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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출애굽기 개관
1. 저자
▣출애굽기의 저자 역시 창세기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이다. 이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는 예수님께서 모세오경의 모든 말씀을 골고루 인용하시면서 오경이 모세의 글임을 증거하셨다는 점이다. 그리고 출애굽 당시의 생생한 환경과 기적을 목격하고 그것을 가장 명확하고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는 자는 애굽의 모든 학술과 지혜에 능통했던 그 당시의 사람, 모세만이 가능했다. 또한 출애굽 자체도 모세가 출애굽기의 저자임을 곳곳에서 증거하고 있다(출34:28).
2. 출애굽기의 기원과 성격
▣출애굽기라는 명칭은 구약성경의 헬라어 역본인 칠십인역(LXX)에서 나온 것이다. 본래 맛소라 텍스트(MT)는 "그리고 이름은 이러하니라"는 말로 책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그러나 칠십인역(LXX)과 벌게이트(Vulgate)역 등 대부분의 영역본들은 '길을 떠나다' (ex + odos)라는 의미를 담아 'Exodus'라 부르고 있다. 한글 개역은 '출애굽기'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출애굽기는 ‘애굽 탈출기’라기보다는 오히려 성막 건축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이 애굽에 거주할 당시의 애굽의 역사를 족장들의 행적과 관련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출애굽기는 애굽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를 신학적으로 조명한 이스라엘의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출애굽기는 모세의 이야기와 이스라엘 신앙의 기초인 유월절 신앙과 시내산에서의 전통 그리고 성막에 관한 전승을 이어 주는 기록으로서 이스라엘의 구원 개념과 역사 이해를 살펴볼 수 있는 정경이다(Canon).
3. 출애굽기의 특징
▣출애굽기의 대표적인 특징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많은 사건들이 거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인류의 대속주를 뜻하는 유월절 어린 양과(고전5:7), 생명의 떡을 상징하는 만나의 사건(요6:48), 생수를 의미하는 반석의 물(고전10:4)과, 인류의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사장 제도(출28, 29장)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형에 대한연구는 출애굽기연구의 핵을 이루며 신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둘째는 출애굽기가 보여 주는 구조의 다양성이 서로 일치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출애굽기에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특이한 사건들이 한데 어우러져 매우 복잡한 유기체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면 출애굽기 전체 내용에서 이스라엘이 진을 친 장소를 지리상으로 구분해 볼 때, 애굽에서의 이스라엘(1-12장), 시내산을 향해 나아가는 이스라엘(13-18장), 시내산에서의 이스라엘(19-40장)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다양성은 모두 이스라엘의 구속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일관되어 있음이 출애굽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4. 출애굽기가 쓰여진 역사적 정황
1)박해시기
◭이 시기에 있어서 문제는 히브리인들의 주류 혹은 그 구성원에 대한 문제이다. 보수측 계열에서는 성경 그대로 백만 이상의 군중들이 움직였다고 보는 것인데,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그 시기에 애굽에는 아피루('apiru)라고 불리우는 애굽의 노동 계급이 있었으며,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하피루(hapiru)라는 천민 계급이 존재하였다. 그리고 애굽에서의 이스라엘 민족도 (히브리)로 불렸다. 이러한 관점에서 애굽에서의 이스라엘은 단일 민족이라기보다는 하나님 신앙을 위주로 해서 뭉쳐진 지파 공동체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구약성경은 지파를 강조하고 지파간의 분쟁이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 어쨌든 역사적으로 재구성해 보면, 히브리인들의 주류는 이스라엘 민족으로서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 (출1:8), 즉 투트모스 1세와 라메세스 2세의 시기에 건축 현장에서 일을 했으며, 하나님 신앙에 의해 뭉쳐진 그들은 이 노예 상태에서 탈출하였고, 북쪽으로 이주하여 가나안으로 들어갔으며, 거기서 다른 아람 족속들과 연대하여 이스라엘 지파 공동체로 성장하였다. 그들은 시내산 계약을 그 연대의 계약으로 이해하면서 하나님 신앙을 중심으로 정체성을 파악하였다.
◭바로 출애굽기는 모세와 그 일행에게 주전 8,9C 혹은 6C의 종교, 제례, 역사, 도덕의 개념을 사용하여 그들의 기억 속에 있는 역사와 신앙을 해석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출애굽기는 단순히 주전 13-15C의 상황뿐만 아니라 이것이 편집되던 시기의 상황도 많이 개입된 것을 알 수 있다.
