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르는 길
8경의 물길이 들려주는
바람의 전설
올 여름 휴가를 즐길 명소이자 청정한 바람,
싱그러운 바람길이 함께하는 '계곡과 호수'가 테마인 여행지를 찾아가는
LG휘센의 바람원정대 세번째 장소는 단양이다.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단양까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2시간30분이면 닿고
서울기점 2시간이며 도착하는 당일여행이 가능한 가까운 여행지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동안 단양8경 전체를 탐방하고 맛집과 숙박까지 해결해야 하는 일정탓에
시간에 맞춰 이동하는 대중교통 이용은 무리라 판단, 자가용을 이용했다.
하지만 시간이 여유롭고 도보여행을 즐긴다면
단양 관광지 어지간한 곳은 시내버스가 연계되어 있으니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단양8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심산유곡과 기암괴석의 절경에 남한강 물길이 휘돌며 만드는 경승지와
유서 깊은 유적과 명승지에 문화 관광지가 풍성한 단양.
하기에 옛사람들은 단양의 많고 많은 절경중 백미 8곳을 선정, 단양8경이라 불렀고
지금도 그 명성은 그대로 이어지며 사시사철 계절에 걸맞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여행 명소다.
특히 사계중 여름은 짙푸른 녹음으로 겹겹이 감싼 산줄기들과 깊은 계곡들이 펼치는 진경에
골골마다 출렁대는 물길들이 어우러지는 단양의 명품여름을 제대로 누리는 시기다.
해서 초록이 성성해지는 이즈음부터 치열한 일상의 삶을 벗어나
호젓함속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휴식을 누리고자 이른 여름휴가를 나선이들과,
청정 자연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활기를 충전하기 위해
힐링여행을 꿈꾸며 찾아드는 사람들로 '내륙 최고의 여름휴가지 단양'은 이미 여름이 한창이다.
평일이라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려 들어 선 단양은
연무가 내려앉아 고즈녁함 속에 단조롭지만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내며
마치 농담만 달리한 수묵화를 펼쳐 놓은듯 했다.
단양의 수려한 풍광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명성이 말해주듯,
켜켜이 쌓인 진한 역사의 흔적과
'불가피한' 개발의 여파 탓에 인공 조성 된 문화공간과 관광지가 나란히 자리한,
산과 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유서 깊은 곳이자 청정여행지다.
그래서일까?
단양의 첫 감흥은 인공의 물길을 담담히 품은 기암괴석과
첩첩,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에 먼저 시선이 끌린다.
하기에 바람원정대로써의 여정을 고요하고 잔잔한 물길인 제천호와 담양호 주변 탐방부터 하되,
시작점은 단양의 상징인 삼도봉으로 정했다.
금빛물결 타고 오는 강바람
- 1경 도담상봉과 2경 석문
단양군 단양읍 도담리 195번지에 자리한 도담삼봉 입구는
차량에게만 주차료를 징수 할뿐 개인 도보 입장객에겐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강물 가운데 오롯이 솟아 오른 세 봉우리.
갈수기라 물이 잠겼던 자국을 깡총하게 드러낸 도담삼봉이
안개가 옅어지며 내리는 햇살로 푸른 물빛에서 더 도드라져 보인다.
도담삼봉을 가까이 보기 위해 강가로 느릇이 걸음을 옮는데
물새 한마리가 날아 오더니 물위에 파문을 그려대며 먹이 사냥에 여념이 없다.
행여 물새에게 방해가 될까 걸음을 멈추곤 소슬한 강바람을 마주하고 삼도정과 눈인사를 나눴다.
적요만 감돌던 도담삼봉에 생명력을 넣어 준 물새가 훌쩍 비상을 하는 순간
귀뜸으로 들었던 "달빛 아래 금빛 파도 너울지더라"는
도담삼봉의 밤의 정취를 노래 했다는 싯구가 가물가물 기억 너머에서 맴맴돈다.
그러나 도담삼봉이 지닌 아름다움이 어디 달빛아래서만일까.
살픗 안개가 감싼 햇살 아래 잠잠히 제 그림자를 물 위에 드리운
고아한 자태 또한 그지없이 아름답다.
할랑하게 주변을 서성이는 나와는 달리 이미 유람선 선착장이며 보트 승강장까지
두루 돌아보고 온 동행인이 땅방울이 송글송글 맺힌채 다가섰다.
