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우울증 실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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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성장통’이라기엔 고통이 너무 크다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심각성은 ‘힘들다’ ‘우울하다’는 ‘자기 호소’조차 하지 못한 채 우울증을 내재화하는데다 적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 재발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 있다. 인지 기능이 미성숙한 소아·청소년들이 겪는 우울증의 무게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달콤한 마음의 감기’라고 간과했다가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소아·청소년 우울증 증세와 원인을 알아봤다. 취재 | 정주연 리포터 missingu93@naver.com 도움말&자료 제공 | 김붕년 교수(서울대학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안동현 교수(한양대학병원 신경정신과)·박성근 원장(디딤 소아청소년 마음 클리닉)·손석한 원장(연세신경정신과)·강용 원장(한국심리상담센터)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가운데 눈길을 끄는 통계가 있다.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가운데 우울증과 심한 스트레스로 진료를 받은 인원이 2007년에만 4만5천여 명에 이른다. 이중 정신질환으로 분류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비율도 17퍼센트에 달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들의 자살 시도율과 자살 관련 상담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질병관리본부 만성병조사팀에서 수행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 통계(2007)’는 청소년들의 자살 시도율이 2005년 4.5퍼센트에서, 2006년 4.8퍼센트, 2007년 5.5퍼센트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소아는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 사춘기 아이들은 다 우울하다, 우울증은 저절로 좋아질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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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우울하다’ 말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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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민아(12) 엄마 김영은 씨(38·서울 성북구 돈암동)는 얼마 전 학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수업 시간에 딴 나라에 가 있는 듯 멍한 표정이고, 질문을 하면 대답도 느리고 별일 아닌 일에 울음을 터뜨리는 일이 많아졌다”는 의외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두어 달 전부터 부쩍 동생과 말다툼이 늘고, 숙제를 하다 잘 안 풀리면 쉽게 짜증을 낸다고 생각했지만 성적도 좋은 편이고, 할 일은 알아서 하는 모범생이었기에 ‘크느라고 그러나 보다’ 가볍게 생각했다. “기분을 풀어주려 놀이공원이다, 여행이다, 좋아하겠다 싶은 제안을 해보았지만 아이가 뭐든 하려는 의욕이 없어 걱정이 많았어요.” TV에서 조금만 슬픈 장면이 나와도 흐느껴 울고, 급기야 쉬운 구구단조차 생각이 나질 않아 수학 문제를 틀리는 아이가 염려스러워 설마 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는 김씨는 “6개월 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절친했던 친구가 전학을 가자 많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남편의 전근으로 1학기 때 지방에서 서울 학교로 아들 정환 군(가명·중2)을 전학시킨 주부 정아무개 씨. 전학 후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려니했는데 2학기에 들어서면서 아이가 많이 달라져 걱정이다. “아침만 되면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며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고 공부를 할 때도 똑같은 페이지를 펴놓고 2시간 넘게 책상 앞에 앉아 있어요. TV를 볼 때도 유독 한 채널만 고정시켜놓고 다른 채널로 돌리면 몹시 불안해하고요. 요즘에는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해 속을 태우고 있어요.” 심하게 짜증을 내는 아들을 지켜보는 정씨는 “고민은 깊지만 왠지 정신과를 찾기는 망설여진다”고 털어놓았다. 서울대학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소아·청소년 우울증은 겉으로 잘 표현되지 않는다. 어린아이일수록 우울증이 있으면 신체 증상, 행동 문제로 변형되어 나타나므로 부모는 아이들의 우울증을 눈치 채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차라리 아이들이 우울하다는 말을 하면 오히려 우울증 진단이 쉬워질 텐데 산만함, 난폭함, 짜증, 반항 등의 태도로 나타나거나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안 하는 게으름으로 비치기도 한다는 것. 김 교수는 “짜증만 내고 할 일을 미루는 아이를 보며 ‘우울증’에 생각이 미치기는 어렵다. 이것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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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짜증, 납득 못할 증상 오래가면 우울증 의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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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문에 아이의 상태를 먼저 주의 깊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양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안동현 교수는 “성인의 우울증이 ‘슬프고 울적한 기분’이라면 소아· 청소년 우울증 증세의 핵심 증상은 ‘짜증스러운 기분’”이라고 설명한다. 