네 개로 나누어 소개한다. 먹거리 1에서는 콩나물국밥집을, 먹거리 2에서는 비빔밥집과 한정식집을, 먹거리 3에서는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맛집을, 마지막으로 먹거리 4에서는 주당들에게 사랑을 받는 맛집들이 그 면면을 드러낸다.
춘천 맛집 뽕빨 애프터 서비스가 그러했듯이 전주 맛집 역시 독자들의 제보에 의해 에프터 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하므로 주저말고 부지런히 리플을 추가해주시면 추가 취재가 이어질 것이다. 관광청에 기사가 내려져도 본 코너는 www.repinion.com에서 365일 서비스된다. |
전일슈퍼
위 치 : 전라북도 종합관광안내소 뒷 편
전화번호 : (063) 284-0793
메 뉴 : 황태포 6,000원 계란말이 6,000원 병맥주 1,700원
영업시간 : 10:00~04:00 |
일명 가맥으로 통한다. 이말이 무슨 말인고 하니 '가게맥주'의 줄임말이라나. 아무튼 전주에서는 그런 용어가 통용되고 있고 그 용어는 이제 전일슈퍼라는 가게의 또 다른 이름이 되어 버렸다.
이곳은 사실 술집은 아니다. 단순히 슈퍼마켓에 뒤에 공간을 터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다 놓고 술을 마시는 곳이다. 몇 년전 유행했던 '편의방'의 셀프 주류점하고 비슷한데 슈퍼에 있는 냉장고에서 병맥주를 알아서 꺼내 먹을 수 있고 안주는 따로 시키면 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가맥집의 밤 시간에는 늘 자리가 없다. 항상 늦은 시간까지 많은 사람들이 가맥집에서 와글거리며 정겨운 이야기로 밤을 지새운다.
슈퍼 뒤 공간에 테이블을 갖다 놨다.
전주시민들이 가맥집에 가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황태포와 계란말이 그리고 양념장. 지역이 전주라서 그런지 몰라도 동네 슈퍼에서 파는 술안주마저도 그냥 맛이 아닌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16가지 재료가 들어간 비법 양념장은 주인장의 다년간 비법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바삭하게 잘 말려진 황태포를 찍어 먹으면 환상적인 맛을 자아낸다.
절정의 맛과 중독성을 가진 양념장과 황태콤비, 계란말이
24시간 술이 고픈,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원하는, 절정의 황태포와 양념장을 맛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주저말고 꼭 한 번 들르시라. 참고로 전주에서 택시타고 '가맥집'가자고 하면 될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종합 평점: ★★★★★
한울집
위 치 : 전라북도 종합관광안내소 뒷 편
전화번호 : (063) 287-2787
메 뉴 : 쓰리걸리 원스타 10,000원
영업시간 : 10:00~22:00 |
막걸리 집, 서울 사람이면 특히 종로를 자주 가는 이라면 한 번씩 머리에 떠올리는 곳이 있다. 종로 피맛골의 일명 '고갈비집','봇데집'. 규정된 이름도 없고 저마다 불리는 가게명도 틀리지만 목적지는 같다. 헌데 전주에는 그런 막걸리집이 무척이나 많다. 하도 많다보니 막걸리 골목이라는 동네도 두 곳 이나 있다. 그 많은 곳들 중 원조라고 불리는 곳이 있으니 그 이름하여 한울집이다.
막걸리집 이름이 무척이나 정겹다. 한울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천도교에서, 우주의 본체를 이르는 말'이라 쓰여 있다. 뭐 주인 아주머니께서 천도교 신자이신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의미와는 상관없이 정겹다.