2)출애굽 시기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광명을 찾아 주고 실제적으로 해방된 인격자로 하나님 앞에 서며, 인간의 관계성이 회복되는 사건이었다. 이러한 개방에로의 추구는 그들이 홍해를 건너는 사건에서 역사적 애매성이 드러나는데, 이는 갈대 바다(#ws !y 얌 숩)를 붉은 바다, 즉 홍해(Red sea)로 오역한 데서 기원한다. 왜냐하면 홍해에는 갈대가 전혀 없으며, 애굽의 통칭상 고센 지방의 갈대 바다(호수 지역)를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출애굽의 경로가 다양하게 알려진 것은 후대의 편집에서 각기 다른 전통들의 하나님 신앙을 중심으로 재편되었기 때문이다. 연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그중에서 15C(B.C. 1445-1440)설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3) 시내산 여행
◭출애굽에 나오는 산은 시내산 혹은 호렙산이라고 불리는데, 이 산의 위치는 분명치 않다. 전통적으로는 시내산 남단에 가까운 에벨-무사(Jebel-musa)이다. 그러나 화산의 분출과 같은 사건을 생각한다면(출19:16-19), 아카바 만의 동쪽 서북 아라비아(미디안)의 어는 지점이라고 추정한다. 또한 하나님의 신명의 기원에 관한 것인데, 이것이 모세 혹은 이드로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지 않다. 출15:2에 '내 아버지 하나님' 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제사장으로 알려진 모세의 장인 이드로(출3:1)가 지혜로 모세를 돕고(출18:13-27), 하나님께 제사와 성찬을 인도하는 것(출18:10-12)을 통해 이드로가 속한 켄족이 이스라엘 민족과 깊은 연관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 광야 유랑 시기
◭광야에서 방황할 시기의 자료는 위치가 애매하고 또 하나는 여러 무리로 흩어진 방랑의 자료가 하나의 전승으로 합쳐졌을 가능성이 있어서 전승 자체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팔레스틴 지방을 지나 북쪽으로 진군하지 않고 강력한 블레셋, 아말렉 족속을 피해 농경 사회인 에돔과 모압 족속의 땅으로 우회하여 북진한 것은 13C의 상황과 잘 부합하는데, 이는 지역 요새들을 피해 북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1]애굽노예생활과 모세를 부르심(1장-6장)
▣하나님께서는 애굽 땅에서 고통과 압제받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간구 소리를 들으시고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모세를 부르신다. 모세는 바로의 궁전에서 40년간 모든 애굽의 학문과 풍습을 익히며 성장하였고, 그후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 유랑 생활을 하였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키기 위해 훈련시키고 연단 시키셨음을 알 수 있다. 본 서는 이러한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를 위해 모세를 부르시고 선택한 사건들을 열거하고 있다. 모세는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아 바로와 일차 접견을 하게 된다.
1. 창세기와의 연결점(출1장)
◭출애굽기 전체 성격을 파악하려면 서론인 1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박해받는 것과 창세기를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는가?
1) 70인의 번성
◭창세기와 깊은 연관성을 출1:1-7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출애굽기 1장의 내용은 1-7절과 8-22절로 나눌 수 있는데, 1-7절은 야곱의 혈족으로서 애굽에 내려간 이는 모두 70인이었다. 이들은 애굽에서 430년 동안(출12:40) 생육이 중다(衆多), 번식, 창성. 심히 강대해졌다는 기록이 나온다(출1:7). 이것이 출애굽 사건의 동기를 제공했으며, 애굽이 학대를 한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따라서 출애굽기1장은 창세기와 연결되며, 출애굽의 배경이 된다. 하나님께서는 이 약속의 성취를 위해 이스라엘 애굽으로 보내셨다.
2)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
◭70인이 심히 강대해진 것의 의미는 아브라함의 언약의 성취이다. 그리고 야곱에게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이 밝히신 약속, 즉 이스라엘이 큰 민족을 이루고 약속의 땅으로 돌아오게 하시겠다고 하신 약속(창46:3)을 이루셨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의 약속으로 출애굽을 통해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시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한 번 약속하신 것은 꼭 성취하시는 신실하신 분이심을 깨닫게 해준다.
2. 모세를 선택하심(출2-4장)
◭강대해진 이스라엘 백성을 누가 인도하여 출애굽시킬 것인가가 난점이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선택하여 그 큰 역사의 주인공으로 이끄신다. 그렇다면 모세의 성장 배경은 어떠하며,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실 때 취한 행동은 무엇인가?
