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의 이해
현대선교의 동향
한국교회는 선교로 시작되어 초기부터 선교에 동참하는 성경적인 교회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교회는 교회설립 초기부터 계속해서 해외선교사를 파송하였지만 198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선교사를 보내는 교회로 급성장하였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선교중심의 교회로 성장하게된 데는 사경회/부흥회 중심의 말씀운동, 폭발적인 교회성장, 경이적인 경제성장, 여행 자유화, 그리고 세계 거의 모든 나라와의 외교관계 수립등 교회의 영적 요인과 한국사회의 상황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 (Park 1999a:9,10).
2001년 3월 14일자 기독신문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의 퇴근 통계) 한인선교사 수는 9,133명이며 3,049명이 아시아에서, 1,130명이 북미지역에서, 1,125명이 유럽에서, 597명이 아프리카에서, 그리고 584명이 중남미에서 활동중이며 이들 중 1042명 비공개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9천 여명에 육박하는 장기선교사(long-term Missionary) 외에도 이들을 방문하며 함께 사역하는 한인교회의 많은 단기선교사와 단기사역 팀을 고려하면 한국교회의 선교는 가히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근래 한국의 경제사정 악화로 단교선교에 참여하는 교회와 선교단체의 단기선교사 수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지역교회들과 선교단체들로부터 각 나라에 단기선교 팀들이 나가서 사역을 하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해외 이민교회의 선교관심이 증가하고 많은 교회들이 단기선교에 참가하고 있다.
현대선교의 동향 (Trends of Modern Mission)
한인교회뿐 아니라 미국의 교회 역시 단기선교의 증가현상을 보이고 있다.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의 선교학 교수인 헤셀그레이브(David J. Hesselgrave)는 북미주 현대선교의 동향을 다음과 같이 진단하고 있다.
“(선교) 후보자들은 평생사역 보다는 단기 사역을 훨씬 더 선호하고 있다. 아마도 이것은 현대 선교의 가장 뚜렷한 특징중의 하나일 것이다. 현대 개신교 선교의 가장 중요한 동향은 단기선교사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선교핸드북? 제13판에 의하면 (1986년에 파송된) 67,200명의 북미선교사들 중 거의 43%가 단기선교사들이라고 한다. . . 또한 1990년대 중반에 가면 단기선교사의 숫자가 장기선교사들 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Hesselgrave 1988:45).
헤셀그레이브 교수의 지적은 이미 90년대 초반에 이루어 졌으며, 1996년에는 북미주에서 파송된 69%의 선교사가 단기선교사로 사역하였다 (Siewert 1997:74). 이는 장기선교사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러한 단기선교의 증가비율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으며, 아래의 그림 1을 보면 1998-1999년에 웨슬리안 선교부(Wesleyan World Mission)에서 파송한 장기선교사는 19명인데 비해 단기선교사의 수는 192명으로 10여 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Olson 2000:23). 미국의 남침례교단은 1996년 한해에만 75,000의 단기선교사를 파송하여 해외에서 사역토록 하였다 (Forward 1998:14). 단기선교 사역자들이 이러한 증가는 지역교회의 참여와 학생선교운동을 통하여 더욱 가속되고 있다.