발달 단계에 따라 증세가 달라지는데 학령 전기의 아동은 잘 웃지 않거나 공포, 불안을 많이 느끼며, 학령기(7~12세) 아이들은 반항적 성향, 분노, 두통과 같은 신체적 증상, 등교 거부, 학교 성적이나 운동 능력을 포함한 수행 능력의 현저한 저하가 특징이다. 이에 비해 청소년기(13~18세) 아이들은 만사에 의욕이 없고 재미없어 하는 무쾌감증, 낮은 자존감, 또래 관계의 위축, 너무 많이 자거나 먹고 변덕이 심해지며 때로는 몇 시간씩 가만히 앉아 허공을 바라보는 등 멍해 보이는 증상을 보인다. 안 교수는 “청소년기 우울증은 기분의 동요가 다소 심해진다는 면에서 사춘기 증세와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짜증, 변덕, 일상생활에서 흥미로운 것이 없는 상태가 오래간다거나, 부모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는 증상이 어느 정도 선을 벗어나고 있다는 의심이 들 때는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기 아이들은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아이’라는 낮은 자존감과 ‘모두 내 잘못이다’ ‘나는 지금 벌을 받고 있다’는 죄책감을 잘 느낄 뿐 아니라 ‘너 같은 놈은 차라리 죽어버려’ 같은 환청이 들리기도 한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자살 시도율과 실제 성공률이 높은 이유도 이런 생각과 사고의 저하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 교수는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공존병리 증세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A) 증세와 유사한 집중력 장애, 품행 장애, 불안 장애, 섭식 장애, 게임 중독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들은 주변으로부터 수많은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인해 우울증을 동반하며, 정신과를 찾은 아이들 중 절반 이상이 우울을 경험하거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 연령에 따른 성비도 어릴 때는 남녀 비율이 1대 1로 거의 동일하지만 청소년기가 되면 성인과 유사하게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에 비해 2대 1로 높아지는데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좀 더 감성적인데다 호르몬 차이도 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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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 과부하’가 주 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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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아야 할 아이들에게 왜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그늘이 생기는 것일까? 안 교수는 먼저 유전적 소인을 지적한다. “부모 가운데 한쪽이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으면 자녀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두 배에 달한다. 우울증 원인의 50퍼센트는 선천적 소인을 갖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사회적, 심리학적 원인으로는 가정 불화, 경제 파탄,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가 있고 이외에 갑작스런 부모나 가까운 사람의 상실, 거절당하거나 희생양이 되는 환경, 아동 학대, 지나치게 엄한 처벌 등이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부터 시작되는 입시 스트레스도 한몫을 한다. 한국심리상담센터 강용 원장의 설명이다. “특목고 입학이 목표인 한 초등 3학년 아이는 학원 5군데를 다니고 있었어요. 그림 검사를 했는데 그림에 자기는 없고 엄마 아빠만 있더군요. 자기 존재감이 전혀 없는 겁니다.” 강 원장은 또 “맞벌이 가정, 외자녀 가정이 늘면서 아이들이 관계 형성 훈련을 받지 못해 또래와의 사이에서 자기중심적이고 조절 능력이 부족해 작은 것에도 상처를 받고 우울감에 빠진다”고 전했다. 일선 학교 교사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경기도에 있는 Y초등학교 신아무개 교사는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거나 부당한 폭력을 당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한 반에 10~15퍼센트 내외”라면서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을 괴롭히는 학생에 대해 교사에게 알릴 생각도 못하거니와 잘잘못에 대한 판단조차 하려 들지 않을 만큼 심한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것”이라고 전한다. 신 교사는 이런 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당한 일을 집에 가서 동생을 심하게 때린다든가, 가족에게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으니 부모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서울 B중학교 전문 상담 교사도 “학생들이 친구 무리에서 떨어졌을 때 인간관계에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의심하는 편집증 증세를 보인다”면서 “아이들이 상담을 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직접 찾아가 심리 검사지로 테스트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며 우려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엄마의 우울증에 따른 전이. 