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학급경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국의 내로라하는 ‘담임명인’들의 공통점은 학급경영의 원칙이 분명할 뿐더러 일관되고 성실하게 원칙을 지켜나간다는 점이다. 변화와 성과에 조급해하지 않고 꿋꿋하게 인내심을 유지하는 데는 무엇보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밑바탕이 됐다. 담임명인들이 전하는 ‘학급경영 노하우’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실>
아홉 번 칭찬하고 한번 꾸중하라
칭찬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빈말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칭찬은 기분이 좋은 것이 사실이다. 교실에서 3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관리하는 교사에게 되도록 칭찬을 하라는 말은 다소 무리일 수도 있다. 여기 저기 두더지처럼 튀어나와 정신없게 하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고자 하면 칭찬보다는 꾸중이 먼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했던 말 한마디가 아이들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칭찬을 위한 방법으로 흔히 칭찬받는 상황을 정해서 아이들에게 스티커를 주고 어느 정도 모으면 교사가 작은 상을 수여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아이들이 상에만 욕심을 두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뚜렷한 칭찬거리도 없는데 열 번 중에 아홉 번씩 칭찬하기란 힘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권하고 싶은 한 가지 방법은 하루에 2~3명 정도를 정하여 아이들이 학교에서 한 행동을 관찰하고 의도적으로 칭찬할 거리를 찾아 작은 종이에 적어서 아이들 알림장에 비밀스럽게 붙여주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너만 봐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주지 마”라는 말과 함께 “너 오늘 참 선생님 마음에 들어, 왜냐하면 선생님이 친구를 돕는 너의 예쁜 마음을 보았기 때문이야!!” 이런 내용으로 사소하고 일상적인 아이들의 행동을 작은 종이에 써서 붙여주는 것이다. 물질적인 보상이 없는 작은 칭찬이지만 아이들에게는 큰 기쁨으로 다가간다. 또한 감정에 솔직하고 정확하게 말할 것을 권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받아주고 교사의 마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과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교사는 흔히 호통을 치고 꾸짖거나 반성문을 쓰게 한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이 교사가 시키니까 수동적인 반성을 하게 되어 다음에도 또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 아이의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교사의 호통과 꾸짖음으로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어땠는지를 듣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그 사람의 마음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다시 말해보게 하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가능하게 된다. “네가 숙제를 안 해 오니까 선생님은 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선생님이 이런 마음이 들었는데 너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 이런 식으로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말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잘못된 행동을 수정할 확률이 높다. (하원한 경북 문장초등학교 교사)
가장 ‘필요한 것’부터 구체적으로 실천하라
새 학년 새 학기가 되면 학생들의 객관적인 실태분석을 한다. 진단을 해야 치료계획이 나오는 것처럼 학생들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교육과정운영계획을 세울 수 있고, 그 계획에 따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급을 경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태 파악은 실제적인 부분에서 세밀하게 할 필요가 있고, 학부모나 실질적인 양육자의 교육적 요구를 반드시 파악해서 반영한다. 우리 반은 66%가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지역아동센터 거주 아동이어서 학부모들의 가장 큰 교육적 요구는 자녀들이 기죽지 않고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 년 동안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기 살리기 교육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게 되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하였다.
기 살리기 교육의 5단계
- 첫째, 긍정의 나무 심기 한 그루의 긍정의 나무를 심어 자신의 좋은 점과 잘 한 점을 열매로 만들어 키워가게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아이는 없다. 단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자신이 잘 한 일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면 아이들은 그때서야 ‘와! 내가 이렇게 잘하는 것이 있었구나!’ 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 둘째, 생각 키움 학습장 쓰기 어떤 활동도 자신이 먼저 생각해 보지 않고, 선생님의 설명이나 친구의 의견을 듣는 것은 교육적 효과가 낮다. 항상 먼저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학습장에 자기 생각 한줄 쓰기 활동을 통해서 먼저 생각하게 한 후 발표 활동을 하면 친구의 의견도 자기 생각과 비교해 보며 잘 들을 수 있고 자신감 있게 발표도 할 수 있다.
- 셋째, 실력 튼튼 밑다짐 학습 요즘 창의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식이 있어야 창의성도 발현될 수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기초·기본 학력을 튼튼하게 해주어야 한다. 읽기(15단계), 쓰기(10단계), 기초수학(30단계)등 단계별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학습 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공부에 자신이 있을 때 아이들의 자존감은 높아진다.