단기선교는 봉사자 자신과 선교현지, 파송교회 모두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동시에 여전히 많은 제한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1993년부터 1994년까지 필리핀의 단기선교사로 봉사하면서 여러 단기선교 팀을 만나보았다. 또한 교단 선교부에서 단기선교훈련의 책임을 맡아 일하면서 20여 회의 단기선교를 다녀오면서 나름대로 단기선교에 대한 생각을 형성하게 되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철저한 준비를 해온 단기선교 팀들은 선교지에 많은 유익을 줄 수 있지만 훈련되지 않은 팀의 단기선교사의 경우 오히려 선교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그다지 유익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파송하는 교회 역시 훈련되지 않은 단기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잘못 배우고 관찰한 것을 그대로 교회에 전달함으로 교회적으로도 선교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필자가 선교현장에 단기선교 팀 을 인솔하면서 그들을 안내하는 현지 선교사들도 단기선교의 중요성, 목적, 방법 등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어서 단기선교 팀의 사역을 선교지 시찰이나 여행 등으로 마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지에 있는 선교사들은 단기 선교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을 귀찮게 생각하고 자기들의 정규사역 계획을 망가뜨리는 사람들로 간주하곤 한다. 때로는 선교사들이 단기선교 팀을 안내하느라고 기진맥진해지기도 한다. 만일 한인교회 지도자들과, 현지 선교사들, 그리고 단기선교에 임하는 사람들 자신들이 단기선교의 중요성, 목적, 역할, 그리고 효과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철저하게 준비한 후 더불어 잘 사역한다면 단기선교는 한인교회의 선교발전 뿐 아니라 세계 복음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선교의 정의
관리자 12-30 22:22 | HIT : 42
위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단기선교에 대한 도서와 연구논문이 30여종 출간되었다. 저자들은 서로 자신들의 관점에서 단기선교를 정의하고 있지만, 10편의 논문이 거의 모두 다른 정의를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단기선교라는 것이 실제 사역은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정의할만한 객관적인 기준이 적절히 연구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기선교에 대한 이제까지의 연구를 통해 필자는 3부류의 정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그것은 연대기적 (chronological), 인식론적 (epistemological), 존재론적 (ontological) 정의이다. 이러한 정의가 저자들이 주장한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단기선교의 이해를 잘 보여주는 구분이다. 여기에 필자가 제안하는 것은 선교 전략적 (mission strategic) 정의이다. 단기선교의 선교 전략적 정의는 단기선교를 하나의 유형으로 통합하지 않고 각 사역의 형태와 내용에 따라서 6가지로 구분하여 정의하는 것이다.
1. 연대기적 정의 (Chronological Definition)
첫 번째 단기선교에 대한 정의는 연대기적 정의이다. 말 그대로 ‘단기’라는 단어를 시간적인 의미에서 바라보고 단기선교를 정의한 것이다. 더글라스 밀함 (Douglas E. Millham)은 그의 논문 '단기선교: 교회를 동원하는 모델' (Short Term Mission: A Model for Mobilizing the Church)에서 말하기를 단기선교의 정의가 표준화되지 않았지만 단기선교는 사역 연한 면(chronological sense)에서 사용되었다고 하였다. 직업적인 선교로서 "장기"사역 기간은 일반적으로 4년을 잡는다. 그러므로 단기선교 기간은 다양한데 4년보다 짧은 것을 말하며, 짧게는 한 두 주에서 길게는 3년까지를 단기선교 기간으로 잡는다. 흔히들 단기선교라고 말할 때 2년이나 그 이하를 말한다 (Millham 1988: 22).
이러한 연대기적 정의는 Westfall(1987), Anderson(1992), Jones(1993), Gwendolyn (1996), Fung(1999), Wilson(2000) 등이 단기선교에 관한 자신의 논문에서 사용하였으며, 대부분의 선교단체나 지역교회에서 단기선교를 이야기하고 이해할 때 시간적인 의미에서 연대기적 정의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식론적 정의 (Epistemological Definition)
단기선교에 대한 두 번째 정의는 인식론적 정의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목적론적 정의(teleological definition)라고 할 수 있다. 즉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단기선교를 정의한 것이다. 대부분의 선교단체는 단기선교를 장기선교를 돕는 하나의 도구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것은 목적론적인 정의라 할 수 있다. 지역교회에서 단기선교와 비전트립을 나누는 경우 대개 이러한 정의를 통해 사역의 내용이나 목적에 따라 구분한다.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의 선교학 교수인 헤셀그레이브(David Hesselgrave)는 단기선교를 장기선교와 사역의 시간적인 면에서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현대 선교의 동향 중 주목되는 두드러진 사역으로 정의한다 (1988:45). 듀안 앤더슨은 “단기선교여행은 단체나 개인이 분명한 영적인 목적을 가지고 10일부터 3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짧게 외국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Anderson 1992:19). 즉, 짧은 기간 선교지를 방문하여 사역하더라도 분명한 복음증거의 영적목적을 가지고 사역에 동참하는 경우 단기선교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를 종합하면 단기선교는 선교운동과 학생자원운동의 열매로 얻게된 현대선교의 두드러진 현상이며, 분명한 복음증거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영적 목적을 가지고 짧은 기간 선교지를 방문하여 사역에 임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선교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가가 중요하지 않고 어떠한 목적과 사역을 위해서 가느냐 그리고 어떠한 영적 흐름가운데 진행되느냐가 중요하게 된다.