1) 모세의 생애
◭모세는 태어날 때부터 수난과 어려움을 당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바로의 딸의 양자로 궁중에서 40년간 모든 애굽의 학문과 풍습을 익히며 성장하였다. 그리고 출애굽이라는 민족적 대과업을 앞두고서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 유랑 생활을 통한 연단의 기간을 갖게 된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민족의 지도자로 준비시킨 것이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모세에게 나타나시어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할 사명을 부여한다(출3:10). 그때 모세는 "내가 누구관대 바로에게 가며" (출3:11)라는 겸손과 함께 "나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니이다" (출4:10)라고 변명을 하게 된다. 하나님은 그 형 아론을 통해 돕게 하고 항상 너와 함께 있으리라고 약속을 하신다.
2) 모세를 향한 하나님의 지도자 교육
◭40년간의 목동 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구체적 교육 내용과 방식이 어떠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하나님으로부터 모세가 부르심받았을 때, 모세는 거듭 거듭 사양한다. 그러나 행7:22에 보면 말과 행동에 능한 자로 모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태도에서 40년간의 교육을 통해 모세가 얼마나 낮아졌으며 겸손해졌는가를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오묘한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을 뜻한다. 자신의 무능함을 철저히 느끼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는 삶이 필요하다.
3. 바로 앞에 선 모세(출5,6장)
◭본 장에서는 모세와 아론의 요구에 의해 이스라엘이 해방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고통과 노역에 시달리게 된다. 이때 모세와 아론은 바로 앞에서 이스라엘을 위한 요청을 하게 된다. 그 요청에 대한 바로의 응답은 무엇이며, 모세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은 무엇인가?
1) 모세와 함께하심
◭모세의 요청에 대해 바로는 "여호와가 누구관대 내가 그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출5:2)라고 말했다. 이 말은 다분히 하나님을 무시하고 그분에 대해여 도전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 이는 자신의 교만과 완악함(출7:14)에서 비롯된 것이며,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위해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신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바로에 의하여 부과된 여러 가지 무거운 짐과 고역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건져 주시겠다(출6:6)고 약속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출6:7)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가나안 땅으로 그들을 인도하여 영원한 기업으로 주시겠다(출6:8)고 약속하셨다.
2) 이루시는 하나님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 (롬8:35)과 어려움 가운데서도 우리를 넉넉히 사랑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의 고난과 고통 가운데서 그들의 하나님이 되셔서 그들을 인도하시는 언약의 신실하신 분임을 깨달을 수 있다.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제사장 나라로서 강력한 나라(물리적인 강력함이 아니다)이기를 원하셨다. 이 강력한 하나님 나라에 세상의 나라인 애굽이 위험을 느끼고 필연적으로 갈등이 일어난 것이다. 이 갈등에서 승리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하나님의 백성을 인도할 지도자의 문제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즉 세상의 지도력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인정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나라에서의 지도력의 근원적인 힘은 하나님에게서 유래한 것이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연구2]열가지 재앙과 유월절(7장-12절)
▣본 서에서는 하나님께서 애굽에 내린 열 가지 재앙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이 재앙을 통해 강퍅했던 바로 왕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땅에서 놓아주게 되며, 출애굽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을 통해 내린 몇 가지 재앙은 무엇이며, 출애굽 당시 유월절 사건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1. 열 가지 재앙(출7:1-12:36)
▣모세를 정점으로 하는 하나님 나라의 세력과 바로를 정점으로 하는 세상 나라 세력의 싸움과 갈등, 즉 정치적 싸움과 강대국에서 약소국을 해방시키는 육적 싸움이 아닌 영적 싸움인 것을 보여 주는 사건이 바로 출애굽이다. 또한 출애굽 사건은 하나님의 통치 받는 나라의 백성과 사단의 통치 받는 세상 나라의 백성간의 싸움이다. 뱀으로 변한 모세의지팡이가 바로 술객의 뱀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앞으로의 투쟁의 결과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보여 준다. 그렇다면 열 가지 재앙의 특징과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1) 열 가지 재앙의 특징
◭모세를 통하여 바로와 애굽 땅에 내려진 열 가지 재앙은 점점 재앙의 농도가 커짐을 볼 수 있다. 또한 택한 백성 이스라엘과 세상 나라 애굽에 대하여 구별하여 재앙을 내리신 것을 읽을 수 있으며, 종교적인 의미에서 볼 때 우상을 멸하시고 여호와만이 참 신이심을 증거하는 성격이 강하다. 열 가지 재앙은 적극적인 의미에서 "온 천하에 나와 같은 신이 없음을 알게 함"(출9:14)과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함" (출9:16)에 있으며, 소극적인 의미에서 이방 신들을 멸함에 있다. 재앙의 상대는 왕이 아니라 이방의 신이었다. "모든 신에게 벌을 내리리라" (출12:12)는 말씀은 다른 모든 신은 여호와 앞에 무능함을 보여 준다. 애굽의 나일강의 신에 대하여, 짐승 숭배에 대하여, 태양신에 대하여 각각 징벌을 내림을 볼 수 있다.