- 넷째, Top of the Mountain. 한창 성장기인 아이들은 신체를 움직이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교사가 최대한 아이들이 움직이면서 학습하고 놀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운영해야 한다. 즉, 학교 오면 운동장 세 바퀴 걷고 교실로 들어오기, 중간놀이 시간에 10분 걷고 줄넘기 50회 하기, 체육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인라인스케이트 타기 등 학교 여건과 교육과정을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움직임활동을 꾸준하게 운영한다.
- 다섯째, 그림동화로 이해하는 다문화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면서 다문화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때때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학급 안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친구들에게서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림동화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다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것 같지만 비슷하고,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 준다. (박미리 전남 대마초등학교 교사)
공감을 얻는 가장 빠른 길은 ‘진심’이다
2009년 3월 2일 배정된 담임을 발표하는 순간. “3학년 2반 담임은 지화선 선생님~” “~으악! ~으악!” 아이들의 소리가 높다. 학생부장을 하면서 담임교사를 겸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무척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당연한 일. 이것이 우리 반 아이들과의 첫 대면이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급훈과 더불어 3학년 2반의 한 해가 시작되었다. 고3이라 아이들 대부분의 관심사는 진학과 취업에 관한 것이었다. 아이들 하나하나와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희망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느껴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때부터 나의 고민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틈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단은 결석 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아이들에게 불이익이 되지 않게 하려면 가능한 한 결석이 없어야하기 때문에 왜 결석을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적극적이고 간곡한 어조로 설명을 했다. 내 설명을 이해한 아이들의 다짐도 받았다. 아이들의 공감을 사자 시간이 갈수록 결석이 점차 없어졌고, 결국에는 무결석 학급으로 표창까지 받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담임에 대한 믿음이 생겨서인지 아이들의 강한 결속력과 적극성은 피부로 느껴졌다. 학교에서는 그린마일리지의 일환으로 ‘푸른 학급’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아이들의 학교, 학급생활의 전반적인 부분을 세분화하고 영역별로 점수화하여 최고로 점수가 높은 점수를 받은 학급을 시상한다. 분기별로 4번 시상하는데, 아이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 반이 3번이나 푸른 학급으로 선정되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간은 흘러갔고, 학기 초부터 아이들에게 가장 민감했던 진학과 취업에 대한 마지막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도래했다. 몇 차례에 걸친 면담의 결과에 만족하는 아이들, 능력과 노력보다 조금 욕심을 내고 싶은 아이들, 일단 군 입대를 하고 제대 후에 진로결정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까지 부류가 다양했다. 그 순간 많이 고민스러웠고, 힘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가 각자 능력과 적성에 맞는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믿으며 부족한 점은 있지만 나름대로 만족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한 해 동안 아이들과의 만남 속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고 했던 일보다는, 담임으로서 무언가 부족했던 순간들만 머리에서 혼란스럽게 맴돈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활짝 열어 마음껏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앞선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자신 있게 외치고 싶다. “난 너희들을 내 아들, 딸처럼 너무 많이 사랑했다.”고. 큰 것을 내세우기보다는 작은 조직을 운영하면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생활해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지화선 충북 보은정보고등학교 교사)
