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또 다른 세상. 2007년 10월 19일. [금].
6시 기상.
간 밤에 후쿠오까 공항에 내려 채 반 km도 이동을 하지 못하였다.
공항 출구의 잔디밭 한 쪽에 오목한 공간이 보이기에 망설임 없이 텐트를 폈다.
혹시 순찰원이 나타나 쫒아내지 않으까 염려를 하였지만 다행이 그런 불상사는 없었다.
공항 청사를 나왔을 때 차들이 왼쪽을 향해 서 있음의 낯설음.
맞아 일본은 태국과 마찬가지로 차가 죄측 통행이지!
자전거도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짧은 태국의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잘 될까?
++++ 일본에서의 첫 밤을 보내다. +++
+++ 자판기가 많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야말로 보이는 것이 자동 판매기이다. +++
+++ 시내 복판인데도 이런 구조물이 간혹 보인다. - 일가의 한 형수님 말씀 미국을 보라면서 부자가 되려면 교회를 나가라나 ! 내 셋째형수는 일본을 보라면서 부처님을 믿으면 부자가 된다고... 하여간 자전거 타고 가는 중에 팔각정은 커녕 원두막도 없고, 군수 공덕비나 열녀비 혹은 향교의 홍살문도 보기 쉽지 않은 중국에서의 기행보다는 볼 것이 있어, 이전의 중국기행과는 다르겠다는 느낌이 온다. +++
+++ 지텐샤(自轉車의 일본말 소리값)통행가, 지텐샤 보행자 전용. - 자전거를 위한 배려가 있다. 교통량이 적은 시골에도 횡단보도 옆에는 자전거 그림이 같이 그려져 있더라는... - 자전거 그림이 있는 사진 150여장 찍어 옴. +++
+++ 첫 아침을 먹은 식당 요시노야. 후에 알고보니 전국적인 연쇄점이라는데 밥과 미소시루라는 된장국이 있다는... 무엇보다도 그 깔끔함이 마음에 든다. +++
+++ 주택가 곳곳에 작은 주차장들이 있고 처음보는 자물쇠도 이채롭다. - 이전에 흰 번호판에 까만색 글씨는 영구차였는데... +++
+++ 바다로 나가는 길에 보이는 후쿠오까 영사관. - 기와집이 딱 눈에 들어와서 보니 우리 영사관이다. 바로 옆에는 중국 영사관도.... 담도 높고 대문은 잠겨 있고 외국 생활이 오랜 탱이는 영사관이 왜 필요한 기관인지 모르므로 으~응! 여기도 땅 사고 건물지어 나랏돈을 쓰고 있군! 라고 궁시렁궁시렁 대며 지나갔다. +++
++++ 공설 운동장에 야후라는 거대기업의 이름이 걸려 있음도 낯이 설다. 후쿠오까 야후운동장! +++
+++ 후쿠오까 소개에 들어 있는 후쿠오까 타워. 볼품없이 삐죽이 세운 건물이다. - 바로 앞이 바다이고 텐트를 치면 좋을 솔밭이 있어 좋다는 느낌이다. +++
+++ 비행기 회사가 운영하는 호텔. 하룻저녁 자려면 기십만원을 꺼내야 할 것이니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
+++ 사무실 건물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점심시간이 되자 벤또를 실은 차량이 여러대 일렬로 진열 먹거리를 판다. - 이동판매 도시락도 깔끔함이 마음에 든다. +++
+++ 일본 고등학생들 아직도 '빡빡 대가리'에 그 '시커먼 교복'을 입고 다닌다. +++
+++ 주차장 한 쪽 귀퉁이에는 어김없이 자판기가 서있다. +++
+++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에 작은 꽃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화사하게 꽃을 피웠다. - 도시의 길가 가로수 아래와 그 사이를 원하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관리를 하라고 하면 각자 취향에 따라 꽃도 심고 풀(?)도 심고 작은 관상수도 심고... 수풀이 우거질 터인데... 잘 가꾸는 사람을 뽑아 상도 주고... +++
++++ 커다란 자전거 상점을 발견 전조등을 하나 마련하였다. 진열된 자전거는 대부분이 생활 자전거이다. 기대했던 고급의 부품은 없더라는.... 오른쪽 위의 사진은 일을 본 후에 물을 내리면 물이 물탱크 위에서 나오기에 손을 닦을 수 있는 좌변기임. +++
+++ 주택가는 아기자기 오밀조밀하다 주차장이 꼭 있고, 한 켠에는 자전거가 서있으며 수돗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
++++ 지난 초봄에 동남아 갔을 때 잘 쓰던 버너가 가열이 되지 않는다. 이후에도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결국 쓰지 못하고 짐이 되기만 하였다. ++++
바다를 보고 남쪽으로 내려가자고 길을 잡았지만 나가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말이 통하지 않는 어려움에 거리의 낯설움이 더하니...더구나 차가 많아 도로를 타는 것이 아니라 인도를 타자니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첫 주행은 간단하지 않았다.