존재론적 정의 (Ontological Definition)
단기선교에 대한 세 번째 정의는 존재론적인 정의이다. 밀함(Millham)은 ‘단기선교(사)는 전임 선교사역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일에 한 발짝 내디딘 사람들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1992:18). 밀함은 단기선교사를 하나님의 나라 관점에서 이 일을 위해 존재하기 시작한 그리스도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는 그리스도인을 정의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즉 단기선교는 구원받은 감격과 하나님 나라의 시민 된 권리와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의 삶 속에서 미래의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지만 수동적으로 현재의 삶에 뭍혀 살면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날의 임재를 바라보며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해외이건 국내이건, 일선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건 이 일을 위해 돕고 기도하는 일이건 삶의 목적과 방향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있다면 그 사람은 선교사인 것이다.
선교전략적 정의 (Strategic Definition)
이상의 학자들은 단기선교를 단기(short-term)라는 어원적인 면에서 혹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신학적인 면에서 정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새 밀레니엄에 들어서면서 단기선교 사역은 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단기선교는 다양한 목적과 사역방법에 따라 세분되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단기선교이지만 목적과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서는 이 모든 다양성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단기선교가 단회적으로 선교지를 방문하는 것인지 반복적으로 방문하는지에 따라 분류되어야 한다.
(1) 단회적 단기선교 (Onetime Short-Term Mission)
단회적인 단기선교는 비전트립(ST1), 단기사역(ST2), 전문인 단기사역(ST3)으로 구분한다. 단회적인 단기선교의 경우 선교사역의 일차적인 목적은 선교지의 필요보다는 단기선교 참여자의 성장이나 파송교회의 유익이 고려되는 경우가 많다.
비전트립(ST1)은 특별한 사역목적을 세우지 않고 1-3주정도 선교지를 방문하여 하나님께서 개인 혹은 교회를 향해 주시는 비전을 발견하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비전트립은 선교현장보다는 개인의 비전이나 교회의 선교비전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가 후원하는 선교사를 방문했을 경우 비전트립을 통해 선교사의 삶을 이해하고, 선교현장의 필요한 기도제목을 발견하고 돌아와서 함께 기도하는 ‘중보기도의 비전’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미전도종족을 입양하기 전에도 비전트립을 통해 입양종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선교의 비전을 품을 수 있다. 물론 선교지 정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세워졌다면 그것은 단기사역으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선교사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단순한 선교훈련을 위해 선교지를 방문한다면 이것 역시 훈련을 통해 사역의 비전을 발견하는 비전트립(ST1)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단기사역(ST2)은 몇 주에서 3년 정도 특정 선교지에서 선교사역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장기선교사와의 협력을 통해서 구체적인 선교전략을 수행할 수 있으며, 장기선교사의 사역을 돕는 ‘Mission Builder’로써 필요한 사역을 그때마다 도울 수도 있게 된다. 또한, 단기사역을 통해 단기선교사는 구체적으로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이해하게 되며 장기선교사로써 사역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전문인 단기사역(ST3)은 전문직종에 대한 지식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선교지를 방문하여 전문적인 사역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도래사역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문인 단기사역은 전문인 단기선교와 같은 맥락이지만 전문직종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사역한다는 점과 사역지 방문이 지속적인 사역이 아니라 단회적이라는 점에서 구분한 것이다.
(2) 반복적 단기선교 (Repeating Short-Term Missions)
반복적인 선교의 경우 사역이 중심이 된 실제적인 선교이며 단기선교(SM1), 전문인 단기선교(SM2), 비거주 단기선교(SM3)로 구분한다. 반복적인 단기선교는 선교지에 지속적으로 단기선교 팀을 파송하여 중장기적인 선교전략의 수행이 가능하므로 일차적인 목적이 선교지 중심(field-centered)이 된다.
단기선교(SM1)는 개인 혹은 지역교회가 특정 선교지를 정하여 매년 반복적으로 방문하여 선교하거나 선교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이러한 SM1 단기선교사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LA 온누리교회에 출석하는 K 장로의 경우 년 2-3차례 중국을 방문하여 조선족 가정교회와 탈북자들을 돕고 있으며, 와싱톤 중앙장로교회의 M 장로 역시 년 3-4차례 탈북자들이 거주하는 중국의 길림, 연변, 연천지역에서 현지 그리스도인들을 입양하여 SM1 사역을 하고 있다. 단기선교는 한 지역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며 개인 혹은 교회가 매년 선교지를 바꾸어 여러 지역을 방문하면 비전 트립(ST1) 내지는 단기사역(ST2)이 될 것이다.
