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김미영씨가 예약하고 시간 비우라해서 관람.
광화문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문득 고교시절의 추억과 함께 "연인과 함께 걸으면 이별한다는 덕수궁 돌담길, 70년대 말 당시 태동한 대학가요의 산실이었던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과 문화체육관 정동 MBC" 등 가슴을 설레게 하는, 비오는 날이면 혼자 우산쓰고 걷고 싶은 충동을 주는 지명들이 자꾸 떠른다. 그런데 제목이 광화문 연가라니 무조건 가슴이 뛰고 무조건 보고 싶어지는 것이 아닌가? 가수 이문세와 작고한 작곡가 이영훈만으로도 충분한데 게다가 출연진이 윤도현, 조성모...
지난 2011년 2월, 세종문화회관 유료점유율 87%라는 경이적인 판매율을 기록하며 창작뮤지컬의 힘을 보여준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강남 역삼역 LG아트센터에서 관람했다.
초반은 영 개운치 않았다. 장애인 두 명으로 예약(내 것과 진화 것) 했으나 워낙 LG측이 까다롭게 굴어 결국 온갖 창피를 다 당하고 한 명분은 제 값 다내고 관람했다.
상훈 역 : 윤도현, 조성모
지용 : 정원영
여주 : 정선아, 리사
현우 : 임병근
한 쌍의 남녀가 조명 아래 서있다. 서서히 밝아오는 무대 한 편에서 현재의 상훈과 지용이 각자의 피아노를 앞에 두고 연주를 이어가고, 그에 맞춰 남녀는 춤을 춘다. 지용과 현재의 상훈의 대화는 ‘옛사랑’이라는 노래 앞에 멈추게 되고 상훈이 작곡하진 않았지만 상훈의 이름으로 발표된 곡에 대해 지용은 의구심을 내비친다. 그리고 상훈은 그 곡에 대한 기억을 꺼내기 위해 과거로 들어간다. 무대 위엔 80년 대 광화문 거리 라이브 카페 블루아지트. 유명 작곡가인 상훈과 그를 따르는 현우 그리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 무명의 가수 지망생 여주인공 여주. 상훈의 곡으로 스타로 발돋움하는 여주와 어느새 연인관계로 발전한 말성 꾸러기 시위 학생 현우. 이를 바라만 보는 상훈은 현우의 투옥으로 후배의 여자 여주와 연인이 되고...
먼 훗날 이제 현재의 무대.상훈의 선배, 진국의 음반회사 창립 기념일, 후배의 연인인 현우와 본인이 사랑했던 여인 여주 사이에서 탄생한 아들이 창립 기념일 뮤지컬의 주인공이 되어 그 옛날을 회상한다.
80년대와 21세기 현재를 오가며 줄거리는 전개되고 이문세 이영훈 콤비의 추억의 명곡들이 관객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준다. 당연히 뮤지컬에 흠뻑 취해있는 나와 김미영의 마음에도 감동의 물결이 스쳐가고...
개인적으로는 주제곡들이 나의 감성이 최고조에 있었던 70년대 말과 80년대의 노래들이었기에 완성도나 연기력 여부를 떠나 큰 감동을 안겨 준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에스컬레이터 옆의 호프 집이 얼마나 부럽던지...민회 혼자 있는 집으로 얼른 와야했기에... 내 또래의 연륜들에게는 강력 추천한다.
첫댓글 이건 왜이렇게 조회수가 높지???
공연장에 늘 함께 갈 수 있는 그 정서가 맞아서 행복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