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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학 강의노트-02 강의날짜 : 2007. |
교육대상 : 경상대 교직과정 담당교수 : 정 병 호 |
교육현상의 기능론적 접근과 갈등론적 접근
“교육사회학은 교육의 사회성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으려는 지적 활동이다. 즉, 교육사회학은 사회현상으로서의 교육사실을 사회학적 방법을 가지고 기술(記述), 분석, 설명,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그런데 그 ‘사회학적 방법’이란 것도 어떠한 관점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분석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즉 연구자가 어떤 ‘패러다임’에 바탕을 두고 있는가가 사회학적 방법의 분기점이 된다.”
1. ‘이론’과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
▷ 이론이란?
◦ 일상생활에서 이론
- 실현, 실천 불가능한 것.
- 현실과 동떨어진 것 = 理想, “이론은 좋지만 실제는 안 그래.”
-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책에서 나오는 것.
◦ 학문적 용어로서의 이론
- 현실, 현상, 사실(fact)로 만들어지는 것
- 사실과 현상을 설명하는 추상적 체계 → 현실과의 적합성, 논리적 엄격성을 따짐
- 이론은 왜(?)에 대한 답변이다. 그러므로 이론은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실은 이론의 견지에서 해석된다. 낱낱의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ex) 구슬(fact, 개개인의 사실)과 실(이론)에 비유 → 팔찌, 목걸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 이론은 어떤 형식으로 성립되는가?
◦ 이론은 무수히 많은 개념 덩어리
- 이론은 개념을 말과 기호, 글 등으로 표현한 것.
- 현실, 현상, 사실(fact)로 만들어진 것
▷ 이론적 관점, 또는 패러다임이란? : 분석범주, 세상을 보는 방식, 이론모델,
◦ 작은 이론들이 하나로 묶여진 뭉치를 이론적 관점, 또는 패러다임이라고 보면 된다.
→ 1962,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Thomas Kuhn)의『과학혁명의 구조』: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학은 완만하면서도 지속적인 지식의 증가를 통해 발전한다’고 보았는데, 쿤은 누적적인 과학 발전에 대한 이러한 사고를 하나의 신화로 간주하고 그것을 폭로함. 쿤은 축적이 과학의 진보에는 어느 정도 역할을 수행함을 인정했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변동은 ‘혁명’의 결과로서 일어난다는 이론을 제시.
패러다임 I → 정상과학 → 비정상적인 것들 → 위기 → 혁명 → 패러다임 II |
쉽게 말해서 패러다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말한다. 즉 우리가 세상을 볼 때 단순히 시각적인 감각에서가 아니라, 지각(知覺)하고, 해석하고, 이해하는 관점에서 이 세상을 ‘보는’ 것을 말한다.
사회이론 분석의 네 가지 패러다임(모건(G. Morgan)
사회이론 분석의 4가지 패러다임
급진적 변화의 사회학
주관적 |
급진적 인간주의 (radical humanism) |
급진적 구조주의 (radical structuralism) |
객관적 |
해석학 (interpretive) |
기능주의 (functionalism) |
규제의 사회학
→ 기능주의 패러다임 : 실증주의적 관점에 기초, 구조기능주의, 상호작용론, 사회교환이론 등
→ 해석적 패러다임 : 현상학, 현상학적 사회학, 해석학, 민속방법론 등
→ 급진적 인간주의 패러다임 : 실존주의인 프랑스의 현상학, 지식사회학 등
→ 급진적 구조주의적 패러다임 : 마르크스 계급 갈등이론, 다렌도르프의 변증법적 갈등이론 등
2. 교육사회학의 이론적 패러다임
교육 현상의 복수적 현실
교육현상은 하나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적 현실(multiple reality)로 존재하고 있다.
다양한 이론적 접근
문제가 이처럼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교육현상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큰 줄기로 보아 교육사회학 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십여 종류가 되는 데, 이들은 분류자에 따라 명칭도 조금씩 다르고, 큰 유목(類目)으로 구분하는 경우에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구분한다. 송병순이 체계적으로 정리한 교육사회학의 주요이론을 다음가 같다.
