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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일주 드라이브 가는 곳마다 그림같은 풍광 "발길 잡네" 남해 일주 드라이브 오르락내리락 해안선따라 한나절 코스 충무공 유적지·절경 벗삼아 봄냄새 만끽 지족해협 죽방렴· 해오름예술촌 체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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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유전자에는 아마도 '남녘=봄'이란 코드가 새겨져 있나 보다. 온갖 화신으로 물들어 가는 춘삼월, 어디를 가든 봄 기운이 완연하지만, 그래도 봄 하면 남촌이 퍼뜩 떠오르는 것을 보면 말이다. 유전자의 부름에 따라 멀리 남해 앞바다를 한번 다녀와 보시라. 귀순한 김만철 씨 가족이 그토록 꿈에 그렸던 '따뜻한 남쪽나라' 남해로 말이다.
남해로 가려면 우선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빠져나와 3번 국도를 타고 삼천포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이때 이왕이면 송포사거리(남양중학교)에서 우회전, 해안 일몰이 가장 아름답다는 실안낙조 해안도로로 향할 것을 권한다. 오르락내리락, 드라이브도 재미거니와 오른편으로 아기자기한 한려수도의 다도해 풍광이 가슴 설레게 한다. 이곳에서 원시 정치망 어업형태인 죽방렴을 맛보기할 수 있다.
남해군은 연륙교로 연결된 창선도와 남해 본섬을 포함해 3개의 유인도와 73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남해를 일컬어 흔히 보물섬이라고도 한다. 면적이 경남의 3%밖에 안되는 섬마을, 하지만 오염되지 않은 무공해 자연과 쪽빛 바다, 한적한 포구, 갖가지 전설을 머금어 섬 자체가 이미 보물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명칭 논란을 겪고 있는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서 1024번 지방도를 탄다. 맞은편 남해도를 바라보면서 해안도로를 감싸 안듯 내달리는 기분이 일품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나무 아래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가졌다는 왕후박나무. 500년 풍상을 버티지 못해 처연히 가지를 널브러뜨리고 있다. 창선도 서부 해안도로는 지족해협까지 딱히 시선을 잡는 볼거리는 적지만 시골길과 바닷길이 뒤섞여 무척 아늑하다. 간혹 밭일 나가는 촌로의 가벼운 옷차림에서 봄 기운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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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해협에 설치된 죽방렴. 빠른 물살에 밀려든 멸치떼들이 대나무 통발안에 걸려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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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윽고 창선도 끝자락에서 지족해협의 죽방렴과 만난다. 창선도와 남해 본섬을 잇는 440m의 창선교를 사이에 두고 흐르는 지족해협. 앞서 창선·삼천포대교의 바닷가에서도 봤던 죽방렴이 좁은 지족해협을 따라 20여 통이 즐비하게 놓여 있다. 죽방렴어업은 해협의 빠른 유속을 이용해 물고기를 그물망 안으로 가두어 뜰채로 잡는 전통고기잡이 방식이다. 10m 크기의 잘 다듬은 참나무 300여 개를 밀물 방향으로 V자 형태로 바닥에 심은 다음 안쪽에 대나무로 만든 발을 설치하고 원통을 설치해 물고기를 가둔다.
죽방렴에 걸리는 어종 대부분은 멸치. 거의 90%에 이른다. 이렇게 잡힌 멸치는 비늘 하나 상하지 않고 육질이 뛰어나 부르는 게 금값일 정도. 다른 멸치보다 3~5배 비싸게 팔리지만 이마저 물동량이 모자란다고 한다. 빨간 창선교를 지나 교각 아래로 1km쯤 가면 죽방렴 체험장(어른 500원·어린이 300원)에서 직접 멸치가 죽방렴에 걸려드는 광경을 관찰할 수 있다.
