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이 이고 있는 타원형의 호수를 천지(天池)라고 하며, 달문담(達門潭) 또는 용왕담이라고도 한다. 또한 바다의 눈이라고도 하였다. 천지는 중국과 한반도에서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제일 큰 호수이다. 천지의 남북 길이는 한반도에서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제일 큰 호수이다. 천지의 남북 길이는 4.85㎞이고, 동서 길이는 3.35㎞이다. 천지의 수면은 해발 2194m이고, 깊이는 평균 204m이다. 천지는 두 나라 경계호로서, 압록강 · 두만강 · 송화강의 발원지이다. 천지는 옛날부터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으며 줄곧 신성한 지방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주는 전설들이 널리 전해지고 있다. 『봉천통지(奉天通誌)』에는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장백산의 기후는 변화무쌍하여 천지의 수면과 주위의 산봉우리는 늘 구름이 감돌아든다. 몇 달씩 햇빛이 비치지 않는가 하면 음침하였다가도 밝게 개이며 폭풍이 돌발하여 사석이 흩날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폭우가 억수로 쏟아지다가 점차 빙설로 변하여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변화무쌍한 대자연의 기백은 천지에 신비한 색채를 더하여 준다. 옛사람들은 천지를 용궁으로 간주하였다. 천지의 깊이는 탐측하기 어렵고, 맑고 찬 천지의 물은 기이하며 큰 한재가 들어도 마르지 않고 사계절 줄어들지 않는다. 그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천지를 바다와 통하였다고 말하며 바다의 눈이라고 말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 시기는 명확하지 못하나, 멀고도 먼 옛날 사냥꾼 네 사람이 장백산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백두산에도 올랐고 산 아래의 천지 가에도 이르렀다. 그들이 천지 가에서 천지의 자연 경치를 흠모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는데, 홀연 호수의 중간에서 금황색 나는 큰 괴물이 수면에 나타났다. 머리는 큰 단지만큼 하였으며 네모난 등에는 뿔이 달렸고 긴 목에는 많은 수염이 났는데, 머리를 숙이고 요동치는 것이 마치 물을 마시는 듯하였다. 사냥군 네 사람은 이런 괴물을 처음 보는지라 이상하기도 하고 겁나기도 하였다. 네 사람은 의논도 할 사이 없이 제각기 산봉 위를 향해 황급히 올랐다. 그들이 산중턱에 올랐을 때 산이 떠나갈 듯한 괴상한 소리가 울렸다. 네 사람은 무심중 뒤를 돌아보았는데 금방까지도 있던 그 괴물은 오간 데 없고 같은 옥 같은 호수는 잔잔히 누워있었다. 네 사람은 놀란 마음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의논하기를 금방 본 괴물은 다름 아닌 거룡이 물에서 놀다 용궁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하였다. 또 전하기를, 천지의 물이 세차게 넘실거리고 금을 올리는 소리에 동반하여 우레 소리가 발작하는데, 그 소리는 마치 포탄이 터지는 소리와 흡사하여 백리 밖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천지 속은 용궁이기 때문에 용궁에서 울리는 북장단 소리와 병마를 훈련시키는 소리가 밖까지 전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천지의 용와은 용궁에서 북 · 꽹과리 소리를 듣고 병사를 훈련할 뿐만 아니라 늘 외부와 연계를 밀접히 하고 있다. 매년 3월이 되면 천지의 용왕은 흑룡강의 용왕을 청하여 오는데, 이때는 검은 구름 이 서북쪽에서 천지로 날아온다. 흑룡강 용왕이 천지에 광림할 때는 반드시 폭우를 몰고 와 천지에 뿌린다. 그들은 천지의 용궁에서 며칠간 연회를 한 다음 구름을 타고 동남쪽으로 날아가 동해로 가서 동해의 용왕을 배알하고, 흑룡강 용왕은 동해에 남아 일을 보고 천지의 용왕은 혼자 천지로 돌아오는데 이때 ‘구름이 동남쪽에서 천지에 날아오나 검은 구름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듯 천지는 용이 거주하는 곳이라 하여 옛적부터 사람들은 천지를 용담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천지는 신성한 곳이라 하여 옛적부터 감히 침범하지 못 하였을 뿐만 아니라 감히 범접도 하지 못하였다. 