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의 의미가 참 다양하다. 혹자는 세월을 낚으러 간다. 인생을 낚으러 간다.
친구를 낚으러 간다 등등.
그럼 고기를 낚으러 간다는 것은 낚시로서의 의미중 가장 아래의 의미인가..?
어쨋든 낚시란 보편적으로 고기를 낚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찌란 무엇인가..? 결론은 나와 있는 것이다. 고기를 낚는 도구의 일부분으로서 한가지의 큰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역할중 내가 원하는 지점으로 채비(미끼)를 보내는 궁극적인 목적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낚시인은 찌의 의미를 상당히 아주크게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로찌부터 2호, 3호까지 그 다양함이란 입이 벌어질 정도이다.
어느 분야(감성돔, 참돔, 벵에돔...)의 전문적인 낚시를 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찌의 선택에 상당한 어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 어느 꾼은 이 찌가 제일이라 하고 다른 꾼은 정말로 이찌가 아니면 고기 잡기는 어렵다는 등. 어떻게 보면 선택의 다양성에 필자도 망설일 때가 있다.
그렇지만 찌의 의미를 좀 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미끼에 더욱더 신경을 쓰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필자와 안면이 많은 낚시인 S씨가 한민씨 어느찌가 고기가 잘 뭅니까..? 하나골라 주십시오. 하는 부탁아닌 부탁을 해온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의 자존심 상하지 않은 범위내에서 설명하느라고 상당히 애를 먹은 적이 있다. 똑같이 낚시를 하는데도 옆사람에겐 연속적인 입질이 오는데 자기에겐 입질이 없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쓰던 똑 같은 찌를 구입해서 낚시를 해 보았지만 별 무신통이란 얘기까지. 여러가지의 예가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한예를 들어 보기로 하자. 10여년전인걸로 기억한다. 낚시꾼 B씨는 낚시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일취월장 낚시 실력이 늘어 상당히 한다하는 낚시꾼이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채비는 상당히 예민하게 쓰는 취향이 있었다. 보통 3B를 넘지 않는 채비를 꾸민다. 어쨋든 남보다 조과가 좋은 편이다.
그런데 하루는 어느 방파제에서 낚시를 할 때 였다. 오후 좋은 물때 부터 저녁까지 한마리 입질도 못 받았는데 옆에서 낚시한 사람은 10여마리를 올리고 있었다. 이사람은 점점 화가 나고 환장할 것 같아서 낚시대를 접고 낚시를 다시 생각해봐야 겠다며 나한테 푸념아닌 푸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왜..? 무슨일이 었냐고 내가 이유를 물으니 그 내용을 다 얘기하는 것이 었다. 얘기를 듣고 나도 배꼽을 잡고 웃었다. B씨가 얘기하는 내용인즉.
전날 그자리에서 낚시를 하는데 옆에 원투꾼이 있더란다. 그래서 정중하게 여기에서 낚시좀 같이 해도 괜찮겠냐고 양해를 구하니 점잖게 '아~내바다도 아닌데 같이 합시다' 하시더라는 거다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낚시를 시작하였다.
사실 그 자리는 B씨가 아주 좋아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방파제에도 포인트가 있다는 것..!! 그런데 그 분은 원투대 2대를 방울달아 꼽아놓고 민장대를 들고 낚시를 하시는 것이 였단다. 모른척하고 3B 구멍찌에 -2B수중찌를 세팅하고 1.2호 목줄에 좁쌀 봉돌 2개를 분납한 멋있는 채비로 적당한 품질과 함께 낚시를 시작했다. 낚시 1시간만에 11마리를 잡으니 옆사람 눈이 휘둥글 해지더란다. 물론 그분은 한마리도 못 잡고 B씨의 채비를 유심히 보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1라운드(?)는 끝나고 뒷날 또 낚시를 갔단다. 운명의 그날인 것이다.
그런데 이날은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낚시를 할까 말까 생각하다가 어제 그사람이 낚시하고 있는 채비를 보고 기가찼단다. 채비가 한마디로 가소로운 채비더라는 것이다. 그래도 B씨의 채비를 전날 유심히 본 덕에 수심을 대충 맞춰서 이동찌 채비를 한 것이었다.
그사람채비를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감성돔 낚시에서는 상상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B씨는 음.. 저 사람에게 낚시가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오기가 생기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 바로 옆에서 같이 낚시를 했단다. 낚시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래서 낚시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란걸 채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우쳐 주려는 영웅심리가 발동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B씨가 코피 터지는 사건이 될줄이야..어느 누가 알았겠는가?
맞바람이 상당히 불어서 채비를 던지면 원하는 위치에 가지도 않을 뿐더러 어찌어찌 던져도 바람에 밀려 발앞으로 밀려 와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 옆사람은 감성돔 한마리를 잡아 올렸다. 그것도 뜰채도 쓰지도 않고... 허긴 그 채비로 무슨 뜰채를 쓰랴만.. B씨는 흥..! 황소 뒷걸음 치다가 쥐잡았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서 또 한마리를 잡아내는 것이다. 자기는 아직 채비도 제대로 못 가라 앉히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는 사이에 벌써 세마리째 잡고 있는 것이다. 안돼겠다 싶어 제일 큰찌인 1호찌를 써보지만 부는 맞바람과 너울파도 때문에 제대로 낚시를 할 수가 없었단다. 그렇게 헤매고 있는 사이에 그 사람은 말도 안돼는 그런 채비로 여러마리의 감성돔을 잡아내면서 B씨를 한번 보고는 씨익 웃는 것이었다. 마치 그렇게 서툰 사람이 무슨 낚시를 하냐는 표정으로...
이렇게 어이 없는 패배(?)를 2라운드를 마친 B씨 도대체 찌낚시에서 저런 투박한 찌로도 낚시가 가능하냐면서 나에게 따지듯이 물어 보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4호 자립 농어찌라고 해서 감성돔이 안물리가 만무하다. 꼭 예민한 채비에만 감성돔이 입질을 하는게 아니다. 다시 말하면 찌를 보고 입질하는 것이 아니고 미끼를 보고 입질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B, 2B, 3B 이런 예민한 찌는 무용 지물인가? 그렇지 않다. 나름대로의 상황에 따라 기능별로 다 유용하게 쓰인다. 여기에서는 찌별, 기능별 역할은 다루지 않겠다. 개괄적인 찌의 개념만을 얘기하고자 한다. 반복되는 얘기이지만 찌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 미끼를 운반하는 역할만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별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앞의 예는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바로 찌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못한 B씨의 생각에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맞바람이 심하게 불며 파도가 심한날 3B정도의 찌에 수중찌와 좁쌀추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말하자면 미끼와 고기가 따로 놀고 있으니 입질을 받을리가 만무했던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4호 자립 농어찌의 무게와 4호봉돌로 중무장 했으니 파도와 바람을 쉽게 극복했던 것이다. 그리고 입질또한 시원했으니 (바람불고 파도치면 입질은 대체적으로 시원함) 고기를 잡았다기보다는 잡혔다고 표현해야할까..?
아무튼 B씨의 입장에서 보면 환장할 일인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렇다 모든것에 절대적이란 것은 없다. 잠잠한 날은 예민한 찌가 당연히 유리하지만 거친날은 그렇게 투박한 채비도 잘 먹혔던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결론이 나온다.
찌란 미끼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낚시의 형태별로 사용되는 찌는 다양하고 각약각색이지만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기존나와 있는 책들이나 자료가 너무 다양하기에 또 얘기한다는 것은 너무 중복되는 경향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