2) 열 재앙의 구체적 의미
① 나일강의 물이 피가 되게 함(출7:14-25)
나일강의 신 닐루스(Nilus)를 지칭하는 의미가 있다. 당시 애굽은 나일강을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서 나일강을 신으로 받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재앙들은 하나님께서 애굽의 신들에 내 린 심판의 의미가 있다.
② 개구리로 온 땅을 덮게 함(출8:1-15)
다산신인 개구리 형상의 헥트(Hekt)를 심판한다.
③ 애굽 온 땅의 티끌이 이(빈대, 모기)가 되게 함(출8:16-19)
애굽의 땅의 신 세브(Seb)를 심판하는 의미가 있다.
④ 파리 떼를 일으켜 사람들과 짐승들을 쏘게 함(출8:20-24)
투구풍뎅이 신 케페라(Khephera)를 심판한다.
⑤ 모든 생축이 악질이 생겨 죽게 함(출9:1-8)
수소와 암소의 신 아피스(Apis)와 하도르(Hathor)를 심판한다.
⑥ 재를 뿌려 독종이 생기게 함(출9:9-12)
악마의 눈을 가진 신 타이폰(Typhon)을 심판한다.
⑦ 하늘에서 우박이 내리게 함(출9:18-21)
대기의 신 슈(Shu)를 심판하는 의미가 있다.
⑧ 메뚜기로 푸른 곡식을 먹게 함(출10:4-19)
곡식을 지켜 주는 신 세라피스(Serapis)를 심판한다.
⑨ 캄캄한 흑암이 3일간 온 애굽을 덮게 함(출10:21-29)
태양신 라(Ra)를 심판한다. 태양신은 애굽의 주신이기 때문에 이 재앙은 결정적이지는 않더라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⑩ 장자를 죽이는 재앙(출12:29-33)
생명의 신 프타(Ptah)를 심판하는 의미를 지닌다. 오직 하나님만이 생명과 죽음의 주인이심을 알리시는 것이다.
2. 유월절(출12:39-51)
▣유월절은 열 재앙 사건들의 절정이며, 세상 나라에 대한 심판이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이 심판을 무엇으로 면하는가를 유월절 사건에서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즉 어린양의 피를 근거로 심판을 면한다. 유월절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구약에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사건이었다. 장차 수많은 희생 제물이 드려질 곳, 즉 제단이 세워진 곳에서(모리아산) 아들 이삭을 바치려 할 때 하나님이 숫양을 보내셔서 대신 죽게 하신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비록 장소는 애굽과 모리아산이 전혀 다른 곳이지만 그 드리는 제사의 의미는 동일한 점이 많다. 이삭을 대신하여 숫양을 바칠 때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던 제사의 의미와 성격의 일부분이 유월절 사건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는가? 또한 유월절 사건이 갖는 신약적 의미는 무엇인가?
1) 유월절 사건에서 드러나는 것들
◭우리는 유월절 사건을 통하여 ① 어린양의 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심판을 행하지 않으시고 넘어가시는 것과, ② 그 어린양의 살을 먹는 데 모든 이스라엘이 참여하는 것, 각 개인이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또 가족 수가 적은 자는 다른 가족과 합하여 먹음, 즉 공동체 단위로 참여한다는 것, ③ 피는 생명을 의미하는데 나 대신 생명을 희생한 그것에 의해서 생명을 얻음, 즉 새 생명을 얻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유월절 어린양을 대신함으로 내가 생명을 얻은 이 새 생명의 핵심에 대해 바울은 죄사함이라 한다. 이는 어린양과 그 어린양을 드리는 자가 하나가 됨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 어린양에 참여한 모든 지체와 또한 내가 하나됨을 포함한다.
