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 형님께서 직원과 내기를 걸었다는 소문을 듣고,
저 또한 같은방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그 이야기를 했지요.
상대는 MTB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고,
저 또한 평소 인라인을 타는 사람이라 대화가 통한거죠.
두 사람 간의 대화중에 옆에서 듣고 있던 직원이
자전거가 이긴다며 기름을 끼얹은거죠.
이제 대화의 창구가 바뀌어
그럼 그대와 내가 한번 겨뤄볼까? 로 시작 됩니다.
그대는 MTB를 빌려 타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인라인으로 하고.....
나 : 경기 방식은 자동차 및 차량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그대 : 그런곳이 어디있습니까?
고마 보문단지 한 바퀴 도는걸로 승부를 가립시다.
나 : 내가 그런곳을 알고 있으니 거기로 갑시다.
거리는 편도 8km에 왕복 16km 어떻습니까?
그대 : 좋습니다. 한참 후. 왕복은 너무 멀고, 편도로 합시다.
나 : 좋습니다. 그러지요.
이렇게 발단이 되었어요.
그냥 하는 것은 재미가 없으니 10만원씩 걸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팀원들이 10만원을 보태어 20만원이 되었는데요.
이튿날 영문 모르고 있던 직원이 5만원을 더 태워서 도합 25만원 짜리 내기가 붙은거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출발 하자고 야단이 났습니다.
그때가 지난주 수요일 이었거든요.
공교롭게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서 인라인은 빗길에 속도를 낼수가 없을 뿥더러,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잖습니까?
하여서 하루 이틀 미루게 되어서 금요일로 낙찰을 보게 된겁니다.
날씨는 좋은데 출근할때 비가 왔기에 자전거를 안 타고 왔답니다.
집에 가서 가져와라...
그게 얼마나 불편한데, 케리어 달아야지, 페달 바꿔 끼워야지...
온갖 불편 사항을 늘어 놓다가
사무실 지하에 방치된 사이클용 자전거에 바람넣고,
림 조정해서 차량에 실어놓고 그걸로 대체 하자고 합니다.
계산적으로 보면 시속 5km의 차이가 나는데 순순히 응해주다가는 불리해 지잖아요.
여차 저차 하는 실갱이 끝에 양측 합의하에 사이클 자전거와 겨루기로 했습니다.
퇴근시간 땡하자 마자 청령-안강 미개통 도로에 갔습니다.
내가 간단히 몸을 풀고 있는데 인라인이 미끄러지는 속도를 보더니,
그 정도 속도라면 충분히 이길 것이라 장담하며 여유를 부립니다.
기념 사진 한 장 찍어야지요?ㅎㅎ
해가 뉘엿뉘엿 어둠이 깔리는데, 인라인은 작은 돌에도 민감하니까 얼른 출발 해야지요?
나더러 먼저 출발 하라며 또 다시 뒤 서기를 자처 합니다.
패트롤과 중계 해 줄 자동차에서 경적을 울림과 동시에 경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먼저 출발 해서, 30m 정도를 앞서 가고 있는데
서서히 따라 오더니 200m 정도에서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이게 아닌데..... 사이클로 바꿔 준게 후회됩니다.
쭈우욱 앞서가는데, 게임에서 졌다는 생각 합니다.
평소 봐온 자전거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경쟁은 아니었지만 로드 가면서 자전거로 따라 가 보기도 했고,
북천 둔치에서 짧은 거리를 자전거 타고 비경쟁 레이스도 해 봤거든요.
포항 건천을 잇는 도로위를 올라 가는 구름다리에 이르러
인라인이 추월하기 시작 합니다. 업힐이지요.
그대 : 아이고 졌데이 ! 아이고 졌데이 ! 를 연발하는데,
서로가 상대의 능력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저것이 작전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열심히 오르막길을 올라 섭니다.
어라, 장난 아닌모양입니다.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데 정점에 올라 섰을때는
반 정도 밖에 올라 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전거와 인라인의 경주는 판가름 난게지요.
중계방송 차량이 되돌아 가서 자전거에게로 갔습니다.
다운힐.......... 속도감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아무도 없죠, 앞서가고있죠, 중계방송 차량 따라 붙어 카메라 들이대죠.ㅎㅎ
이제 부터는 힘 조절 해 가며 타기 시작합니다.
다리에 힘 축적 해 가면서 여유 부리며 두번째 고개에 올라 서서
뒤 돌아 보니 저 아래에서 따라 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미 날이 어두워져서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이 거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오르막에 다다랐을때 가까워진 불빛에 깜짝 놀라 다시 속도를 냅니다.
지금까지 속도 조절하여 오다가 마지막에 피치를 올릴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쳤지만 평지를 달리는 인라인은 상당한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습니다.
쓰레기 소각장을 지나 골인 지점까지 힘차게 달렸지만 아직 힘이 남아있는듯 하네요.
U턴하여 다시 오던길을 힘 차게 지쳐 오다 보니 자전거와 중계차량을 만나게 됩니다.
흐르는 땀을 훔치고.......
되돌아 가는 길은 선수 바꿔서 재 경기 하자고 합니다.
이미 어두워졌고, 많이 지쳤기 때문에 다음에 다시 하는 한이 있어도
오늘은 그만둬야 할것 같습니다.
가져간 자전거는 타고 와야 하기 때문에 원래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이 타고
다른 일행은 중계차를 타고 되돌아옵니다.
오면서 보니 자전거의 속도가 장난아니게 빠릅니다.
이제 인라인이 이긴다는 장담을 할 때만이 아닌것 같습니다.
너무 약한 모습 보이다가 회원들께 몰매 맞는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