하나부터 열까지 사제동행을 실천하라
전교생이 34명에 불과한 농산촌 소규모학교에 우리 반 학생 수는 10명이다. 그중 3명을 제외한 7명은 부모의 가출이나 이혼으로 한 부모, 조부모 아래서 자라는 아이들이라 모든 것을 학교에 의존한다. 사랑을 그리워하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의 실태를 파악한 결과 우리 학급은 조손가정의 어린이들에게 사제동행과 효행교육이 필요했다. 사제동행 교육은 한 마음으로 연구하며 나아간다는 데에서 의미 있다. 본교는 경상남도 육성사업인 ‘희망키움학교’로 선정되어 댄스스포츠와 플루트를 가르치고 ‘친구의 날’(7월 9일)을 맞아 1박2일의 뒤뜰야영을 실시하는가하면, 학교 텃밭 가꾸기, 경로당 봉사활동을 통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예절실 활용을 통한 전통문화 교육 등에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한다. 학생의 모든 교육활동에 아이들과 교사가 다함께 배우고 참여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높은 만족감과 호응을 얻고 있다. 효행교육 및 덕성교육은 무엇보다 담임교사의 모델링이 중요하다. 교사가 먼저 깨끗한 학급을 만들고 경제, 에너지 교육 내용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보고 배운다. 효행을 실천하는 담임교사 모델링(친정아버지 시각장애 2급, 심장수술 후 위암과 투병 중)과 경남 교수·학습지원센터(www.gnedu.net)의 효행교육 애니메이션 자료, 인성교육 자료 활용을 통한 효행교육은 조부모와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경로사상을 고취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사제동행이라는 학급 목표를 교육과정에 녹여 반영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결과 우리학교의 5학년 교육과정이 경상남도 우수학년으로 선정되었다. 학급경영의 주체는 아이들이다. 사랑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이 이젠 사랑을 할 줄 알고 경로효행 실천에 앞장선다. 그 어느 것보다 사제동행으로 얻은 값진 선물이다. 1년 동안 사제동행으로 자신감을 얻고 열심히 꿈, 끼를 키우며 즐겁고 행복한 학급운영이 이루어졌다. 훌륭한 교사는 타고난 것이 아니고 부단한 자기 연수와 노력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김경애 경남 칠북초등학교 교사)
소통의 길을 ‘조·종례시간’에서 찾아라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도록 하기 위한 학급운영을 연구하는 내게 조·종례활동의 정착은 큰 보람이라고 할 수 있다. 조·종례활동은 학부모·학생·교사의 소통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또 학급활동은 생동감 있는 학급을 만들며 소외학생 없이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과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보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참여를 이끄는 학급활동을 구상하고 실천하도록 하라. 예컨대 두레를 조직하여 두레별 활동과 두레일기 활동으로 학급원의 소속감과 친밀감이 높아질 수 있다. 두레일기는 두레순서를 정하여 매일 두레팀장이 수거하여 담임교사에게 제출하며 담임교사란에 글을 기록하여 매일 아이들과 소통하며 상담할 수 있다. 교실 뒤편에 놀이터를 설치하여 젠가, 보드게임, 헤적롤, 자석다트, 카세트테이프 등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신나는 학급생활을 할 수도 있다. 학급문고를 설치하여 독서공간을 마련하며 도서팀장의 도서규칙에 따라 도서 대출과 도서 반납을 할 수 있도록 해 책을 늘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통을 통한 조·종례활동 조회시간 활용 - 1인1역할제의 조회팀장이 아침자습시간 전에 노트북을 설치한다. - 아침자습시간 종료 5분 전에 인성함양을 위한 활동을 실시한다. - 지식e-채널의 CD 내용을 주간계획에 맞게 5분간 시청하도록 한다. - 시청 후에 지혜다듬기 소감문을 작성하여 2교시 전까지 팀장에게 제출한다. - 지혜다듬기소감문을 수집해 잘한 것은 종례신문 뒷장에 삽입해 칭찬한다. - 이것은 학생들의 인성함양의 눈과 귀를 긍정적으로 열어주는 효과가 있다. - 소감문을 작성함으로써 사고를 정리하여 지혜를 다듬어 기쁨을 나눌 수 있다.
종례신문 활용 - 매일 종례신문을 통하여 학교와 학급활동을 아이와 학부모와 소통한다. -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매일 종례신문을 작성한다. - 종례시간에 종례신문팀장이 종례신문을 복사하여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 이것은 학생, 교사, 학부모의 친밀도가 형성되며 긴밀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 학교와 학급소식의 용이성과 뒷장의 유용한 정보제공은 재미를 줄 수 있다.