2) 유월절의 신약적 의미
◭로마서 6장에 그리스도의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살으심의 하나됨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세례를 받은 자들은 모두 성만찬에 참여하게 되어 있었다. 즉 구약의 유월절, 신약의 세례와 성만찬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공통성을 지닌다. 성만찬은 그리스도와 하나됨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에 참여하는 것이 공동체 단위로 참여하며 나 혼자만이 그리스도와 관계하는 것이 아니고 수평적, 수직적인 교제 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고린도전서에서 성만찬을 통하여 강조하는 것은 "너희로 그리스도에게 하나되게 하는 것이요 이는 또 너희들도 하나되게 함" (고전10:17)이었다. 이는 교회의 분열과 계급화를 반대하는 것이었다.
◭유월절 행사는 무교절 행사와 연속되어 지켜졌고, 계속해서 7일간 무교절로 지키게 된다. 이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과 관련된 하나님의 역사로서 하나님의 구원과 보호하시는 역사를 축하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언약으로 이해하는 성례전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오늘날까지도 계속 지켜지고 있다.
◉[연구3]홍해와 시내산 여정(13장-18장)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 길의 행군 중에 거대한 홍해를 만나게 된다. 뒤에서는 바로의 군대가 무리를 쫓고 있고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홍해가 갈라지는 역사를 체험한다. 이처럼 출애굽기 13-18장은 가나안을 향해 약속의 땅으로 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크나큰 기적이었으며,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직접 체험하는 역사적인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홍해를 지나 얼마 후 물이 없음으로 하나님을 원망하고 모세를 불평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전형적인 성격을 보게 된다(창17:1-12). 본 연구에서는 홍해 사건 이후 시내산까지의 광야 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어떻게 역사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홍해를 건넌 사건(출13:1-15:21)
▣바로는 마음이 강퍅해져서 전차를 내보내어 이스라엘을 추적한다. 한 나라의 세력은 단적으로 군사력으로 표현된다. 병거와 전차는 그 당시 최신의 강력한 무기였다. 최신의 병거 중에서도 뽑아 선정된 병거 600승이 홍해가 갈라지면서 모두 몰살된다. 애굽 민족은 10가지 재앙으로 인하여 이미 기진하였다. 그중 애굽의 장자를 친 사건은 애굽의 세력의 기를 꺽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거기에다가 이제 애굽이 가장 자랑하는 병거를 몰살시킨 것은 다시 애굽이 강성해지고자 하는 희망을 가졌던 마지막 바램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쐐기를 박았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어떤 의미를 주는가?
1) 하나님의 승리
◭하나님의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이것은 사단의 세력을 깨뜨린 하나님의 결정적인 승리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홍해 사건은 완전한 하나님의 승리의 상징이다. 홍해 사건을 유월절과 나누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홍해 사건과 유월절은 하나의 사건이다. 쉽게 말하면 유월절이 하나님께서 애굽을 완전히 패망시킨 기념비였다면 홍해 사건은 패망한 애굽을 철저하게 진멸시키는 싸움의 승리였다. 즉 이것은 어디까지나 하나님과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단과의 싸움이며 유월절에서 완전하게 승리하신 하나님께서 사단의 세력을 다시는 재기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쳐부수었다는 것이다.
2) 홍해를 건넘의 의미
◭홍해를 마른 땅으로 건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고전10:1,2에서는 홍해를 건너는 것을 '구름 아래에서 세례를 받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홍해는 옛 땅에서 새로운 땅, 약속의 땅으로 나아가는 길을 막는 최대의 장애물이었다. 또한 바다는 옛부터 죽음을 상징해 왔다. 하나님은 이러한 바다를 가르시고 죽음 직전에 있던 이스라엘을 죽음에서 구원해 내신 것이다. 이것을 고전10:1,2에서는 세례와 같은 의미로 해석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세례는 죽음을 통해 죽음을 이긴 것을 상징한다. 이것을 볼 때 홍해 사건은 모든 옛 사람이 죽고 다시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월절과 더욱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구름 아래'라는 표현에 있어서 구름은 하나님의 임재의 표시이다. 애굽에서 노예 상태로 있던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인 죽음의 장소를 하나님의 임재 아래에서 마른땅처럼 건넜던 것이다.
