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모델 쏘나타 5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이 심한 세그먼트의 모델인 만큼 글로벌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현대자동차는 차체와 엔진, 섀시 등 전 분야에 걸쳐 현대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최대한 발휘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기존 EF 쏘나타에 비해 한 등급 상위 모델로 포지셔닝을 꾀하고 있는 현대 쏘나타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
메가오토 사진 실장)
현대자동차의 5세대 쏘나타는 한국차를 대표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다른 모델들과는 달리 한 가지 이름을 데뷔 이래 사용하며 5세대 째에 이르고 있다. 현대가 현행 쏘나타를 5세대라고 칭하고 있는 것은 1985년 뒷바퀴 굴림방식의 소위 스텔라 쏘나타를 1세대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프로젝트명 Y2카부터 시작해 1996년 선보였던 쏘나타Ⅲ를 3세대로 하고 EF쏘나타를 4세대로 분류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NF의 등장과 함께 쏘나타Ⅲ를 쏘나타Ⅱ와 함께 3세대로 분류했다. 같은 플랫폼이기에 당연한 것이다. 이른바 교통정리를 한 셈이다.
모델의 세대를 결정짓는 것은 이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모델이 속한 세그먼트에 메이커가 의도하는 컨셉이 일관되게 유지되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현대자동차에 있어 쏘나타는 넓은 실내공간과 쾌적성, 부드러운 승차감 등을 표방하며 앞바퀴 굴림방식의 중형 세단 패밀리카를 의미한다. 어쨌거나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차명이 바뀌는 아쉬운 현실 속에서 쏘나타는 그나마 한국차로서는 유일하게 20년 넘는 전통을 쌓아왔고 이제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통용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꼽히고 있는 쏘나타는 시대적인 흐름과 함께 좀 더 여유있는 차를 원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차체와 엔진의 성능등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왔다. 1세대 쏘나타의 전장이 4,578mm였었는데 뉴 쏘나타는 4,800mm로 222mm나 늘었다.
이런 크기가 아니더라도 현대자동차의 모델들은 같은 차체로 넓은 실내공간을 만드는 데는 세계적인(?)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오너들은 차를 구입할 때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삼는 것이 실내공간이다. 그것을 메이커가 선도했는지 소비자가 원했는지에 대해서는 닭과 달걀의 논리가 되어 버린다. 어쨌든 그동안 등장했던 현대의 중형 세단은 실내 공간에서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았었다.
물론 그로 인해 차체에 비해 동력성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아온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같은 전장과 휠 베이스일지라도 디자인을 통해 좀 더 크게 보이고 근육질적으로 보이는 차를 만들어온 것이다. 소위 빵빵해 보인다는 평가를 듣기 좋아한 결과다.
그런 스타일링은 스케일을 중시하는 미국시장 오너들의 취향과 맞아 떨어졌고 쏘나타는 미국시장에서도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해왔었다. 하지만 미국시장에는 부동의 베스트 셀러 승용차인 혼다 어코드와 토요타 캄리가 버티고 있다. 이 두 모델은 현대에게는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자 타도해야 하는 목표였다. 현대는 그동안 그랜저 XG를 XG350이라는 차명으로 미국시장에 출시해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아예 현대를 대표할 수 있는 쏘나타의 모델체인지를 계기로 등급을 한 단계 올려 위의 두 모델을 공개적으로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EF쏘나타는 미국식 분류로는 컴팩트급에 속하고 캄리와 어코드는 로어 미들급에 속한다. 그런데 이번에 현대자동차는 뉴 쏘나타의 포지셔닝을 로어 미들 클래스로 올려 버린 것이다. 캄리는 전장이 4,805mm, 어코드는 4,830mm다. 엔진은 두 모델 다 2.4리터와 3.0리터가 있지만 중심은 3.0리터다. 현대도 그런 점을 감안해 미국시장에는 3.3리터 엔진을 기본으로 2.4리터를 추가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한다.
Exterior 현대자동차는 뉴 쏘나타 발표회장에서 공개적으로 일본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특히 ‘세계적인 트랜드를 반영한 내외장 디자인, 세계적 수준의 조향성능 및 승차감 확보' 등을 내 세우며 쏘나타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그런 세계적인 트랜드라는 주장은 다시 말하면 ‘유러피언 스타일, 유러피언 성능'을 말하는 것이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오늘날 미국차든 일본차든 차 만들기에서는 유러피언을 지향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내 세우는 것이 추세다. 물론 유러피언이라는 것도 한마디로 요약해 단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것은 '스포티한 감각, 스포츠 세단의 성능'이라는 공통 분모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등장하는 대부분의 세단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가 스포츠 세단임을 주장한다. 쾌적성이나 편의성 등은 당연한 조건이고 거기에 스포츠 세단으로서 달리기 성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차들이 선도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생긴 하나의 트렌드다.
