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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교실 스크랩 수필의 구조
스카이이글 추천 0 조회 3 08.08.20 00:5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수필의 구조 수필론

 

 

□ 수필의 구조


∇ 서두(序頭)의 개념

매사에 시작과 끝이 있고, “시작이 반이다”는 속담도 있다. 매사에 앞뒤가 중요한 만큼 앞뒤가 서로 어긋나거나 헝클어지면 중간이 아무리 좋아도 뒤죽박죽이 된다.

서두(序頭)와 동일한 말로는 모두(冒頭), 허두(虛頭), 발단(發端)이 있고, 비유의 예를 들면 맞선, 실타래, 시발역, 갈림길, 첫 키스, 일기예보, 노래의 첫 음, 건축물의 초석 등이 있다.

서두는 제목 다음으로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끄는 첫 몸짓이다. 서두를 잘 써야 수필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풀려나간다.


* “문장의 도(道)는 근본적으로 발단의 예술이다”-김진섭 <문장사담>

* “시작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계용묵

* “첫 머리 한마디가 전편을 밀고 나간다. 서두에 설명이나 서론을 늘어놓지 말라”-윤오영

※ 서두는 함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암시적인 글의 방향을 보여주며 제재가 무엇인가를 은근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부분에 해당한다. 서두에서 10초 안에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독자는 딴 곳에 눈길을 판다. 서두 쓰기는 고뇌에 찬 최초의 위기이면서, 동시에 모든 준비의 첫 신호음이다.

수필가 한흑구 씨는 <나무>라는 한 편의 수필을 완성하는데 5년의 세월이 걸렸다. 최종적으로 그가 선택한 서두는 “나는 나무를 사랑한다”였다.


∇ 서두의 요건

모든 글은 서두라는 문장에서 시작하여 서두가 어떤 문장이냐에 따라 다음 문장이 만들어지고, 그 다음 문장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하여 하나의 단락이 완성된다. 이런 작업이 되풀이되어 마침내 수필문이 완성된다.

서두는 글의 첫걸음이고, 서두의 첫 문장은 작으나 의미 있는 역할을 지니고 있다. 서두는 글의 승패를 좌우하는 단락으로서 글의 내용을 집약시켜 나가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서두의 문장은 작가의 진실성에 독자가 공감하도록 친근해야 한다.


※ 바람직하지 못한 서두

1) 장황한 배경 설명이나 자기변호, 혹은 불평

2) 진부한 내용이나 에피소드의 제시

3) 함축적으로 풀이하지 못하고 사전적 정의를 그대로 인용할 경우

4) 마무리가 예상되는 교훈이나 메시지를 먼저 내세우는 경우

5) 본문과 상관없는 신변 이야기를 늘어놓는 경우


※ 바람직한 서두의 요건

1) 단문으로 만든다-길이가 단순하고 쉽고 짧은 문장일수록 전달력이 높다.

  * 할 수 있다면 첫 문장은 10자 미만으로

  * 어려운 한자말, 수식어(형용사 부사) 피할 것

<보기>

이제 이 도시를 떠나야 한다. 젊음을 바친 직장도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나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도시에 살고 있는 미워진 자신까지도 버려야 한다. 날이면 날마다 거듭해오던 이별연습도 마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멋진 귀향. 화려한 이 한마디를 앞세우고 나는 돌아가야 한다. 잃어버린 고향이 그 어디멘지 몰라도 기어이 나는 돌아가고야 말리라. 가서 집을 지으리라.

                                              -구활, <기억 속의 우울한 귀향>

 

2) 중심사상을 제시한다.

-말하고자 하는 글의 핵심, 즉 ‘글알’-모든 글은 이 중심사상을 중심으로 뻗어가고 펼쳐진다. 글은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면 동심원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서두에서 글의 핵심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보기>

인생은 여러 가닥의 올로 짜인 천과 같다. 이리저리 엮여 하나의 구조를 이루듯, 삶은 서로를 업고 안고, 끌어내거나 잡아당기며 엉켜 있다. 그 중에는 시간과 공간에 윤기를 더하는 것도 있고, 함께하지 않아야 좋을 것도 있다. 그 모두는 필요하고 꼭 있어야 할 것들이다. 절대적 현상이나 존재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나타난 존재이고 현상이다. 문제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수용의 자세다.          

