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국회방송
최근의 축구협회의 사건들을 접하면,
"좋은 지도자들은 어렵게 사는데 나쁜 지도자들은 오히려 좋은 자리를 차지하더라"
라는 말들을 듣게 됩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문구와 비슷하지 않나요?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은 어렵게 사는데 민족반역자들은 오히려 좋은 자리를 차지하더라"
이런 사회적 풍토에서 인문학이고, 역사고, 정의고, 철학이고, 윤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친일파 청산 실패의 역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 이유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인문학의 가치는 사회적 정의, 윤리적 성찰,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데 필수적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인문학적 가치를 등한시하고 실질적인 권력 구조를 강화하는 데 더 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군정(1945-1948년)이 한반도를 통치하면서 친일파 청산 문제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미군정은 공산주의 세력의 확산을 우려해 반공을 위해 기존의 친일 인사들을 활용했습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동안 쌓아온 행정적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주요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1948년에 수립된 이승만 정부는 반공을 국시로 내세우며 친일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였고, 이는 친일파 청산을 저해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1948년 제헌국회에서는 친일파 청산을 목표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설치하였으나, 반민특위는 이승만 정부와 경찰의 방해로 인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1949년 6월, 반민특위 사무실이 경찰에 의해 습격을 당하면서 사실상 해체되었고, 친일파 청산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반민특위의 실패는 친일파들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기득권을 유지하게 하였으며, 이들이 이후 한국 사회의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친일파 청산의 실패는 사회 전반에 걸쳐 실용성과 효율성, 권력 유지에만 집중하는 문화로 이어졌습니다. 1960년대 이후 박정희 정부는 경제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경제제일주의'를 내세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주도한 5개년 경제 개발 계획(1962년 시작)과 같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 성장을 위한 기술적·과학적 교육이 강조되었고, 이는 인문학 교육의 축소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인문학적 성찰이나 과거사 청산보다는 경제적 성과와 국가적 발전이 사회적 최우선 과제가 되었습니다. 박정희 정권이 경제 개발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실용적 학문만을 중시하는 교육 체계가 자리 잡았고, 인문학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1980년대 신군부가 집권한 이후, 권력의 정당성을 유지하고 사회적 안정을 꾀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통제와 경제 발전을 강화하는 정책이 지속되었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3S 정책'을 통해 스포츠, 스크린, 섹스를 통해 국민의 관심을 정치적 문제에서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고 했으며, 인문학적 비판과 사회적 성찰은 점차 사회적 주류 담론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는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고,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인문학적 가치의 약화를 가져왔습니다.
최근의 한국 축구협회 사건은 한국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축구협회의 고위직들이 실질적인 공헌 없이 권력을 유지하고, 아첨과 연줄로 자리잡는 모습은 인문학적 가치인 정의, 공정, 비판적 사고의 부족을 잘 보여줍니다. 축구협회뿐만 아니라 정치와 기업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능력보다는 연고와 권력 구조에 따라 자리가 분배되는 현상은, 한국 사회가 과거의 부정의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권력의 세습과 확장을 우선시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의 친일파 청산 실패는 단순히 과거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현재까지도 이어져 우리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권력 구조의 비민주성과 연고주의는 실용적 지식(?)만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더욱 강화되었으며, 인문학적 성찰의 부재는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켰습니다. 한국 사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공정한 경쟁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할까요? 우리 세대 안에서 과연 해결이 가능할까요?
이미지 출처 : 뉴시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03/0012807759?sid=102
첫댓글 저희 회사도 비슷합니다 열정적이고 진실한 관리자들은 승진 못하고 어디 실세에 잘 붙어서 그 사람한테만 충신하는 사람들이 진급하더군요ㅜㅠ 결국 현장일은 더 힘들어지고
흑흑 저희도 그렇네요
한국사회 축소판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6월 항쟁을 이끌었던 386세대의 보수를 보면서 실망도 많이 했지만 그보다 무서운건 관성이 될까봐서요ㅜㅜ
보수는 관성이다
라는 최재천 박사님 유투브가 생각이 나네요!
사회 전체가 양궁협회처럼 돌아가는 시대가 언젠가는 오겠죠.
그래서 지금 우리 세대가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습니다.
불공정이 판치는 세상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도록.
같은 마음입니다🙏🙏희망과 믿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 이런생각을해요.
어쩌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계속 부조리함, 부정부패로 발전한 역사인데, 사람들은 그걸 인정못하고
그속에서 정의를 찾으려는건
역사를 거스르는것 아닐까
그래서 힘든거고
씁쓸한현실.