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TV <아이의 사생활> 참여한 원광아동상담연구소 이영애 소장
행복을 결정짓는 키워드, 자·존·감
우리 아이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앞으로 얼마나 행복하게 살까? 이를 가늠하는 기초 공사는 다름 아닌 '자존감'이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보여준 EBS-TV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
아직도 엄마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연구팀으로 참여한 원광아동상담연구소 이영애 소장을 만나 자존감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EBS-TV 의인간탐구 대기획 <아이의 사생활>은 5월에 재방송을 결정할 만큼 엄마들 사이에 화제다. 특히 3부에서 다룬 '자존감'에 대한 내용은 유아동기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
연구팀으로 참여한 원광아동상담연구소 이영애 소장은 자존감(self-esteem)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가치있다고, 이길수 있다고 믿는 내적 힘이 곧 자존감"이라면서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을때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일어설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사생활>에서 실시한 실험을 보면 자존감은 리더십, 공감능력, 신체상, 자아상, 학업성취도와 놀라울 정도로 상관관계를 보였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친구들과 관계가 좋고, 리더십과 자아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본인의 모습을 그릴때 활동성이 크고 밝은 표정. 선명한 색깔로 그린데 반해,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신체상을 작게 그리거나 표정 없이 표현했다. 단체로 텐트를 쳐보는 실험에서도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다시 해보자, 이렇게 해보자'하며 적극적인 문제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방관자적 입장에서 '너 때문이잖아'하며 포기했다.
이소장은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성공한다'는 등식에 큰 무리는 없다고 말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그만큼 공감능력이 있어 남도 사랑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믿고 잘 발휘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기 때문"이란다.
자존감은 유아동기에 형성되는 기초공사
자존감은 타고나는 것은 아니라 만 2세부터 발현되므로, 2세까지는 불안함이 없도록 안정된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2~3세는 자존감이 상승하는 시기. 반면 엄마들의 성급함이 표출되는 때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빠르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이때는 자율성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아이의 자율성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스스로 할수 있는 것과 안되는 것을 잘 구분해 훈육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엄마들이 본격적으로 사교육 플랜을 짜는 3~6세는 아이가 환경을 자기 주도적으로 집행하는 때인 만큼 엄마 역할이 중요하다고. "부모 의도대로 목표에 맞춰 몰고 가면 안되지만, 무조건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방치하는 것도 좋지 않다. 엄마 기준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아이의 장점과 약점, 성향을 파악해 아이에게 맞춰 조절해야 한다"는게 그의 조언이다.
그렇다고 너무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뭐든 잘할수 있고, 잘한다고 칭찬받은 아이는 어떻게 될까? 밖에서는 쉽게 상처받고 좌절하는 일이 생길 뿐이다.
"여섯살된 아이를 열살 능력이 있는 것처럼 과대포장하면 어떨까요? 어쩔수 없는 빈공간이 생기겠죠. 아이가 하는 만큼만 칭찬해야지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그릇이 1리터라면 아이가 1리터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바로 자존감이죠."
사춘기, 엄마와 자존감 수정할수 있는 시기
자존감은 아동기에형성되는 기초공사로 실패나 좌절, 야단에 부딪혀도 이를 딛고 일어설수 있게 해주는 내면의 힘이 돼준다. 하지만 이 시기에 소홀했다고 해서 상심할 일은 아니다. 이 소장은 이후 성장과정에서 수정, 가감되는 부분임을 강조한다.
"사춘기라고 늦은 건 아니예요. 오히려 엄마와 재경험할 시기가 될수 있죠. 자기 인생과 스스로 싸우면서 엄마의 도움을 통해 자존감은 얼마든지 회복될 수 있어요."
학령기는 학업 수행이 중요한 척도인 만큼 성적과 자존감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아이의 사생활>방송중 실험을 통해서 자존감 높은 아이들이 성적도 잘 나온다는 걸 확인했다. 그렇지만 자존감을 공부나 성취의 결과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 공부만으로는 자존감이 올라가지 않는다. 공부를 잘하면 머리로 할수 있는 일은 많지만, 막상 일상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게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못하는게 있어도 내 장점이 있다는 것, 내가 최고라는 믿음이 있어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경험을 많이 할수 있게 해줘야 해요. 학습과 배움에만 치중할게 아니라 친구와 놀수 있는 기회도 적절히 배합해주세요." 자존감은 시험문제가 아닌 슈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바꿔오기, 친구와 싸움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일처럼 사회적인 경험을 통해 배양된다는 얘기다.
형제,자매간의 비교에서 자존감이 꺾일 경우, 엄마가 형제의 순서와 위계질서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나눔과 협상을 연습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사춘기에는 키가 너무 작다, 못생겼다는 외모를 통해 고정되는 이미지가 자존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자존감이 있으면 흔들리다가도 자리를 잡지만, 그렇지 않으면 성형중독이나 외모 꾸미기에 집착한다.
자존감은 이 사회 구성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는 토대라 강조하는 이 소장. 부정적인 말들로 아이의 자존감을 꺾기전에 한템포만 멈춰 그의 말을 되새겨보자.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키워주세요. 아이한테 닥칠 인생의 파도를 원망하고 피할게 아니라, 지혜롭게 파도타는 법을 깨치게 해야지 않을까요?
취재| 최유정 리포터
<정보 발췌 : 대구 내일신문 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