(전순희 천안 두정중학교 교사)
나만의 학급운영 비법을 발굴해라
모험은 암벽등반이나 오지탐험같이 신체적, 심리적 위험을 내포한 상황을 말한다. 학급에서 시도하는 모험상담(ABC : Adventure Based Counseling)은 아이들에게 다소 난처한 도전거리를 던져주고 소통하며 해결하는 역동적 과정과 땀나는 활동 이후의 성찰과정을 엮어 상담의 효과 즉 자기이해와 존중, 타인존중과 배려 및 나눔, 학급 응집력 향상을 성취하는 상담기법이다. 모험상담은 참여자들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고 함께 즐거울 수 있는 다양한 훈련 상황을 제공하며 고도의 응집력을 형성하는 힘이 있다. 이를 위하여 몇 가지 단계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서로 알아가고 역동적인 즐거움을 나누는 단계이다. 4~5개의 선물인형을 연속으로 던져가며 이름을 부르고 인사를 전하고 감사함을 전하는 활동, 아이와 교사가 섞여 상대방의 보물 같은 특성을 알아가는 활동, 경험을 확인하고 공유하며, 술래잡기와 같이 쫓고 쫓기며 땀나는 재미있는 활동으로 진행한다. 두 번째 단계는, 신뢰를 측정하고 확인해보는 단계이다. 재미와 즐거움으로 마음을 연 상태에서 눈을 가린 시각 제한상태로 믿음을 측정하며 안전을 배려하는 활동으로 진행한다. 세 번째는 신뢰감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전거리를 던져주는 문제해결 단계로서 리더십이 발휘되고 대화, 질문, 토론 등 다양한 소통이 일어나 문제를 해결하여 성취감을 얻는 단계이다. 아울러 로프(rope)를 사용하여 고압선이나 거미줄 등 장애물을 통과하는 활동도 포함한다. 네 번째 단계는 경험을 되돌아보며 배움과 실제생활의 연결성을 찾는 되짚어보기(review) 단계이다. 활동 경험을 되짚어보며 이어서 말하기나 긍정적 감정을 엄지손가락으로 표현하거나, 친구들 등에 붙여진 백지 위에 친구 칭찬이나 조언 등 사랑의 편지를 써주는 활동들이 이에 해당한다. 모험상담을 통한 긍정과 존중의 분위기는 수업의 질적 향상과도 연결되며 그 어려운 학교폭력 문제도 많은 부분 원인적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오래된 생각이다. 모험상담에서의 즐거운 기억은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의 또 다른 즐거움과 기대감을 촉진하며 사제 간, 교우 간의 우호적 신뢰관계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것이 학교생활의 즐거움의 기반이 되는 배려와 존중의 학급문화를 형성한다. 아이들이 학급생활이 즐거우면 공부도 학교생활도 즐겁다. 많은 선생님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특별한 방법을 갈고 닦아 교사도 학생도 행복한 학급운영의 비기(秘技)를 가져보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병일 서울 한산중학교 교사)
원칙을 ‘바르게’ 세우고 ‘일관되게’ 지켜나가라
교직생활 처음에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친구 같은 선생님, 인기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교직 경력 8년이 지나서야 학급경영에 눈을 뜨게 되었고, 나만의 학급경영 노하우가 생겼다. 내가 터득한 학급경영의 성공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학급경영 원칙이 합리적이고 교육적이며 일관적,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어떠한 방식이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급경영 방법을 학생들에게 설득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말에 앞서 내가 먼저 몸으로 보여주는 것과 아이들이 내 학급경영 방식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임을 알았다. 우리 반의 일상적 학급활동의 가장 큰 축은 아침독서활동이다. 나는 아침에 출근하게 되면 바로 교실에 들어가 교실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 읽는다. 언제부턴가 등교하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아침독서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아침독서활동이 빨리 안착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아침독서활동을 하게 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나의 잔소리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잔소리가 줄게 되니, 아이들과 함께 웃는 얼굴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아침독서활동을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침독서를 위한 환경조성이 필요했다. 학급경영계획서를 통해 아침독서활동의 중요성과 아침독서 시간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공지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청소년 대상 도서를 수준별, 분야별로 40권 정도를 구입하여 학급에 기증하였다. 이 책을 밑천으로 교내외 각종 대회에 학생들이 참가하여 그 시상금으로 도서를 구입하기도 하고, 글쓰기 또는 아침독서 관련 공모전에 참여하여 학급문고를 기증받는 등 4년 동안 약 300권의 신간 도서를 모을 수 있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주변에 늘 있어서인지 아이들은 아침독서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침독서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책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집안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에게 그 학생이 공감할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을 권해주기도 하고,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에게 진로 관련 책을 소개해 주기도 하였다. 때론 학생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내게 권해줘서 재미있게 읽었던 적도 있었다. 아침독서활동과 연관된 학급 활동도 많이 하였다. ‘나만의 책갈피 만들기’, ‘한여름 밤 독서 캠프’, ‘책 딱지 붙이기’, ‘읽은 책 자취 남기기’,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 한 권의 책’, ‘선생님들께 권하고 싶은 이 한 권의 책’, ‘아침독서 느낌 1줄로 쓰기’ 등 되도록 학생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중심으로 하였다. 이를 통해 아침독서활동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활동 결과물을 만들어내고자 하였다. 1년 동안의 아침독서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갑자기 변화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을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이 내가 학급경영에서 아침독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김성기 김포 통진중학교 교사)
느리더라도 ‘꾸준히’ 실천하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란 말이 있듯이 ‘무엇을 하느냐’ 보다 ‘꾸준히 하느냐’가 학생이나 교사의 학교생활을 성공으로 이끌고 성숙하게 만드는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를 학급운영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 ‘주간영어학습 진행표’로 날마다 듣고 매일 확인한다 올해 본 학급의 학급경영 목표를 ‘EBSe친구랑 실력과 추억 쌓기’로 정하고 영어실력을 쌓기 위해 날마다 영어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이를 습관이 되도록 날마다 확인을 하였다. 날마다 확인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영어를 잘하기 위해선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듣고 말해야 한다는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을 들일 수 있었다.