그녀의 부지런함에 나의 게으름은 도드라지고 애써 미안함을 감추려 해도 얼굴이 달아오른다.
에둘러 미안한 심사를 가리려 "우리도 오늘 밤 달 뜨는 도담삼봉의 금빛 파도에 취재 보자" 며 눙을 치니
"와! 좋아요~" 거침없는 강바람처럼 상쾌하게 화답을 한다.
그래, 언젠가는 고고한 달빛아래 황금빛 파도가 너울지는 도담삼봉을 보리라.
도담삼봉 주차장 끝으머리에 석문으로 가는 길이 있다.
제법 가파른 경사도의 계단을 오르며
두런두런 도담삼봉에 얽힌 이야기를 동행인과 주거니 받거니 풀어본다.
첫번째는 세 봉우리의 형상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삼도봉의 모양새를 설명하는데
강을 기준으로 가운데의 가장 큰 봉우리가 남북의 작은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있는 모습으로
가운데가 남편봉, 북쪽이 처봉, 남쪽에 자리한 것이 첩봉이라고 부른단다.
남편봉과 첩봉은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있고 처봉은 남편봉을 등진 모습인데
이는 아이를 임신한 첩을 사랑스레 바라보는 남편과 이런 남편이 못마땅해 돌아앉은 처 라고 한다.
인간사와 무관한 돌섬도 무심한 남편과 첩에 대한 원망과 질시가 있나 보다.
그러나 도담삼봉의 전설을 듣고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니
어라? 그 형상이 사뭇 전설과 비슷해 웃음이 터졌다.
그렇다면 두번째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바로 조선의 개국공신으로 단양을 말할때면 회자되는 인물,
삼봉이란 호를 지닌 정도전과 얽힌 이야기다.
본래 도담삼봉은 강원도 정선의 삼봉이었는데
홍수로 그만 단양으로 떠내려 와 도담삼봉이 되었단다.
그래서 정선군은 자신들의 아름다운 삼봉이 단양에 있게 되었으니 세금을 내라고 했고
단양은 꼬박꼬박 정선군에 세금을 보냈는데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삼봉이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으니 되가져 가라!"고
일갈을 한 뒤 부터 정선이 세금을 징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살벌하고 치열했던 정치적인 인물로만 알던 정도전에 대해
그의 단양 사랑과 지혜로움을 엿보게 하는 일화여서 흥미로웠다.
석문으로 가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폭닥한 흙길을 걸으며 속닥속닥 삼도봉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무성한 수림으로 둘러쌓인채 우뚝 선 바위 사이로 강건너 마을이 보이고,
스사삭, 후두둑!
열린 석문으로 밀려드는 강바람이 흐르는 땀을 한순간에 식힌다.
석문은 검은 통바위가 무지개 형태로 가운데가 비어진 신기한 형상의 바위로
석문 양 옆은 무성한 신록이 둘러쳐 웅장함과 신비감을 더한다.
하기에 그 신기한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고,
마고할미의 전설이 있는 선인옥전도 돌아보고자 성큼 전망대에서 두어걸음을 내려서다
그만 멈추고 말았다.
까마득한 석문 아래를 흐르는 짙푸른 남한강 물줄기는 찰나의 시선에도 현기증을 일으켰다.
할 수 없이 선인옥전 보기를 포기하곤 석문을 마주한채
거대한 바위벽에 문을 만든 자연의 힘을 경외하며
활짝 열린 바위문을 통해 보이기에 더욱 몽환적인 강마을의 풍경 감상과
산속에서 맞는 강바람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고요한 호수가 전해주는 물빛바람
- 3경 구담봉과 4경 옥순봉
구담봉과 옥순봉은 단양만의 기기묘묘하고 아름다운 산세를 대표하는 봉우리로
산행을 통해야 제대로 진경을 본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적인 제천호와 충주호등이 이 두곳을 감싸고 있기에
호수를 왕래하는 유람선을 타거나 수변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를 자동차로 이동해도
어렴풋하나마 풍광을 맛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단양여행의 주제인 호수와 계곡의 바람에 맞춰 두곳의 아름다운 전경과
바람을 호수위와 도로에서 누리기로 하고 인공적인 호수와 어우러진 단양의 3, 4경이라 일컫는 비경,
구담봉과 옥순봉의 또 다른 모습을 장회나루를 돌며 감상 했다.
