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난감했는데... 그래도 명석을 깔아주시면 꼭 제일 먼저 뒹굴어 보다가 맞는 성격이라 창피를 무릎쓰고 주절거려 보겠습니다.
원래 칭찬성 글을 써볼까 했는데... 성우분에 대한 칭찬은 '내가 쓰는 성우이야기'란이 있기에 거기에 작성하는게 더 나을거 같아 어렵게 어렵게 이 주제를 가져 왔습니다.
꼭 성우분의 연기에 대한 비판이 아닌 더빙 전반에 걸친 비판이 이뤄줘도 좋을거 같아 오늘은 연출과 캐스팅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주로 접하는 성우 더빙이 애니 보다는 외화에 치우쳐 있어.. 부득이 공중파 외화 연출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겠습니다.
성우 더빙에 대한 불만이 나올때 성우분의 연기에 대한 부분 보다는 연출과 캐스팅 부분에서 오는 불만이 더 많은 거 같습니다. 게시판에 오가는 글을 보아도 그렇다는 걸 쉽게 알 수 있구요.
더빙에 있어서는 드라마에서처럼 특정 배우의 연기 부족으로 드라마 몰입을 방해한다는 식의 불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거 같습니다. 그만큼 나름대로의 실력을 인정 받아야 주조연급. 또 그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육성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조연에 있어서도 실력이 있어야 그 자리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성우분의 연기 자체에서 오는 불만의 목소리는 그리 많지 않은거 같습니다.
보통의 경우 일반인들이 하는 더빙의 불만의 목소리는 "이 목소리는 이 사람한테 안 어울려~~" 내지는 "맨날 듣는 목소리 여기도 또 듣네..." 정도일 겁니다. 맨날 듣는 목소리 문제는 특정 성우가 너무 많은 주연을 소화해서 오는 문제점이겠지요. 이 문제점도 나중에 집어 보도록 하고......
배우와 목소리가 안 어울린다는 불만의 목소리는 굳이 일반인 뿐만 아니라 성우팬들 사이에서도 제일 많은 불만의 소리겠지요.(부득이 성우팬과 일반인을 나눈 점 양해해 주세요)
바로 캐스팅에 관한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불만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일단 캐스팅 부분에 있어서는 연출PD의 책임이 일차적으로 있다고 생각되네요. 성우분들이 어느 정도 자발적으로 배역에 대한 의견을 개진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캐스팅은 연출PD의 전권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스 캐스팅에 대한 불만의 화살이 그 배역을 맡은 성우에게로 향하는 것은 조금 지양해야 할거 같습니다.
축구에서도 뽑힌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신이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만으로 평가를 받을 뿐 자신이 왜 그 포지션에 있었냐는 비판이나 비난은 감독에게 있듯이 성우분들도 자신의 배역에 최선을 다해 그 연기에 있어서만 평가를 받아야지 왜 그 배역을 했는가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받아서는 안되겠지요.
그런데 간혹 연기와는 무관되게 왜 거기에 나오느냐며 성우분에게 비난의 화살을 들이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럼 왜 이런 미스캐스팅에 대한 비난을 성우분이 받게 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지요. 일단 제일 처음 생각되는건 성우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 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연출PD에 대해 모르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연출PD에 대해 잘 모르니 당연히 그분들이 감수해야 할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까지 성우분들이 들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거 같습니다. 캐스팅뱅크를 접하면서도 성우분에 대한 DB는 아주 자세한데 반해... 그 연출을 누가 했는가에 대해선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성우 팬 카페인 만큼 성우분에게 충실한 것이 우선이겠지만 연출PD와 성우분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이기에 조금만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명석이 깔아진 만큼 아는대로 연출부에 대한 칭찬과 채찍질을 해볼까 합니다.
제일 먼저 논란이 되는 곳은 역시 MBC겠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일반인들이 말하는 "맨날 듣는 목소리~~"의 주범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때 유행했던 "누구누구의 뇌구조" 시리즈를 응용하면 기존 MBC 연출부의 뇌구조엔 90%가 특정 성우로 채워져 있을거 같습니다.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무사안일한 성우 캐스팅을 하는거 같습니다. 주연급 뿐만 아니라 조연급 마저도 고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요. 물론 성우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제약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이 제약도 얼마든지 커버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얼마전 방영한 김예나PD의 '연인'을 통해 입증됐지요.
성우 자원이 부족하면 다른 방송사 출신 성우도 캐스팅하고 기존 성우분과 신인 성우분의 조화로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연출이었다 생각됩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 방영된 첫 더빙작들 중에서도 제일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김예나PD의 연출작을 보면서 MBC도 많이 변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하게 됩니다. 특히 엔딩 크레딧에서부터 많은 변화를 보게 되더군요.
MBC연출부에 대한 불만으로 근 1년여 꾸준히 시청자 의견에 보낸것이 엔딩크레딧 좀 성의있게 해달라는 거였는데 드디어 변화가 보이는 거 같아 대만족입니다.
MBC는 이정도로 하고 다음 KBS 연출부로 넘어가면.... 음.. 일단 MBC 연출부는 부럽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그 풍부한 물량..... 마치 스타크래프트에서 테란이 멀티 자원 확보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지요....