- 구워 먹고 삶아 먹고 뼈째 먹는 미니북 영어 학습을 위한 독서로 미니북을 만들되 단어수준의 짧은 내용부터 스토리가 있는 짧은 이야기책까지 난이도를 고려하였다. 한 번의 이벤트성 미술 활동이 아니라 쉽게 만들고 꾸준히 읽어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미니북 활동의 운영 원칙이다. 미니북을 만들면서 단어를 눈에 익히고 따라 써보고 자꾸 읽어서 자기도 모르게 그 표현을 말로 하는 것이 또 하나의 꾸준한 학습의 예인 것이다.
- 하루하루 추억은 앨범에 담아 학교에서 있는 각종 행사의 사진을 인쇄한 후 교실에 추억 쌓기 코너에 학생들에게 연필로 댓글을 달게 했다. 학급 홈피에 하는 것보다 정감 있고, 항상 지나가며 보면서 학생들끼리 친근감을 형성하였다.
- Big Hug Day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말에 학생들의 귀가 직전에 Big Hug Day를 운영하였다. 처음엔 남학생들은 싫다며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점차 교사의 푸근한 품에 안기는 것을 좋아하고 서로 교감을 할 수 있는 좋은 활동이었다. 때로 교사입장에서 말썽장이를 어떻게 할까 싶다가도, 한품에 들어오는 아이들을 안으며 엄마의 마음이 되기도 해서 교사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
(김은영 대전 가오초등학교 교사)
믿음·소망·사랑 ‘기본으로’ 돌아가자
경험에서 얻어진 나의 학급경영 철학은 학생과 교사 사이의 믿음이다. 믿음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싹이 튼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생길 때 믿음이 자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내성적이고 자신감이 없어 조용히 앉아 있는 아이의 마음도 읽어야 한다. 믿음은 약속을 지키는 가운데 자란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선생님을 아이들이 믿고 따를 턱이 없다. 또한 아이들이 믿지 못하는 선생님을 신뢰할 학부모도 없다. 숙제를 냈으면 꼭 검사를 하고, 어떤 일을 시켰으면 꼭 확인을 해야 한다. 선생님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 마디가 아이에겐 소중한 약속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반에는 칭찬표가 있다. 과제, 일기, 발표, 인사, 질서, 봉사, 선행 등 아이들이 어떤 일을 잘 했으면 꼭 칭찬표를 준다. 특정 영역에서 칭찬표를 다섯 개 모으면 ‘왕 중 왕’ 칭찬표로 바꾸어 주고, ‘왕 중 왕’ 칭찬표를 다섯 개 모으게 되면 작은 선물을 준다. 아이들에게는 연필이나 지우개 같은 평범한 선물도 선생님한테 받은 것이라면 남다른 것이 된다. 여기에 조금 신경을 써서 흔하지 않은 선물을 준비한다면 효과 만점이다. 믿음은 기다림 속에 꽃이 핀다. 훌륭한 선생님은 아이들의 숨은 능력이 발휘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 준다.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아이들이 생각한 방법이 틀렸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40분의 수업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아이들에게 맞춤 개별지도를 하다보면 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에 부딪히면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 준다. 그러다 보면 한 아이 입에서 “아! 이제 알겠다.”라는 탄성이 자연스레 나온다. 이 말이 주는 짜릿함은 그 어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깨우침의 기쁨이다. 나는 ‘믿음·소망·사랑’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에 무한한 믿음이 있고, 함께 가꾸어 가는 소망이 있으며, 서로 사랑하며 지내는 교실이야말로 진정한 학급경영의 목표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시 새로운 3월을 맞으며 이렇게 새해 인사를 나눈다. “선생님, 믿음·소망·사랑으로 행복한 경인년 되십시오.” (이남열 충남 신촌초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