가게역시 크거나 화려하지 않는 말 그대로의 막걸리집 그 컨셉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어디서 주어다 가져놓은 탁자와 의자 같은 그 나름대로의 소품들하며 가게 전체를 하얀 페이트로 도배를 하고 세월이 지나도록 낙서와 먼지를 그대로 놔둔 그대로의 컨셉. 실내에서는 쾌쾌하니 꼬릿꼬릿 한 냄새가 나는데 처음 방문했을 경우 약 2초간 혼미함이 느껴진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쓰리걸리 원스타!!' 이거...이거 아주 중요하다. 한울집에 찾아가는 이라면 반드시 알고 가야한다. 쓰리걸리 원스타란 막걸리 세병에 사이다 한 병을 주전자에 부어 달라는 뜻이다. 이것이 한울집의 기본으로 둘이 가던 셋이 가던 넷이 가던 일단 쓰리걸리 원스타를 시켜야 한다. 기분에 취해서 인지 몰라도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면서 뒤끝에 딸려오는 향긋한 사이다향이 의외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기본으로 나오는 안주 한 상이면 더 이상의 안주 추가는 필요가 없을 정도. 홍어, 머리고기, 생선구이, 샐러드, 고추튀김 등등 한상 가득 나온다(그나마 최근에 줄은게 이 정도라고 한다). 기본 안주가 떨어지면 알아서 더 갖다 주는데 막걸리만 시키고 계속 먹기가 송구스러워 "쓰리걸리 원스타 하나 더 주세요"하고 말을 하게 된다.
한상 떡 벌어진다. 무제한 리필
한울집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만드는 것 중의 하나는 주인 아주머니와 십 수 년을 같이해온 명물 '영어 아주머니'. '자~쓰리걸리 원스타!!' , '테이블 클리닝해야 행게 프리즈 웨이팅~' 이란 말을 하시며 등장하신 후 각각의 안주에 대한 설명에 들어가신다.
'요거이 레이(홍어), 요거이 코리언 앵그리페퍼후라이(고추튀김), 요거이 보일드 빈(삶은 콩)....더덕은...에 긍게.오늘 전북대 교수가 와서 갈켜줬는디 가만이써봐..흐미 생각아 안나야..잉 마져 코도노피시승케 성형수술 생각하면 되는구먼.' .
유머와 정감이 넘쳐흐르는 이곳에서는 막걸리를 몇 주전자고 비울 수밖에 없다. 단 아쉬운 것은 10시면 마감을 하고 문을 닫는다. 10시가 되면 적당히들 드시고 집에 가서 내일을 준비하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배려인 것이다. 전주에서 하루를 보내신다면 저녁시간 즐거운 마무리는 한울집에서 하시도록!
종합 평점: ★★★★☆
막걸리집이 묘사되있는 안도현시인 인터뷰 기사 보기- 클릭
다락방감자탕
위 치 : 전북대 구정문 근방
전화번호 : (063) 272-1829
메 뉴 : 감자탕 6,000원 감자탕 전골(대) 23,0000원 감자탕 전골(중) 17,000원
영업시간 : 09:30~22:00 |
맛있는 감자탕 집은 서울에도 많다. 돈암동, 연남동, 용산, 영등포에 각종 프랜차이즈 업소까지. 어쩌면 감자탕은 지방보다는 서울에서 더 발전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전주에서 감자탕이라는 메뉴는 그다지 크게 매력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허나 다락방감자탕에 가면 그 생각이 확 바뀐다. 양도 많거니와 뼈사이에붙어있는 부드러운 살들하며 소주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돼지 등뼈에 국물 맛을 내기 위한 각종 재료를 넣고 푹 고와낸 얼큰한 국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얼큰하나 자극적이지 않으며 부담 없이 잘 넘어간다. 뼈다귀 해장국 한 그릇이면 해장하다 말고 소두 2병을 거뜬히 비워낼 수 있겠다. 감자전골이라는 안주용 메뉴가 따로 있으나 식사용 감자탕으로 충분히 술안주가 된다.
푸짐하다!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은 6000원이라는 가격이다. 보통 서울의 유명 감자탕 집에서도 뼈다귀 해장국이나 식사용 감자탕은 4000~5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형성이 되어있다. 아마도 전주에서는 감자탕집이 그리 많지 않아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가격이 형성된 듯. 감자탕이 서민적인 느낌의 음식임을 감안할 때, 게다가 서울에서 온 관광객이라는 입장에서 생각할 때 6000원은 약간의 거품을 가진 가격이라 볼 수 있다. 한가지 더. 10시면 문을 닫는다. 감자탕 집이 10시면 닫는다니? 감자탕은 술을 거나하게 먹고 가는 2차 혹은 3차 아이템이 아니던가? 그렇담 10시면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술한잔?
하지만 맛도 충분하고 식당 내부 역시 화려하지 않은 투박한 주당들 컨셉으로 전주시민의 점심메뉴에, 퇴근 후 술자리에서 충분히 빛이 날만 하다.