다만 아쉬움이 있었다면 연이틀간 진하게 내려앉은 연무로 인해
두곳의 겉모습조차 제대로 전하지 못함이지만 하마 어떠랴.
그마저도 강과 호수여행의 진미인 것을.
@장회나루를 떠나 구담봉 앞을 지나는 유람선(정면이 구담봉 전경이다)
충주호 최절경지라는 구담봉은 기암절벽위의 바우가 거북을 닮아 구담봉이라 불렸다 하며
조선인종때 사람 이지번과 관련 된 이야기가 회자 된다.
하지만 이곳 구담봉의 전경은 점점 진해지는 연무 탓에 도저히 사진 촬영이 불가 해
어쩔 수 없어 장회나루에서의 전경으로 대체하며 안타깝지만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옥순봉마저 밉살스런 연무만 탓하며 포기 할 수 없기에 오기를 발동,
연이틀을 옥순봉 앞을 오락가락해 겨우 먼 발치에서나마 사진으로 남겼으니
부족하지만 정성의 산물로 봐 주기를.
퇴계 이황과 얽힌 이야기가 있는 옥순봉은 이황선생이 단양군수로 부임할때
관기 두향이 옥순봉을 단양군에 속하게 해 달라 퇴계이황선생께 청을 했고,
퇴계선생은 이를 받아 청풍부사에게 청하였으나 거절 당하자
석벽에 '단구동문'이라 글씨를 새겨 놓았는데
후일 청풍군수가 그 글씨의 주인이 퇴계선생임을 알고 단양군에 옥순봉을 넘겼다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전해지기론 단양에서 풍기군수로 이임한 이황선생을 그리며
초막을 짓고 살다 죽은 관기 두향의 묘가 있어
기녀들이 옥순봉에 오를때면 반드시 제주를 따랐다는 애잔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런데 관기두향의 묘가 충주댐 건설로 수몰 지역에 포함되자
현재의 자리로 이장해 매년 넋을 기리는 제를 올리고 있다.
옥순봉은 조선의 대학자인 이황선생과 관기두향의 인연과 자취가
후세에 오래도록 회자 되는 특별한 장소다.
옥순봉은 푸른 대나무순 형상의 바위들이 솟아 오른 기이하고 조화로운 봉우리들로 이뤄져
소금강이라 불리기도 했다는데 옥순대교 전망대에서 바라 보니 절경이 가늠되었다.
관기 두향의 자태처럼 다소곳한 충주호 물위를 유람선이 유유히 누빈다.
거울같은 물길따라 흐르는 초록바람
- 5경 사인암과 6경 상선암, 그리고 7경 중선암, 8경 하선암
사인암은 단양 IC 초입 부분에 위치해 상,중,하선암 계곡과 달리
마을이 있는 아래녁이라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다닌다.
단양의 계곡중 그 아름다움이 으뜸이라는 운선계곡의 작은 흔들다리를 건너면
고려말 사인재인 벼슬을 지낸 우탁선생을 기리며 명명 했다는 사인암이 턱 버티고 있다.
사인암은 수직으로 솟은 70미터의 석벽으로 마치 비단을 포갠듯 반듯하고
매끈한 면을 지닌 사각형의 바위들이 색을 달리해 층층이 쌓여 있는 형상으로,
바위 아래로는 맑은 남조천이 크고 작은 소를 이루며 흐른다.
특히 기암절벽위의 노송은 우탁 선생이 칭송해 시로 남겼을만큼 멋스럽기 그지 없다.
그래서 조선 제일의 화가 김홍도의 단원화첩에도 사인암의 절경을 사실 그대로 묘사한 그림이 있으며
계곡 곳곳마다 기품이 느껴지는 노송들과 수령이 가늠되지 않는 거목들이 자리하고 있어 계곡의 풍치를 더한다.
하기에 한여름이면 아이들은 계곡수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어른들은 계곡 곁에 마련 된 평상에서 느릇이 사인암을 바라보며
물소리와 새소리를 가락 삼아 바람결에 실려 오는 은은한 솔향을 음미 하노라면
옛 선인들의 시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물놀이 장소이자 가족나들이 장소다.
또한 다른 단양의 계곡과 달리 식사와 숙식을 해결 할 수 있는 소박한 토속음식점과 민박도 있기에
산약채 향기 가득한 음식을 맛보며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여름휴가지다.
사인암을 벗어나 본격적인 계곡의 바람, 청풍을 만나러 가는 길,
차창을 열어 놓고 수림향을 만끽하며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데
삼거리 길섶에 함박 핀 모란이 밭을 일궜다.