<표 2-1> 교육사회학의 주요이론
접근 방법 |
주요 이론 |
대표적 학자 |
강 조 점 | |
거시적
관점 |
기능주의적
관점 |
초기 합의론적 기능주의: 사회화 기능론을 주장함 |
Durkheim Parsons Dreeben 등 |
․1950년대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교육사회학 이론 ․사회학의 속성을 기능사회인 동시에 전문가 지배사회로 본다. ․사회는 안전 지향적이고, 각 제도는 구성원의 합의에 기초하는 것으로 보고 각 제도는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며, 상호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파악한다. ․능력에 따른 사회적 신분, 지위의 분배를 강조한다. ․사회 속에서 학교의 기능을 낙관함으로써 교육의 양적 팽창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1960년대의 시대적․사회적 상황이 반영된 이론으로 각광을 받았다. ․기능주의이론의 기본전제인 사회의 안정성, 상호의존성, 합리성을 부인하고, 사회의 속성을 변화, 불일치, 긴장, 갈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 ․사회의 모든 요소는 분열과 변화에 이바지하며, 모든 사회는 강압(coercion)에 의해서 유지된다. ․이전(dissent), 변화(change), 불평등(inequality) 등과 같은 개념을 교육현상과 관련시켜 논의한다. ․학교교육의 목표를 궁극적으로 인간성 회복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
인간자본론: 교육을 통한 사회, 경제발전에 필요한 인적자본 생산 |
Schultz Barton Walker 등 | |||
근대화 이론: 사회 심리학 측면에서 교육을 통한 근대적 가치관 형성 |
Maclelland and Inkeles Smith 등 | |||
갈등주의적
관잠 |
사회재생산 이론: 신마르크스주의적 ․경제결정론적 입장에서 교육을 이해, 신베버주의적 지위집단 이론 |
Bowles Gintis Althusser Collins 등 | ||
종속 이론: 제국주의적 관점에서 교육을 이해 |
Carnoy Apple Paulston 등 | |||
급진적 저항이론: 교육을 통한 의식화 및 인간성 해방 등을 강조 |
Illich Reimer Wierre Fierre Giroux 등 | |||
미 시 적
접근 |
해석학적
관점 |
상호작용이론: 학교 및 교실에서 교사․학생․학부모․또래집단간 상호작용 연구를 강조 |
Cooley Mead Jackson Rosenbaum Cicourel Kitsuse 등 |
․교육사회현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교사-학생의 상호 관계 및 그 작용 등에 대한 연구와 참여관찰을 통해서 교육의 내적 과정을 설명한다. ․교육환경으로서 학교문화 등에 대한 미시적 분석을 시도한다. ․사회심리학적․문화인류학적․민속학적 연구 방법과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
민속방법론적 접근: 사회현상학적 접근 사회언어학적 접근 |
Rist Mchan Coser Simmel Keddie 등 | |||
신교육사회학: 교육의 내적 과정에 대한 분석을 중시 |
Bernstein Bourdieu Young Wexler Willis 등 |
․거시적 관점의 교육사회학이론은 학교교육의 내적 과정에 대한 설명을 Black Box로 처리하고 있음을 비판한, 1970년대에 대두된 교육사회학적 관점이다. ․지식사회학적 관점에서 지식의 사회적 제도화에 비판을 가할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에 반영되고 있는 지식과 헤게모니 분석을 통하여, 교육의 특권 지배집단의 이데올로기를 문화적으로 재생산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
* 자료: 송병순(2002). 교육사회학. 서울: 문음사. 44쪽.
3. 교육현상의 기능주의적 설명
기능주의 이론은 꽁트(A. Comte)와 스펜서(H. Spencer)에 의하여 기초가 형성된 뒤에 교육사회학의 선구자인 뒤르켐(E. Durkheim), 이태리의 사회학자 빠레또(Vilfredo Pareto), 인류학자 말리노브스키(B. Malinowski) 등에 의하여 다양하게 발전하였으며, 미국의 대표적 사회학자 파슨즈(Talcott Parsons)에 이르러 매우 포괄적인 사회학 이론으로 정립되었다. 기능이론은 구조기능이론, 합의이론, 질서모형, 평형모형 등이 있으며, 명칭에 따라 이론의 강조점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이들을 모두 포괄하여 기능주의 이론으로 부른다.
1) 기능주의 이론의 기본 관점
유기체적 사회관 : 사회 유기체설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사회는 각기 다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는 부분의 존속을 위해 각각의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사회의 각 부분은 상호의존적이며, 항상 안정을 유지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어떤 변화나 충격에 의하여 안정이 깨뜨려지면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한다.
불평등과 사회계층의 정당화 : 역할 분화와 차등적 보상
→ 사회계층 현상을 정당화 : 불평등은 보편적 현상이며, 또 이 같은 불평등은 능력 있는 인재들로 하여금 높은 지위를 성취하도록 동기를 불러일으켜 주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불평등은 오히려 사회의 유지․존속을 위한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관점.
→ ‘역할분화’를 강조 :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간에는 우열의 차이는 없고 각기 수행하는 기능상의 차이만 있을 뿐(예,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논리), → 사회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과업(예, 각종 직업)들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차등적 보상’ :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거나 권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그가 다른 사람보다 더 힘들고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보상을 더 많이 받고, 동시에 그 기능수행에 필요한 권한도 더 많이 부여받아야 한다는 것. → 사회계층 현상은 기능의 차이에 바탕을 둔 ‘차등적 보상’ 체제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
기능주의 이론의 중심 개념 : 안정․질서․합의․상호 의존
→ 사회는 각기 다른, 질적으로 우열의 차이가 없는 기능을 수행하는 수많은 개인 및 집단의 통합체로서, ‘안정’과 ‘질서 유지’라는 ‘합의’된 목표아래 ‘상호 의존’하여 살아가는 인간집단으로 파악하는 것.
