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하는 자의 편지 2010 - 10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사55:8,9)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온과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계속 발생하면서 세상이 점점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한국에는 추석연휴첫날에 내린 엄청난 폭우로 인해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고 요즘은 배추 및 채소값이 살인적으로 폭등하여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들었는데 동역자님과 가정은 평안하신지요?
갈수록 주님의지하지 않고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 온지도 어느새 한 달하고도 보름이 지났습니다. 이곳은 여름이 가기도 무섭게 벌써 추워져서 이러다가 곧 겨울이 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사람들은 내복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중앙난방이어서 11월이나 되어야 일괄적으로 난방이 되기 때문에 10월 한 달을 나기 위해 저도 난로를 구입했습니다. 불과 한 달 여전 한국에서 출국준비 할 때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땀을 비오듯 흘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1. 은혜의 재정착과 새롭게 적응하는 중국
8월 20일 한국을 출발하여 북경을 거쳐서 이곳까지 잘 도착했습니다. 비가 귀한 이곳에 도착첫날부터 비가 내리고 집구하기까지 묵기로 되어 있는 집에 도착했을 때 마침 이곳의 몇몇 형제자매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어서 기도제목도 나누고 환대를 받으며 이곳에서의 삶을 말씀과 예배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집에서 며칠 지내고 나서 제가 다닐 학교근처로 집을 얻어서 이사를 했습니다. 동역자님들의 기도덕택에 빨리 집도 얻었고 비교적 싸고 좋은 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시내한번 나갔다 오면 온몸이 먼지투성이가 되고 눈이 가렵기도 하지만 아직 겨울전이서 그런지 공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한 달반이 넘은 지금, 이곳 생활을 돌아볼 때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정착하면서 겪은 많은 일들이 어느새 무색하게 되고 새롭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지만 처음엔 ‘중국은 여전히 중국’이라는 말이 계속 나올 정도로 화가 나고 마음상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귀국하여 한국에서 지냈던 기간 동안 놀랍게 경제발전을 이루어서 물가도 많이 올라있었고 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중도덕 안 지키는 것이나 불친절함, 부정직등이 별반 달라진 것이 없더군요.
중국어도 하고 전에 중국에서 몇 년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게 새롭게 느껴지고 적응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전에 사역했던 곳에서는 늘 고원의 맑은 물만 보다가 황하의 흙탕물을 보는 것도 무척 낯설었습니다.
2. 주님과의 신혼생활
이번에 집을 얻으면서 가구며 전자제품,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새로 구입해야했습니다. 전에 있던 곳에서는 주로 기숙사나 호텔에서 지내야 했기 때문에 따로 가구를 살 필요가 없었고 생활용품도 부분적으로 구입하고 주변에서 얻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모든 것을 새로 장만하게 되어 정착비가 많이 들어 스트레스를 받다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치 신접살림을 차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의 주님과의 신혼생활이 시작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때마침 아무 생각 없이 산 거실용 슬리퍼에 라오포(老婆, 중국어로 ‘아내’라는 뜻)라는 글씨가 새겨진 것을 보며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신대원공부마치고 현지에 다시 나오기까지 교회사역과 출국준비로 정신없이 달려온 삶을 내려놓고 주님과 오붓하게 교제하는 시간을 이제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3. 인터넷 없는 세상에 살다
이곳에서는 비교적 좋은 아파트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신청하러 갔더니 선이 없어서 설치가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통신사를 찾아갔더니 제가 사는 동이 자기네 회사관할인지 아닌지 한참을 알아보더니 결국 집에까지 와서 보고 처음 제가 찾아갔던 통신사관할이라고 하며 그 쪽에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그 통신사를 다시 찾아갔더니 그제서야 다시 알아보겠다고 하여 결국 다른 사람이 쓰다가 중지한 전화선이 있다고 그것을 사용해서 해주겠다는 답을 얻었는데 그것도 곧바로 안 되고 여러 날에 걸쳐서 겨우겨우 인터넷을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처음신청하고 난후 3주정도가 지나서 설치가 되었는데 이사하고 나서부터 계산하면 약 4주정도 인터넷 없이 지내게 된 셈입니다. 요즘은 PC방도 현지인들이 소지하는 신분증이 없으면 이용을 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은 신분증이 없으니 PC방엘 갈 수가 없는 것이지요.