뜻밖에 만난 여름꽃 모란의 현란한 꽃빛은 순초록의 녹음 아래 더욱 도드라지며
큼직막한 꽃송이들이 풀어내는 유혹은 바지런히 여정을 따르던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꽃구경 삼매경에 풀석 취해버린 우린 한참을 모란꽃 주변을 돌고 또 돌았다.
@상선암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방곡리 도예촌이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과 도예체험과 도자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잔뜩 꽃에 취한 마음을 추스리며 곰실곰실한 길을 달려 점점 깊어지는 산속으로 들어서자
길을 따라 청량한 물소리가 바람결과 함께 흐른다.
순서상 상부쪽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탐방키로 한 계곡 전체를 일컬어 선암계곡이라 하는데
선암계곡 상부에 자리한 상선암은 산이 깊어서인지 올망졸망한 잔바위로 이뤄진 계곡으로
물길이 깊고 작은 폭포들이 곳곳에 있어
맑은 물이 흐르며 내는 물소리와 폭포의 청음이 청량감을 더한다.
중선암 또한 계곡의 형상은 상선암과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옥염대와 명경대란 유명한 바위 두개가 있는데 경관이 뛰어남을 옛사람들도 인정한 곳으로
옥염대 암벽에 '사군강산 삼군수석'이란 충청관찰사 윤헌주선생의 암각서를 필두로
중선암을 다녀간 수 많은 명현묵객이 새겨 놓은 각서가 즐비하다.
@선암계곡의 모든 물줄기와 산과 길이 절경이다.
그러나 옛선현들만이 상선대와 중선대에 매혹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도 울울창창한 숲이 둘러친 깊고 깊은 산중의 6경과 7경 풍경은
트래킹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로,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조차 나무 터널이 이어지는 온통 싱그러운 초록 세상이다.
신록이 성성한 이 길은 초록바람 맞으며 물길에 눈길 주고,
숲에 마음을 담아가며 어울렁더울렁 가노라면 저절로 가슴엔 생생한 기운이 차오른다.
그리고 이렇게 상선암과 중선암을 오르내리며
청풍에 젖고 옥수에 더위를 씻노라니 몸과 마음은 새털처럼 가볍고 경쾌해진다.
한참을 고갯마루를 오르내린 차가 작은 공원앞에서 멈췄다.
소선암 자연발생 유원지내 야영장으로 몇몇 야영객들이 친 텐트가 보이지만
아직은 새들과 나무들의 수런거림이 야영장의 주인인양 사위는 한가하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야영장은 이곳 소선암에서 부터 하선암까지 두곳에 연이어 있어
선암계곡을 찾아 든 이들에게 계곡의 묘미를 안전하게 즐기며,
편안한 휴식과 여가를 누리는 단양을 알리는데 한몫을 한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모두가 청정계곡이다. 그리고 저마다의 역사와 독특한 풍광을 지녔다.
단양8경 마지막 탐방지 하선암에 이르자
연무가 걷혀 한층 밝아진 햇살아래 하얀 바위들이 눈부시다.
하선암은 퇴계 이황선생이 명명한 것으로
거울 같은 맑은 물과 더불어 마루처럼 넓직하고 평평한 반석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중 바위 하나가 백척(30미터)이나 된다는 '마당' 크기의 3층 반석은 감탄사가 절로 터지게 한다.
또한 계곡이 넓어 물살이 완만하고 수심도 얕아 맑은 물 아래 노니는 물고기들까지 훤히 보이는데,
투명한 물 줄기가 소리를 재워가며 너른 바위를 스쳐 흐를때마다
햇살은 반짝반짝 빛을 틔워 올리고,
아득한 숲에서 산들하니 불어오는 계곡 바람은 향긋한 들꽃향을 물길에 실어 쉼 없이 흘려 보낸다.
동행인과 나란히 마당 바위에 앉아 유난히 아름다운 하선암의 여름풍경을 즐기며
청풍과 옥수를 따라 팔랑팔랑 돌았던 단양 8경의 여정을 서서히 갈무리 했다.
청풍, 맑은 물빛을 담아 '희망'을세우는 곳
- 능강솟대문화원
단양의 절경을 뒤로 밀어내며 옥순대교를 넘어 82번 호젓한 국도로 달리다
청풍호반을 바라보며 비상을 기다리는 수 많은 나무새 무리를 만났다.