→ 사회체계(social system)가 현상 유지를 해가고 또 발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모든 사회구조가 균형(equilibrium) 상태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며, 우리들 인간 사회는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호이해와 합의, 그리고 조화에 의해 움직여 나간다고 본다. 즉, 어떤 사회이든지 기본적으로 제도, 규범, 역할, 이념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같은 것들이 각기 제 기능을 다해 줄 때 비로소 사회가 존속 내지는 유지된다고 본다. 그 이외에도 사회질서는 모든 구성원에게 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교통질서를 상상해봐라. 적색신호에서 멈추고 기다리는 것이 특정 순간 특정 개인에게 짜증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개인과 사회전체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며, 사회 구성원들은 모두 이에 암묵적 합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2) 기능론적 교육사회학 이론의 전개
뒤르켐의 교육사회학
사상 형성 배경
뒤르켐(1857~1917)이 살았던 19세기 후반은 산업화와 자유주의의 물결에 밀려 전통사회의 규범과 제도가 무너지고 새로운 종류의 규범과 제도가 형성되는 격동의 전환기였다. 즉, 산업혁명 이후 농촌사회에서 도시 산업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다. 또한, 드레퓌스 사건(1894), 공화정(좌파)과 왕정파(우파)의 대립, 1차 세계대전(1914) 등으로 투쟁과 갈등이 가득 찬 사회였다. 사상적 흐름으로 살펴보면 이 시기는 과학이 빠른 속도로 발달해 가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경험주의와 공리주의 사상으로 공상적 사회사상이 풍미하던 시기였으며, 독일에서는 개인주의, 사회주의, 무정부주의, 심리주의가 팽배했다. 프랑스에서는 위와 같은 영국과 독일의 사상을 종합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러한 시대적․사회적 배경 속에서 뒤르켐이 평생을 두고 추구한 문제는 ‘사회가 어떻게 해서 해체되지 않고 지속되는가’하는 점이었다. 그 당시 뒤르켐으로서는 극도의 혼란과 갈등 속에서도 사회가 붕괴되지 않고 여전히 그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존속하는 것이 하나의 경이(驚異)로 느꼈다. 따라서 자연히 ‘질서’가 그의 사회연구의 중심문제가 되었다. 말하자면, 뒤르켐은 사회가 해체되지 않고 지속․통합되려면 ‘사회질서’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질서의 기초는 사회구성원의 상호의존성과 합의에 있다고 본 것이다.
사회적 사실, 집합 표상, 사회학주의
뒤르켐은 자연과학자들이 물질세계를 이해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회학자는 사회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가 사회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생활을 영위해 갈 경우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우리 의식의 외부에 있는 사회적 관습이나 법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같이 개인에 대해서 외재(外在)하면서, 동시에 개인의 의식이나 욕구에 관계없이 개인의 행위에 대해서 강제력을 갖는 일단의 현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뒤르켐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유기체적 혹은 심리학적인 현상과 구별하여 ‘사회적 사실’(social fact)이라고 개념지었다. 즉 사회적 사실은 외재성․강제성․일반성을 특징으로 한다.
그런데 사회적 사실이 객관적 사물이라 해도 엄격히 따지자면 물질적 사물과는 다른 의식적․심리적 사실이다. 하지만 이 의식적․심리적 사실은 항상 개인의 외부에 존재하고 개인을 구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식 내지 개인표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다. 뒤르켐은 이것을 ‘집합표상’(또는 집합의식)이라고 개념지었다. 이 집합표상은 일종의 독특한 의식현상이기 때문에 개인심리학적 방법으로 연구할 수 없는 것이며 ‘사회학주의’ 방법으로서만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는 바로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사회적 사실들의 집합표상인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아울러 교육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교육과 사회, 사회화
뒤르켐의 저작인「교육과 사회학: Education and Sociology」에서 교육에 대한 기능주의적 해석이 발견된다. 그에 의하면, 교육은 아직 사회생활에 준비를 갖추지 못한 어린 세대들에 대한 성인 세대들의 영향력 행사이다. 즉 비사회화의 상태의 아동을 사회화된 성인으로 성숙케하는 과정이다. 교육의 내용은 사회에 따라 변하고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적이고 절대적인 가치지향의 교육내용을 정립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교육은 사회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이지 교육받는 개인, 또는 교사나 행정가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은 사회적인 것이며, 사회의 목적에 대한 수단이 교육이다. 교육의 주된 목적(기능)은 개개인의 능력과 잠재성을 계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과 재능을 계발하는 것이다. 즉, 전체 사회로서의 정치사회와 그가 종사해야 할 특수환경의 양편에서 요구하는 지적․도덕적․신체적 제 특성을 아동에게 육성․계발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과학적․이성적 사고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교육체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가 바로 그와 같은 사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학교체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뒤르켐에게 있어서 교육목적은 사회체제가 유지․존속될 수 있도록 그 사회 구성원을 사회화시키는 데 있는 것이다. 사회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상과 감정의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하며, 국가는 그것을 유지하고 신성화하고, 국민 각자에게 잘 인식시키도록 해야 한다. 학교교육은 국가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기능주의자들이 의무교육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도덕교육
뒤르켐은 또 도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언어, 기술, 관습 등을 학습하며 중핵가치(core values)와 이념을 내면화할 것, 그리고 자기 중심적․이기주의적인 존재로부터 도덕적 시민으로 탈바꿈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중핵가치와 이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과정 즉, 사회적 학습과정을 도덕교육이라고 보았다. 그에게 있어서 도덕교육은 사회의 중핵가치와 신념을 내면화시키는 사회화 경험으로 성립된다. 그러한 내면화가 성공하면 강력한 사회통제의 하나가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내면화된 신념과 가치를 어길 경우 상당한 죄의식과 수치심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뒤르켐은 그러한 사회화를 담당하는 기관은 학교가 제일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일부 사회에서 가족제도나 카톨릭의 교회가 그러한 사회화 기능을 담당했던 때가 있었으나 산업화․세속화․도시화된 오늘날에는 학교가 그 기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교란 우리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자신을 훈련 통제하는 것을 도와주게 되며 또 사회의 기본 원리를 채택토록 격려한다는 것이다. 이때 국가는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기본원리의 대강을 정해야 한다. 또 학교 내에서의 도덕교육의 구체적인 과업은 교사가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뒤르켐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교사의 모범적인 헌신을 강조했다.