                                           -윤재천, <시련은 삶의 마디일 뿐>

 

3) 매력적인 서두가 좋다

매력은 자연스럽고 참신하며,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한다.

*미국 비평가 H 몬로의 5단계 구성법에 따르면 글은 -a 주의 환기, b 과제 제기, c 과제 해명, d 해명의 구체화, e 결언, 행동화의 촉구로 나아간다. 이런 구성을 지닌 서두는 독자의 주의를 쉽게 환기시켜 나간다.

 

<보기>

술은 참 이상한 음식이다. 배가 고파서 먹는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술이 없는 세상을 무슨 맛으로 사느냐고 술에 대해 예찬까지 한다. 어디 그뿐인가? 술을 마시고 하는 행동은 비록 그것이 망나니짓이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다.

                                                       -리대곤, <천국은 얼마나 따뜻할까>

 

4) 암시적 표현을 사용한다

수필은 함축적인 글이다. 서두는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이야기의 취지를 완곡하게 전달하며 앞으로 무엇을 이야기하겠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명시적인 표현보다 함축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이 독자의 연상력을 높여나간다.

 

<보기>

어느 날 둘째 아들의 집 거실에 들어서니 창문에 붙어 있는 글씨가 눈에 띄었다.

“아빠, 힘내세요. 엄마와 (?)가 있잖아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고딕체로 커다랗게 쓴 파란색 글씨 가운데 빨간 물음표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나는 얼른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거듭 읽고 난 다음에야 그 물음표가 며느리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태아(?)라는 것을 알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힘들어하는 제 남편을 도와주려고 며느리가 뱃속의 ‘아가’가 한 말처럼 그렇게 써 놓은 모양이었다.

                                                             -이윤기, <희망>

 

5) 제목과 상관성을 지닌다

수필의 서두는 수필이라는 집으로 들어가는 현관문과 같다. 제목에서 수필을 읽을까 하는 동기가 생기면 서두로써 독자의 독서 욕구를 꽉 잡아야 한다. 제목의 서술 방향을 보다 구체화하는 서두는 제목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드러내기보다는 간접적이면서 조금은 유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기>

지하철에서였다. 검정, 흰색,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살색의 크레파스가 나란히 놓여 있고 ‘모두가 살색입니다’라고 쓴 광고문이 눈길을 끌었다. 그 문장은 새삼 나를 야릇한 충격에 빠뜨렸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걸 그 동안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우희정, <땀의 색깔>


 

∇ 서두의 유형

 

1) 의미 해석, 명제 제시형

<보기>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있는 그대로가 사실이라고 할 때, 그것은 반드시 진실이라고 할 수가 없다.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욕구가 순간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진실이 아닌 때도 있다.

 

2) 주장과 설명

<보기>

하룻밤 친구와 나눈 시간은 한 달간 애인과 나눈 시간보다 더 낫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하룻밤 독서를 한 시간은 일주일 간 친구와 나눈 시간과 맞먹을 것이다. 살을 부비며 사는 애인보다 스스럼없는 친구보다 영혼을 나눌 수 있는 책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더 윤택하게 하는가를 보여주는 말이다.

 

3) 자연물 표현

<보기>

남창에 소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웠다. 뜰 앞에 붉게 핀 모란 꽃송이가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린다. 언덕 위엔 산철쭉이 분홍빛을 송이송이 달아내고 있다. 영산홍이 붉다. 태산목 잎새에 오월의 태양이 반들거린다. 치렁치렁 솔잎을 늘어뜨린 대왕송은 푸른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다. 홍단풍은 붉은 잎들을 달고 신록 속에 싱그럽다.

 

4) 배경(시간, 장소) 묘사

<보기>

우리는 아파트 일층에 산다. 이사 온 지 4년이 넘었다. 고층 아파트에서 일층은 채광도 나쁘고 사는 데도 불이익이 들었으나 살아보니 일층에 사는 사람만이 누리는 좋은 점이 있었다.