바로 능강솟대문화원이다.
아무리 돌아가는 길이 급하다해도 이곳 솟대들을 모른채 그냥 지나칠 순 없어
휘적휘적, 고즈녁한 솟대문화원의 정원을 거닐며
나무새가 담은 희망과 비상의 꿈을 읽어 보기로 했다.
해마다 한번씩 들어설때마다 자꾸 늘어가는 나무새 숫자만큼 새를 세운 희망도 늘어 났을까?
찾아드는 낯선 관람객들에게 짖는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변함없이 솟대문화원 마당을 지키는 순한 누렁이는
불쑥 들어서는 인기척도 아랑곳 없이 무심히 오수에 빠져 있다.
나이든 누렁이의 달콤한 오수를 깨울까 발소리를 재운채
솟대문화원에 둥지를 튼 나무새들의 지저귐을 마음으로 들으며
여름 들꽃과 야생화들이 풀어내는 여린 향기로 단양여행의 여독을 씻는다.
@능강솟대문화원에서 비상의 희망을 품은 나무새들을 만난다면 여행의 보람은 더 커질테다.
솟대박물관 실내전시실은 정기휴일이라 문이 닫혔지만 한점 서운함이 없다.
솟대 구경이야 마당에 세워 놓은 것으로도 충분하며
본디 새는 푸른 창공 아래 있어야 제격이니
장독대며 화장실 문 곁까지 촘촘히 숨은 듯 둥지를 튼 나무새들 찾아 보는
쏠쏠한 재미가 곁들여져 솟대문화원 탐방의 즐거움은 오히려 더 크다.
@솟대는 희망을 담아 세운다. 올 여름, 여행을 마치고 오는 길엔 마음에 희망의 솟대하나 세우면 어떨까?
그렇게 느릇이 여행길을 마감하는 심사를 솟대 아래서 갈무리 하면서
나무새들이 푸드득, 힘찬 날개짓을 하며 날아 오를 청풍호를 내려다 보는데
산들산들,
청풍호반을 스치고 온 바람이 솟대의 나무새들을 지나 가슴속으로 들어서더니
금새 몽글몽글 내 작고 작은 희망을 부풀린다.
청풍을 담고 물빛 바람에 만취했던 단양의 행복한 바람, 아름다운 바람결과 함께 했던
LG휘센 바람원정대 마지막 여행의 마침표를 능강솟대원에서 희망의 바람으로 제대로 찍었다.
산약초 향기가 밥상 가득
- 한방백숙
단양은 산으로 둘러싸여 산약초가 들어간 음식이 많다.
그래서 이번 여행길에선 단양의 산약초로 만든 음식을 맛보겠노라 작심을 했고,
묻고 물어 사인암 앞의 음식점 '달샘'을 찾았다.
한방백숙은 갖은 약초와 마늘 대추까지 풍성하게 넣어
육식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내 입맛에도 잘 맞았고,
은은히 나는 약초향이 특유의 닭냄새를 말끔히 제게해 평상시보다 많은 양을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달샘'만의 별미이자 자랑거리가 있는데 잔뜩 풀어진 죽이 아닌
한방백숙과 함께 나오는 쫀득쫀득한 찰기 가득한 찹쌀밥과
주인이 직접 산을 올라 채집해 담궜다는 각종 장아찌에 돌미나리와 돈나물로 만든 물김치,
더불어 직접 농사를 지어 거두는 야채만 사용한다는 야채무침은 정말 최고다.
닭백숙은 최소한 3인 이상이 먹어야 하는 넉넉한 양이므로 참고해서 주문해야 한다.
사인암에서 하루 숙박을 할 경우는 민박도 가능하며 별도의 숙소가 아닌,
주인이 사용하는 2층을 통째로 내어준다.
(동네 대부분의 민박이 이런 형태인듯.... 기타 다른 숙박시설은 없다)
단양군 대강면 사인암리 26-2 043-422-2928
축제정보
소백산철쭉제- 5월28일~ 6월2일 단양 남한강변과 소백산 일대
어상천수박축제- 8월중 개최 기타 축제와 관광정보는 사이트 참조
단양군 교통편
- 단양역 ☎ 043-422-7788
- 한국철도공사 ☎ 1588-7788
(
http://www.korail.com/ )
- 단양 시외버스 터미널 (문의전화 : 043-421-8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