뒤르켐의 교육사회학 평가
갈등이론이 대두되면서 그는 여러 측면에서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특히 사회 속의 개인을 무력한 존재로 규정한 그의 사회관이 문제시된다. 즉 인간이 어떠한 가치체계를 갖거나 어떠한 인간성을 소유하거나 그것은 사회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강조함으로써, 사회의 제 세력 앞에서 개인은 무력한 존재로 파악한 것은 뒤르켐 이론의 한계라고 지적된다. 또한 그는 상이한 집단간에 존재할 수도 있는 갈등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가르쳐야 할 가치와 신념을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어떤 메카니즘을 통하여 학생들이 직업을 갖게 되며 어떤 유형의 교육을 받게 될지를 결정하는 질문 같은 것은 뒤르켐의 이론적 틀로서는 대답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리고 그의 사회학 이론은 그가 그렇게 원했거나 아니었거나 간에 기존체제를 옹호하는 주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의 사후 약 반세기 동안 무시되어 왔던 논제들인 교육에 있어서 ‘인력양성’, ‘선발과 배치 문제’, ‘학교와 교육과정사회학’, ‘수업의 사회학’들은 이미 그가 오래 전에 다루었다는 점에서 뒤르켐은 교육사회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론가로서 평가된다.
파슨즈의 학교사회화 이론
파슨즈(T. Parsons: 1902-1979)의 사회학적 이론 체계
→ 미국의 사회학자 중 가장 독창적 체계와 이론을 수립한 학자. 인간과 사회의 모두를 포괄하는 거대이론(grand theory)에 관심. 파슨즈의 분석방법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매우 난해하다.
→ 파슨즈의 사회체계이론(social systems theory)
◦ 사회체계(=사회구조),
◦ 문화체계(=문화)
◦ 인성체계(=개인)
☞ 위의 세 체계가 상호의존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게 그의 사회이론이다.
→ 기능적 선행요건(AGIL), 요건적 기능주의
◦ 적응(A: adaptation)의 기능
◦ 목표달성(G: goal-attainment)의 기능
◦ 통합(I: integration)의 기능
◦ 잠재성(L: latency)기능 등으로 사회체계를 설명한다.
☞ 예컨대, 교육기관은 전체사회에 대한 하나의 하위체계로서 전체 사회에 대하여 적응적 기능의 수행이 핵심이다. 또한 하나의 개별체계로서의 교육기관은 이 네 가지 기능을 모두 제대로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 다섯 가지의 유형변수(pattern variables) : 위와 같은 행위는 다음과 같은 변수 사이의 딜레마 상태에 놓인다고 설명한다.
① 감정성(affectivity) - 감정중립성(affective neutrality)
② 구체성(specificity) - 확산성(diffuseness),
③ 보편주의(universalism) - 특수주의(particularism),
④ 자기지향(self-orientation) - 집합지향(collectivity-orientation),
⑤ 업적본위(achievement) - 귀속본위(ascription)
☞ 이런 유형변수는 개인행동 사이의 딜레마뿐만 아니라 가정․교회․학교․회사 등에도 사회체계에 직면한 딜레마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회화와 선발 기능
→ 이와 같은 사회학적 이론체계를 바탕으로 파슨즈는 학교교육의 사회화 기능을 강조하는 동시에, 산업사회에서의 인력양성과 배치 기능도 강조.
→ 학교는 사회 질서유지를 위한 도덕과 규범뿐만 아니라 직업세계에서 요구하는 기술도 획득케 하는 곳으로 설명. 학생은 ‘인지적’ 학습으로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고, ‘도덕적 학습’으로 교사에 대한 존경심, 급우들과의 협동, 질서 지키기 등을 학습한다. 이러한 학습의 결과(학업 성적)는 바로 사회적 선발의 기준이 된다는 것. 이것은 사회전체를 통하여 ‘합의’된 것이며, 학교는 이러한 기본적인 합의를 갖고, 업적에 따라 그들이 평가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본 것이다.
드리븐의 학교사회화 이론
뒤르켐이나 파슨즈의 주장은 드리븐(Dreeben)에 의해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었다. 드리븐은 학교가 무엇보다 강조해야 할 일은 학생들을 사회인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보고, 규범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아동은 학년이 올라가고 가정의 성원에서 사회의 성원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학교에서 네 가지 핵심적인 규범들, 즉 성취(achievement), 보편성(universalism), 독립성(independence), 특수성(specificity)을 내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드리븐은 이러한 규범들은 현대의 산업화된 민주사회에 적당한 사람이 되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이러한 것들은 학교를 통해서 포괄적이고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3) 기능론적 교육이론의 평가와 비판
기능주의적 관점은 사회의 통합․안정․균형․합의를 통하여, 사회질서와 사회체제의 유지․존속을 강조하고, 학교교육의 주요 기능을 사회화와 선발에 두고 있다. 기능론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사회상으로는 능력이 중시되는 ‘업적주의 사회(meritocracy)’, 지식과 능률이 중시되는 ‘전문가 사회(expert society)’, 그리고 기회균등․자유․다양성이 중시되는 ‘민주적 사회’이다.
그러나 기능주의 이론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초에 최고 절정에 달하다가, 1960년대 갈등론의 부활로 아래와 같은 다양한 비판을 받게 된다(김경식 외: 40-41).
① 교육을 둘러싼 사회가 경쟁적인 이데올로기의 각축장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못하고, 통합과 합의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집단간의 갈등을 잘 다루지 못함.
