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불신자의 가족이 지방을 붙이지 말고 제사상을 준비하자고 합니다
Q : 기독교인인 어머니가 지난해 돌아가시고 장례는 기독교예식으로 치렀습니다. 하지만 불신자인 둘째 언니가 어머니 돌아가시고 첫 번째 기념일은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방을 붙이지 말고 제사상을 준비하자고도 합니다.
A : 자녀들이 부모를 공경하고 순종하라는 것은 십계명이 밝히고 있는 교훈입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것은 자녀들이 지켜야 할 당연한 도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공경이나 순종 등 효도행위는 살아계실 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살아계실 때는 불효를 반복하다가 세상 떠난 후 묘소를 치장한다든지 제사를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한 효가 아닙니다. 효도란 물질적으로 걱정하지 않고 편히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펴 드리고 건강한 여생을 위해 자상한 배려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자녀 때문에 걱정이나 근심에 빠지지 않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앙의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예수를 믿고 신앙생활을 했다면 자녀들도 당연히 그 길을 따르는 것이 최선의 효도입니다. 묘지 치장이나 제사가 최선의 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가족구성원 중 한사람의 주장 때문에 예수 믿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 추모일에 제사상을 차린다면 기독교 가정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제사상에 세상 떠난 어머니가 합석하느냐 하는 것은 신앙적 발상이 아닙니다.
최선의 효도는 살아계실 때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다고 세상 떠난 날도 잊고 소홀히 여기는 것은 자식 된 도리가 아닙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어머니의 은혜와 사랑을 기리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도록 하십시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고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날이 되게 하십시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고 소중한 가족공동체임을 확인하도록 하십시오. 가족 간에 제사문제로 야기되는 충돌을 피하는 방법은 언니를 위해 기도하고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더 뜻 깊은 추모행사가 가능할 것이며 가족 간에 공통분모가 형성되어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국민일보 20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