다시 3번 국도를 타고 이번엔 남해의 동쪽 바다를 향해보자. 유스호스텔을 지나 나오는 너른 갯벌 둔촌마을의 바지락양식장이다. 바지락 채취에 여념이 없는 시골 아낙과 물새들의 어울림을 뒤로 한 채 곧이어 만나는 곳이 방조어부림으로 유명한 물건마을. 방조어부림이란 해일을 막을 목적으로 1.5km에 이르는 해안에 상수리·보리수나무 등 1만여 그루를 심은 300년된 인공숲이다. 오월께부터 짙푸른 녹음과 함께 장관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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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름예술촌에 전시된 토기 작품들. |
| 맞은편 언덕배기에는 동화책에서 봤음직한 유럽풍의 주택들이 드라이버의 시선을 끈다. 60년대 후반 파독 간호사와 광원들의 노후 정착지로 2003년부터 개발된 독일마을이다. 현재 20여 가구가 들어서 있고 계속 신축중에 있다. 점점이 박힌 다도해를 배경으로 서로 시선을 마주하는 물건항의 빨간·하얀 두 등대, 그리고 부채꼴 모양의 방조어부림. 독일마을 꼭대기 벤치에서 바라본 풍광은 어디서 보더라도 그림엽서가 된다.
독일마을 옆 삼동면 은점마을에 자리잡은 해오름예술촌. 옛 폐교(물건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3년 전부터 남해의 새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각종 목공예, 장승, 예술목가구, 벼룩시장, 옛 추억의 교실 등 8가지 테마별 전시물들이 폐교 안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모든 전시품목은 판매도 병행한다. 그밖에 도예 등 각종 체험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들의 추억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카페처럼 꾸민 2층 쉼터에서 무료로 독일와인을 시음할 수도 있다. 체험행사는 1인 1만원(재료비 포함), 도예·칠보체험이 가장 인기가 많다. 각종 전시품 관람은 어른 2000원·어린이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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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정상에서 내려다본 독일마을과 물건항 일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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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가없는 해안도로는 리듬을 타듯 바다를 향해 나갔다가 다시 내륙으로 밀려오기를 반복한다. 같은 바다이지만 남해의 바닷길은 동해·서해와 느낌부터가 다르다. 오르막 내리막도 많아 지겨울 틈을 주지 않는다. 그렇게 동쪽 해안길은 남해의 끝단 미조항과 길이 나뉜다. '남해안의 베니스'로 불리는 평화롭고 한적한 미항이다. 어업전진기지답게 항구 주변에 횟집 등 식당들이 즐비해 길손의 허기를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다.
해안 일주는 이후 19번 국도로 갈아탄 뒤 송정해수욕장과 남해안 최대인 상주해수욕장을 지난다. 곧 '남해의 보석' 금산(681m)과도 조우한다. 바다와 산으로만 이루어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관광지이다. 산세는 그리 높거나 험하지 않아도 정상에 오르는 동안 남해군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각종 기암괴석으로 뒤덮인 산 자체 풍채만으로도 숱한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금산을 벗어나면 이내 너른 호수 같은 앵강만이 숨겨둔 자태를 뽐낸다. 말굽처럼 휜 해안선을 따라 맞은편 섬이 손에 잡힐 듯 지척이다. 어선들이 분주히 만들어내는 흰 궤적이 그지없이 여유롭다. 19번 국도 신전 부근에서 1024번 지방도로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19번 국도를 계속 타면 섬 내륙을 질러갈 수 있지만 남해의 서쪽 바다는 놓치게 된다. 반면 1024번 지방도로로 옮기면 남해의 최고 알짜 드라이브는 계속되지만 오롯이 반나절을 도로 위에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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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가천리 다랭이마을 전경. 가슴 틔는 쪽빛 바다와 산 기슭에 켜켜이 쌓인 다랭이논의 묘한 조화가 관광객들의 탄성을 터트리게 만든다. |
| 섬의 정반대 방향을 지나는 19번 국도와 1024 지방도로의 합류점은 고현면의 녹동사. 그리고 임진왜란의 마지막 격전지로 충무공이 순국하신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지를 지나게 된다.
여지껏 쪽빛 바다에 눈이 시렸다면 이제부터는 꽃대궐에 취할 차례. 차면리부터 남해대교를 지나 남해고속도로 진교IC까지 이어지는 10여 km의 화사한 꽃길 드라이브가 그 것. 도로 양옆으로 한껏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과 향 짙어진 매화나무 사이를 쉼없이 달리는 기분. '봄의 고장' 남해가 주는 귀갓길 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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