② 인간을 사회화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인식, 아동을 수동적인 존재, 사회의 종속적인 존재로 파악함. 또한 학급의 역동성(교사와 학생, 또는 학생과 학생의 관계)과 같은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 따라서 교육과정의 내용, 즉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치는가와 같은 것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비판받음. →해석적 사회학, 상징적 상호작용론, 교육과정의 사회학
③ 변화가 일어날 때 그 변화는 느리고 계획적이며 체계의 균형을 전복하지 못한다는 기능주의의 가정은 모든 상황에서 타당한 것은 아니다. →엄밀성과 인과적 적합성을 가지지 못함
④ 교육선발이 능력본위로 이루어진다는 기본전제 때문에 선발 과정의 귀속적 측면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다루었다는 비판.
⑤ 기능주의 사회 이론의 보수적 특징 때문에 기존체제의 존속, 현상유지를 옹호한다는 비판.
⑥ 학생들의 인지적 측면의 성취를 강조하고 학력 경쟁을 가열화시킴으로써 고학력을 부채질하는 한편, 인성교육, 전인교육을 소홀히 하여 인간성을 메마르게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와쉐이(Warshay)에 따르면, 기능이론에 대한 비판은 다음과 같이 여덟 가지로 정리된다.
① 존재하는 모든 사회조직을 기능적인 것으로 본다.
② 보수적이다.
③ 목적론에 빠져 있다.
④ 실증적이지 못하다.
⑤ 변화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⑥ 구조나 성격과 같은 기본변수를 소홀히 취급한다.
⑦ 권력투쟁, 갈등, 일탈행동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이런 현상을 범법행위 또는 병리현상으로 간주해 버린다.
⑧ 사회적 이념, 목표, 규범 등의 보편성과 합의성을 과장한다.
4. 교육현상의 갈등론적 설명
1) 갈등론적 접근의 기본 관점
갈등론적 사회관
→ 유한한 자원 무한한 욕구 : 모든 사회는 이를 둘러싼 갈등과 긴장관계에 놓여 있다.
→ 불일치한 집단 목표 : 이러한 부조화 현상은 외면적으로는 잔잔하게 보일지 모르나, 내면적으로 활기차게 용트림하며, 때로는 표면화되거나 폭력화되기도 한다.
→ 개인간․집단간 끊임없는 경쟁 : 인간은 자신들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물리적 힘이나 정신적 교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통제하길 원한다.
→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의 대립적 관계 : 지배집단은 모든 사회가치의 중심체 역할을 하며 현 상태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며, 피지배집단을 체제의 안정에 위협요소로 본다. 따라서 지배집단은 설득․교화․선전 등의 방법으로, 피지배집단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시키려 한다. 결국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은 계속되는 긴장과 갈등상태에 직면하면서 ‘사회변동’을 촉발한다.
→ 마르크스의 계급 갈등론 :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서 계급 발생. 인류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라고 설명(억누르는 자 vs 억눌림을 받는 자, 가진 자 vs 못 가진 자, 부르주아 vs 프롤레타리아) 자본주의의 모순 구조 간파(자본론)→ 프롤레타리아 혁명론(역사 발전 5단계설)→ 사회주의→ 공산주의→ 계급없는 평등 사회
→ 베버의 권력 갈등론 : 베버는 단순한 물질적 생산 수단이 아닌 다른 종류의 생산 수단도 동원하고 통제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조직 안에서의 갖가지 갈등에 주목하면서 ‘사회적인 관계는 권력 관계’라고 설명함. → 시장상황(market situation)에 따라 재산 계급, 상업 계급, 사회 계급으로 나누고, 신분상황(status situation)에 따라 나타나는 사회적 위세(위신)와 존경을 가늠하는 정도도 포함하여 갈등관계를 파악하려고 함.
→ 짐멜의 구조 갈등론 : 사회구조는 지배와 복종으로 이뤄져있다기보다는 오직 분석상으로만 나눠지고 실제로 분리되지 않는 다양한 연합과정과 해체과정으로 이뤄져있다고 설명. 유기체론적 시각에서 사회체계를 분석→ 갈등의 궁극적인 원천은 인간이 타고난 생물학적 본능(‘증오본능’)뿐만 아니라 ‘연합과 해체’의 과정들의 한 짜임 안에 매몰되어 있다고 파악→ 갈등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긍정적이며 갈등의 통합적 효과와 진보적인 효과에 주목→ 갈등의 기능론, 구조 갈등론→ 코저(Coser) : ‘사회는 갈등이 있음으로 해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으며 또 집단의 결속력이 증가될 수 있다’는 견해와 일치함.
→ 다렌도르프의 변증법적 갈등론 : 파슨즈의 기능주의 사회 이론을 정면으로 부정→ 모든 사회는 언제나 변화의 과정에 있으며, 불일치와 갈등 속에 있으며, 한 집단의 다른 집단에 대한 강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강제이론(constraint theory)). 사회의 모든 요소는 분열과 변화에 이바지한다. →그런데 갈등의 강도나 폭력성은 여러 가지 사회 조건에 따라 다르다. 갈등 집단의 유형이 계급 이외에도 많이 있다고 설명.
갈등론적 교육관
→ 기능론과 마찬가지로 갈등론도 학교와 사회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갈등론은 학교와 전체 사회의 요구와의 관계보다는 엘리트 혹은 지배집단 간의 관계를 강조한다.
→ 학교는 특정 엘리트 집단들의 권력을 영속화시켜 주고 기존 계층질서를 유지시켜 주는 도구라고 본다. 또 학교는 기존의 불평등 구조를 영속화 내지 심화시키고 현 사회구조에 순응하는 태도를 갖게 함으로써 지배 엘리트의 이익을 대변한다 것.
