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지역 교회사 연구 : 사료수집
영남지역 교회사 연구의 일차적인 작업은 사료를 모으는 일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손이 쉽게 닿는 우리 교단(예장 통합)에 소속된 교회들의 문을 편지와 전화로 두드려 보았다. 설문지를 만들어서 영남지역(경북·경남) 교회들 앞으로 발송해서, 교회사를 서술한 적이 있는지 또한 전해 내려오는 자료와 기록들(당회록 등)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곧장 회신을 보내는 교회들도 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는 교회들도 많았다. 이런 사항들은 전화방문을 통해서 빠르고도 쉽게 파악될 수 있었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어려운 점에 부딪혔는데-한국교회사를 연구하는 이들이 흔히 경험한 대로- 대부분의 교회에 전해 내려오는 사료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기록문화에 서툴거나 무지한 경우, 교회의 형편이 역사를 정리할 만한 정신적·재정적 여유가 없는 경우(많은 시골교회), 일제시대에 교회가 독립운동을 위해서 앞장서는 바람에 당시의 경찰이 교회의 모든 기록을 압수해 간 경우(울산 병영교회), 천재지변(태풍 사라호)으로 인해서 사료들이 사라져 버린 경우, 한국전쟁(1950년) 통에 사료들이 없어진 경우, 교회에 불이 나서 중요한 기록들이 타버린 경우, 교회가 둘로 쪼개지면서 당회록 등의 중요한 서류를 교회를 떠나간 쪽이 가져간 경우, 교회에 도둑이 들어와 물건을 훔치면서 서류까지 훔쳐가서 그 서류를 없애버린 경우(의성 비봉교회) 등, 아무튼간에 교회사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가 너무 빈약하기도 하고 또한 보관해 있던 자료마저 그동안 많이 소실되었음을 알게 되고는 답답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아직도 교회사의 산 증인들, 즉 교회 역사를 머리와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교인들이 많이 생존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분들의 증언을 한시 바삐-하늘나라로 가기 전에- 녹음기에 담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실천으로 옮겼다.
1) 사료모음
기간 : 1997년 9월∼1998년 2월
지역 : 청도·의성·울산·부산
참가 인원 : 영남신학대학교 신대원 약 18명
2) 수집된 사료
◇ 청도지역
① 박곡교회(교회설립 1906년 4월 20일)
·사료 : 당회록(1927년부터), 전도회 회의록(1940∼1950년대 중반), 교인세례 명부, 교인 명부, 건축헌금 장부, 사진(교회 설립자 김춘화 외)
·녹취 : 김광득 장로(93세)의 찬송가사(성산가외 30여곡)
·고서수집 : 김광득이 소장하고 있던 고서(개신교 서적)
·교회 설립자 김춘화의 후손들이 박곡마을에 살고 있고, 또한 현재 김춘화의 재종숙 김인조가 이 교회의 장로로 시무하고 있다. 그래서 이 교회의 역사는 비교적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김광득이 손수 "박곡교회 사기"를 썼다.
·박곡교회의 특징 : 교회가 분리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진 교회. 교회일치운동(에큐메니칼)의 좋은 사례가 됨.
박곡교회는 저의 고향교회입니다..2년후면 100년입니다
100년동안 수많은 사역자와 사명자가 그 길을 지나갔습니다
지금도 80에 가까운 성도분들이 새벽재단에 기도하고 있습니다
2층으로 된 아담한 교회 입니다
여름 수련회로 멋진 교회입니다...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며 또 다른 외지에 선교을 위해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최재규 목사 시무
김인조 장로
김종영 장로
② 온막교회
·사료 : 당회록(1941년 이후), 사진 9매, 교회당 서립 신고서(大正 4년, 1915)
·녹취 : 금석종 장로
·특기할 사항 : 이 교회의 당회록은 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신사참배를 강요당한 교회 상황을 소상하게 기록했음.
③ 풍각제일교회
·사료 : 당회록(1899?), 교회의 역사를 잘 전해주는 사료는 거의 없음.
금전출납부(1964), 주보(1972), 월정헌금표
·녹취 : 김창욱 장로
·특기할 사항 : 초창기 교회의 종각을 보존하고 있음.