현대 뉴 쏘나타도 그런 흐름을 쫓고 있다. 우선 디자인에서 그런 트렌드가 느껴진다. EF 쏘나타에서는 곡선을 많이 사용하면서‘빵빵한'이미지를 강조했다면 뉴 쏘나타는 직선을 위주로 간결한 라인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그런 이미지는 특히 프론트 페시아에 압축적으로 나타나 있다. 무엇보다 원형 헤드램프가 날카로워 보이는 슬림형으로 바뀐 것이 앞서 말한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다. 이것은 전체 이미지를 정리되어 보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헤드램프가 슬림형인가 원형인가는 시대적으로 변하는 유행이다. 최근에는 원형이 더 많은 상황인데 그것은 곧 다시 슬림형으로 갈 때가 되었다는 얘기도 된다.
그동안 당연한 듯이 여겨졌던 앞으로 뭉툭 튀어나왔던 소위 5마일
범퍼가 아닌 간결하게 정리된 범퍼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이런 형태의 디자인은 우리나라차로서는 대우자동차 에스페로가 처음 선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만 그릴에 적용된 스테인레스 재질의
몰딩이 범퍼에도 좌우에 가니시 형태로 적용된 것이 눈에 띤다. 리어 범퍼도 마찬가지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은 유럽차처럼 똑같은 패밀리 룩을 형성하고 있지는 않지만 역사다리꼴로 비슷한 형상 그대로다.
프론트 디자인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후드 캐릭터 라인이다. 좌우 캐릭터라인이 그릴 위쪽으로 연결되어 서라운드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가을 시승한 볼보 뉴 S40에서 보았던 터치다.
사이드로 돌아가면 그런데 앞쪽의 간결하면서도 날렵한 이미지와는 달리 캐릭터 라인이 지면과 나란히 강한 선을 긋고 있다. 이렇게 처리하면 안정적인 분위기를 내는 데는 적격이지만 다이나믹한 형상을 위해서는 좀 더 웨지(쐐기 모양) 스타일로 처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선 하나로 쏘나타는 완고한 이미지의 차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C필러의 완만한 라인은 시대적은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국내 최초로 누드타입 방향지시등, 크롬이 아닌 스테인레스 재질의 웨이스트 라인 몰딩의 적용 등이 눈길을 끈다. 도어 핸들 디자인도 EF에 비해 세련된 감각으로 바뀌었다.
리어의 분위기 역시 직선을 살린 간결한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가능하면 크게 보이려 하는 듯했던 터치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 모델인 혼다 어코드의 비슷한 터치가 보인다. 눈에 띠는 것은 쏘나타로서는 처음으로 듀얼
머플러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이나믹한 이미지의 스포츠 세단임을 주장하는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에서도 가능한 간결하면서도 허풍스럽지 않은 분위기의 연출이 우선 눈에 띤다. 그로 인해 한층 짜임새 있어 보인다. 인테리어 컬러는 메탈 그레인과는 그레이 컬러가 우드 그레인과는 베이지 컬러가, 최고급 사양인 F24S의 리얼 알루미늄과는 블랙 컬러가 조합된다. 그중에서 시승차는 F24 사양으로 블랙과 베이지 투 톤으로 처리되어 있다. 언제나 그랬지만 우드그레인보다 메탈쪽을 더 선호하는 개인 취향과 단순해 보이는 이미지가 와 닿는다.
우선 4
스포크 스티어링 휠 패드에는 각종 스위치가 설계되어 있고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포르쉐의 배열을 본 딴듯한 클러스터가 눈길을 끈다. 속도계를 가운데 큼지막하게 처리하고 왼쪽에 타코미터, 오른쪽에 연료계와 수온계가 통합된 계기가 있다.
트립 컴퓨터의 디스플레이 창이 한결 커져 시인성이 좋아진 것도 발전된 내용이다.