→ 학교는 현대적이고 자유주의적이며, 민주적인 정책운영에 필요한 가치나 태도를 가르치지 않고, 오히려 중간계층의 도덕성, 맹목적 애국심, 바람직한 노동습관, 순종적 예법 등을 가르치는 제도이다. 학교는 자율적 사고를 고무시키기보다는 상업적 가치에 동조하는 태도를 주입시키며, 또한 현대사회의 복잡한 직업특성에 필요한 인지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편협한 기술적인 가치관을 가르친다.
→ 학교에서 배운 지식, 기술은 직업신분이나 직무수행 능력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증거가 제시됨으로써 학교는 현대산업사회에서 필요한 지식,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교육자격증을 발급해 주는 곳으로 보고 있다.
→ 학업성취에 있어서도 계급간, 인종간의 차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남으로써, 교육확대를 통한 기회균등이 이루어지기보다는 특수계층의 권위를 유지하는 데 학교가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학교는 아동의 지적․정의적 성장을 실현시키는 데 별로 공헌하지 못하고 오히려 억압적이고 비인간적인 사회를 형성시키는 도구라는 것이다. 즉, 학교는 독립적인 사고와 인간적인 가치를 길러주기 보다는 순종과 예속성을 가르치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2) 갈등론적 교육이론 전개
경제적 재생산 이론(economic reproduction theory)
→ 자본가 계급이 학교교육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합법화함으로서 지배계급의 위치를 재생산한다.
→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학교교육은 경제적 모순을 은폐하고, 불평등한 구조를 존속․유지․심화하였으며, 아울러 지배계급의 위치를 정당화하는 도구적 기관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즉 학교교육은 경제적 모순구조에서 파생된 계급 위계화 질서를 공고히 하는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사회 불평등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억압적인 개인 발달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학교교육은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합법화함으로써 지배계급의 위치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본다.
보울스와 진티스, 알뛰세의 교육사회학
보올스와 진티스(S. Bowles & H. Gintis)는「자본주의 미국사회에서의 학교교육」(1976)에서 학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는 달리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인지적 요소가 아니라 비인적 요소, 즉 자본주의 체제에 적합한 가치․태도․규범․퍼스낼리티 등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한다. 즉 학교는 자본가 계급이 필요로 하는 이데올로기를 제공하여 현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정당화한다. 학교는 이들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본가 계급이 선호하는 가치를 아동들에게 은밀히 내면화시킴으로써 현 사회의 불평등적 위계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이다. 학교교육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필요에 따라 발전해 왔고, 학교교육은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위한 도구적 성격을 갖는다. 결국 학교는 사회계급을 결정짓는 기관으로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알뛰쎄(L. Althusser)는 그의 사회구성체론(social formations)으로 교육현상을 이해한다. 사회구조는 토대(base)와 상부구조(superstructure)로 되어 있다. 토대는 생산력과 생산관계를 포함한 경제 하부구조를 뜻한다. 상부구조는 정치적․법적 상부구조와 이데올로기적 상부구조로 구분된다.1) 보올스와 진티스는 토대에 의해 상부구조가 결정되는 과도한 경제적 결정론을 주장하지만, 알뛰쎄는 토대와 상부구조가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때 상부구조가 토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상대적 자율성’(relative autonomy)이라 한다. 또한 알뛰세는 노동력의 재생산이란 노동에 필요한 기술을 재생산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질서라는 규칙에 대한 복종을 재생산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현대사회에 있어서 교육의 사회적 선발 기능은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합리화하는 표현기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문화적 재생산 이론(cultural reproduction theorists)
→ 자본주의 사회가 경제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이유는 지배계급이 선호하는 문화를 학교교육에 투입시켜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를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
→ 학교는 지배계급이 선호하는 문화영역을 통해 계급적 불평등을 유지․심화시키는 재생산적 기구라는 것.
부르디외의 교육사회학
부르디외(P. Bourdieu)에 의하면, ‘자본은 사회적․문화적․경제적인 여러 가지 유형을 취하고 있는데, 만일 우리가 이들의 재생산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면, 서로 다른 유형들간의 상호관계 혹은 상대적 자율성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문화가 특정 계급과 관련되어 있으며, 계급적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 ‘상징적 폭력’(symbolic violence) : 기존의 사회질서는 물리적 강제의 결과가 아니라, ‘상징적 폭력’의 표현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지배계급은 언어나 신분, 지위, 위신, 관습과 같은 상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그들의 사고 방식이나, 지배유형 또는 문화양식이 자연스러운 질서를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한다.
→ ‘문화자본’(cultural capital) : 문화양식은 소비․분배․생산되는 경제 자본의 운동원리와 비슷하게 ‘문화시장’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소유한 문화 형태에 따라 화폐적 가치를 지니게 되는 데, 이를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이라고 함.
→ 세 가지 형태의 문화 자본 : 첫째, 어렸을 때부터 계급적 배경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된 지속적인 성향인 헤비투스적(습관적: habitus) 문화자본이다. 둘째, 책이나 예술작품 같은 객관화된 상태로서의 문화자본이다. 셋째, 졸업장이나 자격증 같은 제도화된 문화자본 등이다.