강용 원장은 “산후 우울증이나 주부 우울증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 아이는 심리 발달에 꼭 필요한 엄마와 상호 작용 기회를 잃게 된다”면서 “이런 아이들은 부모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쉽게 우울증에 빠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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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 치료 받을 때 가족 도움 절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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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우울증 치료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약물 치료, 상담 치료를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어른의 우울증 치료와 다른 점은 치료 과정에서 부모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는 우울증을 치료하러 병원에 다니는데, 부모가 자주 언성을 높여서 부부싸움을 하거나, 아이의 실수를 다그치며 과중한 부담을 주면 아이의 우울증은 좀체로 나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들은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최대한 우울증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이때 부모 및 가족들은 우울증을 병으로 인식하고 치료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불필요한 오해나 편견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소아 우울증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학습장애가 공존병리로 병발한 경우 병발한 다른 질환을 함께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증의 치료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것도 유념할 사항. 치료는 크게 급성 치료, 지속 치료, 유지 치료로 나뉘는데 의사의 판단 하에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은 “약물 치료를 받으면 중독이 된다거나 부작용이 많다, 공부를 못하게 된다는 오해들이 있는데 최근 항우울제 분야에 많은 진전이 있어 장기간 복용해도 내성이나 중독 유발, 인지 기능 저하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지속·유지 치료 시 약물 치료는 증상을 호전시키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손 원장은 이어 “조기 징후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으면 ‘우울증 에피소드(우울증 발병부터 완치까지의 기간)’라는 말처럼 긴 삶의 여정에 한 갈피 끼워진 짤막한 ‘삽화’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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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우울증 해소에 도움되는 놀이&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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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마음 달래는 처음과 끝은 ‘교감’
한창 천진난만해야 할 시기에 그늘이 드리워진 아이, 학업에 매진해야 할 시기임에도 우울한 일상을 보내는 아이의 손을 부여잡고 전문 치료 기관을 찾는 일부터 쉽지 않다.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아이의 우울한 기분과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감정을 잘 다룰 줄 알고 타인과 감정적 교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취재 | 최유정 리포터 meet1208@paran.com 도움말|신민섭 교수(서울대학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신동원 교수(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유승호 교수(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이보연 소장(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박성근 원장(디딤 소아청소년 마음 클리닉) 참고도서|<여덟살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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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대답 잘 안 하는 아이, 수용적인 자세로 물어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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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다 했냐?’와 같은 일상적인 질문이나 요구에도 짜증을 내고 별것 아닌 일에도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이, 늘 ‘귀찮다’ ‘몰라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 앞에서 부모는 말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때 “일단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아이를 앉혀놓고 차분히 물어보는 게 좋다”는 게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동원 교수의 말. 잘만 물어보면 우울증의 핵심 증상들을 부모가 확인할 수 있다. 신 교수는 “다만 부모가 물어보면 대답을 잘 안 하는 수가 있는데, 부모의 표정에 나타나는 불안이나 놀라움을 불쾌감이나 화로 잘못 받아들여서 아이들이 감추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편안하고 수용적인 자세로 물어보는 부모의 태도가 그만큼 중요하다. 대개 아이가 우울해하면 어른들은 아이의 마음을 무시하거나, 반대로 어떻게 다뤄야 할 지 몰라 당황한다.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이보연 소장은 “‘어린 게 뭘’ 하는 식으로 무시하거나, 무조건 ‘괜찮다’ 위로해주는 것 모두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조언한다. 아이가 하는 말을 비판 없이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보호되고 돌봄을 받는다고 느낀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청소년 자녀도 마찬가지다. 디딤 소아청소년 마음 클리닉 박성근 원장은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고 싶고, 돕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하며 직접 대화를 시도해본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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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전환] 아이들은 어른보다 통합된 존재, 몸이 즐거우면 마음도 즐거워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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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오늘 시험 망쳤어. 