2. 광야생활(출15:22-18:27)
▣광야는 먹을 물과 양식이 없는 곳, 즉 생존 수단이 없는 죽음의 땅이다. 사람이 자기 힘과 능력만 가지고는 살기 힘든 땅이다. 바로 그런 땅에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쓴 물(썩은 물, 먹으면 죽는 물)이 식수로 바뀌고 바위 속에서 물이 터져나오며, 하늘에서 음식이 내려진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 후 즉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하지않고,혹독한 광야의 환경 속에 두셔서 고통받게 하시는가?
1) 광야여행의 목적
◭광야 여행의 목적은 (도키마조; 시험)라는 단어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법도와 율례를 정하시고 그들을 시험하실새"(출15:25)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시험과 율례, 계명과 깊은 관계가 있다. 광야생활을 통하여 단련하시는 목적은 인간의 힘과 자연인의 능력으로서는 생존이 불가능한 광야를 걷게 하여 하나님께서 그들과 계속 함께하시고 양식과 물을 공급하므로 생명은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철저히 깨닫게 함이다. 인간은 자기의 노력으로 뭔가를 얻게 되면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는다. 즉 내 힘으로 뭔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는 절대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단련하시는 시험 기간으로서의 광야 생활에 율법이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항상 순종을 통해 단련하신다는 것을 말하며, 여기서 순종은 믿음을 뜻한다.
2) 광야에서의 삶
◭광야에서의 삶은 성령으로서의 삶을 나타낸다. 생명의 삶을 누리게 하시는 분은 다름아닌 성령이시다. 오직 하나님의 능력만으로 이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이다(롬 7, 8장). 사도 바울도 스스로 탄식하며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나를 건져 내랴"며 탄식하였다(롬7: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은 이 세상에서 성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믿음과 순종의 삶이 바로 생명의 삶이다. 그러나 믿음과 순종의 삶을 통해서만 생명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복된 다스림을 받아들임이 순종이요, 생명이다. 만나를 주시며 생수를 주시고 고난의 광야를 걷게 하신 것은 내가 너희의 구원자요, 너희의 하나님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하기 위한 믿음의 단련이었다. 오늘날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것은 주고받는 상업주의 의식이다. 그러나 하나님께 이런 상업주의 의식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죄를 범하는 것과 같다. 하나님께 대한 성도의 자세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연구4]십계명(19장-34장)
▣십계명은 오늘의 삶의 관계성에 대한 적절성을 가지는 중요한 계명이다. 물론 그리스도 예수에 의한 새로운 계명, 즉 "서로 사랑하라"(요13:34)는 것과 동일선상에 있는 인간 관계의 올바른 상태를 위한 계명인 것이다. 바로 사랑은 모든 계명의 본질이며, 율법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십계명의 의미를 각 계명별로 핵심 사항만 살펴보고자 한다.
1. 제1계명
▣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출20:3)의 계명은 다신론 시대에 유일신 신앙의 강조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종교 다원주의 시대에 있어서 유일신 신앙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참된 신앙은 유일하시고 보편적인 하나님 신앙에 관련되며, 하나님은 종교와 체제 그리고 이념을 넘어선 신들 위에 계신 분이시다.
2. 제2계명
▣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그것들을 섬기지 말라"(출20:4,5)의 계명은 우상 숭배의 배격과 영적인 하나님 인식을 필요로 한다. 인간의 욕구 안에는 어떠한 대상을 신격화하고 그것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은 이를 배격하기 위해 시각적 현실체로서 우상을 부정한다. 우상을 만든다는 것은 하나님을 우상과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을 피조물로 전락시키는 무서운 결과이며, 곧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죄악의 발상이다.
3. 제3계명
▣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출20:7)의 계명은 하나님 앞에서의 거짓된 행위나 위선적 행동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훼손하는 행위이므로 삼가해야 함을 뜻한다.
이 말씀은 예배 의식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이 의미 없이 불러서는 안됨을 교훈하고 있다. 이것은 곧 하나님을 가볍게 생각하는 인간의 교만한 마음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명의 주인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을 생각하고 부를 때는 곧 내 생명과 온 마음을 다해 나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하나님을 경외하며 예배하여야 하는 것이다.