서울의 한 대형교회의 청년부는 3년 동안 태국의 치앙마이에 단기선교팀을 6차례 파송하여 대학가를 중심으로 사역 베이스를 구축하고 4년차에는 선교사를 파송하여 교회를 개척하는 사례를 남기기도 하였다. 또한, 서울 동도교회 역시 미얀마에 97, 98년 단기선교팀을 파송하여 현장에서 사역하는 장기선교사와 함께 교회개척사역을 진행한바 있다.
전문인 단기선교(SM2)는 특정 전문직종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매년 한 지역 혹은 여러 선교지역을 돌며 전문사역을 통하여 선교하거나 선교하는 일을 돕는 것이다. 전문인 단기선교의 경우 장기선교사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전문적인 기술을 통해 선교현장의 사역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한 지역에 제한되기보다는 여러 선교지에 전략적으로 투입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문인 단기선교는 ‘전문인 선교팀’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문인 단기사역’(ST3)과 구분된다. 한국의 의료선교회, 치과의료선교회, 한의사 선교회, 오병이어 선교회, 사랑의 봉사단 등은 이러한 전문인력들을 단기선교에 동원하여 전문 사역이 필요한 여러 선교지를 순회하면서 효과적인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비거주 단기선교(SM3)는 정치적 혹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하여 한 지역에 정착하여 거주하지 않으면서 년 수 차례 방문하며 선교하는 것이다. 현대 선교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많은 제삼세계의 피선교국들이 선교사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민주주의 혹은 기독교 국가라고 하는 많은 나라들까지도 요즈음 외국 선교사들에게 선교사 비자를 주지 않고, 외국인들이 자기네들의 땅에서 자기 백성들 가운데 선교사역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추세이다.
현재 남아있는 선교지의 대부분은 선교사의 입국을 거부하는 ‘창의적인 접근지역’(creative access area) 혹은 ‘저항지역’(resistant area)에 속하는 나라들이다. 이러한 지역에 선교사 비자를 받고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이 지역에 거주하며 살지는 않지만 방문비자(tourist visa)를 통해 단기간사역을 위해 반복적으로 방문하면서 선교하는 ‘비거주 선교사역’(non-residential missionary)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단기선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이 비전략적이고, 비효율적인 선교가 아닌 매우 효과적인 현대선교의 전략으로 대두되고 있다. 단기선교는 단순히 장기선교와 사역의 시한 면에서 비교하여 고려되기보다는 그리스도의 대 위임령(Great Commission)이라는 대 명제 아래에서 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선교사역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선교하는 기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사역을 통하여 지상명령의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면 남겨진 과업을 수행하는 효과적인 선교전략으로 연구될 수 있을 것이다 (Park 1999b).
단기선교의 정치사회적 배경
* 갈라디아서 4:1~7을 읽고 “때가차매”라는 표현에 대하여 생각해 보십시오.
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세계는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였다. 도시화로 인한 인구의 과잉집중과 잉여 노동력의 문제, 전통가치관의 파괴 등의 사회적인 문제가 대두되었으며, 대중매체의 발달은 몰자아적(????r)이고, 획일적인 가치관을 창출해 냈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단기사역의 가능성들을 더욱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한국의 경제성장과 정부의 해외여행 자율화 조치로 인하여 사역의 문은 더욱 활짝 열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단기선교의 시대적인 배경을 살펴보자.
