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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를 선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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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 세화, 아주 등 프놈펜에 현지사무소 열어 '캄보디아 법조계 배타적'…일부선 과열 우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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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오전,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있는 프놈펜 호텔 국제회의장.
법무법인 아주는 30여명의 한국인 투자 시찰단을 상대로 사흘간에 걸친 세미나를 진행했다. 닉분차이 부총리 등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 아주 소속 박성수, 하만충 미국변호사 등은 캄보디아 법령과 투자 요령 등에 대해 설명했다.
3월 6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4가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
대한상공회의소와 법무법인 율촌이 주최한 '캄보디아 진출 전략세미나'에는 기업체 임직원과 개인투자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에서는 윤세리 변호사와 율촌의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장으로 나가 있는 양은용 변호사, 배용근 변호사 등이 캄보디아 로펌인 DFDL메콩 소속 마틴 드서텔스, 에드윈 반데르부겐 변호사 등과 함께 '캄보디아 투자법 및 담보 제도',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 사업 개관 및 관련 조세 제도' 등에 대해 강의했다.
3월 8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 있는 한 기업에서는 모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두 사람이 캄보디아 투자를 희망하는 10여명을 상대로 투자 상담을 벌였다.
서울, 프놈펜서 설명회 잇달아
프놈펜에 한국 변호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캄보디아에 한국인과 한국 돈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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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기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등 법무법인 로고스 관계자들이 로고스의 프놈펜 현지사무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법무법인 로고스는 지난해 12월 11일 프놈펜 노로돔 거리에 현지사무소인 '로고스-캄보디아'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류두현 변호사가 총괄책임을 맡고, 백무열 변호사가 상주하면서 캄보디아 변호사 쎙 보치 훈, 잉 쏘픽 등과 함께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 본사에도 캄보디아 담당 변호사 두 사람을 배치했다. 류 변호사는 "최근 중국, 베트남에 이어 캄보디아에도 한국 기업들의 진출과 투자가 급증해 법률자문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폴포트 정권 당시 대다수의 지식인들이 처형을 당해 경력 있는 전문가들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변호사 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 업체가 캄보디아에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해외 투자 경험이 많은 한국인 전문변호사나 신뢰할 수 있는 캄보디아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로고스는 물론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 법인설립 등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로고스는 지난해 지사 개설 이후 연우건설, 크메르신한은행 등 프놈펜 현지의 한국 업체들과 법률자문계약을 맺고, 20여건을 수임하는 좋은 실적을 올렸다. 류 변호사는 "하루 4~5건의 상담이 몰릴 정도로 상황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베트남 기업들의 캄보디아 이전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더욱 전망이 좋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최소 5년간은 건설회사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계속될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세화는 프놈펜 이어 하노이 진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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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캄보디아에 진출한 법무법인 세화 관계자들이 현지사무소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현지 대표를 맡고 있는 유정훈 변호사. |
법무법인 세화도 지난해 12월 초 프놈펜 시내 노로돔 거리에 있는 파라곤 빌딩에 현지사무소인 '세화-캄보디아'를 출범시켰다. 서울의 차지훈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프놈펜엔 유정훈 변호사와 김신우 미국 변호사, 로스 모닌 캄보디아 변호사 등이 상주하고 있다. '캄보디아 투자법제와 실무'를 발간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차지훈 변호사는 "한국기업들이 캄보디아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건설 ·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프놈펜 사무소가 동남아 지역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화는 다른 로펌들이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로 진출하는 것과는 달리 프놈펜에 곧바로 현지법인을 열었다. 베트남 하노이에도 지사를 개설할 계획이다.
세화는 GS건설이 추진 중인 52층짜리 IFC(국제금융센터) 건물과 자트로파 농장에 대한 법률자문, 캄코시티의 파이낸싱, 연우건설의 골드타워42 파이낸싱 등을 맡아 처리했다. 차 변호사는 "앞으로는 캄보디아 시민권 취득, 부동산 취득 등에 관련된 자문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법무법인 아주는 지난 3월초 프놈펜의 벵 사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다.
김용환 변호사가 총괄책임을 맡아 박성수, 하만충 두 미국변호사와 이왕민 변호사, 성백용 팀장을 배치했다. 서울을 오가며 캄보디아 일을 보고 있는 박성수 변호사는 "베트남에서 확인했듯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캄보디아가 노동력, 자원 등의 측면에서 성장성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캄보디아에 진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주에선 캄보디아 연락사무소에 라오스, 미얀마까지 내다보는 동남아 지역 교두보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10여건의 상담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3월 '캄보디아 투자 법률 가이드'를 발간하고 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프놈펜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호치민 사무소는 이미 지난해 문을 열었다.
호치민과 상해에 지사를 설립해 놓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도 캄보디아에 대한 관심을 적극화하고 있다. 최승수 변호사는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지사를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 전체로 업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서울중앙의 박병채 변호사도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 캄보디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법률 컨설팅을 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의 지적재산권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박 변호사는 "지적재산권 분야는 FTA 관련 법규나 국제협약 등이 잘 정비되어 있어 캄보디아에서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최대 큰 손' 한국
최근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를 찾은 외국인은 200만명. 한국인이 33만명으로 가장 많은 16.9%를 차지했다. 일본(16만명), 미국(13만명), 베트남인(12만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2005년 이후 3년 연속 외국인으로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캄보디아를 찾고 있다.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 공식통계에 잡힌 한국의 캄보디아 직접 투자 승인액은 2006년 한해 10억982만 달러. 전체 외국인 투자의 22.9%로, 1위를 차지했다. 신고 대상이 되지 않는 20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 투자를 포함하면, 더욱 큰 규모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캄보디아는 법령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분쟁 가능성이 많은 만큼 기업들의 법률 자문이 불가피한 특성이 있다. 로펌들이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기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캄보디아 법률상 외국변호사들의 직접적인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고, 캄보디아 법조계가 배타적이라는 점을 들어 한국변호사들의 캄보디아 진출이 단기간에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프놈펜=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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