4. 제4계명
▣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출20:8)는 계명은 안식일의 성별을 강조함으로써 모든 존재의 휴식을 강조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이 시간은 재충전을 위한 기회이며, 그리스도인에게는 새로운 교육의 시간이다. 안식일은 창조 사역에서부터 구별된 날이다. 마지막 날에 안식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역의 최후 상태가 곧 복된 안식인 것을 의미한다. 이 안식은 또한 언약의 증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지킬 때 비로소 하나님의 축복을 체험하게 된다. 구약에서는 안식일은 바라봄으로 장차 올 영원한 안식을 기다렸지만, 신약에서는 주일을 지킴으로 이미 하나님의 영원한 안식, 즉 천국에 속하여 있음을 미리 체험하고 나머지 6일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5. 제5계명
▣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20:12)는 계명은 부모에 대한 공경과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조항으로서 핵가족화로 붕괴되어가는 가족의 관계성에 중요한 동기를 제공한다. 이 말씀은 부모와 자식간의 깊은 유대 관계를 그 근거로 하고 있다.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것은 부모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전 인류는 한 조상 아담에게서 유래했으며, 그들은 모두 언약 안에 있다. 그러기에 부모와 단절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땅에서 끊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네게 준 땅에서"라고 못박고 있다.
6. 제6계명
▣ "살인하지 말지니라"(출20:13)에서 이웃의 생명을 해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의 권리를 빼앗는 것으로서 상대방의 가장 귀한 것을 빼앗는 것이다. 이것은 곧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살인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웃간의 가장 귀한 원리인 것이다.
7. 제7계명
▣"간음하지 말지니라"(출20:14)의 계명은 결혼의 신성함을 중시하며, 일부일처제의 현실을 긍정하고 간음을 금지하는 조항으로서 성도덕이 문란한 오늘날의 사회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도덕률이다. 결혼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의 일부분이며, 창조 언약의 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인 부부간의 관계를 파경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언약을 파기하는 것이 된다. 간음이란 이웃의 남편을 빼앗는 것이요, 이웃의 아내를 빼앗는 것이다.
8. 제8계명
▣ "도덕질하지 말지니라"(출20:15)는 계명은 재산권에 대한 사항으로서 타인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심각한 법적, 신앙적 장애를 가져온다. 그리스도인들은 힘껏 벌며, 힘껏 모으고, 힘껏 남을 도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남의 것을 훔치는 것만이 도적질이 아니다.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자신의 이익을 착복하는 것도 바로 도적질이다.
9. 제9계명
▣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출20:16)에서 거짓 증거는 타인의 명예 훼손뿐만 아니라 개인 그리고 여러 관련된 존재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나아가서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법정에서나 사회에서 올바른 말을 할 필요성이 있다. 이 계명을 어기는 자는 6,7,8계명을 모두 어기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거짓 증거의 결과는 이웃의 생존권을 위협하여 가정을 파괴하며, 이웃에게 손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10. 제10계명
▣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창20:17)에서 탐심은 모든 죄악의 근원이 된다. 탐심은 6-9계명을 범하는 동기가 된다. 악은 그 뿌리에서부터 없어져야 한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탐욕 그 자체가 죄를 범한 것이라는 말씀과 동일한 것으로 내적인 동기가 부당할 때 현실적인 불의가 생겨날 수 있다. 죄는 잉태되며 성장할 가능성이 항상 크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이 십계명을 선포할 때 백성들은 "우뢰와 번개와 나팔 소리와 산의 연기"(출20:18)를 보고서 떨고 있었다. 이런 현상, 즉 하나님의 신현 현상은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하는 목적에서였다. 이것은 곧 하나님의 계명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폭적으로 순종하도록 하는 하나님의 의도였다. 즉 계명의 내용적 핵심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지만, 그 계명을 주신 근본적인 의도는 인간에게 하나님의 참뜻을 보임으로 인간이 하나님 앞에 겸손히 순종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연구5]의식법령의 시행(35장-40장)
▣출애굽기 35장에서부터는 성막 건축 양식이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성막 건축에 대하여 이처럼 자세하게 언급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성막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에 거하실 장소이기 때문이다. 출애굽기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성막 건축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막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1. 성막
출애굽기 35-40장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시하신 성막의 건축에 대해서 장구하며 세밀하게 나열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막의 구조는 어떻게 나누어져 있으며, 성막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1) 성막의 구조
성막은 지성소와 성소로 나누어진다. 그 사이에는 두께가 거의 30㎝나 되는 두꺼운 휘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성소 안에는 법궤가 있고, 그 위에 금으로 만든 그룹들(천사의 한 부류)이 날개를 펴고 있다. 이 지성소에는 1년에 한 번씩 대제사장이 피를 가지고 들어가 온 이스라엘을 속죄하는 예식을 행하였다. 성소에는 떡을 놓아두는 떡상과 일곱 등잔이 있는 촛대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향을 피우는 향단이 있다. 그리고 성막 뜰에는 제사장들이 몸을 씻는 물두멍과 번제를 드리는 번제단이 있다.