바울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이 하나님의 때가 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갈 4:4). 교회사가인 퍼거슨은 갈라디아서의 “때가 차매”라는 말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시대적인 배경가운데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당시 로마제국의 통치로 인한 교통의 발달, 언어적인 통일을 지적하고 있다 (Ferguson 1993:579-580). 아래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대선교에 있어서 단기선교가 대두되고 그 사역의 효과가 증가하는 요인 역시 바로 하나님께서 조성하신 환경적인 요인이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화(Urbanization)
산업혁명과 더불어 일어나기 시작한 도시화(urbanization)의 물결은 근대사회에 이르러 다양한 도시의 병폐들을 만들어 내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탈 도시화(de-urbanization)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들을 토해 내었다. 이러한 사회현상학적인 관찰을 떠나서 선교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도시화의 병폐들은 치유의 복음을 든 선교사들이 찾아가 막아내야 할 복음의 접촉점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현대사회 도시화의 결과들은 다양한 선교사역에 도전을 주고 있다. 도시화에 따라 현대사회는 첫째로 전통적인 사회규범을 잃어버리고, 서구화를 촉진하였다. 둘째로는 대부분의 도시 구성원들은 지방의 지역사회에서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로 사회적인 안정감을 상실한 채 살아가게 된다. 현재 남아있는 선교 주력지는 대부분 모슬렘이나 전통 가치관등으로 형성된 강력한 세계관의 지배를 받는 지역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분위기에서는 기독교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지만 도시화의 영향으로 전통 가치관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분위기 하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또한, 서구화의 영향으로 서구 문화와 다양한 정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한 복음증거의 문이 열리고 있다.
또한, 도시는 대부분 지방의 거주자들이 이주하여 도시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들의 지역사회에 뿌리 내렸던 사람들이 도시에서 그 뿌리를 잃어버리게(uprooted) 됨으로 불안과 불신의 분위기가 팽배해 지게 되었다. 따라서 각박한 인심과 불안감이 친밀한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를 유발시키기 때문에 관계를 통한 전도의 기회가 많아졌다. 또한, 일단 지역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사회구성원은 새로운 가치관과 문화에 쉽게 적응하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새 이주자들에 대한 사역의 기회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대중매체(Mass Media)
날로 발전하는 첨단기술과 경제구조의 덕으로 현대사회는 세계의 급변하는 모습을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세계대부분의 국가에서는 CNN 등의 세계뉴스(world news)를 통하여 세계의 사고(?v2)소식뿐 아니라 문화와 유행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영화, 홍보비디오, 전통문화 소개 등 다양한 영상물의 제작으로 세계는 타문화권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 도서와 전자통신을 통해서도 많은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피상적인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이제 실제적인 타문화권의 노출을 원하고 있다. 실제로 10/40 창안에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밀려오는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이며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외국인을 대하는 현지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구의 식민지였던 비서구 지역에서는 한국, 일본 등 같은 아시아계의 여행객들에게는 보다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아시아의 변화는 대중매체를 통하여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가지게 되어 그 이상의 호기심이 생겨나게 된데 그 변화의 원인이 있는 것이다.
또한, 대중매체는 강력한 사회여론 형성의 매개가 된다. 특히, TV의 영향력은 막강하여 광고나 방송을 통하여 전달된 지식이 절대적인 가치기준을 형성하는 기현상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대중매체 신봉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사역의 가능성을 열어 선교의 다양화를 가져옴으로 전파선교의 장을 열게 되었다. 또한, 중국 등 사회적인 접근 제한지역에는 전파수신기나 성경, 신학도서 등을 전달하는 사역이 중요한 단기사역으로 대두되고 있다.
교통의 발달(Transportations)
100년 전만 해도 일반대중들이 해외를 여행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해외여행의 주 수송수단이 선박이나 육로였던 만큼 오랜 시간을 소요해야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쉽게 세계곳곳을 다닐 수 없었다. 윌리암 케리(William Carey)가 그의 선교지인 인도에 도착한 것은 영국을 출발한지 6개월 만이었다. 따라서, 이 시대에는 선교란 평생을 투자해야 하는 사역이었다.
하지만, 초고속철도와 항공 등 대중 교통이 발달하면서 세계는 그야말로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 어느 국가이든 30여 시간 내면 도달할 수 있으며, 60여 시간 안에 가지 못할 지역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교통의 발달과 대중화는 ‘선교사들의 발’이 되도록 하나님이 당신의 마지막 세대를 위해 준비하신 것이 틀림없다.
해외여행(Short-term Visitors)
한국은 1980년대 말에 이르러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여행객이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중견 여행사의 통계에 따르면 자사를 통해 해외에 출입국 하는 내국인 연간 만 여명에 이르며 이들이 사용하는 항공료만도 50억 원 대에 이른다고 밝힌다. 한국관광진흥공사는 1992년에 이미 해외관광으로 인한 손실이 년간 수 십 억 원대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 실제 본 교단내의 개인이나 교회에서 해외선교훈련을 떠나는 인원만 해도 연간 약 1,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이 사용하는 비용은 약 10 억 원대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Baeq, 1996). 이러한 막대한 비용지출은 해외여행의 자율화와 맞물려 시작되었고, 곧 교회 내에서는 단기 해외선교훈련 혹은 비전트립 붐(vision-trip boom)이 일기 시작되면서 가속화되었다.