 

5) 날씨, 기상의 변화

<보기>

밤새 내리던 소낙비가 멈추고 말랐던 도랑에서는 물살이 지나가는 소리가 방안까지 들려온다. 어제까지만 해도 황사바람을 타고 온 가슬가슬한 먼지가루가 방바닥에 내려앉더니 지금은 가을 들판처럼 넉넉한 물소리가 충일감을 실어다 준다.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자연의 오묘한 변화이다.

 

6) 생물(인물, 식물, 동물) 묘사

<보기>

세나가 우리 집 막둥이로 들어왔다. 위로 두 아이가 대학교에 입학하여 다른 지방의 기숙사로 떠난 뒤 허전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아내와 의논한 끝에 입양한 아이(그렇게 나는 부르고 싶다)다. 고것이 집 안에 들어오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의 생활은 완연히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7) 대화, 의성어

<보기>

“삼행시 해봐요.”

젊은 학생들과 생활을 하다 보니 나는 다른 가장보다는 젊은이들의 세대어에 민감하다고 자부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도 그런 유행에는 뒤지지 않는다고 자랑이다. 그래서 가끔 말 내기를 하다보면 말싸움을 하게 되고 함께 마신 술도 무효가 되어버리는 일이 생긴다.

 

8) 명구, 속담, 인용, 명언

<보기>

“사랑을 해보지 않았으면 남의 사랑에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달리 말하면 역지사지(易地思之)이고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안다는 인지상정의 말이다. 이렇듯 상대의 입장이 되지 못하면 그들의 처지를 진심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다.

 

9) 가정적 질문

<보기>

살아가면서 항상 궁금하게 여기는 질문이 있다면 왜 사느냐일 것이다. 일에 골몰하는 사람은 때때로 왜 내가 이토록 일에 매달리지 하고 묻는다. 사람이야말로 무엇에 골몰할수록 그것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헤치고 싶어하는 유일한 동물일지도 모른다. 살 때도 그렇고 일할 때도 그렇고 사랑할 때도 그렇다.

 

10) 외모와 내면 소개

<보기>

누군가 내게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TV시청이라고 말한다.

일과 후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내가 앉는 자리는 텔레비전이 잘 보이는 가죽 의자이다. 아침마다 먼저 하는 일은 신문을 보는 일이지만, 30분 정도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다. 월간 잡지도 화장실에 비치되어 짧은 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삼는다. 책 따위는 내가 가는 곳으로 옮길 수가 있지만 텔레비전은 이동할 수가 없으니 내가 그것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 서두 작성법

1) 제목과 유사한 내용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2) 직설보다는 메타포로 처리한다.

3) 거창하고 장황한 설명을 피한다.

4) 격언, 남의 말, 옛이야기, 현학적 미사여구를 피한다.

5) 공개되지 않아도 될 사생활의 소개는 피한다.

6) 극히 상식적인 것을 혼자 아는 척 서두에 늘어놓지 않는다.

7) 과욕이나 꾀, 멋을 부리지 않는다.

8) 서두는 도입문장과 뒷받침문장과 마무리문장으로 나눈다.


∇ 본문(本文)의 개념

본문은 글의 몸통이고 비유하면 안마당이거나 운동장과 같다. 독창적인 체험, 감정, 인상, 지식을 마음껏 펼쳐내는 운동장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시작과 끝에 해당하는 서두와 결미가 무리 없이 이어져야 한다.

본문은 서두에서 제시한 주제를 풀어내고 결미를 위한 바탕을 마련해준다.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물 흐르듯이 전개시킨다. 시간대로 기술하든, 공간적 이동을 따르든 전개-절정-환희의 매듭을 가져야 좋은 본문이 된다.

본문은 마치 길을 모르는 사람에게 길을 가르쳐주듯이 상세하고 성실하게 쓰도록 한다. 비유하면 모르는 사람에게 그림으로 약도를 그려주는 것과 같고, 개울을 건너지 못하는 사람이 편안하게 건너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것과 같다.


