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염과 식중독은 어떻게 다른가요?
장염(Enterocolitis)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 소장이나 대장의 장점막에 염증(inflammation)이 생긴 것으로, 여러 가지 질병을 통틀어 일컫는 광범위한 용어입니다. 대개 복통이나 설사, 후중감(대변을 보고도 덜 본 것 같은 느낌), 메슥거림,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하게 되지만 사람에 따라 이중 한두 가지 증상만 나타나든가 증상이 불분명할 수도 있습니다.
식중독(Food poisoning)은 음식물이 부적절한 처리 과정을 거치거나, 오래되어 세균이 증식된 음식물을 먹음으로써, 세균의 독소 등에 의해 장염에서 보이는 여러 증상들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하며, 장염을 일으키는 원인의 하나로 보면 되겠습니다.
2.장염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대개 2-3주를 기준으로) ,원인에 따라 감염성(세균,바이러스,기생충)과 비감염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우리가 경험하는 장염의 대부분은 바이러스( Norwalk virus, Rota virus 등)에 의한 것이나, 이 경우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낫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는 장천공을 유발할 수 있는 장티푸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O-157 대장균,혈변이 문제가 되는 이질, 만성염증과 협착, 천공을 일으킬 수 있는 결핵성 장염 등이 되겠고, 아직 원인이 확실치 않으나 면역체계 이상과 유전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 등도 만성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3.장염은 전염되나요?
많은 경우에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은 손과 손을 통해 또는 환자와의 다른 밀접한 접촉을 통해 옮겨 질 수 있지만, 면역체계에 이상이 없는 경우 대개 심각한 병으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유아나 당뇨 환자, 간경변 등의 만성 간질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 등 이른바 고위험군에서는 쉽게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더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고, 항상 환자와의 접촉 전후나 외출후에는 손을 씻고 양치질하는 것을 습관화해야겠습니다.
4.어떤 경우에 병원에 반드시 가봐야 하나요?
급성장염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탈수의 예방에만 신경을 쓴다면, 대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고위험군에서는 급격하게 증상이 악화되어 패혈증이나 급성 신부전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8도 이상의 열이 하루 이상 지속된다는지, 설사가 하루 10회 이상 지속되는 경우, 혈변이 있는 경우, 복통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 계속 구토가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고, 특히 탈수에 빠지기 쉬운 영유아의 경우 번거롭더라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5.정로환이나 지사제를 먹어도 되나요?
정로환에는 지사 작용과 일부 균을 죽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련과 크레오소트 등이 들어 있어, 설사를 동반한 급성 장염에서 효과가 있지만, 열이 있거나 심한 복통을 동반한 경우에는 오히려 시간을 끌다가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겠고, 지사제 (로페라마이드 계통)도 대개는 안전하고 증상을 호전시키지만, 열이 있는 경우나 고위험군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지사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6. 어떻게 치료하나요? 보리차를 먹일까요? 주스를 먹일까요?
환자는 급성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2-3일간 쉬게 하는 것이 좋고, 탈수 증상이 있을 경우 수액보충에 의한 탈수의 교정이 필요한데, 토하지만 않는다면 차지 않은 이온음료부터 시작해서 환자에게 부족하기 쉬운 칼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포도 주스나 오렌지 주스,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맞춘 미음, 죽, 밥의 순서로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음식을 공급합니다.
설사하는 아이들에게 흔히 먹이는 보리차는 영양분이나 전해질이 거의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별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신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경구용 탈수 보충액을 먹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열이 나거나 혈변이 동반되는 등 감염성 설사가 의심될 경우에는 경험적 항생제로 퀴놀론 계통이나 박트림 등을 사용합니다. 계속 토하거나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정맥 주사로 전해질과 수분 공급이 필요합니다.
7.장염은 어떻게 예방하나요?
1) 개인 청결이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대개 손에 묻은 균이나 바이러스가 접촉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 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설사를 하는 아이가 있으면 우선 손을 열심히 씻겨주고 아울러 변기 청소도 깨끗하게 해야 하고 가능한 환자와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2) 날 것이나 덜 익힌 음식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여름철에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회나 조개 요리 등을 잘못 먹은 경우에는 치명적인 비브리오 장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겠고, 길에서 파는 음식이나 생과일등도 장염을 많이 일으킵니다.
3)냉장고를 믿어서는 안됩니다.
냉장고에 보관한다고 해서 음식이 상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속도가 지연될 뿐이므로, 가능한 조리한 음식은 바로 먹도록 하고, 피치 못해 두었다 먹는 경우는 반드시 다시 끓여 먹도록 해야 합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 제공하는 음식의 경우, 보관 시간이 경과되거나 부적절한 취급에 의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이 필요합니다.
4) 놀이방이나 학교도 쉬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사가 어느 정도 멎고 열이 나지 않을 때까지 쉬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나 친구들을 위해서 바람직하며, 증상이 완화되어 학교에 보낼 때도 반드시 배변후 비누로 손을 여러 차례 씻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전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음식물 보관을 소홀히 하고 개인위생에 방심하면, 장염은 언제든 우리를 찾아 와서 괴롭힐 수 있습니다. 하찮아 보이는 손씻기의 습관화만으로도 대부분의 장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