→ ‘습관적 문화자본’을 가장 중요하게 취급. 그의 독특한 개념인 ‘헤비투스(Habitus)’란, 각각의 계급 혹은 사회계급 내의 파벌들이 그들의 특징적인 문화양식이나 지배유형을 발전시켜 그 관점을 가지고 아동을 사회화시키고, 그들의 세계관을 형성하며, 동시에 아동들의 습관의 일부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헤비투스는 내면화된 문화자본으로서 계급적 행동유형과 가치체계를 반영하고 있다.
→ 학교는 문화자본인 졸업증서와 학위를 수여하는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의 질서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장(arena)이다. 교육체계는 지배계급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지식 즉, 문화자본을 전수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재생산하고 합법화한다는 것이다. 또 학교교육은 지배계층의 문화자본을 채택하여 교육과정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 계층 아동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본다. 그런데 하층계급 출신의 개인은 교육이라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감에 따라, 지배계층의 문화양식에 동화되어 점차로 자신의 동료들과 구분된다. 이렇게 성공한 소수의 하층계급 출신자들은 현존하는 사회체제가 공정하다는 신념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학교교육과 국가론
기능론적 설명에서는 국가를 보수주의자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국가는 이데올로기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가치중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국가의 기능은 만인을 위한 공동선의의 실현에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의 학교교육은 공정한 기회를 배분하고, 사회정의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실현하는 만인을 위한 기관이 된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뿔란짜스(Poulantzas), 알뛰쎄(L. Althusser), 그람시(Gramsci), 애플(M. Apple) 등이 비판한다.
뿔란짜스에 의하면 국가의 중립성 또는 독립성은 하나의 환상일 뿐이다. 국가가 특징의 이데올로기적 이익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학교는 국가의 여타 이데올로기적 기구들 못지 않게 지배적인 사회적 이익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학생에게 주입시킨다고 한다.
알뛰쎄에 의하면 국가란 지배계급이 노동자 계급에 대한 지배를 확보할 수 있는 ‘억압장치’라고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이러한 계급적 지배과정은 경찰이나 군대와 같은 국가의 ‘억압장치’나 교육, 가족, 대중매체와 같은 이데올로기적 장치를 통해서 수행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학교란 모든 계급의 아동을 유아기에서 탈취하여, 수년동안 ‘가족적 국가기구’와 ‘교육적 국가기구’ 사이에 꼭 끼워 넣어, 지배 이데올로기로 포장된 일정한 양의 지식(know how)을 주입시킨다고 하였다. 그에 의하면, 학교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창출하여 자발적 동의를 유도함으로써 현 계급질서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그람시도 국가와 자본주의 체제는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학교도 계급관계를 유지하는데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를 ‘헤게모니(hegemony)’라는 개념과 연결시켜 이해하고 있다. 즉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 구조에도 불구하고 그 체제가 효과적으로 유지되는 이유는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지배계급의 헤게모니가 피지배계급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되어 그들의 가치․관습․규범 등을 정당화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헤게모니는 가치관․규범․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상식을 규정하기 때문에 사회성원의 의식 속에 깊숙이 스며들 수 있다. 따라서 헤게모니는 한 계급이나 집단의 타 계급들을 강제력보다는 합의를 통해 압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학교는 지배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헤게모니를 전수하고 대행하는 기관이 된다. 학교 현장에 스며들고 있는 계급적 영향력, 즉 헤게모니의 작용으로 사회 불평등이 오히려 정상적인 형태로 받아들여지게 되며, 지배계급의 이익이 영속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을 잘 대변하는 애플(M. Apple)은 학교현장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고 있는 헤게모니의 실체를 분석하기 위해 ‘숨겨진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을 논의한다. 숨겨진 교육과정은 계급간의 갈등의 본질을 감추고 지배계급이 요구하는 가치관, 지식, 규범, 관습 등을 학생들에게 은밀히 전수함으로써 현 사회질서를 정당화한다. 따라서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헤게모니의 영향력은 표면적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은연중에 학생의 의식 깊은 곳에 침투하여 지배계급의 질서에 순응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애플은 학교의 교육과정, 교과서, 교사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학교가 재생산의 고리임을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았지만, 교사들이 각성하고 사회 각 부문의 민주적 좌파들과 연대함으로써 교육의 민주화를 쟁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국가론의 입장에서 학교교육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배계급의 이해(利害)를 실현하는 기관이므로 계급적 불평등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둘째, 국가가 가지고 있는 상대적 자율성도 지배계급의 질서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일정한 영향력으로 결국 물적 토대인 경제구조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셋째, 국가에서 주도하는 교육은 지배계급이 선호하는 가치관․규범․태도․신념체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국가의 대행 기관인 학교는 그 실천 현장에서 은연중에 지배 이데올로기의 정당성을 전수할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의 질서와 규칙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항이론
능동적․자율적 인간관, 학교교육의 역할 확대
→ 저항이론은 학교교육을 통해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를 타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 윌리스(P. Willis), 지루(Giroux), 아론비취(Aronwitz), 애플(Apple) 등