?씽? 페시아는 오디오가 맨 위쪽에 설계되어 있다. 시승차에는 DVD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는데 인대시 타입으로 위치와 마운트 방법이 좋다. 햇빛 등의 반사로 판독에 어려움이 없는 구조다. DVD삽입구에 DVD 영화 디스크를 삽입하면 영화를 볼 수 있는 구조다. MP3 파일까지 재생할 수 있다고 한다. 모니터는 터치 스크린 방식이고 그 뒤쪽에 DVD와 카세트 테이프 삽입장치가 있다. 내비를 선택하지 않을 때는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채용된다. 아래쪽에는 6장의 CD를 저장할 수 있는 체인저가 인대시 타입으로 설치되어 있다. 오디오는 JBL 사운드 시스템으로 6스피커에 서브우퍼까지 장착되며 외장 앰프도 별도로 추가된다. 센터 페시아 가운데에는 열고 닫을 수 있는 에어벤트가 있고 그 아래로 두 개의 다이얼식 버튼이 좌우 시트 독립식으로 에어컨을 작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4단 AT의 실렉터 레버 게이트의 구조도 현대측이 안전운전을 위해 새로 설계한 것이라고 내세우는 부분이다. 운전 시 오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정확한 게이트 타입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5단이 아닌 점은 아쉽다. 당장에 국내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혼다 어코드는 5단 AT를 채용하고 있다. 참고로 새로 개발했다고 하는 수동변속기가 후진 기어 작동방법이 대우차에 적용된 것과 같은 형태로 바뀌었다. 레버 가운데쯤있는 고리형태를 위로 당겨 왼쪽 앞으로 미는 방법이다. 실렉트 레버 뒤쪽으로 두 개의 컵 홀더가 있고 이어서 슬라이딩 타입의 2단 콘솔박스가 눈에 띤다. 컵 홀더의 크기도 EF보다는 작아진 듯 싶다.
시트는 운전석의 경우 8웨이, 조수석은 4웨이 전동 조절식으로 착좌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감이 느껴진다. 특히 가속 페달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모든 체형의 운전자가 몸에 맞는 드라이빙 포지션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트를 비롯한
도어 트림 등의 부분에 꼼꼼하게 실로 마무리를 하는 것 같은 터치를 살린 것 등은 높은 점수를 받을 것 같다.
앞좌석에는 추돌시 시트로 인한 머리와 목의 손상을 줄여 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를 채용하고 있다. 뒷좌석에는 후방시야를 위해 투구형 헤드레스트를 적용하고 있는 것 등도 그동안의 현대자동차가 해오던 터치와는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투 톤으로 처리되어 있는 도어 트림의 윗부분과 아래 부분의 이가 맞지 않은 점이 눈에 거슬린다. 리어 시트백은 폴딩이 안되고 센터 암레스트와 스키스루만 있다. 특히 실내공간의 넓이는 물론이고 승하강성을 쉽게 하기 위해 뒷좌석 옆에 있는 휠하우스 돌출부를 없애는 등 세심한 배려도 보인다. 462리터 용량의 트렁크는 넓고 깊다.
Powertrain & Impression 뉴 쏘나타에 탑재되는 엔진은 기본적으로 세가지다. 2.0리터와 2.4리터 쎄타엔진과 3.3리터 람다 엔진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국내에 출시되는 것은 쎄타 엔진 시리즈 두 가지. 3.3리터 사양은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용에만 탑재된다.
시승차는 쎄타 엔진 2.4리터 사양으로 2,359cc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타입이다. 이 엔진은 현대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엔진으로서는 처음으로 고압주조 알루미늄 엔진 블록을 채용한 것이다. 구조적으로 타이밍 벨트를 체인방식으로 하고 있는 것과 흡기와 배기 시스템의 위치를 그동안과는 달리 반대 방향에 설치했다는 것 등이 특징이다. 이는 촉매시스템의 조기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배기가스 저감에 도움이 된다. 물론 베타 엔진에도 이미 적용했던 가변흡기밸브 시스템인 VVT(Variable Valve Timing)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 쎄타 엔진의 성능이다. 최고출력이 166ps/5,800rpm, 최대토크가 23.0kgm/4,250rpm으로 캄리나 어코드보다 수치상으로 앞선다. 일단 경쟁모델보다 앞선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를 기본으로 4단 AT H 매틱이 조합된다. 2.4리터 사양에는 MT가 적용이 안된다.
우선 기어비를 점검해 보았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며 레드존인 6,500rpm에서 시프트 업이 진행될 때 각 기어의 변속 시점을 체크하는 것이다. 70km/h에서 2단, 130km/h에서 3단으로 변속된다. 계속 밀어붙이자 6,000rpm 부근에서 190km/h에 달한다. 제원표상의 최고속도가 202km/h라고 하는데 공로에서 그 속도까지 이르러면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다. 0-100km/h 가속성능이 10.2초라고 되어 있는데 기어폭이 너무 커 체감상으로는 그 속도를 느낄 수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초기 발진시 노면의 상황에 따라 휠 스핀을 일으키기까지 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내용이다. 그래도 엔진 배기량을 감안하면 수준급이다.
엑셀러레이터는 즉답식쪽을 지향하고 있다. 순항시에는 오른발의 작동만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킥 다운을 하면 2단 아래로 내려가며 엔진회전이 일거에 3,000rpm 상승한다. 이것이 부담스러운 운전자는 페달을 반 정도만 밟으면 크게 회전이 상승하지 않으면서도 속도계를 끌고 올라갈 수 있다.