선교지의 무분별한 방문은 현지의 선교사들에게 막대한 사역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훈련되지 않은 단기선교사들의 잘못된 태도(home-culture behaviors)로 현지인들과 갈등을 일으켜 장기선교사의 사역에 지장을 가져오기도 한다. 삶으로써의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의 모습을 단시간 관찰하고 오보하는 방문자들에 의해 많은 선교사들이 매도되기도 한다. 이러한 단기해외선교훈련의 단점들은 전문적인 훈련과 사역자의 전략적인 배치를 통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
이민세대(Immigrations)
한국교회의 선교자원 중 중요한 인적자원의 하나는 해외이민세대들이다. 이민 1.5세들이나 2세들은 이미 다중언어권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어 다양한 직업전선에서 선교가용자원으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신학교에는 많은 1.5세나 2세 교포들이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현재 해외 한국동포가 약 400백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외동포에게 복음을 전하고 현지의 언어와 문화에 해박한 이들이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양육한다면 훌륭한 선교전략이 될 것이다. 이민세대 선교사들(선교현지의 교포들)은 선교지에서 의사소통의 문제가 없기 때문에 단기사역에 있어서도 많은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Government)
90년대에 이르러서는 단기선교의 가능성으로서 정부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10/40 Window 내의 많은 국가들이 공식적인 선교사의 입국을 환영하고 있지 않지만, 다민족 국가의 정부가 막강한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국가개발을 위해 도로를 확충하고, 각 민족이 사용하는 다중언어를 제한하고 공용어를 교육하는 정책은 단기사역자들에게는 큰 유익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경우 공산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에는 단기간에 방문할 수 없었던 오지에 까지도 도로가 확충되어 단기간의 여행이 용이해졌으며,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다민족집단들이 언어통일정책을 통하여 국가의 공식언어(만다린)를 사용하게 됨으로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등 많은 다민족국가들은 국가 공용어를 교육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강력한 모슬렘 국가들이나 접근 제한지역이었던 국가들이 관광수입이나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문호를 개방하고 많은 외국인을 수용하는 것도 단기선교사역의 새로운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렇듯 단기선교사역은 이 시대의 새로운 선교동향(trends)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예수님께서 오신 것이 ‘하나님의 때’(갈 4:4)를 따라서 오심이라는 바울의 영적성찰과 같은 전망일 것이다. 주님께서는 이 마지막 시대에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증거하기 위하여(마 24:14), 시대적인 배경을 준비하신(manipulated) 것이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때를 따라 자신을 종의 형체로 낮추시기까지 순종하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오늘날에도 우리가 순종하길 원하신다.
단기사역자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활용한다면 다양한 선교지에서 장기선교사들의 사역능률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각 지역교회별로 진행되는 단기해외선교훈련이나 비전트립 등은 교단이나 선교단체의 루트를 통하여 그 훈련의 초기부터 사역의 전반적인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또한, 선교지의 정보와 사역의 필요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다 선교지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인교회 안에 이러한 수많은 단기선교 사역 팀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파송할 연구기관들이 생겨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단기선교사역은 다가오는 21세기의 전략적인 선교운동으로 훌륭하게 사용될 것이며, 장기선교사와의 협력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위에 세우는데 큰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단기선교의 장점
현대선교에 있어서 단기선교는 다방면에서 유용하며 단기선교는 장기 주재 선교가 용이치 않은 지역에서 장기 선교의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별히 도시생활에 길들여진 선교사들이 기후와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장기간 동거하며 선교사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 단기선교는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단기사역은 장기선교사가 겪는 여러 장애들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기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선교전략이 된다. 또한, 장기선교에 비하여 기동성과 전문성이 확보되기에 중, 단기적인 선교전략을 수행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단기선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장점을 가진다.