∇ 본문 작성 원리

1) 단락간의 연결성

2) 주제와 관련성

3) 소재의 적절성

4) 형식의 다양성

5) 내용의 흥미성


∇ 본문 작성법

1) 전개부의 모습은 알맞게 자른 피자조각, 켜켜이 쌓은 시루떡이다.

2) 일반 독자를 위해 구체적으로 쓴다.

3) 단락은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면서 다채로운 크기를 지닌다.

4) 단락은 도입문, 주제를 뒷받침하는 사례, 인용, 해설, 설명, 묘사 등의 부분, 그리고 마무리하는 문장의 3부분으로 이루어지면 좋다.

5) 각 단락은 한 개의 통일된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6) 단락간의 관계가 보완인가, 반론인가, 열거인가, 예시에 따른 해설인가를 정한다.

7) 한 단락에 두 가지 내용을 담지 않는다.

8) 대화문은 풀어 넣되 강조할 경우에는 독립단락으로 만든다.

9) 전개부에서 제시하는 소재간의 비중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10) 큰 것에서 작은 것,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으로, 일반적인 것에서 개체적인 것으로 나아간다.

11) 강조하고 싶을 때는 한 문장으로 한 단락을 만들 수 있다.

12) 마무리 단계에서는 일반론으로 되돌아온다.

13) 결미의 앞 단락은 연결 역할을 한다.


∇ 결미(結尾)의 개념

창조의 행위에 비유하면 결미는 탯줄 자르기와 같다. 탯줄을 너무 빨리 자르면 결미는 본문의 일부분에 그치게 되고, 늦게 자르면 태아의 생명이 위태로와지듯이 결미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결미는 수필의 형식과 내용을 완성하는 최후의 한 단락, 한 줄이다. 따라서 소재, 구성, 제목은 모두 결미에 맞추어진다.

영화의 라스트 신처럼 수필의 결미도 나름의 역할을 지니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이 요구된다.

 

* 생략의 기법

결미는 끝맺음을 위한 재진술, 요약 정리, 의견 제시로 이루어진다. 담백한 것은 서정적인 표현으로, 인상적인 것은 주제의 제시로, 강렬한 것은 짧은 문장으로 정리하여야 제대로 효과를 자아낸다.

 

* 여운의 기법

본론을 요약한다든가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해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며,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제시 및 방향 설정도 바람직한 끝맺기이다. 수필의 경우에는 독자들이 후일담을 상상할 수 있게 여백을 남겨두는 끝맺음 방식이 자주 사용된다.

 

* 결별의 기법

마지막 줄을 쓰기 위해 수필을 쓴다고도 한다. 영화의 라스트 신이 여운에 있듯이 수필의 결미는 여운성, 인상미, 함축성이 생명이다.


∇ 결미의 유형

1) 주제법

그 문장의 주제가 되는 생각을 마지막 단락에서 다시 한번 서술하면서 결말을 내는 방법.

2) 감상법

감상의 내용은 필자의 인품과 인생관을 느끼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에게 주는 인상은 선명하다.

3) 대응법

수필의 서두와 결미는 항상 밀접한 관계를 맺기 때문에 서두의 내용과 대응시키는 방법이다. 서두의 분위기를 반복하여 연상작용을 통해 주제에 대한 관심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4) 요망법(要望法 )

문장의 결말에 필자의 요망이나 희망 따위를 쓰는 것은 호소하는 문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5) 여운법

여운이라는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서 지금까지의 문장 작성법의 경우 흔히 사용되는 것이 자연묘사이다.


∇ 결미의 조건

1) 균형 감각

2) 압축미

3) 감정 절제

4) 탈교훈성

5) 척, 체의 배격

6) 열린 결말


∇ 결미의 예시(보기)

1) 서술형

때로는 역풍이다가 금방 순풍이 되는 것이 바람의 생리이다. 바람을 잘 타면 출세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 인간은 바람과 더불어 살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 뿐이다.