가속성능에서 크게 지적할만한 것은 없다. 동급 경쟁 모델들에 비해 눈에 띠게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부족하다거나 떨어진다고 지적할만한 것도 없다. EF쏘나타는 페달을 밟고 약간 뜸을 들이다가 가속이 되었던 것에 비하면 뉴 쏘나타는 응답성이 한층 개선되었다. 다만 아주 고속 영역에서 끝이 좀 더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타이밍 체인의 채용으로 인한 가속시의 엔진음에 대해 별도의 처리를 했으면 좋을 듯 싶다. 유러피언을 지향한다면 강력한 사운드를 살리든지 아니면 아예 실키로 가든지 정확한 방향설정이 필요할 것 같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더블 위시본, 리어는
멀티 링크 타입이다. 댐핑 스트로크는 EF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설정이다. 1998년 EF 쏘나타가 처음 데뷔했을 당시 필자가 썼던 시승기를 보니 ‘물침대 같다'는 표현이 있었다. 그만큼 EF쏘나타는 전형적인 미국 취향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하고 있었다. 물론 한국의 오너들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아예 '승차감이 좋다.'는 표현과 동의어로 여기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세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EF에 비하면 뉴 쏘나타는 약간은 하드한 쪽으로 이동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유럽의 스포츠 세단처럼 절도 있게 차선변경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다리 이음매 등을 타고 넘을 때는 상당히 세련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이런 편안하고 다루기 쉬운 운전특성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쏘나타의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는 평가도 있다.
저속에서의 노면 요철은 거의 흡수하며 통과한다. 이렇게 되면 고속에서의 반응에서 핸디캡이 있을 수 있는데 특별히 과속을 하지 않으면 별 무리 없이 통과를 해 준다.
섀시부분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핸들링 특성이다. 앞바퀴 굴림방식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언더 스티어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헤어핀을 공략하고 원선회를 하며 차체의 밀림 현상을 느껴보려 했지만 부담 없이 잘 돌아준다. 코너링 시 타이어가 끌리는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코너링이 끝난 후 회두성도 나무랄 데가 없다. VDC의 개입 포인트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취향이 있기 때문에 자주 운전하면서 감각을 느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승 도중 한번 정도 VDC가 개입한다는 것을 느꼈는데 필자의 경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VDC OFF상태로 달리면 된다. 제동성능은 너무 예민하지 않으면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이 속도계의 바늘을 떨어트려준다.
안전장비로는 EBD ABS를 비롯해 차체 자세 제어장치인 VDC(Vehicle Dynamic Control),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에어백 전개시 시트벨트가 자동적으로 당겨지는 버클 프리텐셔너 등 대부분의 중형차에 적용되는 알려진 안전장비는 거의 만재하고 있다.
어쨌든 현대자동차는 쏘나타의 출시와 함께 남양연구소 프루빙그라운드에서 어코드와 캄리 등과 직접 비교시승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우수성을 강조하는 등 상당히 의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모든 평가는 시장이 한다. 정말로 좋은 차라면 시장에서 그 우수성은 자연스럽게 증명이 될 것이고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상품성에 대해 인정을 하게 된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기술력은 발전 단계에 있고 그런 만큼 뉴 쏘나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차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앞으로는 내구성 부문에서도 세계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할 숙제가 있다. 초기품질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내구성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결국 내년 5월 미국시장에 출시하는 시점에서 현대자동차는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오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NF(Neverending Fame[Faith])라는 프로젝트명처럼 쏘나타로 인해 현대라는 브랜드를 확실하게 뿌리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라는 것이다. 시리우스라는 미쓰비시 엔진을 탑재했던 EF쏘나타와 달리 뉴 쏘나타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대기술로 만든 첫 번째 중형 세단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 쏘타나는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제원(쏘나타 F24) 크기 : 전장×전폭×전고 4,800×1,830×1,475mm 휠 베이스 2,730mm 차량중량 1,496kg
트레드 앞/뒤 : 1,575/1,560mm (15,65/1,550mm : 225/50R17 타이어 장착시)
최저지상고 160mm 트렁크 용량 462리터
엔진 : 2,359cc 직렬 4기통 DOHC VVT 최고출력 166ps/5,800rpm 최대토크 23.0kgm/4,250rpm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서스펜션 :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트랜스미션 : 4단 AT
기어비 :
타이어 :앞/뒤 225/50R17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0-100km/h 가속성능 10.2초 최고속도 202km/h
연비 : 10.9km/ℓ
차량가격 : 2,49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