◇ 의성지역
① 비봉교회
·사료 : 당회록(1951년 이후 : 교회에 도둑이 들어와서 초기 당회록과 중요한 서류를 훔쳐가서 불태워 버림. 다행히도 1930년대의 문건과 교회가 세운 초등학교인 계신학교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음)
·녹취 : 구상모 장로(이 교회 3대째 교인), 구장로 사모님의 찬송(1950년대)
·특기할 사항
ⓐ 교회설립 연도에 관한 논의
제1안 - 1902년, 한국교회사 자료(?)를 근거로
제2안 - 1898년, 교회 선친들의 증언을 근거로
제3안 - 1900년, 당회가 제1안과 제2안의 중간을 잡아서
ⓑ 1902년 당시의 초가 4칸 교회건물이 남아 있음(비봉동 748번지). 이 건물은 1860년대에 지었음.
ⓒ 의성지역에 들어온 외국 선교사들은 거의 비봉교회를 방문. 이 교회가 경북 북부지역 선교의 중심지 역할을 했음.
ⓓ 의성지역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교회. 이 교회에서 분가해 간 교회의 수가 약 10개.
·교회가 학교를 세우고 운영 : 계신학교
② 학미교회 : 1910년 비봉교회에서 분가한 교회
·사료 : 당회록(1917년 당회 조직). 학미제일교회와 분리됨.
◇ 울산지역
① 방어진제일교회
·사료가 잘 보관되어 온 교회. 70년사 발간을 준비. 부인전도회록(1953), 교인 명부 2권, 초기 교적부, 노회 및 총회와 관련된 공문서모음(1951년부터 약 10년간), 금전출납부(1925, 1937), 유년주일학교 일지(1949), 장년주일학교 일지(1950), 초등부 일지(1953), 박병덕 목사 추모사(1952), 심방부(1951), 방어진교회 유치원 임원원서(약관이 일본어로 표기), 방어진교회 약사(1925∼1940), 사진(1931.10.20. 손양원 전도사 기념사진 등 8점)
·녹취 : 김진수 장로, 조진주 권사 : 이 교회의 설립배경에 관해서 설명. 1928년 손양원 전도사의 목회에 관해서. 찬송가와 독립운동가(천성가, 금주가, 전도가 등)
② 병영교회(교회 설립 : 1895년)
·울산지역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교회, 설립자 이희대(부산의 부산진교회 교인이었음. *부산진교회는 병영교회의 어머니 교회)
·교회 90년사(1895∼1985) 발간, 병영교회 100주년 기념화보 발간, 병영교회 100주년 기념집 발간, 교회 100년사 발간을 위해서 준비중(오광수 집사가 책임).
·오광수 집사와 인터뷰
ⓐ 일제시대 울산지역 독립운동의 근거지. 그래서 일본 경찰의 감시와 탄압을 받음. 교회사 자료 압수로 인해 1945년 이전의 교회사 자료가 교회 안에 거의 없음
ⓑ 왕길지 목사의 일기가 가장 중요한 사료(일기의 원본을 부산 수안교회가 보관(영어))
ⓒ 부산진교회에서 참고한 자료 : 호주선교회와 한국 파송 선교사들이 주고 받은 서간·공문
ⓓ 부산 경남지역 교회설립 순서 :
부산진교회(1891년 당회록 참조)…초읍교회…초량교회…부전교회
부산진교회……병영교회
병영교회…울산제일교회…호계교회…언양동부교회
ⓔ 처음엔 미북장로회선교회가 경남지역까지 선교하다가 네비우스 선교정책에 따라 이 지역 선교는 호주선교회에 넘어감
ⓕ 미국북장로회선교회가 세운 교회 : 울주군의 전읍교회, 보운교회
ⓖ 왕길지의 선교여행 : 4차(2차는 북으로 : 구룡포·장기, 2차는 남으로)
ⓗ 선교영역의 분리에 이어서, 선교사들 사이의 입장 차이와 인간적 갈등이 나중에 교단분리에 영향 : 아담슨과 왕길지. 아담슨은 서부 경남지역으로, 왕길지는 부산지역으로. 이 두 사람이 울산 병영교회에서 다툼. 이것을 호주선교부에 보고, 선교영역의 분리. 나중에 고신과 갈라서는 먼 원인이 됨.
◇ 부산지역
① 부산진교회
·교회사 발간 : 부산진교회 100년사(1891∼1991), 사진 100년사, 당회록(사본), 생명록(교인 명부, 사본)
·매부인 표상장(사본) : 부산진교회가 1891년대에 설립되었다는 증빙자료
·부산진교회 다큐멘타리 테잎
·특기할 사항 : 교회설립 연도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매부인 표상장을 찾아냄으로써 이 논란은 일단 정리되었음.*
□ 제159회 연구모임 주제발표(1998.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