2) 성막의 의미
①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
지성소의 모양은 마치 하나님이 거하시는 궁궐과 같이 만들어져 있다. 수많은 천사들이 지성소 안벽에 수놓아져 있는 것을 본다면 그곳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시은소인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감히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오직 1년에 한 번씩 몸을 성결케 한 대제사장만이 속죄의 피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동물의 피로써 이스라엘의 죄가 사해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피를 통해서만 이스라엘을 속하시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속죄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길밖에 없었다. 이것은 곧 우리 인류의 죄가 예수그리스도의 피로 정결케 된다는 것을 예표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시적 사역이었던 것이다.
② 거룩한 곳
성막은 특별히 성막을 위해 구별된 레위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성막 주위에는 12지파가 둘러싸고 있었으며, 12지파와 성막사이에는 레위인들이 있었다. 그 이유는 부정한 자들이 함부로 성막에 접근하여 성막을 더럽히지 못하게 함이었다. 왜냐하면 성막은 하나님이 계신 곳이기 때문에 정결하게 구별되어야 했던 곳이다. 하나님의 거룩함에 의하여 성막이 거룩하여지고, 이스라엘이 거룩하여진다는 원리는 출애굽기와 특히 레위기를 통하여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③ 교제의 장소
성막을 회막(the tent of meeting)이라고 부르는 것(출40:2)을 보아서도 성막이 단순히 제사를 위한 것보다는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만나 주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스라엘 회중의 한 가운데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항상 그들과 함께 계시며 그들과 교제하고 계심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막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만남의 장소라고 볼 수 있다.
④ 사죄의 은총이 주어지는 곳
성막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이스라엘을 죄 가운데서 치유하는 기능이다. 특히 속죄제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죄를 직접 체험하였다. 더구나 대속죄일의 제사는 단순한 속죄의 이상의 의미, 즉 지성소가 열리고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施恩座)가 열리는 것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며 살 수 있었던 것이다.
2. 성막의 하나님 통치
성막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별한 거룩한 곳이다. 이 거룩한 성막은 하나님의 역사와 통치하심이 있다. 그리고 성막은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곳이었다. 그렇다면 성막은 하나님의 어떤 통치하심이 있는가?
1) 직접적 통치의 상징
하나님께서는 성막에 정좌하심으로 친히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계심을 알 수 있다. 즉 이스라엘 가운데 계시며 그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제사장들에게 알려 그의 백성들과 교제하시며 이스라엘을 친히 다스리심을 볼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성막 안에 거하심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성막을 짓도록 하신 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왕이심을 선포하시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성막 위에 낮에는 구름기둥이 밤에는 불기둥이 있었던 이유와 구름기둥이 떠올랐을 때 이스라엘이 진행하고 멈추었을 때 그곳에 장막을 쳐야 했던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출40:34-38).
2)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향한 전진
왕이신 하나님, 백성된 이스라엘 민족, 통치의 규율인 율법,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이 그 나라의 영토가 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왕 대신 하나님께 그의 백성을 이끌고 그 땅을 정복하려 친히 진군하시며 지휘하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정비하고 군대로써 정돈하고 계심을 우리는 민수기 1,2장에서 찿아볼 수 있다. 그 군대를 계수하시고 그 진군 방향과 순서 그리고 동서남북에 각각 진을 치도록 하는 모습들은 바로 하나님께서 지휘권을 해사하시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성막에 계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 나라를 통치하신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것이 곧 하나님의 나라이다. 하나님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구약의 성막을 통하여 제시된 하나님의 나라는 요한계시록 21장에서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등장하고 있다.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시리니 저희는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시리니 저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저희와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계21:3,4). 바로 그 나라는 새 예루살렘(계21:10)으로서 우리가 바라는 나라요, 참평화가 있는 나라인 것이다. 이런 점을 볼 때 성막의 건설에 대하여 자세하게 언급하며 출애굽기가 성막의 완공으로 끝난다는 것은 우리의 최종의 구원의 완성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하나님의 나라의 완성에 우리의 구원의 목표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