연출도 뭐랄까... 딱히 불만을 집어내기 힘든면이 있습니다. 주연급들도 워낙 다양한 외화를 방영하고 매번 적절히 주조연급 성우들이 알맞게 나눠지고 있어서 캐스팅에 대한 불만은 제일 적은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불만을 말하자면..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앞에 서 있기에 신인 성우들의 목소리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나 같은 이유로 타 방송사 출신 성우를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을 들수 있겠네요.
연출진도 이원희PD. 서원석PD. 김웅종PD. 하일성PD 등... 다들 나름대로의 색깔을 가지고 연출을 하시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성우분과 연출진간의 관계 역시 딱딱한 상하관계가 아닌 가족같은 분위기가 나온다는 점에서도 좋은 더빙이 나오는거 같구요.
이제 드디어 SBS 연출에 대해서 말하게 되었는데.. 음.. 가장 먼저 말하고 싶었고... 제 이야기에 핵심이 되는 곳도 이 SBS 연출입니다.
이번 추석에 방영된 배숙현PD의 '반지의 제왕3'가 도마에 오르는 거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뒤로 미루고 요근래의 SBS 연출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파격적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 배우는 이분이 맡을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정반대의 연출이 나올때도 있고 '이건 아닌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드는 연출도 간간히 보이기도 합니다.
미스 캐스팅 논란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방송사일거란 생각이 드네요.
일단 저는 이런 파격적인 모습도 SBS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SBS의 최대 강점이자 약점이 자사 성우가 없다는 점이겠지요. 자사 성우가 없음으로 해서 성우 확보에 번거로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성우 인맥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캐스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진정한 파라다이스라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과거 공중파 만화의 전성기를 빛낸 것도 바로 SBS 만화왕국의 성역없는 캐스팅 덕분이었을 겁니다.. 쾌걸조로. 사이버포뮬러. 슬램덩크. 파이팅 대운동회. 큐티하니..등 타 방송사에서 볼 수 없었던 성우 모듬회를 즐기는 듯한 화려한 성우진은 SBS의 상징이었죠.
외화 부분에서도 김박PD. 김하정PD. 배숙현PD. 방성환PD 분들이 성역없는 캐스팅을 자주 보여주시고 있으십니다.
단지 성역이 없다는 것이 기존의 전담 배우 개념에도 이어져 다소 논란이 되는 캐스팅이 종종 보여지기도 하지요.
이번 '반지의 제왕3'도 이런 SBS의 성격에서 나온 트러블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김태훈님의 간달프는 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니깐요. 하지만 이것도 SBS만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가지 걱정은 유강진님이 못 나오신건지.. 안 나오신건지..가 걱정됩니다.
SBS의 이런 의외성이 다소 거부감을 줄때도 있지만 성우 모듬회에 나오는 톡 쏘는 겨자 처럼 오히려 전체적인 맛을 좋게 하는 경우도 많지요. 그래서 가장 기대가 되는 외화도 SBS입니다.
하지만 한번 더 신중히 생각하는 연출이 있었으면 하는 당연한 바람도 듭니다.
어쩌다 보니... 또 거의 칭찬으로 도배되어 버렸는데... 하고 싶은 말은 더빙은 성우분들과 연출PD분의 호흡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니 만큼 연출PD분께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겁니다. 그런 관심이 있어야만 잘된 캐스팅에 대한 칭찬이나 미스캐스팅 같은 비판도 성우가 아닌 연출PD분들에게 정당하게 돌아갈 수 있을테니깐요.
플스. 번역에 대한 성우팬들과 영화팬의 불만의 목소리가 많은데.. 이 부분은 성우 캐스팅과는 별도의 문제라 생각하기에 뺐습니다.
공중파에서 방영될때 어울리지 않는 의역이 많아지거나 전혀 쌩뚱맞은 오역이 나타날 때도 있고, 이것을 이유로 자막방송을 요구하는 몰지식한 사람들이 많은데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자막 방송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더군요. 어쨌든 번역 문제는 논외라 제외했습니다.
플스2. 첫 시작을 너무 어설프게 시작한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헉 떠들다보니 학원 갈 시간이네요^^;;; 그럼 전 이만.. 쫑쫑
첫댓글 일본도 이제는 주연은 거의 다 인기성우 중심, 자기맡았던 애니에 나왔던 성우를 중심으로 뽑더군요.MBC는 PD가 자주 바뀌어서 문제입니다.그러니까 성우를 골고루 쓰지 못하는게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정도라는...특히 CSI(예전 초기당당PD[모 PD이름하고 똑같죠..]하고 2번째바뀐 PD분만 좋았지... 다른PD는.. 실망)
피디분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모르니 뭐라할 말은 없지만, 가끔 보면 정말 심하다 싶을 정도의 캐스팅(중복이나 한분이 여러 주연을 맡거나)이 있기도 하죠. 그런 일은 국내 성우계의 단점으로 꼽혀오는 일이기도 하고...
중복캐스팅이라고 해도 티가 안나게 하면 모르겠지만 워낙 티가 나게 중복을 하니..
SBS는..; 글쎄요 그 파격이 장점으로 적용된 건 거의 본 역사가 없는데요;; 전담성우의 식상함이라 한다면 그 배우 출연 자체의 식상함도 역시 따라와야 하지 않을지요..그렇게 따져 보면 전담 성우제가 저는 오히려 당연하다 봅니다..
그러고 보니, MBC 성우들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던데...... 이유가 그것 때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