 

2) 의지형

지난날의 어지러운 발자국과 방황의 날개를 접고 깃을 찾는 새처럼 지상에서 사라져간 모차르트의 영혼에 촛불 하나 밝혀주고 싶다.

 

3) 미완형

모래밭은 강물이 흐르면서 남겨놓은 만년 명상록.

하얀 명상록에 무엇을 써놓아야 할까. 써놓지 않아 비어 있어서 더 맑고 눈부신 모래밭을 바라본다. 텅 빈 층만이 향기로운 모래밭을….

 

4) 상황제시형

화로의 자개그릇과 또 하나의 질화로에 깊이 묻히던 장죽, 노변의 추억은 이십 년 전 바로 어제와 같다.

 

5) 단정형

거짓말은 사회의 악이면서 때로는 필요한 악이기도 하다.

 

6) 여운형

꼬마 손님이 놓고 간 손난로를 다시 만지작거려 본다. 웬일로 가슴에까지 온기가 전해져 온다. 아버지와 형님이야말로 요술난로인가 보다. 30여 년이 흐른 후에도 이렇게 내 가슴을 데워 주고 있으니.

 

7) 의문형

그런 일에 가담했을 친구의 형도 잊고 싶다. 그의 동생인 내 친구도 초등학교 때의 명랑한 반장으로만 기억하고 싶다. 우리는 이미 오랜 세월의 강을 아프게 건너오지 않았는가.

 

8) 청유형

밤에는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무진무진 먹세그려.

 

9) 미련형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길목에 뿌려진 작은 씨앗 같은 존재로 살고 싶다. 그들의 기억과 추억 속에 미미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라도 고난을 함께 이겨나가는 데 작은 보탬이나마 되었으면 한다.

 

10) 풍자형

“아- 예뻐! 우리 진욱이.”

초로의 할머니들 사이에 손자 자랑이 하도 심해서 “자랑을 하려거든 만 원 내놓고 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요즈음엔 그것을 듣는 쪽에서 오히려 “만 원 줄 테니 그만하라”로 발전했다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참고 관심해 주신 분이 혹시 있다면 이를 어떻게 하나. 즐거이 지갑을 꺼내야 할밖에.

 

11) 요약형

고향은 가슴에서 샘솟는 그리움의 대명사요, 영원히 기억에 남은 요람이요, 육신을 잠재울 때 영혼이 돌아가는 안식처다. 6살 때 떠나온 고향이고 40년 전에 떠나온 고향이지만 고향은 늘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불변의 보금자리다.

 

12) 영탄형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내년에도 가을은 또 오겠지만 이 가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석양 그늘에서 풀벌레들이 지칠 줄 모르고 울고 있다. 오늘 밤에는 나 또한 깊은 상념으로 늦도록 뒤척이리라.

 

13) 인용형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라는 세익스피어의 말은 이제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남자이니라!”로 변하였다 할지라도 그래도 남자는 죽었다가도 사라나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다. 남자 없이 여자가 태어나는 법도 있다더냐.   

 

14) 대응형

뜨락이 없는 대신 베란다에 놓여진 몇 개의 화분들. 그네들이 요즘 봄을 알리기 위해 한창 바쁘다. (중략)

한동안 반지꽃에 시선 주고 있노라니 하늘하늘한 줄기 끝에 살며시 치켜뜬 두 장의 ?잎과 다소곳이 펼쳐진 꽃잎 셋이서 나지막이 노래라도 부를 것 같다.


∇ 결미 작성법

1) 서두의 분량과 내용, 강약에 있어 균형을 이룬다.(서두 15%, 결미 10%)

2) 압축하여 표현한다.

3) 감정과잉을 피한다.

4) 주제와 관련을 맺되 탈교훈적이어야 한다.

5) 인용, 격언, 명언으로 마무리하지 않는다.

6) 서두의 진술은 구체적이 아닌 포괄적인 표현이 바람직하다.

7) 명시적 표현보다는 여운이 있는 함축적 표현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8) 안정감이 있으면서 파격의 여유를 살린다.

9) 서두와 연관이 있되 표현은 반드시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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