죽고 싶어”라고 말했을 때, 엄마로서 어떤 대답을 해줬는지 떠올려보자. 흔히들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래. 괜찮아~”라고 문제를 희석하거나 “그러게 공부 좀 하지. 누굴 탓하니?” 하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아이의 우울한 감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일. 이렇게 말하는 대신에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자. “네가 기대한 것만큼 시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니? 그래서 단단히 실망했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는 부모가 이렇게 말해주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더 말하고 싶어진다. 밝은 곳으로 꺼내어 문제를 다룰 때 아이는 혼자 어두운 감정에 묻혀 있지 않고 부모와 나누려 한다. 이보연 소장은 “이렇게 마음을 읽어주는 동시에 부모는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통합된 존재이기 때문에 몸이 즐거우면 마음도 즐겁게 변화된다”고 말한다. 기분 전환을 위해서는 좋아하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학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즐거운 음악 듣기, 컴퓨터 게임하기, TV 시청, 노래 부르기, 춤추기, 운동, 엄마와 요리하기 등을 한 후 그 전과 후의 기분을 기분 온도계에 그려 평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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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다루기]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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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나무라기보다는 아이가 잘하는 부분을 격려함으로써 자신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특히나 어린아이가 내면의 우울증으로 인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신민섭 교수가 <여덟살 심리학>을 통해 알려주는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 놀이를 통한 해소_ 다트 던지기, 볼링공 던지기, 펀치볼, 종이 찢기, 풍선 터뜨리기, 수수깡 부러뜨리기 등 아이가 놀이를 하면서 쌓인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공이나 물건을 던지면서 마음속 화와 우울한 감정을 같이 풀어낼 수 있기 때문. 단, 사람을 향해 장난감을 던지거나 때려서는 결코 안 된다는 규칙을 정해야 한다. 수수깡 부러뜨리기나 종이 찢기를 한 다음에는 쓰레기를 휴지통에 버리면서 마음속 우울한 감정도 함께 버리자고 얘기해주자. 풍선을 터뜨릴 때도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감정은 나중에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면 좋다. 이런 놀이 후에는 왜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됐는지 터놓고 이야기해보도록 격려해야 한다. ● 생각나무 정원 그리기_ 꽃나무가 여러 개 있는 정원을 그려보게 한 다음 나무에 핀 꽃송이에는 기쁨, 화남, 짜증, 슬픔 등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쓰게 한다. 그리고 줄기에는 어떤 생각이 들어서 그런 기분을 느끼는지 적게 해보자. 마음 그대로 나무에 색칠도 한다. 이렇게 놀이를 하듯이 하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 분노의 화산 그리기_ 분노의 감정이 정말로 폭발할 정도로 타당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분노의 화산 그림을 그리도록 하자. 화산을 그리고, 자신의 분노 감정을 적절한 위치에 표시하게 하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이는 점차 차분해진다. 또 분노는 꼭 터뜨리지 않아도 그리 참기 힘들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기분 온도계 그리기_ 오늘의 기분을 온도계 눈금에 표시해보는 방법도 좋다. 1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 10도는 ‘아주 그렇다’ 식으로 스스로 우울함을 체크하고 조절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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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방식 바꾸기] 부정적 사고방식 바꾸면 우울증 회복과 예방에 모두 도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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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겪으면서 부정적으로 흐르는 아이의 사고방식에 충격을 받는 부모가 많다. 우울증 환자들은 특히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강하다. 이는 우울한 기분을 더욱 강화하기 때문에 이를 바꾸는 행동이 회복에 도움이 되며, 평소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 왜곡된 사고방식 검증_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사고방식, 감정적인 추론, ‘너는 바보야’ 하는 식의 부정적으로 명명하기 등이 대표적인 왜곡된 사고방식이다. 전체적인 것을 못 보고 세부적인 것만 보는 경향이나 긍정적인 것은 축소하고 부정적인 것은 과장하거나 축소하는 것, 자신과 무관한 일을 자꾸 관련지으려는 개인화 등도 우울증을 키울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유승호 교수는 “이런 사고방식을 제대로 검증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습득하는 것이 우울증 회복은 물론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 주의 전환기법_ 우울한 아이들은 자기가 잘못한 일이나 부정적 측면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되도록 자신의 생활에서 즐거웠던 일이나 긍정적인 측면에 주의를 돌리게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 긍정적인 자기 말_ 긍정적인 자기 말을 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숙제를 하거나 매사가 잘 안될 경우 “난 못해”보다 “괜찮아, 잘할 수 있어. 