만약 천지를 침범하거나 범접하면 꼭 신의 징벌을 받게 된다고 전해지고 있다. 『장백산강강지략(長白山江崗誌略)』에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한 도인이 백두산에 오른 후 천지 가에 내려왔다가 적백색 나는 비늘이 거꾸로 달린 고기 몇 마리가 천지 호숫가에서 놀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난생 처음 이런 괴상한 물고기를 본 도인(道人)은 즉시 물에 내려가 그 중 한 마리를 잡아서 천지 옆 옥장천에 넣었다. 이에 만족하지 않은 도인은한 마리를 더 잡으려고 호숫가에 이르렀는데, 그만 부주의로 발이 물속에 빠져들어 갔다. 물에 빠진 동인은 헤어 나오려고 하였지만 나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욱 깊이 빠져 들어갔다. 도인은 백여 장 되는 물속에 들어왔던 바, 층계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 보려고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그는 돌층계를 짚으면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왔다. 도인이 여섯 장쯤 내려갔을 때 많은 동굴들이 나타났다. 동굴 어귀는 네모난 것과 둥근 것이었는데, 동굴마다에는 모두 돌로 만든 침상이 있었으며 왼쪽 켠의 한 동굴 안의 돌침대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 한 분이 반듯이 누워 자고 있는데 코고는 소리가 마치 우레가 우는 듯하였다. 이 정형을 바라본 도인은 감히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급히 뒤로 물러서서 수면으로 돌아 가려고 엎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하면서 달려 나왔다. 그러나 겁나 하면 겁나 할수록 조급해 하면 조급해 할수록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도인은 젖 먹던 힘까지 합치여 겨우 백여 보를 올랐다. 숨을 돌린 후 머리를 돌려 바라보니 동글 어귀에 오색이 찬연하고 큰 파도가 일었다. 도인은 결사적으로 올라가려 하였는데 꼭 자기가 꿈속에서 헤매이는 것 같고 몸이 파도에 둥둥 떠 있는 듯하였다. 도인이 깨어나 보니 그는 이미 땅 위에 앉았는데 뒤에는 사냥꾼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사냥꾼들은 도인이 천지에서 솟아나온 것을 본지라 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하고 다그쳐 물었다. 도인은 금방 보았던 정경을 사냥꾼에게 말한 다음 “천지의 물속은 꼭 용왕이 거주하는 지방이야!”하고 중얼거렸다. 이튿날 아침, 도인이 옥장 천에 가서 어제 잡아 두었던 그 비늘이 거꾸로 달린 고기를 보니 고기는 거기에서 좋아라고 헤엄치고 있었다. 도인이 그것을 쥐려고 손을 내미는 찰나 고기는 가로 풀쩍 뛰며 천지에 들어가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도인이 그 고기를 잡으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고 한다.백두산 천지의 전설은 아름답고도 귀에 솔깃하며 또한 장백산에 대한 신비로움을 더해주면서 사람들의 매력을 끌고 있다. 지금 학계에서는 백두산 천지의 수원(水原)에 대한 여러 설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주요한 주장은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천지의 수원은 호수 밑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중요한 것이고 대기 강수가 보조적인 것이라고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기 강수가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주요하고 지하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보조족이라는 견해이다. 그러나 어떠하든지 백두산 천지가 일반적인 호수와 다르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천지의 물은 흘러나가는 곳은 있어도 흘러들어오는 물이 없으며, 반대로 소천지(小天池)의 물은 흘러들어오는 곳은 있지만 흘러가는 곳이 없다. 대자연은 두 가지의 부동한 풍경을 한곳에 안배해 놓았고, 이는 결국 백두산의 기괴함을 더해주고 있다.
아름다운 천지 天池 --- 퍼온 사진/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