종합 평점: ★★★
금암피순대
위 치 : 전북대 인근 남도주유소 뒷 편
전화번호 : (063) 272-1394
메 뉴 : 순대국밥 4,000원 애기집(암뽕) 10,000원 순대 6,000원
영업시간 : 11:00~23:00 |
보통 순대 국밥집들의 순대는 어지간하면 분식점에서 파는 당면 잔뜩 넣은 순대에 각종 돼지 부속물을 푸욱 삶아 같이 내오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 순대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분식집에서 먹는 순대는 돼지 창자 속에 당면과 선지를 섞어 넣어 채운 것으로 맛이 단순하다. 진정한 전통 순대라면 돼지의 대창이나 막창에 선지와 갖은 양념을 잘 배합해서 쪄낸 것으로 일반분식집 순대와는 확연히 다르며 가격도 크게 차이 난다. 금암피순대의 순대는 대창에 양념한 선지를 가득 넣은 것으로 다른 순대들과는 또 다른 맛을 낸다.
허름한 집이지만 가게 맞은편에 큰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애초에 금암피순대는 가게 앞 도로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노점으로 시작을 하다가 점점 소문이 나서 지금의 금암피순대 가게를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이 집 역시 만고의 주당들을 위한 확실한 술 한 잔 집으로 내세울 만하다. 메뉴판의 심플함에 맛집임을 예감할 수 있다. 주류를 제외한 메뉴가 달랑 4개. 가격도 무척 저렴하다.
든든한 한끼 식사와 소주 반 병을 책임진다.
순대는 대창으로 만든 순대와 막창으로 만든 순대가 있으며 기름기 많은 막창순대가 약간 더 쫄깃하고 고소하다. 순대국밥은 얼큰하면서 역시 자극적이지 않은 좋은 맛을 내고 있다. 돼지 노린내를 제대로 조절하여 거의 냄새가 안나며 느끼하지도 않다. 선지가 가득한 순대가 가득 들어 있는데 염통과 오소리감투, 곱창, 머릿고기 등이 수북이 들어가 있다. 들깨가루와 부추로 장식하여 내온 국밥에 공기 밥을 말아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을 닦아나며 먹으면 하루 종일 뱃속이 든든하다.
단촐한 메뉴판
주인아주머니와 종업원 아주머니들의 인심도 후하여 기분과 술, 순대에 모두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 평점: ★★★★
펄펄닭내장탕
위 치 : 중앙시장 한양예식장 앞
전화번호 : (063) 277-3257
메 뉴 : 닭내장탕(소,중,대) 12,000 15,000 20,000원
영업시간 : 09:00~23:00 |
다른 지방이나 도시에서는 수 볼 수 없는 전주, 전북지방의 음식이 바로 닭내장탕이다. 고로 전주의 그 많은 음식 골목 중에 역시나 닭내장탕 골목도 있다. 전북도청 앞쪽으로 주르륵 여러 군데의 닭내장탕집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펄펄 닭내장탕.
닭내장탕 끓이기 전
닭내장탕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중국식 닭내장탕과는 달리 고추장이 풀어져 있는 육수에 닭내장과 모래집 등의 부속물을 넣고 그 위에 미나리, 당면 등의 부재료 푸짐하게 얹은 후 고춧가루 풀어 전골 식으로 끓여낸 일종의 매운탕이다. 역시 호남과 호서 지방의 주당들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메뉴이다.
사실 본 기자도 정식으로 닭내장탕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년 전 맛을 살짝 본 일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먹어보긴 이번 취재에서가 처음이었다. 닭내장탕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막연히 비릿할 거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 여성들에게는 짐짓 부담이 되는 음식이긴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시도 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특히나 소주 한잔을 곁들이는 술자리라면 말할 것도 없다.
닭내장탕 끓는 중
소주 한잔을 마시고 보글보글 끓고 있는 냄비에서 미나리와 닭내장을 건져 돌돌 말아 초장에 찍어 먹었을 때의 그 매콤하고 얼큰담백한 쾌감은 감자탕과 닭도리탕을 가볍게 뛰어 넘는다. 닭내장의 비릿한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닭내장 특유의 냄새와 맛이 미나리 향과 만나면 또 다른 특이한 중독의 맛을 보여준다.
종합 평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