정해진 길은 동쪽으로 이동. 배를 타고 시코꾸로 건너간 다음, 다리를 건너 혼슈의 오사까와 쿄또, 나고야, 후지산을 들러 도쿄까지이다.
혼자이므로 느긋하게 가는지 도는지 모르고 가다가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탱이를 알아 본 것이 아니라 자전거 오홍이를 알아 본 고국에서 온 기행자이다.
그 때는 왜 그랬을까? 지나고 연구(?)를 해 보았는데... 나이 쬐끔 먹은 탱이가 귀찮은 짐이 되지 않을까? 해서 였던 것 같은데... 물과 음료 를 건네주고는 바로 나의 길로 나섰다는...
그 동지는 아침에 도착한 배에서 내렸다면서 북쪽으로 바로 올라 간다 하였는데... 느긋하게 점심이라도 같이하고 헤어졌어야 하는 것인데 하는 미안함이 남았다는..... 그래그런가 보내주기로 한 함께 찍은 사진을 아직도 보내주지 않고 있다는....
기행 당시의 메모를 보니...
깨끗하다. 아기자기하다. 주택의 공간활용이 돋보인다. 매우 친절하다.
야영을 하려니 춥다.
교통 질서가 잘 지켜진다. - 정지선, 차선, 신호, 멀찌기 선다, 서두루지 않는다. 특히 자전거에 대한 양보는 노벨상 감이라는... 그 동안 무조건 밀고 들어 오는 중국에서(만) 탔으니 상대적으로 고맙기까지 하더라는 말씀.
큰 딸에게 부탁하여 구입한 지도는 독도가 틀림없이 일본에 포함된 지도로 일본에서 인쇄된 것을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지도책이 버젓이 대한민국 수도 복판의 대형 책방에서 팔린다는 것이 한심스러운데... 오래 전에 출판이 돼서 그런가 지도가 엉터리이다.
지도에 표기된 도로 번호와 실제의 표시가 다르다.
낯설음까지 더해 길을 찾아 나가기가 더욱 힘겹더라는...
길을 묻느라고.. 인도로 가느라고... 이미 어두워진 19시 20분에 조서[鳥栖]시의 어느 작은 공원에 도착. 20분 쯤 텐트를 쳐도 될까 주위를 살피다가 잠자리 준비가 끝이 난 시각이 21시7분.
버너가 작동이 되지 않아서 미리 사둔 삼각 김밥 2개와 조카 성호가 준 영양식 한 덩어리, 아내가 꾸려준 호도 7,8 알로 저녁을 대신하였다. 텐트를 친 시내의 작은 놀이터에는 수도가 있어 이를 닦고 세면도 했다.
간 밤에 이어 모기는 한 마리도 없다.
무거운 노트 북은 꺼내보지도 못했고, 매트를 사지 못하여 바닥이 몹시 차갑다.
서두르지는 않았지만 이동 거리가 말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이다.
자전거 탄 시간이 3시간 7분.
이동 거리는 40.92km.
잠자기 전의 온도는 18.7 ℃.
그렇게 또 다른 세상속으로 들어 왔다.
[[일본에는 없다]]
"나팔을 울리는 차가 없다."
24일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 단 5번 들었다. - 그 장면이 다 기억이 남.
대부분이 인도로 타기는 했지만, 차도로 내려와 타더라도 중국의 기사들 같이 눌러 놓고 보지 않더라는 말씀이다.
길은 좁고 차가 많아 추월을 못 나가면 뒤에 조용히 따라 오다가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없으면 살그머니 추월을 나간다. 그 차가 일본 특유의 작은 승용차이든 큰 트럭이든 모두 한결 같더라는 말씀이다.
한 번은 도쿄시내에서 실험(?)을 했는데... 차선이 없는 좁은 골목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운데로 가니 0점 몇 초의 짧은 소리를 내더라는... 그 들의 운전 문화가 경이롭고 존경스럽다.
중국에 산지도 10년이 넘어가니 중국과 상대적인 비교를 하게 되는데...
"중국 차는 기름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라빠[喇叭]로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리가 서너 배 크고도 서너 배 긴 소리로 시도때도 없이... 도심이든 산간벽지든 한가한 농촌이든 눌러 대는데....
중국의 교통[나팔]http://cafe.naver.com/acebike/997
일본에서 자전거 타는 내내 돌아가면 나팔도 누르지 않고 차분하게 운전을 하자고 다짐을 하였지만, 빨리 일본의 운전 문화를 잊어야지 일본에서 본 것과 비교가 되어 욕이 더 나오더라는...
2007년 11월 28일 칭다오에서 탱이. 2009년 1월 4일 또 다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