다시 해보면 돼”라고 말하게 한다. ● 걱정금고 만들기_ 상자로 걱정금고를 만든 다음 좋아하는 색깔로 칠해놓고 적당한 장소에 보관한다. 걱정이 되는 생각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적게한 다음 작성한 종이는 걱정금고에 넣는다. 마지막으로 주말에 금고를 열어 걱정거리에 대해 엄마나 아빠, 주변 친한 사람들과 함께 얘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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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 복식호흡과 점진적 근육이완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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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불안과 긴장을 야기시키고 장기적으로 신체, 특히 뇌의 기능에 부담을 주어 우울증에 취약하게 만든다. 유승호 교수는 “만성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복식호흡과 점진적 근육 이완법이 효과적”이라고 권한다.
● 복식호흡_ 편안한 의자에 앉아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등은 주먹 하나가 들어갈 거리로 등받이에서 뗀 다음 손을 배 위에 편안하게 올려놓는다. 그리고 숨을 들이쉴 때 배가 올라가고, 숨을 내쉴 때 배가 내려가는 방식으로 숨을 쉰다. 이때 가슴과 어깨는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처음에는 약간 어지러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된다. 하루에 10분 이상 매일 실행하면 몸이 이완되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점진적 근육이완법_ 근육을 긴장시킨 뒤에 이완을 느낄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몸의 근육을 긴장했다가 이완시키는 행동을 반복해 전신이 이완된 느낌을 기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긴장을 할 때는 근육에 바짝 힘을 주고, 이완할 때는 힘을 한 번에 빼며 이완된 느낌을 기억해야 한다. 자기 전 침대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졸리면 잠시 잠을 깬 후 하는 것이 좋다. ● 이완훈련기법_ 눈을 감은 채 숨을 깊게 들이쉬면서 공기가 폐로 들어가고 나오는 감각에 정신을 집중하도록 한다. 그리고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며 숨을 내쉴 때마다 좋아하는 단어를 말하게 한다. 서서 방을 빙글빙글 돌거나 몸을 뻗어 최대한 키를 키워보는 등 놀이하듯 근육을 이완한다. 짧고 재미있어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우주를 편안하게 둥둥 떠다니는 상상, 따뜻한 방 안에서 하얀 눈이 펄펄 내리는 상상 등이 이완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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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습관] 운동 필요, 가정 토론 문화도 습관화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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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결국 생물학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뇌의 질환이다. 그래서 약물 치료가 중요하지만 이는 스트레스나 생활 습관 등의 문제와 함께 대처 능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에 대항할 힘을 키우는 여러 방법들을 습관화하는 게 좋다. 긍정적인 에너지 발산 방법으로 운동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야구, 배드민턴, 자전거, 힙합댄스 등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영화 관람이나 종교 활동 등 기분 좋은 활동에 참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침대는 밤에 잠을 자는 데만 사용한다. 낮잠을 피하고,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해야 기분을 안정시킨다. 집에서도 식사 시간이나 TV를 볼 때 대화를 많이 하고, 집 안에서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면 아이가 불안해하거나 우울증을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우울한 기분이 스스로 처리 가능한 정도인지, 기분에 압도당해 일상적인 일을 할 수 없는 정도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일상적인 일들에 대해 매일 대화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디딤 소아청소년 마음 클리닉 박성근 원장은 “아이가 하고 싶어하고 잘할 수 있는 활동을 하도록 하되, 압력을 주지 않아야 한다. 너무 어려운 목표를 정하거나 무거운 책임감을 갖지 않도록 돕고, 작은 성공이라도 진심으로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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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문턱 낮은 상담, 전화 상담 이용도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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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가족부는 ‘평소 우울한 증세가 있거나 하소연을 못할 때는 혼자 괴로워하지 말고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거나 가까운 정신보건센터, 전문상담 전화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1천174개 정신과 병·의원이 있으며 각 시·군·구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들이 있다. 학교 내 상담센터도 있으며, 자치구로는 처음으로 서울 강동구에서 지역 내 초·중·고 11개교 학생을 대상으로 정신장애 검사를 실시해 구 정신보건센터를 중심으로 치료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상담센터 중에는 전화 상담을 비롯해 방문 상담, 인터넷 상담들을 병행하므로 상담 과정은 어렵지 않다. 상담센터에 따라 상담 시간을 미리 전화 예약해야 하는 곳도 있으며, 검사나 치료 프로그램의 경우 소정의 비용이 들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