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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는 절기상으로는 찬이슬이 내리고 기러기가 찾아온다는 백로(白露·7일)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秋分·23일)이 들어 있다.
기상청은 9월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유지되면서 그 가장자리에서 발달하는 저기압과 대기불안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겠고, 후반에는 중국 내륙에서 접근하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은 날이 많겠다고 분석했다.
평균기온은 평년(14~23℃)보다 높겠고, 강수량은 평년(113~244㎜)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첫서리 관측 기록을 살펴보자. 81년 9월14일 대관령에서 서리와 얼음이 언 적이 있으며, 77년 9월22일에는 양평과 진안, 28년 9월26일에는 전주, 73년 9월28일에는 추풍령과 합천에서 서리가 내렸다. 주로 산간지방에서 일찍 서리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서리가 내리면 작물의 생육이 멈추고 잎이 말라 수확기에 있는 작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악기상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자
특히 등산인들은 천재지변의 원인을 분석해 단 몇 시간이라도 일찍 예측하고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늘만 쳐다본다고 일어날 물난리가 안 일어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말은 뭔가 석연치 않다. 왜냐하면 너무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미루어 짐작컨대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예지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 예지능력을 발휘하여 악기상이 발생할 것을 미리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있을 것이다.
일본은 지진과 악기상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다. 지정학적으로 천재지변이 자주 일어나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서 천재지변을 극복하는 지혜를 배웠던 것이다. 그 결과 엄청남 비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거의 없을 정도다.
이는 그 동안 수리시설 등 강수와 관련한 시설물을 잘 정비하고, 국민들이 신속히 대피하는 등 악기상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자연이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만든 것이다.
우리도 이웃 나라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되겠다. 우리나라도 잦은 악기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수온의 상승 등 기상이 변할 수 있는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상 석학들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근래에 일어나고 있는 악기상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단풍은 가을철 최고의 아름다움
가을이 되면서 여름동안 우리나라에 무더운 날씨를 가져다준 북태평양고기압은 서서히 수축하여 하와이로 물러갈 채비를 한다. 이때를 맞춰서 중국 양자강 부근에서 발달한 온난 건조한 양자강고기압이 서서히 이동하여 우리나라를 자주 통과한다. 덕분에 맑고 온화한 날씨가 이어진다. 추수기를 맞은 들녘의 곡식과 각종 과일은 풍부한 일조량을 얻게 되어 알차게 여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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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어 서리가 내릴 때마다 높은 산 정산부터 시작해 산 아래로 단풍이 물들면서 내려온다. 식물은 5℃ 이하로 최저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생장을 멈추고 잎이 떨어지는 생리현상이 나타나는데, 잎이 떨어지기 전에 단풍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단풍은 식물체가 생장을 중지하게 됨에 따라 뿌리와 줄기, 잎 사이에 수분의 이동이 끊기며 나타난다. 나뭇잎 속의 엽록소의 합성이 중지되면, 잎 속의 엽록소가 없어지고 잎 속에 남아 있던 카로틴(Carotene)과 크산토필(Xanthophyl) 색소가 나타나 노란 색깔이 나타나고, 안토시안(Anthocyanin)이 나타나면 붉은 색깔을 띠게 된다.
단풍 관측은 전국 유명산 부근에 있는 기상청 산하 기상관서에서 하고 있다. 관측 요령은 산 전체를 10할로 보아 2할 가량 물들었을 때 첫 단풍이라 하고, 8할 가량 물들었을 때를 절정이라 한다.
유명산의 첫 단풍의 평균일은 도표에서 나타나는 것 같이 북쪽에 위치한 산에서 기온이 빨리 하강한다. 9월 말에 설악산을 시작으로 해서 태백산과 오대산, 10월10일경에는 소백산, 치악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청량산 등을 곱게 물들이면서 남쪽으로 남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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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이 물든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들이 포근한 날씨 속에 가을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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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절정은 첫 단풍일로부터 약 2주 후에 나타나, 중부지방에서는 10월 중순, 남부지방은 10월 하순부터 11월 상순에 나타난다.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관이 너무 수려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산악이 기상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산을 오르다 보면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것은 산이 가진 여러 가지 특성 때문이다. 산은 높이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며, 또한 그 산이 위치한 위도도 다르다. 즉 고위도의 산이냐, 저위도에 위치한 산이냐, 아니면 높은 산이냐, 낮은 산이냐에 따라 서로 다른 기후의 특성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북극지방에 위치한 높은 산은 항상 눈으로 덮여 있을 것이며, 저위도 지방에 위치한 산이라면 꽤 높은 산도 연중 눈으로 덮여 있지는 않을 것이다. 즉 산의 높이에 따른 기온 감율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산은 대기와 달라서 기온 감률이 대기와 같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대기의 기온 감률을 적용해서 말 할 수 있다. 습윤한 대기는 1,000m 상공으로 올라 갈 때 마다 5℃씩 떨어지지만 건조한 공기는 1,000m 올라갈 때마다 10℃씩 하강한다. 그러므로 대기의 상태에 따라 기온 감률을 다르게 적용시키는 것이다.
보통 공기는 1,000m 올라갈 때마다 6.5℃를 적용시켜 계산한다. 그러므로 높은 산일수록 산 정상에는 낮은 기온을 갖게 되어 단풍이 일찍 들게 된다.
산은 모양에 따라서 또한 다른 날씨를 나타낸다. 즉 남향에서는 태양열을 많이 받아 지온이 많이 상승할 것이다. 반대로 북향은 태양열을 양지보다 적게 받게 되어 기온이 낮다. 그러므로 같은 산인데도 단풍이 빨리 드는 곳이 있는가 하면 늦게 드는 곳이 있다. 이는 기온과 양분에 의해 단풍드는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류권에서 대기의 구조를 보면 보통 대기가 상공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하강한다. 하지만 어떤 고도에서는 상공으로 올라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기층이 존재하는데, 이를 기상학에서는 역전층이라 한다.
역전층의 형성과정은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층에 난기류가 유입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밤이 되어 태양의 에너지 공급이 없어지는 새벽녘에 지면에 닿은 공기가 식어서 상대적으로 위층의 공기와 기온 차이를 보일 때다.
또한 대기가 상층에서 하층으로 내려올 때 단열 압축에 의한 승온이 일어날 때 기온 역전이 일어난다.
상공에 따뜻한 공기가 존재하면 대기는 안정되어 상층의 공기와 하층의 공기의 환류가 되지 않아 바람이 없어지고 조용한 상태가 유지된다. 이런 날에는 오염원이 옆에 있으면 대기는 극도로 혼탁해져 호흡에 곤란을 느끼게 되고 심하면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런 날에는 마스크를 한다든지 나이가 많은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