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조선일보 '타클라마칸 사막 종단 자전거 여행' 기사

[아카루이]

모래 바람 몰아쳐도… 페달 밟는 발을 멈출 순 없다

타클라마칸 사막 종단 자전거 여행

조선일보 우루무치=글·사진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입력시간 : 2007.05.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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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서진 시간의 가루가 모래로 쌓였나. 뜨거운 타클라마칸 사막 모래밭을 체험해 보기 위해 자전거를 들고 걸었다. 실제 자전거 여행은 타클라마칸 ‘공로(公路)’를 이용했다.

• 죽음의 타클라마칸(돌아오지 못하는 땅이란 뜻) 사막을 자전거로 달렸다. 100년 전 스웨덴 탐험가 스벤 헤딘은 이 사막을 횡단한 뒤 ‘무덤 속과 같은 고요함의 고향’이라고 내뱉었다. 100년이 지난 뒤 낙타대신 자전거로 400여㎞ 사막 종단의 페달을 밟았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우루무치까지 5시간, 우루무치에서 다시 쿠얼러까지 버스로 10시간. 이후 차로 5시간을 달려 룬타이에 도착했다. 타린강에 걸린 다리에서부터 자전거 기행 출발이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타클라마칸 사막은 한반도의 1.7배 크기. 높이 100m 안팎의 크고 작은 사구가 이어지는데다가 그 사구들이 바람에 밀려 이동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교통의 큰 장애가 된 유동사막이다. 자고 일어나면 지형이 바뀌며 지금도 1년에 10㎝씩 사막이 계속 남진을 하고 있단다. 3박4일 동안 사막의 고열과 고독, 고통 속에서 페달을 밟는 일정. 아침 기온이 금새 30℃를 넘어선다. 숨이 넘어갈 것만 같다. 땀은 살갗에 맺히는 족족 증발해 버리고, 갈증을 달래기 위해 물을 끓임 없이 마셔도 소변 색은 진노랑이다. 드넓은 바다 위, 그저 정지해 있는 뜨거운 물결에 떠 있는 듯 지독한 열기와 고독, 고통 속에서 페달을 밟는 몸짓을 계속하다 보니 시간마저 헐거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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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래 바람이 잦아들지 않아 철수를 결정한 뒤, 아쉬운 마음으로 자전거를 분해하는 대원. 뒤는 사막의 현대판 우물, 혹은 편의점 격인 ‘수정방’.

• 일행은 모두 17명. MTB국가대표 이창용 선수와 동호인 최종식씨가 선두를 교대로 이끌었다. 자전거 여행 경험자들은 선두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선두는 바로 후위 보다 30%나 더 힘겹게 발질을 해야만 한다. 앞으로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모르는 만큼 틈틈이 사진촬영을 하고 다시 후미에 붙기를 여러 번,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느라 조금만 지체해도 선두가 까마득히 멀어져 버린다. 사막에서의 바람은 제멋대로다. 맞바람을 헤치고 1㎞를 쫓아가는 데 족히 10여분 이상이 걸린다.
  
  더위를 식혀주는 몇 방울의 비가 눈물겹도록 고맙다. 중국 정부가 탑중 지역 원유 채취를 위해 닦아놓은 타클라마칸 공로(公路)에는 대략 5㎞마다 ‘편의점’ 겪인 ‘수정방(水井房)’이 있다. 도로 인근의 녹화 임무를 맡고 있는 일종의 우물이다. 수정방에서 만난 한 부부는 월급이 1000위안(12만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막에서 무소유의 삶을 사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어떤 곤궁도 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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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여행의 종착지 민펑에서 만난 위구르족.

• 사막에서의 텐트 생활은 그야말로 동물적이다(사막에서 먹는 라면의 맛은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지만). 씻지도 못한 채 침낭에 들어가 누우면 밤의 한기 때문에 코끝까지 싸하고 새벽에는 오들오들 떨며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하루는 새벽부터 말로만 들었던 무서운 사막폭풍이 불기 시작했다. 시속 30㎞가 넘는 강풍에 텐트가 휘어져 버린다. 텐트 폴대를 잡고 2시간을 버텼다. 그런데 바람 보다 무서운 것이 모래먼지다. 모래 폭풍이 몰아치면서 텐트 통풍구를 통해 날아 들어온 모래가 책 두께만큼이나 쌓였다. 곧 모래에 묻혀 버릴 것만 같다. 버프(buff·바람이나 먼지를 막기 위해 쓰는 일종의 두건)를 차에 놓고 오는 바람에 삼각팬티로 코와 입을 막고 버텨보지만 어느새 입안에는 모래가 가득했다. 이 모래 폭풍은 며칠 동안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래에 밥을 비벼먹으며 폭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리지만 주위는 점점 더 어두워지며 바람이 거세질 뿐이다.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지막 나흘째 날이었다. 자연의 힘 앞에서 170여㎞를 남겨둔 채 자전거 여정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사막 남단의 소도시 민펑에 도착하니 위구르족 꼬마 고적대가 나팔을 불며 환영을 해준다. 사막의 밤, 쏟아져 내리는 별빛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추억이 벌써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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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클라마칸 사막 '공로'를 달리는 대원들. 타클라마칸은 신이 비워둔 절대 순수 영역이 아닐까. 고독과 고통 속을 달리며 든 생각이다.

• 실크로드 타클라마칸 자전거 여행

  나흘간 타클라마칸 사막을 자전거로 이동하는 프로그램. 총 570㎞를 달린다. 가격은 155만(10인이상 출발기준)~199만원(6인이상 출발기준)선. 올 10월에는 ‘제1회 타클라마칸 사막종단 사이클대회(가칭)’도 예정돼 있다. 2박3일간 사막을 달리는 대회 참가비는 1인당 500달러선. 문의 ‘한진 TNC’. www.tnctour.co.kr, (02)73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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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루이]

사막을 달리신 모든 분들을 경외합니다. ^^/

[길동이]

멋집니다.완주를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귀환하셔서 더 좋습니다.

[구리백]

대단합니다...

[용두사미]

대한민국0.1%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