윌리스는 학교가 자본주의 사회구조를 충실하게 재생산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면서도, 학교는 저항과 대항문화의 존립이 가능한 열려있는 공간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윌리스는 사회구조적 모순에 순응하지 않고, 불평등한 위계적 모순구조에 대항하는 인간의 자율적 모습을 학문적으로 분석했다. 그에 의하면, 학교교육이 사회계급구조의 불평등을 그대로 보존하거나, 이행하는 단순한 반영물이 아니라 오히려 학교교육을 통해 사회모순과 불평등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항이론’(resistance theory)은 바로 이점을 강조함으로써 학교교육의 역할을 확대시킨다. 저항이론에서의 인간은 사회구조가 요구하는 대로 그 성격이 규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에 저항․도전․비판하는 존재이다. 즉, 인간은 사회구조의 영향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 의지를 지닌 능동적 존재로서 사회모순에 저항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윌리스는 영국의 남녀공학계인 중등학교의 하위계층 학생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학생의 저항행위가 어떻게 표출되고 그 사회적 원인은 무엇인가가 주요 주제이다. 학업성취가 낮고, 문제아로 분류되는 하위계층 학생은 학교가 요구하는 대로 순응하지 않고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를 통해 거부행위를 표출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구조적으로 열등한 위치에 놓여 있으며, 사회체계가 구조적으로 불평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모순구조를 직시하는 것을 ‘간파’(penetration)라고 한다. 그러나 소위 문제아들인 ‘사나이’(lad)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구조적 불평등 체계로 인해 자신들의 열등한 위치에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한계’(limitation)라고 한다. 결국 윌리스의 관점은 인간은 구조적 모순에 저항을 하고 있지만 결국 사회불평등체계에 편입되게 된다는 한계를 노출한다. 이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인간이 단순히 사회구조에 그 성격이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의지에 따라 거부․도전 같은 행위유형을 표출하는 능동적 의지를 지닌 존재라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지루에 의하면, 저항이론은 지배계급의 위치를 정당하게 하는 이데올로기와 공동체 문화 형성에 대한 철저한 비판이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해방을 위한 투쟁과 거부형태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를 통해 이데올로기의 모순구조를 철저히 분석하고, 집단적인 현실참여 즉, 실천(praxis)을 통해 이들의 모순형태를 철저히 분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항이론가들의 관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은 이데올로기의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거부․선별하고 비판적 사고를 지닌 능동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둘째, 능동적 의지를 지닌 인간은 불평등한 모순구조에 대항하고 저항함으로써 개인의 해방된 삶을 추구할 수 있다. 셋째,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학교는 핵심적인 역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이들의 저항의지를 극대화함으로써 기존의 불평등한 위계구조를 개혁할 수 있다. 아울러 개인의 해방된 삶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교육을 통해 제도화된 모순구조를 개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학교교육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저항이론에 따르면, 학교교육은 학생들에게 사회적 모순구조를 인식시키고 비판적이고, 반성적 사고를 고양해야 하며, 학생 개개인을 자율적이고, 주체적 의지를 지닌 존재로서 인격적으로 대우를 해야 한다.
지위경쟁이론
막스 베버의 전통에 따라 학교교육의 팽창과정을 지위, 권력 및 명예를 위한 집단간 경쟁의 결과로 교육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콜린스(R. Colins, 1977)와 헌(C. Hurn)이다.
우월한 지위집단이 그들의 특권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교육적 요구를 한층 더 상승시킴에 따라 보다 낮은 사회적 지위집단은 보다 많은 교육기회를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력은 높은 지위를 획득하는 수단이며, 지금까지 학력이 부족하여 낮은 계층에 남아 있었던 집단은 보다 높은 학력을 획득하며 높은 지위를 얻으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높은 지위을 점유하고 있던 집단은 위협을 느끼고 자신들의 학력을 더욱 높일 것이다. 이것은 다시 낮은 지위집단에게는 보다 높은 학력을 요구하는 환경으로 작용하여 학력상승과 학교교육의 팽창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일련의 관점이 지위경쟁이론의 교육현상에 대한 설명 방식이다. 이 같은 시각에서 보면 앞으로도 고학력 사회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3) 갈등론적 교육이론의 공헌과 비판
갈등론적 교육이론의 공헌
① 학교교육을 통한 사회적 불평등의 재생산, 특정 문화와 이념의 표준화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공.
② 현행 학교제도의 문제점을 학교제도 내에서만 찾기보다 사회구조적 문제와 연결시킨 점.
③ 기존에 당연시 되어오던 문제들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그 허구성을 지적한 점.
④ 학교교육의 사회적 성격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해석들을 제공해 준 점.
갈등론적 교육이론의 비판
첫째, 갈등론적 교육이론은 경제결정론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교육이 경제구조에 일방적으로 결정된다고 역설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행위의 설명에 있어서도 개인의 의지를 무시하고 사회적 조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람시와 같은 신마르크스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은 윌리스, 애플 등은 경제 결정론을 배격하고 학교의 ‘상대적 자율성’을 입증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들도 교육의 재생산기능론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구조주의적 관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성과도 상당수준 올리기는 하였으나, 행위자의 능력과 그에 기초한 사회변혁가능성에 대하여는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이다(김신일, 2003).
둘째, 사회구조를 단순히 이분법에 따라 설명한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등으로 사회구성원을 양분하고 교육이 지배자와 가진 자에게만 봉사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본질적 모습을 왜곡하거나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학교교육의 공헌을 전혀 무시하고 있다. 학교교육이 전통사회의 구속적인 신분세습제도를 약화시키고 업적주의적 사회이동을 가능하게 해준 공헌을 전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넷째, 갈등과 세력 경쟁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교육이 사회적 결속력을 높이고 국가 공동체적 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한 점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한편, 사회를 두 계층의 대립관계로만 보아 사회체제의 존속에 어느 정도 필요와 조화와 질서를 부정하고 나아가서는 기존 제도의 부정에까지 이르렀으나, 그에 대한 충분한 대안 제시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교육선발의 불평등 요소를 너무 강조함으로써 교육을 통한 능력과 재능의 선별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회적 상승이동에 기여한 학교교육의 공헌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