한국에서는 하루도 인터넷 없이 산적이 없다가 이곳에 와서 그런 상황을 맞게 되니까 가뜩이나 낯선 땅에 와서 적응도 안 되는데 한국하고 연락도 두절되고 소식도 알 수 없으니 단절된 느낌을 넘어 약간의 공황상태까지 경험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차츰 견딜만 했고 주님을 더 찾으며 말씀을 읽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범사에 일체의 비결을 배우는 훈련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4.학교등록과 언어수업
가끔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하심은 우리의 그것과 다름을 봅니다. 저는 이곳에 올 때 당연히 ㅌㅂ족 학생이 많은 ㅁ ㅈ 대쪽으로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그곳 근처에는 아예 집이 없었고 또 소수민족학교라서 감시가 심해 학생들 접촉이 용이하지 않고 학교가 작아서 쉽게 노출이 되기 때문에 사역이 용이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이곳 사역자들을 통해서 듣고 기도 끝에 이곳에서 가장 크고 ㅌㅂ족 학생이 비교적 많은 다른 학교로 정하고 집도 그 근처로 얻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님의 인도하심이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 5월에 사전답사차 방문했을 때 사귀었던 ㅁ ㅈ 대의 친구들을 다시 만났는데 그 아이들이 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자기친구를 소개시켜주기로 했고 얼마 전에는 집 앞길에서 우연히 ㅌㅂ족 여학생 두 명을 알게 되어 한국어를 가르쳐주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면 어디에 있든 못하실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사천성도에서 중국어를 배운 이래에 10년만에 중국어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다행히 고급반은 수업시간도 적고 학비도 절반이어서 부담 없이 듣고 있고 그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잊어버린 언어를 회복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특히 말은 많이 안 잊어버렸는데 한자를 쓰려고 하면 생각이 나질 않아서 처음엔 애를 먹었는데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5. 이곳에서의 예배
항상 새로운 곳에 가면 예배가 관건인데 처음 두주정도는 이곳 한인교회에 나갔고 그 다음부터는 삼자교회와 국제모임을 번갈아가며 참석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모임은 금요일오후에 이곳 여성사역자들 기도모임에 참여하고 최근 들어 근처에 있는 한 가정과 새벽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기도할수록 이 땅의 중요성과 필요들을 보여주시며 이 땅의 중보자로 저를 부르셨음을 느끼며 많은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깨어있지 않으면 정말 힘든 것이 현지 생활인것 같습니다. 기도로 깨어있을 때만이 그분의 이 땅을 향한 마음을 알고 부르심의 확신가운데 이 땅에서의 삶에 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역자님의 중보기도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여러분을 위해 이곳에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늘 평강가운데 주님과 동행하는 삶 되시기를 바라며 평안을 빕니다.
2010. 10. 5. 박수보 ㅅ ㄱ 사 드림
기도제목
1. 주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며 매순간 깨어있어 성령에 민감하도록
2. 육신의 쾌락과 물질만능으로 흐르고 있는 이 땅 사람들에게 진리에 대한 목마름을 주시도록
3. 이 땅을 사랑하고 축복하는 축복의 통로로 온전히 쓰임받으며 예비된 영혼을 만나도록
4. 만나고 있는 ㅁㅈ 대의 학생들과 최근에 만난 ㅅㅂ 대 ㅌㅂ 족 학생들에게 합당한 시기에 ㅂㅇ 을 전하고 접촉점으로 한국어반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잘 진행되도록
5. 중국어의 진보를 이루어 앞으로 설 ㄱ 와 훈 ㄹ 사 ㅇ 에 막힘이 없도록
6. 이곳의 사역자들과의 관계에 지혜를 주시고 좋은 교제와 동역이 이루어지도록
7. 육신의 강건함과 시간관리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