사회문화적 장벽 (Socio-Cultural Barriers)
현대 선교사들은 근대과학의 발달로 예전과 다른 고민을 하게 되었다. ‘선교에 있어서 처음 10,000 킬로미터는 비교적 쉽지만, 마지막 10 센티미터가 어렵다’(Hesselgrave 1991)는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오늘날 선교지에 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지만 다양한 문화적인 장벽들이 선교사들과 현지인들 사이에 놓여 있다. 선교사가 현지에 가서 이러한 문화적인 장벽에 부딪치는 과정(culture shock)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① 단기선교사역은 장기선교사가 경험하는 문화충격의 과정(관찰-참여-좌절-적응)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좌절의 기간 비교적 경험하지 않고 사역자체에 중심을 두고 최대한의 능율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② 선교 현지인들은 외국인 선교사가 오랫동안 자국에 거주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가질 수 있지만, 단기선교의 경우 여행자의 위치에서 방문하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보다 쉽게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위의 표에서 우리는 a, b, c의 세 시기를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교지에 처음 도착하는 초임선교사들은 새로운 환경으로 인한 여행자 시기(a) 혹은 관찰기를 맞게 된다. 이 기간에는 선교지의 모든 이국적인 환경에 매료되어 있는 흥분기이다. 적절한 판단보다는 들뜬 분위기에 사로잡히기 쉽고 현지인들을 쉽게 신뢰하고 때로 배신당하기도 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약 12개월-20개월이 지나면 좌절의 시기(b)를 맞게 된다. 이 기간은 현지인들에 대한 저항기로 그들의 문화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언어가 익숙하지 않음으로 의사소통의 문제 등으로 인해 심한 좌절과 문화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선교사는 이때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현지인 언어 멘터(mentor) 등을 통해 현지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24개월 정도가 지나면 현지에 점차 동화되어 적응기(c)에 접어든다. 이때부터는 현지인을 이해하고 현지의 그리스도인들과 협력하여 사역할 수 있게 된다. 현지인들도 선교사를 이해하고 신뢰하게 되어 언어문제만 해결된다면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추진할 수 있다.
현지인들은 선교사에 대한 경계심을 푼 이후에도 이들에 대한 문화적인 저항감 내지는 동질화(identify)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기도 한다. 실제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오래 거주하다보면 현지인들은 선교사들이 자국문화에 동질화될 것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모문화를 가진 선교사가 타문화권에서 현지인과 같이 완벽하게 동질화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단기선교사역자들은 이러한 문화충격과 적응의 부담감을 적게 가지고 비교적 여행자와 같이 선교현지의 기후와 문화를 관찰하며 때로는 즐기면서 단기간 효과적으로 선교사역에 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정학적 장벽 (Geographical Barriers)
선교지 중에는 특수한 기후로 인하여 - 사막의 열풍이나 혹독한 추위 등 - 선교사가 오랫동안 거주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또한, 습지나 풍토병이 만성적으로 창궐한 지역, 홍수나 지진피해가 막심한 지역등 선교사가 장기간 거주할 경우 건강악화가 우려되는 지역도 있다. 이러한 지역에는 비거주 사역이나 단기사역을 통한 선교활동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환경뿐 아니라 다양한 알러지(allergy)등 개인적인 체력요인에 의해서도 선교사들이 장기간 거주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러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단기사역을 통해 개인의 체력을 관리하면서 사역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선교전략의 편이성 (Easiness of Mission Strategy)
단기사역은 기동성을 요하는 선교프로젝트들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에 적합하다. 사실 장기선교사들은 사역의 지속성 때문에 다양한 사역을 구상하거나 많은 일을 감당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단기 사역자들은 때와 사안에 따라 기동성을 가지고 사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활용도가 높다.
