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영수 /조선일보 DB
"LED TV라는 것은 사실상 없다. 이런 명칭은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오도하는 측면이 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 16일 저녁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권 사장은 이날 "최근 공무원 한 사람이 LED TV가 따로 있는 것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LED TV는 광원(光源)이 형광등에서 반도체로 바뀐 LCD(액정화면) TV의 한 종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의 이날 발언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중순 'LED TV'를 선보이며 신문과 광고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LED TV는 권 사장의 말처럼 정확히는 'LED 광원 LCD TV'로 표현해야 한다. LC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뒤에서 LCD를 비춰주는 별도의 광원을 필요로 한다. 기존 LCD TV는 대부분 형광램프를 광원으로 사용했고, 삼성이 말하는 LED TV는 '빛을 내는 반도체'인 LED(발광 다이오드)를 광원으로 채택했다.
인터넷에서도 LED TV라는 표현에 대해 일부 논쟁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이 'LED TV'라는 표현에 별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일부 네티즌은 "삼성이 출시한 'LED TV'가 광원 없이도 발광이 가능한 AMOLED(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 TV인 줄 알았다가 LED 광원 LCD TV인 것을 알고 속은 느낌이 들었다"거나 "LED TV라는 표현이 맞다면 그동안 형광등을 광원으로 한 LCD TV는 왜 '형광등 TV'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비판글을 올리기도 했다.
권 사장은 이날 LED TV의 시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도 했다. “LED TV는 기존 LCD TV보다 가격이 70~80% 정도 비싸서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북미 시장 소비자에게 잘 팔릴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권 사장의 발언은 LED TV 시장 선점을 못한 LG그룹의 현재 심정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LED TV를 처음 선보인 이후 한 달여 동안 국내 시장에서만 1만여대나 판매했다. 가장 저렴한 LED TV 가격이 300만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강세다.
반면 LG그룹은 LED TV 시장에 대한 예측 잘못으로 아직까지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견제로 핵심 부품인 LED 모듈 조달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신제품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는 이르면 다음주 말 LED TV 1000여대를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풀 계획이다. 삼성보다는 한 달 이상 뒤처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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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디스플레이는 시장 수요 예측에 실패해 LED TV 출시가 늦어졌으며, 핵심부품인 모듈을 경쟁업체인 삼성으로부터 공급받는 지경에 있다. 대내외의 압박이 있자 이런 인터뷰를 한 듯하다. 그가 진정한 LED TV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리는 있지만, 그렇다고 엘지가 순수한 AMOLED TV를 생산하겠다는 것도, 기술이 있다는 것도 아니다. 갑작스레 LED TV 시장이 형성되어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니까 재나 뿌리자는 말이다. 그는 0910이며 혹시 0915일 수도 있다. 한편 엘지 그룹 회장 구본무는 091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