예로 각지에 흩어져 있는 미전도 종족을 정탐하는 일은 장기선교사가 다 감당 할 수 없다. 이러한 사역은 단기간 이동이 용이한 단기 팀이 전문적인 정탐훈련을 통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현지의 지하수를 개발하는 일을 위해서 선교사가 지질학을 연구하고, 수원탐사기를 구입하여 수맥을 찾아 실제로 땅을 파는 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재정의 투자를 필요로 한다. 선교사가 모든 일을 추진하려 하기보다는 전문적인 지질학 요원들이 팀사역을 한다면 총체적인 선교건축(mission building)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팀 및 협력사역 (Team Ministry)
장기선교사는 선교지의 필요에 따라 의사가 되기도 하고, 교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정비사나, 보건사, 이발사가 되어야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선교사가 모든 자격과 기술을 갖춘 수퍼맨이 되려면 너무나 많은 시간과 재정을 투자해야 하며 현실상 모든 것을 갖추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선교지의 요구에 따라 필요한 전문사역 팀을 적절히 파송하여 장단기선교사의 협력을 도모한다면, 21세기의 한국교회의 선교사역은 놀라운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의 선교는 전문적인 장기선교사들에 의해서만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선교가 지상교회의 중차대한 보편사명인 만큼 선교의 기회가 모든 지상교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개방되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한국 선교사들은 현장에서 다양한 사역의 필요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이러한 필요를 파송교회나 기관에 요구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왜냐하면 그곳에 자신을 도울만한 전문적인 사역자들이 없거나, 혹은 전문인들이 있어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자신의 사역을 돕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선교는 팀 사역을 통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성취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우방기(Ubangi)에 선교사로 갔던 티투스 존슨은 아프리카 대륙이 기아와 질병으로 신음하는 것을 보고 고국에 돌아와 의사가 되어 다시 선교지로 갔다. 하지만, 급변하는 현대의 선교사들이 6-8년 동안 의사 면허증이나 다른 전문직의 자격증을 갖기 위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본국에서 전문기술에 숙련된 단기사역자들이 선교지의 필요에 따라 투입되어 협력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선교전략이 된다. 이 마지막 시대의 선교사역은 유능한 선교사 개인의 사역보다는 다양한 선교자원의 협력을 통하여 완수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선교사를 돕는 지원부대로서의 단기사역의 개발은 한국교회의 과제인 것이다.
교회의 영적갱신 (Revival of Local Churches)
듀안 엔더슨 (Duane Anderson)은 "적당한 단기선교 경험을 통하여 교회의 구성원들을 갱신시키므로 세계 속에서 갱신의 불을 부칠 수 있다"고 말한다 (Anderson 1992: 9). 단기선교 경험은 자원자들로 하여금 장기 주재 선교사가 되도록 불을 붙여줄 뿐 아니라 헌신된 교회 지도자들을 일으켜 국내전도와 해외선교를 위하여 후원하고 기도하는 영적인 일에 힘쓰게 만들어 준다.
로봉린 박사는 기독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단기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나는 단기선교를 긍정적으로 봅니다. 나는 많은 단기선교 팀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정규선교사인 내가 하기 힘든 전도활동들을 했으며 나는 단기선교에 참여한 분들로부터 영적인 도전들을 받았습니다.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분들은 또한 그들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고 사역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유익을 얻게됩니다" 라고 말하였다 (로봉린 1998: 17) 그는 선교회들이 창의적 접근 지역에서 생생한 경험을 나눌 프로그램을 짜고, 목사들은 선교 자원들을 개발하기 위하여 단기선교 팀을 후원할 것"을 제안하였다 (1998: 17). 단기선교 팀은 진행되는 선교사역에도 신선하고 역동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장기 선교사들의 영성을 개발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들 가운데 하나이다 (Park 1999b). 단기선교를 통하여 선교 지망자들이나 선교사 후보들이 다른 문화권을 접하고 자신들의 사명을 이해하게 된다. “단기선교 여행이야말로 그런 일을 하는데 실제적이고 빠른 일이다"(Forward 1998: 31).
결론
이제까지 현대선교의 동향을 통해 단기선교의 성장과 그 중요성을 살펴보았다. 또한 단기선교에 대한 다양한 정의 - 연대기적, 인식론적, 존재론적, 선교전략적 정의 - 를 통하여 단기선교가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동시대 그리스도인들의 헌신과 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전략으로 부각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미 언급한 대로 단기선교는 사회문화적, 지정학적 장벽을 넘어서서 기동성 있는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정예의 전략이며 파송하고 참여하는 교회에도 영적인 부흥의 촉매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과 유익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선교에 대한 선교신학적 - 성경적, 역사적, 상황적, 전략적 - 인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본 장에서 제시한 단기선교의 이해를 배경으로 다음 장에서는 단기선교의 성경적 토대를 놓을 것이다. 단기선교라는 주제를 가지고 또다시 성경 전체를 논의한다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며 논문의 한 장(chapter)으로 다룰 수 있는 주제도 아니다. 따라서 필자는 단기선교의 핵심적인 맥락을 신구약의 제한된 본문에서 논의하고 단기선교를 위한 이해, 훈련, 실제 사역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도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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